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이머들 사이에서 힐링 게임으로 정평이 난 ‘아틀리에’ 시리즈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황혼과 신비 삼부작을 넘어 신 시리즈를 표방하는 본작의 제목은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이다.

매번 유려한 일러스트와 파스텔톤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는 ‘아틀리에’지만 이번에는 주인공 라이잘린 슈타우트의 일러스트가 특히나 화제다. 시골 소녀다운 튼실한 허벅지로 뭇 게이머로 하여금 새로운 취향에 눈을 뜨게 할 지경이기 때문. 이에 국제 게임 게임 전시 TGS 2019에서 거스트 호소이 프로듀서와 비코 디렉터를 만나 신사의 마음가짐에 대해 물었다.

호소이 준조 프로듀서는 ‘라이자의 아틀리에’가 시리즈를 일신하는 의미 깊은 작품임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아틀리에’는 매년 신작이 나오는지라 게임 시스템적인 발전이 다소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전투와 채집, 연금술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고. 새로운 일러스트레이터와 시나리오 라이터가 나선 것도 이러한 도전의 일환인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은 전투 시스템이다. 그간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턴제 전투를 과감히 버리고 액션 포인트(AP)가 모이는 데로 행동하는 반(半) 실시간 방식을 채택했다. 라이트 게이머가 많이 찾는 시리즈인만큼 어느정도 액션성은 챙기면서 완전 실시간처럼 손재주를 타진 않는 수준으로 중심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채집의 자유도 역시 높아졌다. 우선 기본적으로 개별 필드의 크기가 전작보다 훨씬 넓으며 그 안에서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도구를 쓰는지에 따라 채집물이 달라지도록 했다. 나무에서 채집을 할 때 장대를 쓰면 열매가 나오고 도끼를 쓰면 통나무 조각이 나오는 식이다. 여기에 필요 없는 소재를 녹여 새로운 아이템을 얻는 리빌드 시스템도 갖췄다.

끝으로 연금술은 레피시에 따라 소재를 넣고 결과물을 받아보는 기본 골자는 같으나 전체적인 UI가 직관적으로 개편됐다. 일종의 트리(Tree)처럼 도형으로 표현된 레시피가 서로 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좋은 결과를 얻어 새로운 아이템과 레시피를 발견할 때마다 새로운 갈래로 뻗어가는 식이다. 덕분에 이전처럼 공부하는 기분으로 레시피 목록을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는 디지털터치를 통해 국내 한국어화 정식 발매가 확정됐다. 다음은 호소이 프로듀서, 비코 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이다.

● 캐릭터 디자인, 특히 주인공 라이자의 디자인이 큰 호평이다

: 신 시리즈인 만큼 키시다 메루씨가 아닌 토리다모노씨에게 캐릭터 디자인을 맡겼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폭발적이라 내부에서도 이게 지금 생시인가 싶은 반응이다. 라이자는 농부의 딸이라는 설정이 붙어있어 치마보다는 핫팬츠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호응을 얻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핫팬츠보다는 허벅지 쪽이지만

: 허벅지 사랑은 만국 공통인 것 같다(웃음).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

● 오랫동안 이어온 턴제 전투를 실시간으로 바꾸긴 쉽지 않았을 텐데

: 아무래도 턴제 RPG를 지루해하는 분도 많다 보니, 앞으로의 ‘아틀리에’는 실시간 전투에 기반하여 액션을 보다 풍부하게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실시간 전투에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 세 가지 난이도를 지원한다.

● 항상 4인 전투가 기본이었는데 이번에는 3인만 보이는 것 같다

: 전투가 실시간으로 바뀌다 보니 네 명이 함께 싸우면 화면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더라. 그래서 3인 전투로 최종결정했다.

● 그간 ‘폭탄마’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아이템의 비중이 컸는데

: 본작에서도 아이템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아이템은 AP 대신 코어 자치라는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아예 AP를 올려주는 아이템도 존재한다.

● ‘작안의 샤나’로 유명한 타카하시 야시치로를 시나리오 라이터로 기용했다

: 타카하시씨에게는 ‘여름에 느낄 수 있는 한 편의 추억 같은 모험’을 테마로 주문했다. ‘기묘한 이야기’나 ‘그것’처럼 소년소녀들이 함께하는 청춘 모험물이다.

● ‘기묘한 이야기’랑 ‘그것’이면 둘 다 호러 장르인데

: 아, 호러라는 게 아니라(웃음), 소년소녀가 어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무언가에 대항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란 의미였다.

● 필드에서 실시간으로 시간이 변화하나

: 그렇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 효과로 한층 사실적인 환경을 구현했다.

● ‘아틀리에’ 시리즈는 세계관이 바뀌어도 전작 캐릭터가 깜짝 출연하는 경우가 있다

: 이번에는 정말로 신 시리즈라는 각오로 만들고 있기에 전작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 그래도 나무통 타루는 넣었을 것 같은데

: 그렇다(이후 실제로 타루와 만나는 장면을 보여줬다). ‘타루~’라고 답하는 패턴을 네 가지나 넣었다.

● 그러면 ‘라이자의 아틀리에’를 기다리는 한국 게이머에게 한 마디 해달라

: “항상 응원해주시는 한국 게이머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김씨 표류기’ 팬이라 앞으로의 ‘아틀리에’는 그런 식으로 개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웃음). 내부에서 개발 회의를 할 때도 자꾸 ‘김씨 표류기’ 얘기만 하곤 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신 시리즈로서 기존 팬 여러분은 물론 새롭게 입문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 꼭 플레이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