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사 오인용이 약 2년의 공백을 깨고 ‘오인용 일기’로 돌아왔습니다. 간만의작품은 게임을 소재로 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테라>, <프리스타일풋볼>, <레전드오브블러드> 등 신작에 대한 거침 없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최근 신작을 경험해보고 느낀 점과 경험담이 주요 스토리인데, 게이머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테라>의 넝쿨 근처에서 카메라 앵글이 바뀌지 않아 엘린 엉덩이를 볼 수 없었다’,.”<리니지>에서 주사위 굴리다 밤샜다’, ‘<레전드오브블러드>에서 초반 네임드 몬스터와 PK 유저에게 죽었는데 슬라임이 아이템을 먹고 튀더라’ 이런 이야기가 두 편에 걸쳐 흘러갑니다.
단, 여전히 구성진(?) 욕설이 담겨 있으므로 미성년자 관람 불가입니다. (보러가기) 루리웹은 오인용 멤버인 ‘혁군’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외부 인터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 역시 루리웹 회원이기에 어렵사리 답변해 주었습니다.
<’혁군’님이 루리웹 여러분께 보내는 인사(?)>
Q. 오랫동안 신작이 없어 그리웠(?)는데요, 오랜만에 신작이 나왔네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혁군: 안녕하십니까! 오인용 혁군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간단히 요약을 드리자면 먹고 살기 위해서 잠시 외도를 했었습니다. 플래시에도 살짝 나왔었지만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을 가장 많이 했구요, 그 밖에 각종 연재와 외주 제작등 돈을 벌기 위한 일들을 하느라고 업데이트를 못했었습니다.
의도 자체는 계속 오인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도했던 것이지만, 일은 많고 단가는 낮은 일이 태반이기에 결과적으로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면서 그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할 시간이 없었지요.
길게 말씀 드리려니 오바이트가 나올듯한 기분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떼돈을 벌지도 못하면서 재밌는 걸 만들고 싶은 욕구불만만 쌓이기에 이럴 거면 그냥 확 만들고 싶은 거라도 만들자 라는 생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도 오랜만이라 적응은 잘 안되지만 많이 반겨주시는 분위기에 잘했구나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Q. 간만의 신작 소재를 ‘게임’으로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혁군: 원래 준비하는 신작은 따로 있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처음에는 오랜만의 복귀다 보니 준비하던 신작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라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준비기간 동안 복귀신고도 하고 저희도 손 좀 풀 겸 간단하게 만든 게 이번에 업데이트한 \'오인용 일기\' 였습니다. 말 그대로 요즘 오인용이 뭘 하고 있는가 단순하게 그리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요즘 그 동안 못해서 밀린 게임들을 몰아서 즐기는 상황이라 게임얘기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게임을 주제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식의 계획은 원래 없었습니다. 허나 워낙에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지라 이번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다루었을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Q. <테라>, <프리스타일 풋볼>, <레전드오브블러드>, <리니지>, <불멸 온라인> 등 게임을 소재로 하셨는데,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혁군: 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는 거창한 기획 보다는 가볍게 친구들끼리 게임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듯이 게임 얘기를 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테라>, <프리스타일 풋볼>, <레전드오브블러드>, <불멸온라인>, <리니지>는 그런 면에서 누구라도 공감하기 쉽고 인지도가 있는 게임이라 등장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도 다들 제가 요즘 즐기고 있는 게임이라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친숙한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리니지>는 쓰라린 기억 때문에 즐기고 있지는 않습니다 -_-)
플래시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여러 개를 그렸는데요, <테라>의 경우는 카메라앵글 고정 패치 얘기를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심하게 아까운 부분입니다. 한국의 모든 문화 콘텐츠는 성인용을 달고 나오더라도 너무 자체 심의가 심한 느낌이거든요. 비단 <테라>뿐만이 아니라 전연령 게임들도 포스터와 배너를 보면 죄다 선정적입니다. 여자 캐릭터는 전부... 어후~ 좋죠 (웃음) 그런 실정이다 보니 성인용 게임에 대한 좀더 강한 차별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게임 자체는 재미있게 즐기는 편입니다.
<프리스타일 풋볼>도 열심히 플레이하는 게임 중 하나 입니다. 리얼과 게임의 중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그게 아쉽네요. 같은 팀원들의 압박과 눈치가 상당하지요.(웃음) 다들 초보 때 겪으니 공감을 하시리라 봅니다. 그래서 그때의 추억을 플래시에 그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초보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지, 게임 자체는 훌륭하다고 봅니다.
다만 최근 등장하는 신작들에 두드러지는 쉬운 접근성을 모토로 행해지는 ‘베끼기’의 경우에는 불만이 많습니다. 유저들이 바라는 것은 신선함이 첫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말씀 드렸다시피 게임을 하느라고 즐거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리는 게 목표였지, 게임 자체를 논하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면 안 하면 그만이지 힘들게 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오인용 게임 욕하기, 오인용 온라인게임 디스 등의 제목으로 돌아다니고 있으니 의도야 어쨌든 깐 게 되었네요. 부디 개그는 개그로 보시고 게임은 게임대로 재밌게 즐기셨으면 합니다. (웃음)
Q. 평소 게임을 어느 정도나 플레이하시나요?
혁군 :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한가지 게임을 깊게 하기 보다는 플렛폼이나 장르에 상관없이 두루두루 건드리는 편입니다. 타고난 성격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 아저씨가 되다 보니 그렇게 변해가는 느낌이네요.
어려서부터 워낙 게임을 좋아했기에 "나는 나이가 들어 환갑이 되어도 지금처럼 게임을 할테다"라고 말해왔었는데, 막상 서른을 몇해 넘기니 그게 쉽지가 않더군요. (웃음)
현재 출시된 모든 게임기를 구입하고 왠만한 소프트까지 다 구입을 해서 꽂을 곳이 없을 정도로 어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풍족한 환경입니다만, 막상 엔딩까지 클리어하는 게임은 몇 개 없는 상황 입니다. 점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솔 스포츠게임 위주로 플레이를 하게 되네요.
문득 어릴때 <파이널판타지>를 중고로 구입해서 몇 쪽짜리 허술한 공략집을 들고 미친 듯이 플레이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루리웹을 더 열심히 들어와서 유저분들의 열정을 좀 빨아먹어야겠습니다!!
Q. 요즘 신작 게임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들려주세요.
혁군: 저희가 게임을 직접 만드는 분들도 아니고, 평소 전문적으로 게임을 분석하지도 않기에 요즘 게임들에 대해서 뭐라고 거창하게 드릴 말씀은 별로 떠오르지를 않네요. 다만 그 게임들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할말이 많습니다. 아저씨 게이머의 입장으로 말이지요. (웃음)
제발, 게임을 말그대로 즐기기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벼운 캐주얼 게임을 하면서도 ‘임요환이 빙의된 듯’한 그 열정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이상 게임은 즐기기 위해서 하는것이 아닌지요? 점점 신들린 컨트롤이 아니면 접근하기가 어려운 게임들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거기에 욕까지 먹어가면서 하려면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지요! 부디 게임은 즐겁게 하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즐겁게 즐겼으면 어느 정도는 대가를 지불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관을 가고 레스토랑을 가면 값을 지불합니다만, 게임과 인터넷은 공짜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찌 보면 루리웹이나 오인용도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쉽게 접한다고 하여서 그 노력까지 공짜로 생각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점점 한글화되어 정발되는 소프트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답답합니다. 언젠가는 게임도 한국 만화처럼 접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습니다. 게임회사에 취직한다고 하면 만화가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놀랄 수도 있겠지요.
부디 게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양질의 게임이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당당하게 하이 퀄리티를 요구하며 즐기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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