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게임의 성공 = 핵심인력과 검증의 반복 - 빅게임 스튜디오 최재영 대표 강연
해당 강연은 블랙클로버 모바일의 개발사, 빅게임 스튜디오의 최재영 대표가 자리하여 ‘성공 가능성을 올리는 게임개발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재영 대표는 이번 강연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성공까지 이끌기 위한 팀 빌딩과 운영전략. 그리고 이후 시장에 게임을 선보이기까지 어떤 고민들이 필요한지를 되짚어보고자 했다.
게임 업계에서 새로운 악당(Villan)이 되기를 원한다는 빅게임 스튜디오는 일곱개의 대죄를 만들었던 최재영 PD가 설립한 회사다. 이제 PD에서 대표가 된 최재영 대표는 빅게임 스튜디오를 애니메이션 풍 RPG 제작사로 정의한다. 여기서 회사의 특징이 시작하는 것이다. 현재 빅게임 스튜디오는 ‘블랙 클로버 모바일’은 물론 ‘프로젝트 B’라는 신작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기조는 회사의 특수성으로 이어진다. 빅게임 스튜디오의 특수성은 애니메이션의 감동과 더불어,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더하는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게임 개발사의 역할이 더해지는 것과 같다. 이러한 애니메이션 풍이란, 카툰 랜더링 표현만이 아니라 애니와 같은 이야기와 감동을 담아내는 것이 목적이자 지향점으로 자리한다. 따라서 게임 개발사로의 역할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같은 역할도 요구된다. 그렇기에 빅게임 스튜디오의 업무 방식은 두 정체성이 혼재되어 있는 특수성이 있다.
최재영 대표가 공개한 신작 영상들을 보면, 빅게임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볼 수 있다. 두 타이틀 모두 오프닝 영상에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전반적인 연출에서 애니메이션과 같은 형태. 그리고 성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 최재영 대표는 이러한 영상 콘티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러한 두 개의 타이틀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보자면 프로젝트 시작 단계. 그리고 인력을 구성하는 단계. 팀 빌딩과 제품 검증을 목표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최재영 대표의 이번 강연은 팀 빌딩부터 시작하여 이를 운영하는 방법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제품 검증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에서의 고민과 시도들을 살펴보고자 했다.
최재영 대표는 먼저, 강연에서 언급하는 최종적인 목표인 ‘성공'을 정의하고자 했다. 성공이라는 것의 핵심은 금액적인 측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핵심은 팀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성공의 정의를 두고 구성원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는 모티베이션이 발생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팀이 바라는 성공과 회사 입장에서의 성공을 일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이를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는 구성인력의 동의를 통해서 도출해야 하며 하나의 것으로 핵심 가치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핵심 가치를 정리하는 이유는 프로젝트의 진행 도중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정의가 많다면, 선택의 과정에서 충돌을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기준과 정의를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빅게임 스튜디오에 있어서 목표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감동과 감성을 전달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의했다. 내부에서 가장 많은 의견이 나온 것은 ‘돈'과 같은 것이었지만, 이렇게 일차적인 부분으로 기준을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기준 자체가 너무 포괄적이기에, 이차적인 것으로 기준을 정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성공을 정의했다면, 가치 판단은 성공의 기준에서 이루어진다. 빅게임 스튜디오의 경우에는 상품이 노출되는 시기가 감정의 클라이맥스와 겹쳐있다면, 상품 노출을 제거하는 형태로 발현되기도 했다. 이렇듯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성공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장기적인 프로젝트에서 판단을 내리는 데에 명확한 기준으로 작동한다.
최대영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런 기준이 있었기에 게임의 완성도-강연에서는 게임성으로 표현-를 우선시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핵심 가치가 돈이었다면 게임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상품을 노출해야 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완성도 / 감성 등의 가치에 손상이 갔을 것이다.
기준과 가치 판단 부분에 있어서 강연자는 “선택의 기로에서는 거침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유연함을 내세운다면 기준 자체가 흔들리기 마련이며, 기준이 흔들린다면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변해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 빅게임 스튜디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며, 애니메이션풍 RPG를 가장 선호하는 유저를 타겟으로 정했다. 그리고 동시에 게임이지만 애니메이션과 같은 감정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이러한 목표는 앞서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지 고민했던 것과 일치하도록 구성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는 이유 뿐만 아니라, 시장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기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사전에 구상한 모델을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기 전에 빠르게 검증해야만 한다.
빅게임 스튜디오는 이러한 측면에서 1차 FGT를 약 3개월 개발한 빌드로 진행하기도 했다. 프로토타입이라고 하기에도 앞선, 프리 프로토 단계 수준의 빌드였다. 기본적인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빌드였으며, 이를 검증하자는 판단이었다. 그 결과 원했던 것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고. 이에 따라서 확신을 가지고 제작에 돌입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전 검증 이후에는 ‘할 수 있는 인력으로 팀을 빌딩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는 핵심 인력 구성을 의미한다. 핵심 인력은 곧,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력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는 제품 제작을 할 수 있는 팀 빌딩이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단계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인력’은 무엇을 의미할까. 강연자는 이를 두고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력이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우선, ‘실력'에는 속도와 능력을 모두 포함한다. 강연자의 기준에 따르면 실력이 없다면 속도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이며, 결국에는 일정이 명확해지지 않고 계획이 세워질 수 없음과 연결된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진행이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며, 부가적인 고민 없이 제품만 고민하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강연자의 기준에서 실력이 의미하는 것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역량 그 이상의 무엇과 같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력이 있어도 인성이 부족하면 협업이 힘들다. 팀 자체의 유연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실력이 있지만 인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실력으로 인해서 도출되는 이득보다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더 나오기도 했다. 그렇기에 빅게임 스튜디오는 실력과 인성. 두 가지가 있는 사람을 할 수 있는 핵심 인력으로 정의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핵심인력 확보를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서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좋은 인력은 늘 그렇듯이,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환경과 대우를 받으며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비전과 파트너 다운 대우가 필요하다. 비전 뿐만 아니라 대우.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함께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강연자는 이후 제품 제작 중 후반에서 올바른 진행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전했다. 게임을 선보이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결국, 시장에서의 검증이다. 한 번도 검증을 받지 않고 시장에 나와서 몰락하는 게임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빅게임 스튜디오는 몇 번의 검증을 거치고. 그 때마다 제작하고 있는 방향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기에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3차까지 FGT를 하면서 꾸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요구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테스트를 진행할 때마다 만들고 있는 방향이 틀린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빅게임 스튜디오는 자사의 목적과 지향점에 맞춰서 현재까지 타이틀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강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재영 대표는 강연 내에서 사례들을 인용했던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 나온 이야기 몇 가지를 전하며 강연을 마치고자 했다. 그리고 “남들의 생각이나 능력을 바탕으로만 결정할 수 없다. 예측은 가끔 옳았던 것일 뿐이며, 대부분이 운빨이다. 전작에서는 이렇게 했고 이게 맞아. 이런 말들이 있다면, 전부 다 흘려들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결국 게임이라는 제품과 프로젝트를 완성까지 이어가는 것. 그리고 성공으로 만드는 데에 있어서 시장에서의 검증이 필수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많은 시장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청중들의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