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8)이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 첫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황중곤(27), 이수민(26), 임성재(21)도 ‘톱10’에 든 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올해 3회째인 ‘더 CJ컵’에서 한국 선수의 첫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안병훈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 9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가 이날은 심술을 부리지 않았고, 선수들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많은 버디를 잡아냈다.
안병훈은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냈다. 8언더파 64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PGA 투어 2019~2020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 우승자 호아킨 니만(칠레)을 한 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라운드 종료 시점에 선두가 된 것은 안병훈이 처음이다.
안병훈은 “아침에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할 때까지만 해도 샷이 잘 되지 않았는데, 경기를 시작해 샷을 하다보니 감이 왔다”면서 “버디 기회를 많이 잡고 위기는 잘 막아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할 단장 추천 선수 결정까지 3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는 안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니 엘스 단장이 뽑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년 전과 4년 전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황중곤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와 코리안투어 상금왕 이수민은 4언더파 68타,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임성재는 “오늘 같이만 라운드 한다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같다”고 했고, 이수민도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 4번 홀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맏형’ 최경주(49)도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5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톱10’ 진입이 목표라고 밝힌 최경주는 “남은 사흘 잘 버틴다면 ‘톱10’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챔피언인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 공동 1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2017년 시작된 이 대회 ‘초대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4언더파 68타, 공동 9위에 올랐다.
브룩스 켑카가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제이슨 데이(호주)는 단독 3위(6언더파 66타)로 1라운드를 마쳤고, 올해 ‘더 CJ컵’에 처음 출전한 필 미컬슨과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는 나란히 공동 29위(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