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게임 오리지널 요소가 원작에 역수출될 정도, 샹그릴라 프론티어
국내에선 유행이 한풀 꺾였지만, 게임 판타지 소설 즉 ‘겜판소’는 여전히 세계적인 인기 장르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게임 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년 수많은 겜판소가 출간되고 흥행하는 중이다. 2017년부터 절찬리 웹 연재 중인 ‘샹그릴라 프론티어 ~망겜 헌터, 갓겜에 도전하다~’ 역시 그러한 작품으로, 2020년에 코단샤를 통해 만화화된 데 이어 2022년 게임과 TVA 제작이 동시 결정됐다. 특히 게임화의 경우 ‘세븐나이츠’ 개발사로 친숙한 넷마블 넥서스가 담당하여 눈길을 끄는데. 과연 개발은 순조로운지 김정민 대표, 김병기 PD에게 들어봤다.
● 먼저 ‘샹그릴라 프론티어’ 게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기 바란다
김병기 PD: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원작 IP의 세계관을 충실히 반영한 오픈월드 판타지 장르를 지향한다. 게임 속 세계가 무대인 원작 설정처럼 다채로운 동료와 NPC를 만나고 산악부터 바닷속까지 광활한 지역을 탐험한다. 그곳에서 개성적이며 강력한 몬스터를 토벌하는 것이 핵심 콘텐츠로, 이를 오픈월드에서 끊임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 일본 소설이자 만화인 ‘샹그릴라 프론티어’ IP를 게임화하게 된 배경은
김정민 대표: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소설이 인지도를 쌓아가던 와중에 코단샤서 그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빠르게 만화화했다. 우리 역시 본격적인 ‘샹그릴라 프론티어’ IP 확장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작품이 지닌 매력을 느꼈다. 기존처럼 완성된 IP를 빌려와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 투자 및 빠른 게임화를 통해 IP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컸다.
● 소설뿐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까지 있어서 협업 체계가 복잡하지 싶은데
김정민 대표: 기본적인 구조는 여타 IP 협업 체계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방향성 및 세부적인 기획, 개발 등은 넷마블이 자율성을 갖고 제작한다. 다만 구현 과정에서 나오는 설정이나 시각화 자료에 대한 검토를 원작자 및 제작사와 협력하며 진행하고 있다. 원작이 작중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작가분과 만화가분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아 협업은 매우 원만히 이루어지는 중이다.
● ‘샹그릴라 프론티어’ 게임화를 맡은 건 본사와 넷마블 넥서스, 어느 쪽 의지인가
김정민 대표: 넷마블 넥서스도 ‘세븐나이츠’뿐 아니라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던 시기에 ‘샹그릴라 프론티어’ 게임화에 대한 검토 요청을 받았다. 당시에는 원작이 잘 알려지진 않았는데, 지금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개발을 책임지는 김병기 PD가 소설을 읽더니 이걸 꼭 게임화하고 싶다고 강력히 희망하여 추진하게 됐다.
김병기 PD: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현실의 주인공이 게임 속 세계를 모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걸 제대로 구현한다면 원작 팬뿐 아니라 소설이나 만화를 몰랐던 이들까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 넷마블 넥서스는 ‘세븐나이츠’ 개발의 중핵으로, 여태 외부 IP를 담당한 적이 없다
김정민 대표: 처음으로 외부IP를 담당한 감상은 힘들다, 쉽지 않다는 거다. ‘세븐나이츠’는 우리 게임이고 IP라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직접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반면 외부 IP는 게임화를 위하여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하나하나, 상황 하나하나까지 원작자 의도와 팬덤의 반응이 어땠는지 등 여러 부분을 중요시하면서도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성에 맞게 녹여내는 부분이 난해하다. 그래도 우리가 첫 외부 IP임에도 잘하고 있구나 싶은 건 원작에 대한 이해도다.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하자면, 우리가 게임 오리지널로 만든 내용을 원작자가 감탄하여 아예 원작 설정에 편입시켜줬다.
● 언리얼 5 엔진으로 알려졌는데, 과연 원작을 그대로 구현한 PV가 무척 훌륭했다
김병기 PD: 원작의 완벽 구현을 추구하는 만큼,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된 요소들을 이질감 없이 3D 그래픽으로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원작에서 표현된 특수한 지역이나 압도적인 몬스터의 위용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스케일이 느껴지도록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 특히 PV 여기저기서 원작의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병기 PD: 앞서 이야기했듯 원작자 및 만화가분이 다른 매체로 표현되는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의견도 많이 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역시 ‘샹그릴라 프론티어’의 완벽한 구현을 추구하는 만큼 원작 이해도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원작자들 성향과 우리의 의지가 잘 부합된 덕분에, 해당 PV는 세세한 피드백 없이도 잘 구현해줬다고 감사 인사까지 받았다.
● 다만 아직 PV 외에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 개발 진척도와 목표한 출시 일정은
김병기 PD: 현재는 메인 컨텐츠들 방향성 수립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구현해가는 단계이다. 대략 개발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점으로, 당장은 게임의 핵심 재미요소를 확실히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라 출시 일정까진 답하기 점 양해 부탁한다.
● 이제 개발 중기로 넘어가는 시점이면, 지나치게 이른 발표가 아닌가
김정민 대표: 게임으로만 봤을 때는 이른 발표일 수 있다. 다만 IP 연계적인 관점에서 그 큰 축인 애니메이션 공개 시점에 게임을 같이 발표하는 게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 그렇다면 원작 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 중 게임화의 기준은 어느 쪽인지
김병기 PD: 전반적인 설정은 ‘샹그릴라 프론티어’의 근간인 소설을 기준으로 하되, 시각화에 대해서는 만화을 주로 참고하는 중이다. 마침 게임 개발을 시작한 때가 애니메이션 제작 착수 시점과 비슷했던 터라 다양한 자료를 공유 받기도 했다.
● 앞서 오픈월드 판타지 장르라고만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제공될까
김병기 PD: 원작과 마찬가지로 ‘샹그릴라 프론티어’라는 가상게임 속 세계에서 스토리를 따라 벌어지는 일들을 최대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특정 콘텐츠를 주력으로 언급할 수 없는 점은 양해 부탁한다. 원작에서의 이야기, 탐험, 전투뿐 아니라 게임에서만 제공되는 오리지널 요소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개발 중이다.
● 원작의 경우 중간중간 언급되는 ‘망겜’ 관련 내용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김병기 PD: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다만 ‘샹그릴라 프론티어’의 세계에 최대한 몰입하자는 방향성이라 그 외 다른 게임에 대한 표현이나 내용은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
● 원작에 없던 스토리를 비롯하여 게임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대해도 좋을까
김병기 PD: 기본적으로는 원작 흐름을 충실히 따라가며 완벽히 구현하는 게 목표다. 다만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충분히 살려 소설이나 만화에 없거나 표현이 힘든 요소를 선보일 수 있는 것도 맞다. 관련하여 게임만의 오리지널 세력과 캐릭터,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준비 중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원작간 괴리가 없도록 설정에 대해서는 철저히 원작자와 사전 협의가 이루어진다.
● PC와 모바일 나아가 콘솔까지. ‘샹그릴라 프론티어’ 게임의 플랫폼은 무엇인지
김병기 PD: 우선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지만 콘솔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어느 하나를 메인으로 내세우기보다 유저 여러분이 상황에 맞게 이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가령 이동 중이거나 잠깐 시간이 날 때는 모바일로 채집 등 가벼운 콘텐츠를 즐기고, 보스 레이드 같이 집중력과 세밀한 조작을 요할 때는 PC나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 ‘샹그릴라 프론티어’ 게임을 기다리는 원작 팬 및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김병기 PD: 게임으로서 완벽하게 구현된 ‘샹그릴라 프론티어’의 세계, 그리고 원작 IP 기반의 훌륭한 게임. 이 두 가지는 표현만 다르지 실제로는 같은 목표라 생각한다. 원작을 알고 플레이하는 분들에게는 완벽하게 구현된 작중 세계를 직접 체험한다는 감동을, 원작을 모르고 플레이하는 분들에게는 ‘샹그릴라 프론티어라’는 IP와 게임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아직 출시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라 기다려달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꼭 재미있는 게임으로 완성시키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