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가 경마의 꽃이라지만 사실상 썼다 버리는 경마장 일회용이다.”
“마사회에 찍히면 평생 힘들게 살아야 하므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다.”
15년차 경마 기수 고 문중원(40)씨가 한국마사회의 부조리 및 부정경마 의혹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숨진 가운데, 문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마사회 및 조교사가 기수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현 상황에선 부정경마와 기수들의 노동권 침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11일 전국 기수 125명 중 75명이 참여한 ‘경마 기수 노동건강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수 10명 중 6명(58.57%)은 기수의 기승 횟수(말을 타는 횟수)와 출전 여부 등을 결정하는 조교사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마사회가 기수면허 유지권과 조교사면허 취득권을 통해 기수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응답도 각각 76%와 50.7%(복수응답)를 차지했다.
노조는 마사회가 ‘표준기승계약서’를 도입하고, 기수 면허갱신제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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