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 박수일이 17일 홈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또 다시 2인자에 머물러 승격의 꿈이 물건너 가는 것일까.
K리그2(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가 시즌 후반부에 힘이 떨어지며 선두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매년 간발의 차로 놓쳤던 리그 우승의 1부리그 자동 승격의 꿈이 또 다시 멀어져간다.
부산은 17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8라운드에서 대전 시티즌과 0-0으로 비겼다. 2위 부산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승점 50점에 머물러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광주(승점 55점)와 격차를 많이 좁히지 못했다. 선두 탈환을 노리는 부산은 갈길 바쁜 상황에서 최하위 대전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공격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시종 무기력했다. 부산은 슈팅 11개를 때렸으나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이 단 1개에 불과했다. 결국 부산은 팀의 강점인 공격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부산은 올 시즌 국가대표 이정협과 외국인 공격수 노보트니, 호물로 등을 앞세운 막강한 화력으로 광주와 선두 경쟁을 벌였다. 28경기에서 55골을 넣는 리그 최강의 공격력은 빼어났지만 36골을 내준 수비력이 문제였다. 선두 광주가 21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하는 반면 부산은 많은 골을 넣고도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기회도 있었다. 광주가 8월 이후 힘이 떨어져 5경기에서 4무1패로 주춤하면서 역전의 기회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부산 역시 최근 5경기에서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5연속 무승부에 그치면서 선두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수비가 불안한 가운데 반드시 이겨서 1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커지면서 믿었던 공격력의 기복도 컸다.
2015년 K리그 기업 구단 최초로 2부리그 강등의 쓴맛을 본 부산은 2016 시즌부터 승격을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아쉽게 리그 우승 경쟁에서 밀린 뒤 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리그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였다. 경기력은 좋았지만 끝내 결과를 얻지 못해 승격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올 시즌은 반드시 1위에 올라 자동 승격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달려왔지만 시즌 후반부에 힘이 떨어지며 다시 플레이오프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마지막 불씨는 남아있다. 오는 23일 홈에서 열리는 광주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대역전의 희망을 되살릴 수도 있다. 부산 조덕제 감독은 “모든 수단을 다해서 잡아야 하는 경기”라며 광주전 필승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