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breeze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2K Games가 발매한 다크니스는 두 개의 데빌 암과 쌍권총을 이용한 독특한 공격 시스템을 비롯해 지독한 어둠을 빛과 그림자로 잘 풀어낸 비주얼, 그리고 비극적인 스토리 텔링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게임이었습니다. 2007년 6월 북미에서 다크니스가 출시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후속작 소식이 없었지만 드디어 정식 후속작인 다크니스 2가 2011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임이 발표되었고, 지난 4월 말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상대로 실기 데모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에 이루어진 최초의 시연회에서는 게임 초반부의 약 20분 정도를 담아낸 데모 버전이 사용되었으며, 어딘가에 붙잡혀 고문을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붙잡히기 이전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교차 편집식으로 연출하며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러하듯 다크니스 2 역시 초반부의 이러한 스토리 연출을 통해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기초적인 조작법을 플레이어들에게 알려주며, 데모 버전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스스로의 힘으로 구속을 풀어내며 본격적인 게임의 시작이 이루어짐을 보여줍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를 맞이해주는 멋진 얼굴. |
다크니스 2의 이미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둡고 참혹한 화면만 줄을 이을 것이라 생각되겠지만 실제 게임 화면은 예상보다 훨씬 밝고 경쾌한 이미지였습니다(어디까지나 예상보다 밝은). 형광등 바로 아래와 같은 직접적인 빛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빛 아래에서도 주인공은 활동할 수 있으며, 배경 묘사는 칙칙한 화면에서 벗어나 다른 일반적인 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덕분에 주인공의 활동 반경 또한 데모 버전에서만큼은 그리 제한적이지 않았으며 굉장히 호쾌하고 스케일이 큰 액션이 가능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선 마치 코믹스풍의 화면 연출로 인해 더욱 밝아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엔진 단위에서 필터링을 걸어서 연출한 화면이 아니라 캐릭터나 배경을 모두 직접 디자이너들이 그려서 표현한 것이라고 제작진들이 강조한 화면 묘사는 분명 기존의 카툰 렌더링과 그 외의 유사한 화면 연출과는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유화를 약간 덧칠한 듯한 부분이나 외곽선을 너무 강조하지도 않으면서도 기존 폴리곤 게임과 같은 리얼한 묘사와는 조금 궤를 달리 한 다크니스 2의 캐릭터나 배경 묘사는 다른 게임과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또한 데모 시연 도중 따로 멈춰서 언급할 정도로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광원 부분으로, 다크니스 2는 현실에 근접한 광원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리지널 엔진 에볼루션을 제작해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움직임에 따른 그림자 연출과 배경에 드리워진 경고등 불빛 등은 게임 화면을 더욱 독특하게 꾸며주었습니다. 전작 역시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인상적인 비주얼과 멋진 그래픽으로 인해 많은 호평을 받았었는데, 이번 작품은 실제 제작사가 starbreeze 스튜디오에서 Digital Extremes 스튜디오로 바뀌었지만 전작에서 호평 받은 부분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강화한 느낌입니다.
독특한 방식의 비주얼과 더불어 빛과 그림자 연출이 인상적. |
데빌 암이라는 독특한 요소와 함께 쌍권총을 기본적으로 다루는 게임인 만큼 조작에 능숙한 플레이어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 사이의 차이는 꽤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L1/R1(XBOX360의 경우 LB/RB) 버튼으로 데빌 암을 조작하고 L1/R2(LT/RT) 버튼으로 각각 좌우의 총기류를 사용하기에 사용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기존 비슷한 장르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굉장히 화려한 액션이 가능해집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좌/우 데빌 암의 용도가 완전히 구분화되었는데, 왼쪽 데빌 암은 물건이나 사람을 집을 수 있고 오른쪽 데빌 암은 그렇게 잡은 물건을 두동강 내는 공격적인 용도로 사용됩니다. 물론 왼쪽 데빌 암이 물건을 잡는 용도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뾰족한 기둥을 잡은 후 던지는 공격적인 용도로도 쓰이거나 자동차의 문짝을 뜯어낸 후 방패 용도로 쓰는 등, 공방 일체의 무기로도 사용됩니다. 결국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차량의 문짝을 뜯어내 방패로 막은 후 양손의 총을 사용해 공격을 하면서 오른쪽 데빌 암으로 상대를 찢어버릴 수 있는 공격이 가능해졌습니다.
쌍권총과 두 개의 데빌 암이 공격의 기본. |
두 개의 데빌 암은 각각 활용 방식이 다르다. |
왼쪽 데빌 암은 배경에 떨어진 빛나는 물건들은 모두 잡을 수 있는데다 사람을 잡을 때 원하는 부위를 어느 정도 선택해서 잡을 수 있고, 잡은 부위에 따라 처형 방식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정해진 무기를 정해진 패턴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 곳곳에 널린 다양한 도구를 공격이나 방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요소가 이번 작품에서 대폭 강조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제작사 역시 전작과 달라진 중요한 요소로 새로운 그래픽 터치와 함께 이런 인터렉티브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데모 시연을 통해 다양한 공격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공격 시스템 중 백미는 바로 처형 시스템입니다. 처형 시스템은 데빌 암 버튼을 오래 누르고 있으면 발동하게 되며, 가감 없이 펼쳐지는 처형의 잔혹한 연출은 비교적 밝은 느낌의 그래픽 터치이기에 그리 소름 끼치진 않지만 그 묘사는 꽤 디테일해서 제작사가 작정하고 밀어붙인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글로 옮기기엔 조금 그러해서 직접적인 묘사까지는 어렵지만, 데빌 암을 사용한 다양한 처형은 마치 인체의 신비전을 게임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며, 데빌 암 이외에도 총기류를 사용한 처형 시스템 역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왼쪽 데빌 암으로 잡은 부위에 따라 극단적으로 확대된 화면으로 다양한 처형이 이루어진다. |
기본적인 게임의 흐름은 전작과 비교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광원을 총기류 등을 이용해 부수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반짝이는 물건 등은 왼쪽 데빌 암을 사용해 뽑거나 뜯어낸 후 공방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쌍권총 역시 중요한 공격 요소이며, 오른쪽 데빌 암은 매우 다양한 각도로 적을 저며낼 수 있습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이러한 모든 요소가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모두 사용되면서 굉장히 호쾌하고 카타르시스 넘치는 화면을 연출해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잡하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화려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격 시스템은 분명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크니스 2만의 장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선 좀 더 스토리에 깊이 개입하고 플레이 도중 파트너로 활약할 예정인 다클링. 호쾌한 노상방뇨씬이 일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