[지스타] 다름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이 빛났다 - 'P의 거짓' 지스타 시연
지금까지 구체적인 플레이를 볼 수 없었던 P의 거짓. 국내에서 진행된 첫 번째 시연은 아주 인상 깊은 플레이로 마감됐다. 영향을 받은 작품은 분명히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재미와 완성도.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한 것처럼 느껴진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공된 별도 시연 시간이 금세 지나갈 정도로 무척이나 좋은 플레이의 연속이 이루어졌다.
● 준수한 비주얼과 긴장감 있는 플레이의 연속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타이틀이다. 즉, 소울라이크의 전투가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특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스테미나 관리에서 출발한다. 공격과 방어. 회피에 스테미너라는 자원이 사용되며, 각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P의 거짓은 정석적인 플레이를 가지고 있다. 전투는 긴장감 있게 진행되고 적들의 패턴을 숙지한 뒤, 빈틈을 노려서 공격을 가하는 방식의 연속이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적들은 때때로 패턴을 섞어서 돌진하기도 하고.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적들과 다수의 적들이 나올 때마다 긴장감은 배가 된다.
이러한 모든 플레이는 큰 하자 없이 원활한 마감을 보여준다. 챕터 2를 진행하면서 만난 각각의 구성은 만족스러운 퀄리티들의 연속이다. 크게 모난 부분이 없이 준수하다는 평을 내리고자 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비주얼적인 색감은 적어도 아류작에 머무른다는 말을 던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많은 신경을 쓴 티가 나며, 각각의 오브젝트를 인식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점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 속에서도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템은 푸른 색으로 빛나며, 숏컷을 여는 오브젝트는 빛으로 플레이어를 유도한다. 도시가 어둡기에 빛은 더 눈에 띄고, 이를 통해서 자연스레 플레이어의 진행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을 만들기 위해 -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소울라이크의 연장선에 있는 타이틀은 어렵다. 난이도가 높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하다. 수많은 작품들이 소울라이크를 표방하면서 시장에 자리했지만, 그리 좋지 않은 평가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려움을 대하는 방법이 단편적이거나. 다크소울과 그 연장선에 있는 타이틀이 보여주는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게임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즉, 플레이어가 어디까지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디에 휴식처를 만들어야만 도전적이고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P의 거짓은 이 측면에서는 많은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
진행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유의미한 숏컷으로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행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맞지만, 다시금 도전을 했을 때 도달하는 과정을 단축하는 역할이다. 사다리를 내려서 숏컷을 개방한다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거리를 가로지르는 등의 플레이다.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스테이지 구성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여기에는 P의 거짓이 보여주는 특징적인 시스템들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구조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원거리에서 적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구간이 있는데, 원거리 무기가 마땅치 않아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죽는다면? 해당 구간을 그나마 편하게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된다.
여기서는 주인공의 팔을 바꾸는 기능이 빛을 발한다. 원거리의 적을 타게팅하고 그래플링을 날려서 공격할 수 있는 범위로 끌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구간을 클리어하면 별바라기에 접근할 수 있는 숏컷이 열리거나. 새로운 별바라기를 이용할 수 있는 지점이 등장한다.
스테이지의 구간마다 효율적인. 그리고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는 방법들을 찾아야하며, 새로운 플레이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빡세다는 느낌은 시스템에 적응되면서 인상이 변한다. 이리저리 생각해보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개발진은 액션을 만들어내고 전략을 구상하는 방법론을 계속해서 변하게 만들었고, 이와 같은 의도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단순히 피지컬로 클리어할 수 있겠지만, 스테이지 구성을 파악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 액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 차이를 만드는 방법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한 도구 중 하나는 액션의 분화와 맞물린다. P의 거짓이 보여주는 특징적인 플레이가 더욱 돋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액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단순히 공격하고 피하는 것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시연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무기 조합의 모든 것을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무기 조합이 전투의 양상을 바꿀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 P의 거짓에서 무기는 크게 ‘날’과 ‘손잡이'로 구분된다.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사거리나 공격 속도가 달라지며, 액션 또한 다른 형태로 구현되는 구조다.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날'과 ‘손잡이'에 각각 스킬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즉, 무기 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페이탈 아츠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된다. 어떤 아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며, 일반 공격으로 빚어지는 액션을 얼마나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는 셈이다. 각 무기마다 보여주는 액션 전반도. 타격감도 준수하게 마련되어 있으므로, 실제 플레이에서는 획득한 무기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고민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의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을 심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인 셈이며,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액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와 같다. 보대 오래 플레이했을 때 차이가 나겠지만, 더 많은 액션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강화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액션에 깊이감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방어보다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방어 시에는 체력의 일부가 임시 체력으로 치환되고 공격을 적중했을 때 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퍼펙트 가드 시에는 이러한 체력 소모가 없고, 때때로 적의 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페이블 아츠 게이지를 채우는 것도 공격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공격으로 적의 체력을 소진시키는 전투 전반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공격 및 방어 - 회피 - 페이블 아츠를 통한 그로기 유발 - 강력한 공격 - 반복’이다. 이 흐름 사이에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지. 어떤 페이블 아츠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전략적인 접근과 액션의 분화가 이루어지는 형태다.
● 그래서 언제 나와요? - 그저 출시일을 기다릴 따름
우선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했다. 관계자가 시연 시간이 다 됐다고 이야기를 할 때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을 정도다. 전투가 보여주고 있는 긴장감은 물론, 무기 조합에서 나오는 액션의 분화도 좋았고. 페이블 아츠로 이어지는 액션의 흐름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유도하고 있고. 고민들이 유의미하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강렬한 인상이 있다. 분명히 적응이 필요한 부분들도 있지만, 구간마다 효율적인 전투 방법을 고민하도록 구성한 것처럼 느껴지며, 그 과정에서 플레이가 조금씩 변하고.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출시만을 기다릴 따름이다. 시연 버전을 통해서 P의 거짓만의 매력을 보여준 만큼, 보다 다양한 플레이와 콘텐츠. 보다 완성된 플레이에 많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P의 거짓은 현재 개발 중이며, 내년으로 출시일을 예정한 상태다. 출시 플랫폼은 PC와 콘솔로 예정되었으며, Xbox 게임 패스에 입점하여 출시 당일 바로 플레이를 해볼 수도 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