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북전단(삐라) 문제로 연일 대남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평양의 유명 냉면집 옥류관의 주방장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국수를 처먹을 때는 큰일 칠 것처럼 요사를 떨더니…”라며 맹비난한 것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에게 “한 말씀 하셔야지”라고 몰아붙였다. 최근 진 전 교수가 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과 설전을 벌인 일을 비꼰 것이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옥류관 주방장이) 상스러운 폭언으로 ‘남조선 절대존엄’(문 대통령을 풍자한 표현)을 모독했는데, 온 몸으로 각하를 지키던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이 한 말씀 해야지”라며 “사실 그날 냉면이 맛 없었다든지, 옥류관 냉면이 대단하다는 생각은 당신들 ‘뇌피셜’이라든지, 박수 좀 쳐줬더니 정은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꽃을 다 꺾었다든지”라고 했다. 이 중 ‘꽃을 꺾다’는 표현은 문 대통령의 필사로 불리는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빈 꽃밭’이라는 시를 통해 진 전 교수의 처신을 에둘러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 글에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도 적었다.
그는 다시 “농담”이라며 “이건 국가원수에 대한 외교적 실례이기 때문에 누군가 북측에 점잖게 한 마디 해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그런 무례한 언동은 도움이 전혀 안 되며, 북한도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대접받고 싶으면 외교적 언사도 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라)”라고 권유했다. 그러면서도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을 비판한 자신을 향해 여권 인사들이 한 “품위와 예의를 지키라”는 말을 빌어 “대통령 비판은 자유이나, ‘품위와 예의를 갖추라’고 북에 촉구하는 글 하나 써올리는 건 어려울 것 같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곤란해도, 의원 개개인은 아무래도 부담이 덜 하지 않겠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날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옥류관 주방장의 입을 빌려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을 쏟아냈다. 옥류관 주방장은 문 대통령에 대해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19일 평양 방문 당시 옥류관에서 김 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옥류관 냉면 맛을 극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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