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붉은사막 | 출시일 | 2026년 3월 20일 |
| 개발사 | 펄어비스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 기종 | PC / PS5 / XSX|S | 등급 | 청소년이용불가 |
| 언어 | 자막 음성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국내 기준 오는 3월 20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해당 타이틀은 공개 이후 발매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 타이틀이다. 그 사이에 게임 플레이의 방향성은 몇 차례 바뀌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꾸준히 게임쇼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발전사항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호평을 받은 것은 전투 측면이다. 조작은 조금 적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빛나는 부분이 명확했고 이는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편으로 불안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방향성이 이리저리 달라졌다는 점에서 그러했고 뛰어난 비주얼이 현 세대 콘솔 기기와 평균적 PC 스펙 등에서 제대로 구동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생각보다 낮은 사양은 뛰어난 최적화를 증명한 것이기도 했으며, 실제로 그리 높지 않은 사양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게임이 구동된다. 그렇기에 전 세계 많은 플레이어들이 기대감을 보였고 이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플레이를 하지 않고 보여지는 부분이었기에 정확한 게임 플레이를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 플레이를 해본 붉은사막은 지금까지의 우려들은 따위로 만들 만큼의 일면을 보여준다. 너무도 빛나는 부분이 존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도 미흡하거나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일면들이 발목을 잡는다. 넓지만 깊이가 없고 때로는 의미가 없어보이기도 하며, 의도조차 짐작할 수 없는 일면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파편화 되어 연관성이 희미하다.
콘텐츠들이 각기 파편화 되어있기에 공통된 부분은 아주 적다. 따라서 붉은사막의 이번 리뷰는 꽤 길 것이다. 붉은사막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원인 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러하다. 요약을 하면 전달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될 수는 있겠으나, 하나하나 근거를 들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길어서 힘든 분들이라면 나름의 강조 표시를 해두었으니, 아래 목차의 총평을 먼저 눌러보고 함께 판단을 하면 될 것 같다.
※ 해당 리뷰는 라이젠 7 3900X / 32GB RAM / 3080 Ti / 4K 환경 / 중상옵 기준으로 진행됐다.
또한 이례적으로 리뷰 도중 버그 픽스가 아닌 콘텐츠 관련 패치가 진행되어 추가적인 인벤토리 증가 / 스킬 포인트 증가 / 동행 기능 및 퍼즐 힌트 추가 등이 적용됐다. 따라서 데이원 패치 이후 빌드와 리뷰 빌드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들어가기에 앞서
2. 좋았던 점 및 콘텐츠 (전투 / 탐험 / 생활)
3. 부정적인 점 및 기타 사항 (전투 / 탐험 / 생활)
4. 총평
● 들어가기에 앞서 - 어떤 기준으로 바라볼 것인가
누군가 나에게 게임이라는 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면, 몇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고 항상 이야기를 한다. 다른 리뷰에서도 몇 번 즈음 언급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번 붉은사막 리뷰를 통해서 한 번 더 언급을 한 뒤 리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러한 것은 그간의 리뷰에서 항상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며, 다른 타이틀과의 비교가 아니라 해당 작품의 내부를 기준으로 두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오직 그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느냐를 전제로 둔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디렉션’ 그리고 ‘레벨 디자인’이다. 이 두 요소는 게임이라는 매체를 게임으로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두 요소를 길게 설명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테니, 간단하게 기준을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디렉션은 비단 게임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모든 창작물에 있어서 방향성이자 가장 중심에 자리하는 것이다.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어떤 것을 중심에 두었는지. 플레이어에게 어떤 것을 경험시키고자 했는지를 결정하는 기준과 같은 것이다. 간단하게는 초기 기획 의도와 같은 콘텐츠가 만들어진 목적과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를 기준으로 개발자들은 재미를 검증하고 때로는 수정하고 보완하거나 일부를 삭제하기도 하면서 완성도를 확보한다.

레벨 디자인은 디렉션을 구현하기 위한 실제적인 수단과 방법이다. 단순한 난이도의 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디렉션이라는 구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도와 연결 그리고 발상들이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 적의 강함이나 체력 등의 수치만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구 및 단서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자연스러운 플레이 흐름의 구상 / 콘텐츠를 연결하기 위한 공간 설계와 테크닉 등 거시적인 것부터 미시적인 것 모두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개발자의 생각과 의도를 이해하고 공감을 하게 되며, 이들이 준비한 재미를 수용하고 나름의 해석과 경험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디렉션과 레벨 디자인이 제대로 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이외 나머지 요소들은 갖추면 좋고 없어도 이해를 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일부 회사는 초기 프로토타이핑 단계에서 두부나 찰흙 모델링만 가져다 두고 테스트를 하듯, 게임은 결국 플레이라는 수단에서 오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다. 따라서 둘 중 하나가 빠진다면, 게임은 게임이 아니게 된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기준이겠지만, 두 기준은 결국 ‘왜?’와 ‘어떻게’ 다. 개발진이 가지고 있는 의도는 무엇인지. 구현하고자 했던 핵심 요소 -그것이 설령 개발자 본인만 재미있게 생각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가 명확한지. 그리고 이를 위해서 어떤 도구와 방법론을 사용했는지다. 이 두 개의 요소가 정확하게 맞물리고 이율배반적인 모습 없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게임의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는 편이다.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물음에 나름의 설득력이 있는 답이나 인정할 수 있는 답을 볼 수 있다면 된다. 설령 기괴하고 불쾌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명확한 의도와 수단을 고심하며 창작물로 완성된 것이라면, 인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고민이 없이 무언가를 가져오기만 했을 때. 다른 게임이기에 변용을 거쳤어야 했지만 수치까지 그대로 가져오는 안일함을 보였을 때. 디렉션과 게임 플레이 설계가 합치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모순과 균열을 만들 때에는 혹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현재 붉은사막 리뷰도 이 기준이 될 것이다. 방대한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며 / 오픈월드 /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적 특징까지 가지고 있는 붉은사막은 필연적으로 디렉션 그리고 레벨 디자인을 더더욱 신경 써야만 했던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서 붉은사막을 바라보자면, 명확한 콘텐츠의 유형 구분 그리고 일부 긍정적인 면으로 리뷰를 시작하게 된다.

● 전투 - 원래 펄어비스는 액션을 잘 만드는 회사다
붉은사막의 전투는 화려하면서 동시에 창발적인 설계가 가능하다. 이것은 커맨드 기반 액션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검은사막의 설계 이념과 같다. 단순한 조작으로 화려한 액션을 마주하는 것보다는 여러 기능을 최대한 넣어두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다양한 동작과 액션들을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인공인 클리프의 모션들을 보면, 검은사막 워리어와 레인저의 애니메이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툴팁에서 알려주지 않은 숨겨진 조작들도 몇 개가 존재한다. 적의 공격을 튕겨내는 패링을 예로 들면, 기본적으로는 적의 공격에 맞춰서 방어키 (L1)를 누르는 것이 조작이지만, 락온을 하고 방어를 올린 상태에서 타이밍에 맞춰 L2를 누르는 것으로도 기능하도록 해뒀다. 이외에도 여러 액션들에 숨겨진 조작들이 존재하며, 이를 어떻게 섞고 조합하는가. 공격 사이사이에 발생하는 후딜레이를 줄일 수 있는 액션을 무엇인지 찾는 재미가 있다.

아하! 그래서 조작이?
물론, 조작은 적응이 필요한 것이 맞다. 하지만 R3 버튼을 자주 누른다는 측면을 제외하면 게임 플레이를 거듭하면서 익숙해지고 적응을 할 수 있는 지점이다. 검을 이용한 공격 중간에 주먹질을 섞는다거나 RKO / 스피어 / 회피 사격 등을 섞으면서 나만의 창의적인 콤보를 만들어가는 특유의 쾌감을 제공한다. 상정한 콤보가 제대로 들어갔을 때, 나오는 재미가 분명하다. 그렇기에 조작은 시간만 있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전투에서의 창발적인 재미는 어떻게 보면 ‘이것도 되네?’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세밀한 변화들이 영향을 미친다. 잡기 기술의 경우 적을 잡는 위치에 따라서 모션이 다르게 발동하며, 즉각적으로 다른 적에게 달려나가거나 다른 메커닉과의 연계 / 지형지물을 활용한 플레이 등으로 이어진다.

전투는 화려하고 보는 맛이 있다. 조작감은 솔직히 적응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전투는 기본적으로는 다수전을 상정하는 편이 좋다. 다수의 적이 포메이션을 이뤄서 플레이어를 노린다. 인간형 적이 90%를 차지하지만, 게임 세계관 내에 인간의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고블린 / 오크 / 트롤 등) 나름의 패턴이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있는 적들은 양손 무기를 들고 있고 일부 방어나 패링이 불가능한 공격들을 시도해온다.
따라서 전투는 긴박하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수에게 포위되는 것이 전제되어 있으므로 빠른 움직임과 위치 조정 그리고 원거리 / 중거리 공격 등을 섞을 필요가 있다. 액션을 다양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공중으로 떠올라서 지면을 향해 킥을 발사할 필요성도 있고 적의 빈틈을 노려 ‘지정타’라 명명된 장법을 날리고. 적의 공격을 반격해서 빈틈을 만드는 등 복합적인 공격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제압하는 플레이는 꽤나 매력적이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션들 /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일부 스킬들. 강력한 한 방을 노리는 베기 기술 등 모든 요소들이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보스들의 공격 전반은 화려하고 멋진 편
재미있는 점은 스킬들이 사용하는 자원이 각기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스태미너인 ‘기력’ 그리고 마나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는 스킬들이 다르다. 이것은 곧, 각기 다른 자원을 사용하는 스킬들을 조합하라는 의미와 같다. 가장 기본적인 공격은 기력조차 소모하지 않으므로 중간중간 공격에 섞어서 나의 빈틈을 줄이는 용도이며, 자원들이 부족할 때 비는 시간 없이 적을 공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력을 사용하는 스킬들은 조금 더 넓은 범위와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스킬들이다. 전진베기나 회피베기 그리고 회전베기와 같은 기술들이 여기에 속한다. 용기를 사용하는 스킬들은 장법인 지정타와 날아차기 그리고 피격 시 회피처럼 보조적인 스킬들이 자리한다. 일반 공격이나 용기를 사용하는 스킬을 사용할 때에는 기력이 조금씩 채워지며, 적을 제압했을 때에는 용기가 채워지는 구조임을 게임 초반부터 파악할 수 있다.
즉, 붉은사막은 적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도록 플레이어가 어떠한 고민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투 플레이 양상이 달라지는 타이틀인 셈이다. 기력을 소진한 상태에서도 용기나 기본 공격 또는 맨손 기술들로 기력이 채워지는 것을 기다릴 수 있고 지정타로 적을 타격한 이후 소모된 용기는 적을 제거할 때에 다시금 차오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할수록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이것이 붉은사막의 몰입감 있는 전투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된다.

다양한 가짓수 = 다양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
더불어 게임 플레이 중반부터는 동료와 함께 필드를 누비는 것도 가능하다. 초반에는 먼저 추가되는 데미안을 소환해 필드의 여행을 함께할 수 있으며, 중반 이후에는 웅카까지 합류하여 총 세 명의 캐릭터가 함께 넓은 필드를 여행하고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 합류 캐릭터들은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 각 1회씩 필수적으로 캐릭터를 전환해 전투하는 경험도 이어진다. 따라서 이 캐릭터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전투 측면에서의 핵심이 된다. 데미안의 경우 검은사막의 발키리를 떠올리면 된다. 레이피어를 이용한 찌르기 중심의 액션이 존재하며, 잡기 기술들은 레슬링 보다는 닌자나 쿠노이치의 그것에 가깝다. 그리고 클리프 대비 조금 더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천상의 창과 방패 던지기 같이 중거리에서 적을 요격할 수 있는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

보자마자 알 수 있다. 음. 발키리군
웅카는 외형에서 알 수 있듯이 검은사막의 자이언트가 보여준 액션을 계승한 캐릭터다. 양손 도끼 또는 쌍수 도끼를 휘두르는 것이 기본적인 액션 체계다. 그리고 각성 자이언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손대포 또한 활용한다. 한 손에 장착한 대포로 적을 요격하는 한편, 잡기 위주의 액션으로 적의 공격을 반격하고 공격 템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공격이 조금 느린 편이기는 하지만 묵직하며, 손대포의 폭발적인 이펙트와 카운터 및 잡기의 손맛이 각별한 캐릭터로 설정됐다.
클리프 / 데미안 / 웅카의 세 캐릭터는 붉은사막이 보여주는 액션의 폭을 넓힌다. 실제로 생각할 수 있는 액션은 세 캐릭터를 통해서 거의 다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나름의 매력이 있으며 비슷하면서도 다른 플레이 양상을 보여주기에 그러하다. 메인 퀘스트는 오직 클리프만이 수행할 수 있지만, 다른 퀘스트는 데미안과 웅카 모두 수행할 수 있기에 때로는 캐릭터를 바꿔서 플레이를 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오른손에 대포? 카운터 잡기? 웅카 너는 이제부터 각성 자이언트, 대포맨이다
성장은 크게 스킬 그리고 장비의 강화로 구분된다. 스킬은 트리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트리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 일단 세 개로 구분되며, 체력 / 기력 / 용기의 세 능력치마다 관련 스킬들이 자리하는 방식이다. 능력치는 스킬 포인트인 ‘어비스 아티팩트’를 이용해서 직접적인 강화가 이루어진다. 레벨 개념이 없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체력을 늘리거나 기력 및 용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적인 투자가 필요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되면 캐릭터 스킬에 투자할 포인트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보고 배우기라는 개념을 통해서 대체한다. 말 그대로 적의 공격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배운 스킬들은 별도의 포인트 투자가 없더라도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즉시 콤보의 한 축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트리 내부의 스킬들은 순서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원하는 것을 골라서 투자하면 해당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보고 배우기를 하지 않더라도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만의 공격 방식을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서 전투 스타일을 가다듬는 과정을 즐겁게 구상해볼 수 있다.

솔직히 그냥 날아 차기만 해도 재미있다
붉은사막의 전투를 더 심도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기와 방어구의 슬롯에 부착할 수 있는 ‘어비스 기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어비스 기어는 보스들이 드랍하는 무기나 방어구는 물론, 일반 몬스터 그리고 도전과제 등을 통해서 수급하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공격력이나 공격 속도 및 이동 속도 그리고 방어력 등 능력치 자체를 올려주는 효과로 추가적인 강화를 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일부 어비스 기어는 다르다. 해당 어비스 기어들은 보통 보스 무기에 달려있는데, ‘스킬의 효과를 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정 키조합이나 액션에 추가 효과가 발동되는 구조라고 이해를 하면 된다. 전진베기 이후 까마귀가 날아가서 적을 타격한다거나. 회피 베기 시에 영혼이 소환되어 주위 적을 공격하는 등의 효과들이 대표적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부가적인 효과를 더하는 어비스 기어가 ‘커맨드 중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RB+RT 입력 시에 전방으로 지면 폭발을 더하는 어비스 기어와 같은 커맨드를 사용하고 전방에 칼날 세 개를 소환하는 어비스 기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에는 RB+RT를 입력했을 때, 두 효과가 동시에 발동한다.

대략 이런 느낌. 쌍검을 쓰면 슬롯이 3X2라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다양한 어비스 기어의 조합은 전투 환경을 다시금 변화시킨다. 마지막 일격에 하늘에서 화살이 떨어지는 어비스 기어와 빛줄기가 떨어지는 어비스 기어를 조합해서 포위당할 시점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도 있으며, 패링 중심의 플레이를 선호한다면 패링 시에 주위 적을 혼란 상태로 만들어 제어하는 형태로도 구성이 가능하다. 능력치의 증가를 조금 포기한다면, 부가적인 효과들로 안정성을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붉은사막의 전투 전반을 화려하면서도 즐거운 것으로 승화시킨다. 조작이 어려운 것에 적응하는 순간,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다양한 콤보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첫 번째 장점이며, 어비스 기어를 통해서 선호하는 액션을 강화하는 플레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엔딩 이후에는 무려 여래신장... 아니, '지정신장'을 배울 수 있으니 참고
● 탐험 - 밝혀지지 않은, 알려주지 않는 것을 알아가는 것
탐험 콘텐츠에서 우선적으로 언급해야 하는 점은 붉은사막의 탐험이 어떻게 뻗어 나가는가다. 붉은사막의 탐험은 기본적으로 ‘메인 퀘스트의 진행’을 기반으로 둔다. 명확한 퀘스트 수행이 가능한 마커로 플레이어를 인도하며, 마커가 있는 지점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아주 약간 고민하도록 만든 구조임을 알 수 있다. 굵직한 목적을 몇 개 던져두고 과정은 알아서 진행하는 타이틀과는 정 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
메인 퀘스트의 진행을 기반으로 둔다는 것의 의미는 ‘자유로운 탐험이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붉은사막의 메인 스토리는 초기 구역인 에르난드로 떨어진 클리프를 조작하기 때문에 에르난드를 중심으로 뻗어나간다. 플레이어는 용병단인 회색갈기를 다시금 구성하고 각 지역의 주요 세력들과 관계를 맺은 다음, 자신들의 지역을 수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으면 옆 지역의 세력과 관계가 적대적이기 때문에 만나는 대부분의 경비병과 군단들이 대규모로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탐험이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을 할 수 있다.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 안 하면, 지역이 대충 이런 상태다. 좌하단의 미니맵을 보라. 저거 다 적이다.
그리고 필드에서 해당 구간의 보스가 나를 급습한다. 나중에 전투를 함에도 말이다. 그냥 튀는 것 말고 답이 없다
따라서 붉은사막의 탐험은 각 지역을 수복하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그 이후에 필드를 돌아다니며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 회색갈기 캠프를 발전시키고 흩어진 동료들을 모아가는 것을 중심으로 탐험의 영역을 확장한다.
탐험을 할 수 있는 거리들은 주로 퍼즐이다. 게임 내에는 고대 유적부터 지하 동굴 그리고 숨겨진 벽과 같이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이 중 일부는 사이드 퀘스트 등을 통해서 방문할 수도 있지만, 일부는 랜턴이나 무기의 빛 반사를 통해서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각각의 요소는 퍼즐을 가지고 있으며, 간단한 조작부터 복잡한 뇌지컬이 요구되는 것과 같은 퍼즐들로 채운다. 그리고 일종의 보물찾기와 같이 다뤄지는 퍼즐들도 있다.
퍼즐 요소의 보상은 스킬 포인트인 어비스 아티팩트 한 개다. 대신에 발견한 장소를 순간 이동이 가능한 웨이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어, 넓은 필드를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이점을 부여한다. 여기저기 숨겨져 있기에 발견을 하는 데에는 꽤 많은 주의력을 요구하지만, 이동 시에 시선을 돌리고 다른 길로 빠질 이유는 최소한으로 만들어 둔 상태다.

퍼즐은 간단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일면은 검은사막과 마찬가지로 ‘미지로의 모험’이라는 가치를 공유한다. 퀘스트들의 마커는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만, 퍼즐이나 발견물들은 플레이어가 탐색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가 없다. 퍼즐의 답 또한 상대적으로 어렵고 단서 까지도 숨겨두는 경우가 많아, 이것저것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전반적으로 꽤 긴 이동 동선을 가지고 있는 만큼, 풍광을 바라보면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도 나름의 즐길 거리다.
퍼즐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하늘에 있는 섬들, ‘어비스’다. 지상인 필드가 스토리 진행 및 사이드 퀘스트 그리고 발견과 탐험이라는 가치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면, 어비스는 오직 퍼즐만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메인 스토리를 따라서 보스전이 진행되는 어비스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다른 어비스로 이동해서 퍼즐을 푸는 콘텐츠를 마련해뒀다.
그렇기에 어비스는 퍼즐 콘텐츠의 총 집합과 같이 바라볼 수 있다. 어비스의 구역과 구역을 이동하는 데에서 만날 수 있는 ‘하늘길’은 일종의 플랫포밍 관점에서의 퍼즐이며, 기물을 섭리의 힘을 이용해서 잡고 부착하는 플레이는 오브젝트를 이용한 퍼즐들이다. 무언가를 잡아서 부착시키거나 이동시키는 한편, 때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루트를 이용해 탈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들이 사용된다.

초반부터 방문할 어비스는 퍼즐 콘텐츠를 위한 공간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조작을 튜토리얼에서 알려줄 뿐, 어비스 내부에서는 큰 힌트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복합적인 사고를 해야만 한다. 어떻게 해서 회로를 이을 것인지 / 회로가 중간에 끊어진 부분은 없는지 / 개발진이 상정한 정답을 잘 찾았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더불어 붉은사막은 지형을 따라서 본인의 길을 개척하는 것보다는 길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이 추천되는 편이다. 이는 게임의 콘텐츠 개방과 연결되는 측면 때문에 그러하다. 무작위로 발생하는 일부 이벤트는 대륙 곳곳에 숨어있는 ‘마녀’와 연결되는데, 마녀들은 장비에 장착하는 어비스 기어의 장착과 강화(합성)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첫 마녀는 퀘스트 진행 도중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나머지 마녀들은 플레이어가 직접 발견을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벤트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길을 따라서 배치되어 있는 편이다. 마녀를 발견하지 못하면 월드 곳곳에 있는 성소를 해방하더라도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고 퍼즐 자체도 해결이 되지 않으므로 가급적이면 길을 따라 가는 것을 추천하겠다.

스킬 포인트가 비치된 이런 장소는 일종의 웨이 포인트도 겸한다
● 생활 - 검은사막의 연장선에서
생활 콘텐츠 전반은 검은사막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아주 무리가 없이 적응이 가능한 상태다. 기본적인 생활 콘텐츠의 틀이 같아서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설명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요리 / 낚시 / 연금 / 무역 / 벌목 / 채광 / 탈것 레벨과 드리프트 / 말 길들이기 / 제작 / 노드 인력 파견과 재료 수급 / 하우징 / 재배 등 MMO에서 보여줬던 생활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을 거의 대부분 집어 넣었다.
이러한 생활 콘텐츠들은 일부는 메인 퀘스트에서 수행하도록 하여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염색과 같은 나머지 일부 생활 퀘스트는 회색갈기 캠프를 개방한 이후에 튜토리얼을 겸하는 퀘스트를 통해서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관련하여 회색갈기 캠프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내 모험을 하면서 돌아올 장소이자 일종의 거점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관련 퀘스트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는 것 이외에도 크게 두 목적으로 구분된다. 회색갈기의 금쪽이 ‘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온갖 사건사고를 마주하면서 집단의 정체성을 조금씩 설명하는 것들이 있고 다른 한편은 흩어진 회색갈기 동료들을 찾아다니고 재규합하는 퀘스트다.

회색갈기는 사실, 대부분이 금쪽이들이다. 퀘스트를 해보면 알 수 있다
회색갈기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캠프 내의 기능들이 개방되며, 보다 다양한 생활 콘텐츠로의 확장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초기에는 큰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동료들이 늘어나면서 대장간 / 무기점 / 잡화점 등 기존에는 마을을 이용해야 했던 요소들이 캠프 내의 기능으로 추가된다. 게다가 일종의 편의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회복량이 높은 요리를 동료가 판매한다거나 / 채집을 덜 해도 되도록 철광석을 30개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렇게 생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재료들을 수급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부족해지는 인벤토리의 총량은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하여 보상으로 3칸씩 증가시키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즉, 생활 콘텐츠 전반은 게임의 진척도와 어느 정도 결을 맞춰가면서 확장되고 동시에 사이드 퀘스트의 수행을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성장하는 회색갈기 캠프
이외에도 소소한 미니게임들도 존재한다. 한 번은 거쳐가게 될 투전(섰다)은 초반부터 마주하게 되는 미니게임이다. 룰은 섰다와 동일하며, 장땡은 물론이고 사기까지 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NPC가 치는 사기를 간파하거나 배울 수 있으며, 사기를 적발했을 때에는 경비원을 불러 손모가지를 오 / 함 / 마 해버리는 특유의 패러디도 들어가 있는 상태다.

구라치다 걸리면? = 피를 본다. 섰다에서 오함마가 빠지면 이제 섭하다
생활 콘텐츠 전반은 메인 스토리에서 조금 동떨어져 분리되어 있다. 어디까지나 스토리 진행에 도움을 조금 주는 부가적인 역할이며, 지역마다 있는 NPC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건물을 보수하거나 동상을 짓는 등 회색갈기의 지역 재건 활동이라는 데에 정체성을 둔다. 이와 관련해서는 ‘공헌도’라는 요소와 연관되기도 한다.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 등으로 올라가는 지역 공헌도는 검은사막의 그것과 활용처가 비슷하다. 공헌도 레벨이 올라갈수록 일종의 포인트가 레벨당 1씩 지급되는데, 이를 이용해서 모자란 부위의 방어구를 갖추거나 각 세력의 마갑을 구매하는 것과 같이 일종의 보상 체계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시간을 들일수록 더 좋은 무기와 방어구를 만나볼 수 있고 일반 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외형의 무기 및 방어구도 여기서 수급하게 된다.

초중반부 장비 수급의 원천인 공헌도
● 뭐든 다 있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 이것저것 넣었지만 교통정리가 필요해
각각의 콘텐츠들을 별개로 구분하고 이용한다는 가정 하에 본다면, 붉은사막의 면면은 나쁘지 않다. 비주얼과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모든 콘텐츠가 한 번은 시도를 했을 법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근간인 검은사막과 마찬가지로 전투 / 탐험 / 생활이라는 요소들은 게임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플레이어를 할 것들이 많은 세상으로 인도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이 게임은 사냥이 질리면 생활을 하는 샌드박스형 MMO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하나의 가치에서 메커닉과 디자인이 뻗어나가야 하는 ‘어드벤처’라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명확하게 콘텐츠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각 콘텐츠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부분의 생활 콘텐츠는 하기 귀찮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것 혹은 강제로 해야만 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게임이라는 매체에서 ‘할 것이 많다 = 좋다’는 공식은 반드시 참인 명제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왜’와 ‘어떻게’를 생각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마주할 콘텐츠들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경험으로 이어지는지. 이것이 중심에 있는 게임 플레이를 어떻게 보완하는지. 이유와 맥락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붉은사막은 이걸 했다가 저걸 했다가. 다시 다른 것을 하다가 돌아가는 과정이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거치다보면 어느 순간 플레이어는 방향성을 잃기 마련이다.
중심에 자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연관성 없이 각기 구분된 콘텐츠들이 대부분이며 그저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경험과 학습 / 응용이나 도전으로 이어지는 경험들에 균열이 시작된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플레이어들은 혼란을 마주하며, 경험을 견인하는 요소가 흐릿해지는 순간을 대면한다. 그 끝에 이르러 느끼게 된다. 앞서 언급한 전투 / 탐험 / 생활이 전부 분리되어 있음을 말이다. 이 순간부터 붉은사막은 ‘왜?’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왜? 내가? 이걸? 이라는 질문이다
● 탐험 : 일부 개념 부재 그리고 균열 - 퍼즐이 아닌 퍼즐 그리고 웨이 포인트 겸 퍼즐 등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초반에 언급했듯이 ‘레벨 디자인’이다. 오픈월드라는 넓은 무대를 사용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전투 측면에서는 각 구역마다 적들을 얼마나 강하게 설정하고 패턴이나 대응을 늘려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될테지만, 탐험 측면에 있어서는 퍼즐을 활용하는 데에 있어서의 연속성 / 메커닉의 활용 / 퍼즐의 완성도 / 관심지점 (POI, Point Of Interest)을 어떻게 배치하는지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넓은 월드를 이용하면서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대부분의 타이틀들을 이와 같은 기준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플레이어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힌트를 주지 않음에도 도전하고 공략할 수 있게 만들고. 때로는 길을 잃게 만들면서도 새로운 것들을 자연스레 발견하고. 그러면서 메인 퀘스트까지 직접적인 지시 없이 진행시키는 마법. 그것을 우리는 오픈월드의 레벨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레벨 디자인이라는 이 기준에서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를 바라보면?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 퍼즐과 모험 측면에서의 콘텐츠 배치는 명백히 편중되어 있다. 난이도가 높아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설계가 퍼즐이 아닐 때도 있다. 후반부로 들어갈수록 퍼즐의 숫자는 줄어들고 어느 한 콘텐츠가 퍼즐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탐험 또한 관심지점의 전무함으로 인해 플레이어의 그 어떤 호기심조차 이끌어내지 못한다.

넓디넓은 대륙이지만... 막상 잘 채워져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우선 퍼즐의 정의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하고자 한다. 액션 어드벤처에서의 퍼즐이란 플레이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메커닉을 이용해서 - 과제를 풀어내고 - 보상과 달성감을 얻는 콘텐츠로 정의할 수 있다. 레벨 디자인과 동선 측면에서 활용하자면 그 자리에서 직관적으로 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점진적으로 메커닉을 비틀거나 창발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남기면서 플레이의 경험을 몇 배는 끌어올린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붉은사막의 퍼즐을 보자면, ‘퍼즐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퍼즐이 아닌 것 / 플레이어의 지식이나 신체 또는 감각을 시험하는 형태 / 진짜 퍼즐 (대신에 문화적 맥락이 필요한)’까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퍼즐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퍼즐이 아닌 것’은 말 그대로다. 퍼즐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메커닉이나 플레이어의 발상이 아니라 정보다. 퍼즐 자체는 간단하다. 근처에 있는 판을 돌리고 정해진 그림을 맞추면 되는 것이다. 이게 3개~4개 정도가 한 구역에 배치되어 있다. 문제는 단서다. 근처에 해당 판을 어떻게 돌려야 정상적인 각도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벽화에 지도가 그려져 있고 일부 장소에 체크 표시가 되어 있을 뿐이다.
즉, 플레이어는 퍼즐이 있는 장소를 개방하는 데에 한 번. 퍼즐 풀이 방법을 인지하는 데에 한 번. 단서를 벽에서 찾는 데에 한 번이라는 사고 구조를 겪는다. 어떻게 단서에 적힌 장소를 추측하고 가보면? 절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라면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걸 찾으러 이동하는 것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뛰어가서 벽화를 세 개를 보고 기억하고 다시 돌리는 구성
자,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해당 지역은 주인공 클리프의 거점 근처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게임은 퍼즐을 풀어 냈을 때, 그 장소가 빠른 이동이 가능한 웨이포인트가 된다. 몇 시간을 더 들여서 단서를 찾을 정도로 흥미를 가진 것이 아니기에 자연스레 포기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이득이다. 조금 멀리 떨어진 장소로 빠른 이동을 하면 되는 것이니까.
심지어 같은 유형의 수수께끼는 각 지역마다 한 두개씩 자리하고 있다. 내부에는 함정 발판이나 던전식 줄타기 등의 이동이 포함되어 있지만, 결국에 하는 것은 같다. 그려진 그 지역의 지도를 보고 어디인지 파악하고 단서를 얻는 보물찾기다. 그걸 수행하지 못한다면? 해당 웨이 포인트는 영원히 개방할 수 없다. 메커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창발적인 시행착오나 다양한 행위들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것은 명백하게 액션 어드벤처의 퍼즐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저 보물찾기 또는 수수께끼와 같은 풀이 방법을 가지는 콘텐츠다. 실제로 그림을 보고 장소를 찾는 보물찾기도 마련되어 있다. 답을 찾지 못한다면 영원히 시간만을 낭비하는 형태가 된다. 시행착오를 하기도 벅차며, 보상도 어차피 예상되기에 (대부분이 스킬 포인트이고 추가적인 탐험 지역을 몇 개 표시하는 정도이므로) 때로는 포기하는 것이 나은 존재로 자리를 잡는다. 웨이 포인트가 없더라도 말이다.
정말 그나마 다행인 점은 후반부 지역으로 갈수록 웨이 포인트 지점에 퍼즐이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퍼즐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빠른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탐험 자체의 쾌적도가 올라간다. 퍼즐 풀이와 발견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퍼즐이 빠진 것이 오히려 즐겁다는 모순적인 결론이 성립하는 것이다.

사실 특유의 광원 효과 때문에 잘 안보이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플레이어의 지식이나 신체 또는 감각을 시험하는 형태’다. 이 구성은 꽤나 당혹스럽다. 이러한 퍼즐은 주요 목표 또는 웨이 포인트 보다는 금고를 여는 미니 퍼즐에서 볼 수 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측의 톱니를 돌리면 음악이 재생 - 다시 금고 정면을 보면 피아노 버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 반복적으로 들리는 음을 듣고 - 해당 음계를 건반으로 정확하게 연주’ 하는 구성이다. 이것 또한 명백하게 ‘좋은 퍼즐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개인의 신체 또는 감각 능력에 따라서 너무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커닉은 명확하지만 그 메커닉이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능력을 활용하는 기괴한 구성이다. 말이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음악적 소양이 없기에 수많은 시도를 했지만 전부 오답이었다.
해당 금고를 열기 위해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음계를 파악했고 그제서야 금고 문 하나를 딸 수 있었다. 안에 뭐 들어가 있는 것이 없는데 왜 여느냐? 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퀘스트는 아니더라도 저택 지하에 들어가 새로운 무기를 얻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나름 유의미한 보상을 인간의 재능을 요구하는 퍼즐로 막아둔 셈이다. 음악적 재능이 없었다면 포기했을 보상이다.
다른 금고 퍼즐은 그저 휠을 돌려서 그림을 맞춘다거나. 실제 금고처럼 회전하는 접합부에 실린더를 미세조정해서 맞추는 등 명확하고 인지 가능한 메커닉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이 퍼즐만이 괴상한 조건을 요구한다. 누군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음악 퍼즐을 넣는다는 것 자체에만 생각했던 것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농담 아니고 음악적 소양이 없다면, 음을 듣고 음계를 알 수 없다면 이건 풀지 못한다. 진짜 피아노를 쳐야 되서다
세 번째는 ‘진짜 퍼즐’이다. 말 그대로 퍼즐이라는 과제를 그 자리에서 인지하고 플레이어가 고민하거나 시행착오 끝에 도달하는 퍼즐을 의미한다. 해당 퍼즐들은 나름 구성이 잘 되어 있고 규칙 또한 명확하다. 바닥에 있는 블록을 당기거나 밀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 / 옆에 있는 단서를 보고 각 판의 높낮이를 맞추는 것 / 버튼을 특정 순서대로 눌러서 전력을 연결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퍼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게임 초반에 보여줬던 팔을 뻗어 무언가를 조정한다거나 / 염력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것과 같은 메커닉은 단 1회 정도씩만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초반부만 지나가더라도 주요 퍼즐들에 클리프가 가지고 있는 ‘섭리의 힘’ 메커닉은 일절 사용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명확한 답이 존재한다. ‘다른 캐릭터가 섭리의 힘(A.K.A 가제트팔)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다.

보통은 섭리의 힘 가제트 팔로 당기면 되는 것 아닌가? 싶은 요소들이 수두룩하다. 예시의 이 퍼즐은 뛰어 매달린 다음, 저걸 내릴 수만 있다
즉, 붉은사막 필드에 배치되어 있는 진짜 퍼즐들은 모든 캐릭터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메커닉을 기준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 하나의 캐릭터만 조작이 가능한 필드 퍼즐이라는 것은 존재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진은 기껏 만든 오브젝트의 원격 조작이라는 기능이 퍼즐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외에는 클리프의 관련 전투 스킬이나 클리프로만 진행하는 메인 퀘스트에서 간간히 요구될 뿐이다. 결과적으로 진짜 퍼즐은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클리프의 메커닉 자체를 해체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규칙이자 룰인 메커닉이 근본적으로 망가지는 지점이다.
그럼 남은 진짜 퍼즐의 해결 메커닉은 무엇이 있을까. 앞서 언급한 ‘블록을 당기거나 밀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을 떠올려보자. 이 때까지 클리프로 플레이를 하면서 든 생각은 이것이지 않을까 싶다. ‘블록을 당긴다고 하면, 섭리의 힘을 뻗어서 잡고 - 조작하기를 누르고 - 당겨오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말했듯이 이건 안 된다. 다른 조작 캐릭터도 퍼즐을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래서 개발진은 새로운 방법을 선택했다. 퍼즐 블럭을 ‘찌르기로 찔러서 - 꽂은 상태를 유지하고 블럭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클리프로 조작을 함에도 이와 같은 방법만이 해결 수단으로 작동한다. 여기에는 현 세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가 갖추면 좋을 덕목 중 하나인 ‘창발성이 부재한’ 결과물로 이어진다. 규칙이 되는 메커닉이 방향을 잃고 흔들리기 때문이며, 다른 방법을 용납할 여유조차 없어서다. 퍼즐이라 부를 수 있는 퍼즐들은 대부분이 이런 식이며, 사전에 정해진 완벽한 답만을 요구하는 형태다. 그리고 머리를 쓰는 어려움보다는 조작감과 수행 방법으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

섭리의 힘 팔을 내버려두고 왜 칼을 찔러서 끌어 당겨야만 하는가. 왜?
메인 퀘스트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퍼즐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다. 클리프로 진행해야 되는 해당 퍼즐은 이전에도 몇 차례 겪었을 풀이법이다. ‘한 버튼을 누르면 다른 쪽이 올라오는 버튼을 순서를 잘 생각해서 모두 눌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단지 그 숫자가 많다. 그리고 어비스에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떨어지면 지상으로 추락 - 재시작 불가 (리뷰 중 패치로 어느 정도 해결됨) - 지상 착지 후 다시 어비스로 이동 - 퍼즐을 0부터 다시 도전 - 이하 반복이라는 구조가 나온다.
문제는 버튼을 누르는 행위인 ‘지정타’가 플레이어 캐릭터인 클리프를 ‘타격 반대방향으로 밀어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좁은 발판에서 지정타를 버튼에 날리면 무조건 아래로 떨어진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했을 때, 플레이어는 몇 개의 답을 내놓을 수 있다.
1. 안전한 위치에서 섭리의 힘으로 팔을 뻗은 다음, 원격 지정타를 날리기 (자주 썼던 것)
2. 집중 모드 이후 지정타 버튼을 길게 눌러서 멀리까지 타격을 전하기 (이것도 자주 씀)
3. 버튼에 메달려서 잡기버튼을 누르고 지정타 버튼으로 타격하기 (잘 안씀)
이 세 가지 답 중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오직 3번 뿐이다. 버튼에 매달리고 잡기 버튼으로 버티기를 하고 지정타를 날려서 날아가지 않는 것이다. 팔을 뻗어서 타격하는 원격 지정타나 심부를 노리는 집중모드 지정타는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 상황이다. 어떤 버튼은 저걸로 눌리지만, 또 어떤 버튼은 안 눌린다. 기준이 없다.

메인 퀘스트에서 만날 수 있는 힘겨운 퍼즐의 대표격이 될 것이다
섭리의 힘을 이용한 원격 지정타를 날린다는 행위는 각도 계산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겠으나, 각도도 어느 정도 맞췄음에도 정확하지 않아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따라서 저 퍼즐은 보스전보다 까다로우며 버티기 - 지정타를 떠올리기 전까지 그저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된다. (※주: 중간 패치를 통해서 어비스에서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다. 다만, 이 경우 탈출 기능의 변용이며 해당 구역의 어비스 포인트로 돌아가는 기능이다. 퍼즐 진행은 초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붉은사막의 퍼즐들은 창발적인 발상을 노린다기 보다는 개발진이 의도한 명백한 정답을 요구한다. 대략 이렇게 하면 새롭게 퍼즐을 클리어할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은 창발적인 발상은 통하지 않는다. 빛 반사 퍼즐과 같은 형태도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거울이 자리해야 한다. 틀린 거울이 있을 경우 빛 자체를 반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예측 불가능한 창발적 시도와 결과물을 게임 내에 수용하지 않고자 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진짜 퍼즐의 개별적인 완성도 또한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방식의 해결법을 용납하지 않는 형태이기도 하고 애초에 플레이어 캐릭터의 모든 메커닉을 활용하지도 않는다. 이미 캐릭터에 당길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함에도 일일이 몸을 써서 무게로 패널을 내린다거나 / 마차를 미는 것도 몸을 쓴다거나 하는 모습은 이 섭리의 힘이라는 기능 자체가 ‘너무도 한정적인 오브젝트만을 대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게 만든다. 때로는 이 기능의 존재 가치를 의심할 정도로 말이다.

보면 알겠지만, 반사를 해야 하는데 반사를 안 한다. 왜?
다음으로 퍼즐의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이해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오목의 룰을 활용한 퍼즐이 대표적이다. 흰돌이나 검은 돌을 다섯 개가 일렬이 되는 위치에 놓으면 풀리고 보상이 나온다. 간단하다. 문제는 이게 우리가 오목이라는 놀이의 룰을 알고 있기에 간단한 것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힌트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오목 룰을 모른다면? 오셀로라고 생각한다면? 바둑이라고 생각한다면? 바둑판에 놓인 포석들은 어떠한 단서도 되지 못한다. 즉시 이 퍼즐은 바로 미궁에 빠지기 마련이다. 글로벌 발매 타이틀임에도 이러하다.

오목을 알면 직관적이지만... 모른다면?
퍼즐과는 별개로 ‘관심지점’을 배치하는 방법이나 눈에 띄도록 만드는 방법 또한 투박하다. 이것은 퀘스트 및 플레이의 동선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으며, 게임의 구조적인 문제 또는 불편함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는 지점이다. 관련해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붉은사막의 관심지점은 무조건 높은 곳을 활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잠시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를 받는 동종 장르 타이틀들의 관심지점 활용법을 떠올려보자. 게임 디자인 및 레벨 디자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관심지점을 두는 이유는 단순히 콘텐츠를 필드에 배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어의 동선을 유도한다는 목적이 있으며, 여기에 맞춰 콘텐츠를 배치하고 활용하면서 플레이어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레벨 디자인의 영역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형을 추가 및 변경하기도 하고 길을 꺾도록 만들거나. 플레이어의 시야에 자연스레 무언가 눈에 띌 수 있도록 곳곳에 배치를 하기도 한다. 그 문법 하나를 만드는 데에만 많은 사람들이 고심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빛을 반사시키고 관심지점을 드러낸다는 발상 자체는 좋다
붉은사막의 경우 이 관심지점의 활용도는 투박하거나 부족하다는 평을 내릴 수 있다. 왜 그러한가? 시야의 확보가 항상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구조상으로 붉은사막의 관심지점은 랜턴을 켜서 빛나는 부분을 찾는 것 / 칼의 빛을 반사시켜서 확인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둘 다 빛이며, 직선으로 화면에 꽂히는 것이다. 두 행위를 거쳐서 직접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관심지점을 인지하기조차 어렵다. 웨이 포인트는 물론 퍼즐 / 봉인된 어비스 아티팩트 등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마련이다. 물음표로 대략적인 지역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근처에 갈 일 조차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어긋난 설계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관심지점을 활용해서 플레이어의 동선과 경험을 유도하는 디자인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편적인 마커를 특정 기능이 대체했을 뿐이다. 그마저도 건물이나 지형에 가리거나 / 주요 포인트들이 멀리 있거나 / 빛의 광량에 따라서 인지할 수 없는 등 근본적인 인지의 문제도 있다. 멀리서 뭐가 있는지 빛을 비추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것은 절대로 좋은 설계가 아니다. 게다가 밤에는 시야가 제한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문제는 지형이다. 스크린샷 기준으로 놀랍게도 바로 위에 웨이 포인트가 있다. 빛이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오지 않는다
긴 이동 거리를 어떠한 것으로 채울 것인가? 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꽤 많은 구간들이 긴 시간 이동을 함에도 전투나 이벤트 조차 만나볼 수 없다. 실제로 메인 퀘스트 중에는 도시에서 퀘스트 목적지로 1.6KM를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이벤트나 퀘스트와 같은 별도의 경험을 할 수 없다. 그저 시선을 돌리는 경험도 없이 긴 거리를 달려나갈 뿐이다. 그리고 다시 또 1.4KM를 이동시키는데 이 때에는 이리저리 칼을 비춰보면서 웨이 포인트 한 개를 발견했을 뿐이다. 실제 플레이 시간으로는 40분에서 1시간 정도 였음에도 경험적으로 누적된 것은 웨이 포인트 단 한 개 뿐이다.
후반부 지역에서 퍼즐이 줄어든 것은 조금 의아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탐험 측면에서 동굴을 찾는다거나, 모르는 적을 찾는 경험이나 적을 제압하는 경험이 초반부 대비 적다. 대신에 지상에 있어야 하는 퍼즐들은 전부 하늘인 어비스로 가버렸으며, 어비스가 길어지고 지상은 퍼즐 대신 웨이 포인트만 존재하는 상황이 됐다.

붉은색 점선이 이동 동선이다. 현실 시간 기준으로 40분 조금 넘었고 그 사이에 한 것은 웨이 포인트 단 한 개를 발견한 것 뿐
때때로 플레이어가 어떠한 유적을 발견하고 여기에 있는 퍼즐을 풀었음에도 다른 웨이 포인트를 이용했을 때 리셋이 되는 사례도 있다. 퍼즐을 풀고 거대한 유적을 하늘로 띄웠지만, 나오는 이벤트나 보상 조차 없었으며 웨이 포인트를 타고 나서는 다시 유적이 안으로 내려오는 상황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아마도 특정 퀘스트가 트리거로 작동해야만 제대로 고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버그거나)
그러나 어떤 퀘스트가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심지어 곳곳에 있는 '성소'들은 마녀 관련 퀘스트를 진행하기 전에는 퍼즐이 해결조차 불가능하다. 해도 작동을 안 하며, 마녀의 집은 퀘스트를 수행하기 전에는 비어 있다. 길을 가다가 이벤트가 진행되기 전에는 마녀를 만나볼 수도 없는데, 길을 따라서 이동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마녀를 한 명만 보고 게임 엔딩까지 도달하는 상황도 나온다. 즉, 필연적으로 수행을 할 수도 없고 / 수행을 해도 의미가 없는 콘텐츠들이 나오는 셈이다. 지금 해도 어차피 해결도 안되고 나중에 마녀를 만나고 나서 또 리셋이 되니까.
콘텐츠 설명 및 장점 부분에서 언급한 것이기도 하지만, 붉은사막은 철저하게 메인 스토리 이후에 각 지역을 탐사하는 타이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로이 갈 수 있지만, 메인 스토리를 하지 않으면 애로사항이 상당하다. 스토리 진행 이전에는 사실상 제한이 걸린 상태이고 스토리 진행 이후에는 전투와 이벤트가 부족한 양면적인 필드 활용이다.
결국 붉은사막의 탐험은 나름 준수한 퀄리티의 결과물과 시도들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콘텐츠의 배치와 활용 측면에서 균열이 심한 타이틀이다. 각각의 결과물을 분명히 나쁘지 않다. 하지만 곰곰히 살펴보면 의문이 남는다. 왜 클리프의 주요 메커닉은 지상 퍼즐에서 아예 사용할 수 없는지 / 후반부에는 지상의 동굴이나 퍼즐이 줄어들었는지 (편하기는 하다만) / 관심지점을 활용한 레벨 디자인은 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지. 거의 모든 지점에서 의문이 들게 만든다.

일부 퍼즐은 메인 퀘스트 이전에는 이용할 수 없기도 하다
● 전투 : 전투 경험 및 육성 전반 - 장비 강화와 캐릭터 성장 중 택 1. 농담 아니다
중요한 부분이기에 먼저 언급을 하자면 ‘특정 단계부터 장비 강화(담금질) 시에는 스킬 포인트인 어비스 아티팩트가 들어간다’는 점이 악순환을 낳는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이는 크게 두 지점에서 문제가 된다. 새로운 장비의 획득 이후 사용 여부를 결정할 때. 그리고 장비 강화와 성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점에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장비 강화와 성장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라는 말과 같으며, 필연적으로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된다. 게다가 붉은사막에는 조작 캐릭터가 주인공인 클리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비의 강화도 스킬 육성도 별개다. 스킬과 능력치 육성 시에는 더 많은 어비스 아티팩트가 소모되기에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반드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고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무기를 얻더라도 의미가 없다. 답이 간단해서다. 새로운 무기를 습득하고 사용하고자 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서 강화한 무기를 버릴 것인가? 어비스 기어를 열기 위해 막대한 실버를 소모한 무기를 버릴 것인가? 심지어 능력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장비들을 완전히 새로이 육성할 것인가? 결국 스킬이나 능력치를 강화하는 어비스 기어를 장착하기 위한 보관용일 뿐, 대부분의 무기는 지금까지 강화한 것을 포기할 만큼의 명쾌한 유의미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플레이어의 선택은 장비를 강화해서 방어력이나 공격력을 확보할 것인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클리프의 스킬을 올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캐릭터에게 투자할 것인지 정도가 자리한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라면 여기서 ‘클리프의 장비 또는 스킬 및 능력치’에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기 마련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체력과 용기 그리고 기력은 공유한다는 점 정도다.
게다가 웅카와 데미안 두 캐릭터는 시나리오 상 조작이 불가능한 시점이 꽤 길고 메인 스토리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아예 전환이 안 된다) 합류를 했음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스킬 투자는 가능하다. 이 불안정성 때문이라도 필연적으로 메인 스토리 진행 중에는 투자를 하지 않기 마련이다.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알 수 없으니까.

붉은사막은 독특한 스킬트리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클리프를 플레이 가능한 대상으로만 한다면 본질적인 물음을 던져볼 수 있다. ‘누가 보더라도 지금 다른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자원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무의미할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인데, 왜 조작 캐릭터를 이 시점에 추가했는가?’라는 질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에는 답은 없었다. 그저 보여줄 것들이 많았다는 추측만 가능했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캐릭터는 같은 메커닉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단적으로 웅카는 처음으로 플레이 캐릭터가 되었을 때, 활강 시스템이 없다. 일일이 걸어서 내려가거나 일부러 절벽에서 떨어진 다음 가까운 부활 포인트에서 부활하기를 기도해야 한다. 웅카의 활강 관련 아이템(트레일러 영상의 로켓팩이다) 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다시 클리프로 조작이 돌아올 때이며, 이 시점에서 웅카의 전환은 관련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 전까지 웅카의 활강을 위한 아이템은 인벤토리의 한 칸을 계속해서 차지하고 있다. 대체 왜? 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보스와의 경험은 개별로 보면 나쁘지는 않다. 나름대로 고심한 패턴들이 있고 플레이어의 숙련된 조작을 요구하고 있다. 액션 자체는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콤보를 고심해서 수행하고 공격을 피하며, 끝까지 도달하는 경험 자체는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 었을지도 모른다. 액션 자체는 괜찮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반 몬스터의 숫자는 너무 많아서 어지러우며, 보스전은 후반부로 갈수록 미친듯한 전투 피로도와 함께 플레이어의 집중력의 한계를 시험한다.

반대로 기믹형 보스는 아주 편안하게 공략할 수 있다. 너프를 먹은 돌멘게 시리즈가 대표적
붉은사막의 보스전은 흐름 그 자체만으로 보자면, 한 구역을 플레이하고 최종적으로 만나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흐름 자체에서 나오는 피로도다. 11챕터의 예를 들어보자. 퀘스트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지상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서 만나는 적들의 수는 무척이나 많다. 미니맵 전체가 붉은 색으로 점칠될 정도다.
플레이어는 마치 관우처럼 이들을 다 뚫고 지나가야 한다. 관문을 해방하는 것은 적 1당 점령 퍼센트가 크게 줄어들어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그 관문이 네 개이고 길을 따라 올라갈수록 잡아야 하는 적의 수도 증가한다. 하늘에는 기계 잠자리가 떠다니면서 나를 사격하고 지상에서는 깡통 로봇들이 내 목숨을 노린다. 어찌저찌 최종 거점에 이르면 못해도 100여마리는 잡아내야만 점령도가 0으로 줄어들고 보스가 등장한다. 사망하면 다시 거쳐온 길을 뚫어야 하기에 긴장감의 연속이다.
또한 이 구간은 보스를 클리어 해야만 퀘스트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에 무조건 보스를 포함한 다수의 적들을 잡아야 한다. (퀘스트 아이템만 가지고 튀는 것이 안 된다는 의미다) 이 전반적인 과정은 느긋하게 1시간 반 정도이며, 보스전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간에 쉬는 타이밍도 주어지지 않는다. 무쌍과 같은 호쾌함이라면 다행이었겠지만, 일반 몬스터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도 몇 번의 칼질과 패링 그리고 지정타를 날려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수백번 반복한다.

대부분의 퀘스트가 이런 식이라고 보면 된다. 관문을 돌파해서 적을 다 잡고 보스를 만나고 클리어
장시간 그리고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경험은 실망감을 안긴다. 메인 스토리 내내. 그리고 일부 사이드 퀘스트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초반부에 만날 수 있는 채석장 탈환 퀘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퀘스트에서 적 한 마리를 잡는다면, 점령도가 0.5%가 줄어든다. (다른 퀘스트에서는 0.3%가 줄어드는 것까지 봤다) 즉, 단순 계산 상으로 200마리를 잡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채석장 내부는 그 정도로 넓지 않기 때문에 적 200마리가 한 번에 들어갈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200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적이 무한 리젠된다’. 어디선가 적이 보충되어 달려오며, 플레이어는 이를 상대하면서 점령도를 줄인다. 좌측에 있는 해방 목표들이 달성되면 추가적인 점령도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가 있다. 이 건물들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플레이어가 알 수 없다. 이것 또한 레벨 디자인의 부재와 거기서 나오는 허탈감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이런 경우 액션 어드밴처라면 100%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한 리젠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선은 플레이어가 정찰을 통해서 해당 지역의 정보를 습득하도록 유도하거나 각 건물의 위치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플레이 흐름을 설계한다. 그 뒤에는 이제 플레이어의 몫이다. 적을 모두 잡아서 점령도를 0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건물을 점령해서 효율적으로 진행을 할 것인지다.
이걸 위해서 점령지의 공간 구조도 손을 본다. 진입로를 설계하고 적의 배치도 다시금 설계하는 과정을 거치며 공간 자체를 하나의 흐름을 가진 경험을 위한 장소로 만든다. 하지만 붉은사막은 이러한 경험을 위한 그 어떠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저 전투만을 하도록 유도한다. 전투 자체는 재미있지만, 이 정도 길이와 수준이 된다면 피로감이 먼저 나오기 마련이다.

가장 먼저 무한젠을 보게 될 채석장 관련 퀘스트. 무서운 것은 이게 시작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건물을 찾아서 주위 적들을 제거했다고 가정하자. 앞에서 언급했듯이 ‘점령을 할 때까지 적이 무한 재생성’이다. 금세 또 채워진다. 의미가 없다. 점령도가 0%가 되었다면 보스전으로 이동하여 추가적인 진행을 하게 되며, 보스를 잡아야만 오롯이 지역이 점령되는 구조다. 반대로 보스를 먼저 잡았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해방이 되지 않아 결국에는 주위 적들을 잡아서 점령도를 0%로 만들어야 한다. 어찌됐거나 200마리는 잡아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높은 확률로 사망을 경험할 것이다. 적들이 다수라서 유지력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채석장 곳곳에 폭탄통이 배치되어 있어서다. 이런 공간적 특성 때문에 RKO를 잘못 걸었다간 폭발과 함께 100% 사망한다. 사망을 한 이후 부활을 했다면? 축하한다. 다행히 점령도는 줄어들지 않았지만 당신이 잡았던 적들은 원래 봤던 위치 그대로 다시 재생성이 되어 있다. 결국 체력 회복 아이템도 아까우니 그냥 싸우다 죽어가면서 점령도를 깎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된다. 뭐하러 버티며 전투를 하는가? 적도 리젠되면 나도 부활위치에서 다시 나오면 그만이다.
여기서 대체 왜 한정된 공간을 긴 시간 몬스터를 잡는 행위로 점칠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전투의 전체 길이와 거기서 얻는 피로감을 고려한 배치가 없다는 점은 게임 시작부터 최종까지 전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질병과 같다. 각각의 요소들이 너무도 길며, 그럼에도 큰 의미를 보여주지 못한다.

RKO는 범위 타격을 가지고 있다. 주위 폭발물에 주의하자
사실 이렇게 된 데에 이유는 있다. 다른 조작 캐릭터이자 소환 가능한 동료인 ‘웅카 / 데미안’의 성장을 넉넉하게 만들기 위한 요인이다. 붉은사막에서 스킬 포인트를 담당하는 아티팩트는 일종의 경험치 누적을 통해서 수급이 가능하다. 미니맵 좌측에 게이지가 꽉 차면, 아티팩트가 하나 지급되는 규칙을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유지한다. 즉, 이 게임은 레벨 개념이 없지만 어떻게 보면 레벨 개념을 대신하는 게이지가 있다.
웅카와 데미안은 클리프와 체력 / 기력 / 용기까지 세 개의 능력치 투자를 공유한다. 대신에 이들의 나머지 스킬들은 별도의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나머지 두 캐릭터의 스킬을 제대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선택지는 두 가지다.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능력치 관련 투자 또는 강화에 들어갈 아티팩트를 포기하고 스킬 레벨에 투자를 하거나 / 방금 언급한 것처럼 닥사를 통한 아티팩트 게이지를 채워서 수급하는 방법이 있다.
탐험 콘텐츠의 퍼즐을 풀어서 아티팩트를 얻어도 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은 당연히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웅카와 데미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중반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시기인데 이 즈음부터 탐험하는 지역에는 필드 내 퍼즐의 빈도가 줄어들어 있다. 역설적이게도 후반부로 들어갈수록 퍼즐을 통한 웨이 포인트 대신 그냥 웨이 포인트가 바로 제시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거점 공략 / 전쟁 / 보스전의 연속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게이지 100% 달성과 보스전을 통한 수급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 즈음 되면 '아 다 썰어버려야지'보다 '이걸 어쩌냐...'라는 감정이 먼저 나오게 된다
한편으로 웅카와 데미안의 스킬도 보고 배우기 시스템을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도 할 수 있다. 좋은 발상이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 하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웅카와 데미안도 보고 배우기를 통해서 스킬을 습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떤 적에게서 배우게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배우기 전에 보스를 잡아내거나 / 어떠한 이유로 스킬을 보더라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3회 정도 적이 시전하는 것을 보아야 하는데.. 이 사이에 적을 잡아버렸거나 실패를 했다면 배울 수가 없다. 실제로 클리프로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못 배운 스킬들이 있다. 어차피 중간 단계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스킬이 존재하더라도 다 육성을 하고자 한다면 스킬 포인트를 배웠어도 투자를 해야 한다. 배운 스킬이 스킬 2레벨에 배치되어 있다면, 3레벨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어차피 세 번 스킬을 레벨업 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보고 배우기 스킬은 초기화를 하더라도 유지되는 것 말고는 큰 의미가 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 두 캐릭터들로 반드시 플레이를 해야 하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클리프의 전투 스타일에 몇 십 시간을 들여서 적응을 마쳤다면, 이제 한시간 이내에 각 캐릭터에 적응하고 보스전까지 진행해야 하는 구성이다. 조작법 자체는 일부 공유하기는 하지만, 캐릭터마다 중점으로 두는 경험이 다르게 설계되어 있기에 아주 어려운 도전과 같이 받아들여진다. (농담이 아니고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강화도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재료를 모아 강화를 하거나 / 개인의 컨트롤을 믿고 될 때까지 도전하는 정도가 해법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로 클리어를 했다)

웅카는 후반부 합류라 장비가 강화라도 되어 있다. 초반 합류하는 데미안이 문제다
이러한 전투 경험 전반은 탈것을 사용하는 전투와 보스전 전반에서는 기대감과 맞물려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드래곤인 블랙스타에 탑승해서 진행하는 미션이 대표적인 예다. 마지막인 12챕터 시작부터 주어지는 해당 미션은 차라리 보스전이 낫겠다 싶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준다.
드래곤을 타고 멋지게 요새를 파괴하는 것을 상상했는가? 그런건 붉은사막의 메인 스토리에서는 없다. 블랙스타의 조작감은 그리 좋지 못하며, 고도 상승 키도 존재하지 않아 쏟아지는 적의 포화를 피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전투 범위 제한과 포대 근처의 투명벽까지 존재하므로 이동 자체가 한정된다. 심지어 파괴 목표인 포대들은 높은 체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카타르시스를 보여주고 해소할 수 있는 순간임에도 붉은사막은 플레이어를 긴장감과 스트레스 속으로 밀어넣는다. 심지어 해당 미션에서 블랙스타를 타고 전투를 진행하다, 실패하고 재시작이 아닌 ‘포기’를 선택했을 때에는? 블랙스타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마주해야 한다. (현실시간 30분) 다시 도전을 하고 싶어도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30분이라는 쿨타임은 일반 필드 탐험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소환 시간이 끝나면, 무조건 현실 시간 기준으로 30분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을 위를 드래곤을 타고 나는 순간, 플레이어는 강제로 하차할 때도 있다. 드래곤이 마을 위를 날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각 지역 대도시가 아니라 ~마을 이라고 붙은 지역 모두를 포함한다.


로봇은 단편적으로만 활용되고 드래곤인 블랙스타는 쿨타임이 30분 정도 존재한다. 제한적 사용이다
보스전의 경우, 메인 스토리의 후반부로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진다. 말 그대로 보스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최종전의 경우에는 3연전을 진행하게 되는데, 첫 번째 보스는 페이즈가 세 개 (페이즈마다 체력이 100%로 시작함) - 두 번째 보스는 페이즈가 두 개 (마찬가지로 페이즈 전환시 체력 100%) - 세 번째 최종 보스 구성 (1페이즈만)까지 도합 여섯 번의 전투가 쉬는 타이밍 없이 오직 한달음에 진행된다. 중간 연출 정도가 플레이어의 조작과 긴장감이 풀어지는 시간이다.
여기서 카타르시스같은 감정은 없다. 말 그대로 진이 빠지며 피로감이 앞선 다음, 게임을 종료하고 싶어질 뿐이다. 최종 보스에서 부득이하게 게임이 종료되었을 경우-실제로 경험한 것인데, 버그로 인해 최종 보스전 수행 자체가 불가능했고 게임을 재시작할 수밖에 없었다-에는 그나마 다행히도 두 번째 보스전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이렇게 길고 어지러운 전투 경험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유지력을 책임지는 것은 ‘음식’이다. 플레이어는 무조건적으로 음식을 많이 들고 다닐 수밖에 없으며, 인벤토리의 대부분을 체력 회복용 아이템으로 채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체력을 올렸더라도 보스의 공격은 제대로 설계가 되어있지 않다. 같은 챕터에서 만나는 보스라도 누구는 몇 방을 버티는 공격력을 / 다른 누구는 세 번쯤 맞으면 사망하는 공격을 시도한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학습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클리어 시에도 새로운 능력을 배우는 것도 몇 개 없고 그리 유용하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저 음식을 잘 챙기고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 정도다.


최종 보스를 넣을 순 없으니 이걸로 대체한다. 딱밤 두세대 맞으면 바로 황천 보내는 고우키도 있다.
해당 챕터 퀘스트는 동시에 세 개가 나오고, 나머지는 할 만하다. 이 정도는 아니다. 얘 혼자서 스트리트 파이터 중이다
사실 이것은 ‘고장난 전투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액션 어드벤처 혹은 다른 전투 중심 타이틀과 비교를 해봐도 말이 안 된다.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부재하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물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레벨 디자인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좋다. 보스전 관련해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 점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보스전에 돌입하는 플레이어의 성장 상태는 어떠한가 (레벨 디자인을 통해 성장을 유도했는가)
1-1. 플레이어가 도전하는 상태의 최소치 기준을 어느 정도로 설정했는가
2. 특정 기믹이 필요할 경우 이를 인지시켰는가 (학습 곡선이나 설계는 준수했는가)
3. 약점을 가지고 있을 경우 도전하는 플레이어가 이를 인지할 수 있는가
4. 패턴은 앞선 조건들에 맞춰서 디자인이 되어 있는가
5. 플레이어의 실수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는 어느 정도를 상정했는가 (체력 회복템 등)
6. 실패했을 경우 보완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가
보스전은 이러한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전투 경험의 핵심과도 같은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은사막은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붉은사막은 여기서 6번을 제외하고 제대로 갖춰둔 것이 없다. 레벨 디자인은 지속적으로 언급했듯이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플레이어의 성장은 장비와 캐릭터의 양자택일로 인해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메커닉을 제공하고 비트는 레벨 디자인도 없고 퍼즐과 전투가 별개의 층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이 따로 논다.
후반부로 갈수록 패턴은 플레이어의 성장 상태를 상정하지 않고 구성된 것처럼 느껴지며 적의 약점이나 공격을 회피하는 타이밍도 여러모로 알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 어떤 패턴은 지정타로 차단이 되는데, 또 어떤 것은 안 된다. 같은 붉은색 인디케이터임에도 말이다. 게다가 적의 공격이 화려하게 쏟아지기 때문에 역광으로 인한 화면의 암전도 문제가 된다. (이건 검은사막도 비슷한 이슈가 있다)

마관광살포? 오케이. 그런데 3회 연속은 선 넘었지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보스전을 디자인하고자 한다면? 게임 내의 보스전 대부분은 다시 설계해야 한다. 플레이어의 체력 회복 수단이 적다면, 거기에 맞춰서 피해량을 조절하고 - 패턴 또한 조절하고 - 메리트와 디메리트를 부여해 공략을 할 수 있는 복잡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플레이어의 체력 회복이 다수의 음식을 통해서 가능하도록 전제를 삼고 있다.
따라서 섬세한 설계와 조정은 필요가 없어졌다. 다소 불합리해도 회복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패턴은 성장 최소치를 고려하거나 상정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며, 같은 챕터임에도 처음 만나는 보스가 나를 한 방에 죽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역설적으로 광원 효과 등으로 인해 적의 패턴을 인지하기도 어려우며, 특유의 락온 시스템과 전투 범위 제한으로 인해서 흐름이 끊기기도 한다.
해법 측면에서는 결국 보스전에 앞서 수십 시간의 퍼즐 풀이와 아티팩트 획득 / 아티팩트를 소모하는 강화와 능력치 상승이 수반된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막히면 답은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 포기하고 나가서 탐험을 하며 아티팩트를 모으고 성장을 하거나 체력 회복 수단을 확보하라는 의미다.

보고 배우기는 컨셉은 좋다. 문제는 팝업이 뜬다는 것 + 그런데 저걸 맞으면 죽는다는 사실이다.
즉, 팝업 종료를 위해 A버튼을 홀드하다가, B로 바로 회피해야 한다. 심지어 죽고 재시작하면 배운 것도 초기화다
문제는 이것이 게임의 구조 상 모순된 행보라는 것에 있다. 플레이어가 그저 될 때까지 반복하고 실수를 보완하는 요소가 가장 직관적며 합리적인 결정 이어서다. 30%의 체력으로 그 자리에서 부활하는 아이템 ‘지정단’ / 체력을 회복하는 요리를 계속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러하다. 심지어 포기하면 재시작 포인트가 저 멀리일 때도 있는지라, 과정의 전투까지 다시 진행해야 하는 기괴한 구조를 가진 게임이다.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탐험과 퍼즐 풀이는 이런 간단한 해답보다 시간과 노력(뇌의 피로도)이 더 필요한 콘텐츠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는 너무도 명확하다.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장 간단한 해법은 ‘그냥 요리를 많이 들고 가는 것’이다. 아마 이 지점이 개발진이 유일하게 의도한 바가 아닐까 싶다. 결국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재료를 모아야하고 직접적인 초식동물 사냥과 이동이 수반되며, 시간을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즉, 노가다다. 이것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이었다면 접속률을 유지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겠지만, 붉은사막은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아무래도 개발진들이 이걸 잊은 듯하다.

보면 알겠지만, 결국 요리만 20개, 30개 이상 싸들고 다니기 마련이다
여담이지만, 엔딩 이후에는 이전에 하지 못했던 퀘스트나 발견하지 못한 퀘스트 등을 수행하는 형태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여기서도 일부 퀘스트는 레벨 디자인의 영역에서 미흡함을 보인다.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를 진행해야 하는데, 늑대를 탄 고블린들이 수십마리 등장하고 때로는 보스가 등장해서 플레이어를 함께 압박하는 퀘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언급해두고 싶다. 늑대를 타고 있기에 기수를 늑대에서 떨어뜨리면, 나를 공격하는 적의 숫자가 사실상 두 배가 된다. 이 퀘스트는 명백히 최종전의 3보스 도합 5페이즈 연속 전투보다 까다로우며 더 긴 전투 유지력을 요구한다.
결국 붉은사막의 전투 측면은 오직 하나. 모션의 멋스러움만이 남는다. 영상이나 GIF 등 단편적으로 접했을 때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외형 뿐이다. 복잡한 조작은 적응을 하면 되는 문제이며, 키 조합을 통해서 이리저리 액션을 고민하는 경험 자체는 나쁘지 않다. 자원 소모하고 순환하는 구조도 흥미로우며, 적과 캐릭터의 위치에 따라서 모션이 바뀌거나 빠릿하게 대응하는 긴장감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둔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전투 경험은? 그리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긴 퀘스트 기간 내내 전투로 플레이어를 몰아넣으면서 정신적 및 육체적 (조작이 많으므로) 피로감이 나오는데, 이를 보완하는 전투 도중의 휴식 타이밍이 전무하다. 한 시간에서 두 시간 단위로 전투를 반복하도록 만들며, 최종적으로 보스전을 클리어 해야만 한 사이클이 마무리 된다. 후술하겠지만 게임을 중간에 저장하고 끄더라도 그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므로 플레이어가 붉은사막이라는 게임의 흐름에 끌려다니는 상황을 만든다. 다시금 말하지만, 붉은사막은 싱글 플레이 액션 어드벤처다.


사막에서 만날 수 있는 최악의 퀘스트 디자인. 시야 제한 + 적 다수 (심지어 점 하나당 2마리). 그것도 두 세 번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 생활 : 많은데 할 이유가 없다 - 생활하기 (시간 들고 번잡함) / 전투하며 구매하기 (쉽고 직관적)
붉은사막의 생활 콘텐츠는 검은사막과 마찬가지로 방대하다. 검은사막에 이어진 생활 콘텐츠는 게임 플레이의 일부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여러가지 행위들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여기에 이유나 요인 그리고 당위성이 없다는 점이다. 코어 게임 플레이인 전투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완전히 별개의 트랙이다. 그렇기에 게임 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활 콘텐츠는 하지 않아도 되는 콘텐츠다. 그래서 의미가 없고 유용하지도 않으며 존재를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있으면야 좋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까. 하지만 다른 게임 플레이를 가다듬고 고도화 해야하는 선택지보다 얕고 넓게라는 방향성을 택한 것. 그리고 사실 큰 차이 없이 검은사막의 생활 콘텐츠 형태를 이식한 것과 같은 모습에서 존재감이 사라진다. 대부분의 생활 콘텐츠는 귀찮은 것이며, 전투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요리 / 연금 / 낚시 / 말 육성 / 무역 / 제작 및 강화 / 재배 / 하우징 중에서 게임 플레이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 두 가지다. 요리 그리고 제작 및 강화. 딱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할 필요가 없는 콘텐츠처럼 다뤄지며, 튜토리얼 전반 또한 팝업 한 장으로 끝나는 간단한 구성이다. 생활 콘텐츠는 오히려 전투보다 까다롭다. 일일이 재료를 모으고 제작법을 찾아다니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습득할 수 있는 무역품을 활용하는 것은 중반 즈음 가서나 제대로 작동한다. 그 전까지는 의미가 없다
제작법은 마을 등에서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최초에 요리와 벌목은 기본적으로 퀘스트를 통해서 한 번은 해보도록 만들었다. 이후 염색이나 도박과 같은 미니 게임 등은 캠프 내 퀘스트로 실제 설명이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것들이 게임 내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데에 있다. 오래 걸리고. 번거로우며 가뜩이나 모자란 인벤토리를 수집물로 채워야 한다.
붉은사막에는 은행은 있지만 창고 기능이 존재하지 않기에 (※주 : 리뷰 중 추후 추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벤토리는 재료와 사용하지 않는 무기 및 방어구 그리고 강제로 칸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물품 (보통 전체 인벤토리 칸의 50% 정도가 중요 물품이다)들로 가득하다. 이 상황에서 다른 캐릭터 또한 인벤토리를 공유하기에 이들의 장비도 인벤토리를 또 차지하며, 현상금이나 각종 벽보 등 정보성 오브젝트 또한 자리를 차지한다. 보스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각종 무기들도 버리기 아까우니 또 칸을 차지한다. 즉, 극단적으로 인벤토리가 적다.
이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개별 수집물들을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다가 이용해야 하는 생활 콘텐츠 전반이 전투 이후 루팅을 통해서 얻는 것보다 이점을 부여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사이드 퀘스트로 인벤토리 등을 조금씩 확장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재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생활 콘텐츠를 하는 것 자체가 인벤토리의 활용 여지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 결국 인벤토리를 차지하는 것 이상의 이점을 줄 수 있는지가 생활 콘텐츠가 가지는 근본적인 존재 물음이 된다. 게다가 인벤토리가 100개가 넘어가면, 범주별 정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긴 스크롤을 마주하게 된다.

촬영 당시 인벤토리 용량은 131개. 이 중 중요물품이 64개다. 보통 절반 정도가 중요물품이다. 버리지도 못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쌓인다
그나마 유의미한 것이 꾸준히 사용되는 목재를 얻기 위한 벌목인데, 생활 콘텐츠 중에서 손가락에 꼽을 만한 번거로움을 자랑한다. 흐름은 이렇다. ‘손도끼를 보조무기 칸에 장착 - 휠을 눌러 무기를 교체 - 나무를 L1으로 조준 - 타격 3회 - 나무가 쓰러짐 - 쓰러진 나무를 다시 조준하고 - 3회 타격 - 통나무가 생성 (보통 2~3개) - 통나무를 조준 - 타격 - 목재와 고급목재 드랍’ 의 순서다. 당장 버튼 입력만 10회 가량을 해야하며, 인벤토리는 손도끼를 포함해서 목재 2종까지 총 3개를 차지한다. 이렇게 번거로움에도 얻는 목재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즉, 꽤 반복을 해야만 한다.
캠프에서 이용하게 되는 파견 임무를 통해서 일부 재료는 굳이 채집하지 않아도 되는 형태로 구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이드 퀘스트의 수행을 요구하며, 게임 플레이를 견인하는 메인 퀘스트와는 맞지 않는 플레이로 이어진다. 자동으로 반복수행을 하기 때문에 임무의 배분도 게임 내 시간에 맞춰 신경 써야 하는 등 게임 플레이 내내 복잡한 구성을 이리저리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콘텐츠의 설계 자체는 나쁘지 않다. 과거 회색갈기를 찾아다니면서 캠프가 확장되는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동시에 할 수 있는 파견 임무의 숫자도 늘어나고 자원 수급도 원활해지며, 점차 캠프 자체가 편리한 공간으로 변모하게 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캠프로의 빠른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캠프보다는 다른 마을들을 더 찾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나온다. 저지대가 아니라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활강을 이용한 빠른 접근도 번거롭다. 결과적으로 공은 들였으나 실제적인 이용이 번잡한 기묘한 상황이 현재 상태다.

회색갈기 캠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려 했던 흔적 기관처럼 느껴진다
또한, 유의미한 요리의 경우 일부 플레이어는 의구심을 보낼 수 있다. 여기서는 간단한 퀴즈를 내보고자 한다. 문제는 아래와 같다.
‘새고기 하나는 체력 40을 회복시킨다. 그렇다면 새고기 10개를 모아서 요리를 만들었을 때, 해당 아이템의 체력 회복량은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는 새고기를 별도로 구매하거나 / 필드에 있는 새를 사냥해서 고기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간단한 굽는 요리 기준으로 이러한 작업들이 소요된다. 새를 찾고 하나하나 활로 쏴서 잡아야 하는 것이기에 인간 상대 전투보다 오히려 시간이 걸린다. 플레이어가 들이는 공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시간 들임과 밸런스를 고려하면 적정량은 얼마가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400? 350? 300? 이렇게 만들어진 ‘푸짐한 새고기의 체력 회복량은 200’이다. 들어간 재료의 체력 회복량 대비 절반이다.
물론, 열매와 향신료 같은 여러 재료들을 섞어서 만든다면 조금 더 높은 체력 회복량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곧 더 많은 재료로 인벤토리 칸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이며, 다수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료의 수집을 위한 정보를 인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고려했을 때, 요리 콘텐츠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그리 좋지 못하다. 따라서 중후반부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요리 콘텐츠 또한 의미를 잃는다. 재화를 이용해서 주점에서 120~200 정도의 체력 회복을 시켜주는 요리들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으로 자리한다. 이런 플레이는 엔딩을 보는 시점 그리고 엔딩 이후에도 유효한 선택지다.
이외에도 연금술이나 연구소와 같은 요소들도 있으나, 부가적인 보너스 정도에 불과하다. (연금은 금괴를 만드는 정도가 의미가 있다) 진행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도 아니며, 어떤 사람은 존재 자체를 모르고 지나칠수도 있다. 그 정도로 게임 플레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다. 이러한 생활 콘텐츠가 시간을 보내는 데에는 최적화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MMO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특히, 사냥이라는 전투 경험의 피로도를 해소시키며 재화를 쌓는다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액션 어드벤처에서는 많은 시간을 투여해서 정비를 하는 경험 자체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은행(돈은 안 받고 투자만 대행함) / 연구소 (시간과 공수만 들지 굳이 할 필요 없음)와 같이 의미가 사라진 요소도 많다
● 왜? 어째서? 어떻게? - 근본적 질문을 던졌을 때 먹는 빨간약들
붉은사막은 분명히 완성도가 있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별 요소들에 한정된다. 이 모든 것이 섞이는 순간, 붉은사막은 모순적이게도 조금 또는 많이 망가진다. 각각의 콘텐츠들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괜찮네 싶은 부분들이 많다. 검은사막부터 이어져 온 생활 콘텐츠의 방대함과 더불어 전투 액션의 완성도는 조작 문제만 고려하면 즐거이 플레이할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이 것들이 합쳐졌을 때 그 양상이 괴상해진다는 데에 있다.
앞서 언급했던 레벨 디자인의 부재와 디렉션의 부재는 게임 플레이 초반부터 후반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았을 때, 도저히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한 것들이 눈에 띌 것이라 생각한다. 구상한 것과 게임 플레이 양상이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이다. 지금부터 이와 관련한 세부적이며 치명적인 사항들 몇 가지를 적어 내려가고자 한다. 이해를 해보려 고심했지만 도저히 근거를 찾지 못했고 물음표가 남은 요소들이다.
관련해서 스토리의 경우 그 내용을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언급하더라도 그 내용 수준 상 딱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가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단은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대략적인 내용은 포함되어 있다.

우선 붉은사막은 플레이어가 저장하고 종료한 위치에서 게임을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 무조건 캐릭터를 근처에 있는 거점으로 보낸다. 농담이 아니다. 진짜로 저장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보통은 맵에서 텐트 처럼 그려진 구조물들이 부활 지점이자 재구동 시 시작 지점이다. 플레이어의 진행 사항은 저장되지만 퍼즐의 진행 상황까지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퍼즐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저장하고 게임을 종료했다면, 다음에 게임을 구동했을 때에는 어딘가 저 멀리 있는 거점 또는 가보지 못한 장소로 이동될 수도 있다. 일부 보스전의 경우 재도전이 아니라 포기를 선택했을 때, 1.5KM가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재시작이 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약 전투 도중 사망해서 거점에서 재시작을 눌렀다면, 그 전까지 도륙했던 적들이 다시 그 자리에 재생성되어 있다. 결국 보스전을 위해서 뚫고 힘겹게 해당 지역까지 도달했다면, 클리어를 할 때까지 게임을 종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게임이 종료되는 순간, 거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고 고난의 길을 같은 방식으로 다시 또 걸어가야 한다. 게임 플레이 자체보다 구조 자체가 피로감을 주는 것이다.

메인 스토리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맥락이 없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를 알 수가 없고 때로는 뜬금포라고 부를 만한 연출들이 나오면서 다소 어지러움을 느끼게 한다. 물음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선에서 특정 챕터의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챕터 시작 - 쪽지로 누군가를 구하라고 함 - 구하러 가는 길에 일반 몬스터와 함께 보스가 나를 급습함 - 목적지 도착 - 급습하던 보스와 보스전 - 구출 - 이동 - 목표 갱신 - 사건 진행 - 클리프가 메인 빌런에게 과거에서 공격당해(어떻게 가능한지 설명 안됨) 리타이어 - 앞서 구해준 인물이 클리프를 도와서 대피 - 캐릭터 강제 조작 전환 - 보스전 - 클리프로 전환 - 축지법으로 사막 이동 - 사막에서 퀘스트를 진행 - 강해지기 위한 퀘스트 진행 - 장가계에서 불상을 수리함 - 시간 제한 점프킹 미니 게임 (실패 시 수동으로 절벽타고 시작지점까지 기어 올라가야 함) 3회 실시 - 보스전 - 보스가 파동권과 용권선풍각으로 날 때려잡음 - 어찌저찌 클리어 - 다음 퀘스트도 목표 클리어 - 챕터 최종 보스전 진행. (마관광살포를 3회 연속으로 쏨) - 클리어 - 왔던 길을 통해 어비스로 다시 올라가라고 함 (바로 웨이 포인트 이동하면 인정 안됨) - 그런데 그 길이 파괴되어 있음 (왜 파괴되었는지 설명 없음) - 정상 도착 - 어비스행 - 까다로운 퍼즐 풀이 - 이벤트 - 챕터 종료
정리한 글을 보면서 무슨 맥락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이 맞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무슨 맥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무언가 사건이 벌어졌고 위기 상황임에도 메인 스토리에서 긴장감이나 견인 없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사건과 연출 그리고 보스전의 나열일 뿐이다. 이건 붉은사막의 메인 스토리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모다. 무언가가 견인한다는 의미에서 퀘스트 또는 스토리 드리븐이라고 표현한다면, 드리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마커가 찍히고 이동하고 수행을 할 뿐이다.

이는 곧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학습하고 시행착오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극초반부 퀘스트가 그 예다. 마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굴뚝 청소를 한 다음, 성능이 조금 더 좋은 옷을 입게 된다. 그리고 마커는 이후에 플레이어를 성 안으로 유도한다. 여기서 하나의 과정이 빠졌다. ‘특정한 옷을 입지 않으면 성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요소의 학습이자 세력 위장이 가능한 것이 어떤 의미 인지에 대한 학습이다.
제대로 되었다면 마커는 옷이 없는 상태에서 성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도록 시키고 - 거절을 당하고 - 시행착오로 플레이어가 원인을 파악하게 만들고 - 조건을 궁리하게 만들다가 - 관련 퀘스트로 성 입장이 가능한 옷을 지급하는 형태가 되었어야 했다. 중간 시행착오 없이 바로 마커로만 목적지를 찍는 이런 퀘스트 구조는 유저간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MMO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절대로 싱글 플레이 액션 어드벤처에서 사용하면 안 될 방식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고민을 할 기회를 잃었으니,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왔을 때 해결법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이다.

UI로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동선을 더 자세하게 구성해서 정보를 습득하게 해야만 했다
사이드 퀘스트 또한 마찬가지다. 종류 자체는 많지만 잘 살펴보면 유형은 비슷하다. 거점을 해방하고 간단한 퍼즐을 풀기 / 재료 수집 / 거점 해방 / 보스 전투 / 각 나라마다 있는 사건 발생 - 탐문 - 해결 퀘스트 등이며 별도의 시나리오나 거대한 이야기로 연결되는 사이드 퀘스트 등은 없다. 캠프 내에서 주요 동료들이 제공하는 퀘스트들은 전투보다는 콘텐츠의 튜토리얼 정도에 그치며, 과거 회색갈기 인원들을 찾아나가는 퀘스트 라인은 그저 인력 수급 및 캠프의 기능 확장이 목적이다. 전투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그저 이동하고 말을 걸면 각 퀘스트가 끝이 난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피드백 수집 및 수용에 보수적이었던 일면을 방증하는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다. 조금은 이례적인데, 이미 발매일을 확정한 상태에서 버그 픽스만이 아닌 게임 구조에 변화를 주는 요소들이 추가된 상태다. (데이원 패치와는 별개다) 전체의 90% 가까이 진행한 상태에서 해당 패치가 적용되었고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다분히 난감스러운 상황이며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리뷰에 적은 것과 제품판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사이드 퀘스트는 시나리오 보다는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한 발판처럼 느껴진다
리뷰 기간 후반부에 진행된 패치에서는 인벤토리 칸 추가 (30칸) / 어비스 퍼즐 힌트 추가 / 일부 퍼즐들의 버그 픽스 / 조작 사항 개선 등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포토모드가 리뷰 엠바고 일주일 전에 추가되었다. 버그 픽스가 아니라 조작 전반 혼란을 야기했던 지점들을 리뷰 도중 변경한 것은 전례가 없다. 전 세계 리뷰어들의 피드백 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발매 시점인 20일에 이루어질 패치 내역으로는 기존 예고한 데이원 패치 내역과 별개로 추가적인 업데이트 사항이 더해지기도 했다.
이는 곧 생각해보면 그간 외부 테스터를 모집해서 콘텐츠를 점검하거나 레벨 디자인을 가다듬는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긴 개발 시간 동안 무언가를 추가하는 데에만 집중했고 중간마다 돌아보며 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증명이다. 실제로 게임쇼에서 시연을 진행했던 보스들은 합리적이거나 도전할 만한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때 피드백을 다수 받았을 것이므로) 그렇지 못한 보스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가정을 뒷받침한다.
재미있는 것은 직접적인 퍼즐의 힌트를 제공한다거나. 인벤토리 칸을 늘리는 것과 같이 게임의 구조를 일부 바꾸는 변화들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다수의 리뷰어들이 해당 요소를 지적했기에 변화한 것이라 생각한다. 발매 직전 플레이에서 실제적인 지적 사항들이 나온 것을 고쳐서 내놓는다는 의도다. 하지만 한편으로 돌이켜보면, 몇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지금까지 긴 시간 개발을 하면서 외부 인력을 통한 테스트를 했다면 같은 의견이 나왔을 법 한데 지금까지 무엇을 했던 것인지? / 리뷰 기간에 금세 바꿀 정도로 잘못된 디자인임을 알면서도 왜 유지를 했던 것인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피드백을 수용하는 데에 있어서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았고. 거기서 한편으로 추가적인 문제들이 나오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따라서 지금 리뷰에서 지적한 것들은 언제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피드백을 보낸다면 긍정적으로 수정될 여지가 존재한다.
※ 추신 : 개발진이 택한 수정들은 때로는 다른 문제는 낳을 여지도 있다. 메인 퀘스트에서 수행하던 퀘스트의 순서를 바꾸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전달 받은 20일 예정 패치 내역을 보면, 메인 퀘스트에서 자연스레 동선을 유도하던 마녀 관련 기능들을 수정하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어비스 기어의 습득과 활용을 위한 조치인데, 어비스 기어 장착 관련 튜토리얼을 추가하는 것 / 게임 초반부터 마녀 공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된 것이 포인트다.
이 경우 메인 퀘스트에서 제공되던 순서를 변경한 것이라면 동선 자체가 꼬이는 것이며, 기능만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사례가 된다. 단번에 기능 제공 순서를 조정할 정도로 사전에 설계한 레벨 디자인이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발매 시점에서 동선이 어찌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플레이한 순서는 대략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남쪽 리드데빌 격파 - 퀘스트로 서쪽 이동 - 관문 격파 및 붉은 악몽 보스 격파 - 챕터4 진행 - 마녀 관련 퀘스트 진행 순서로 진행됐다. 챕터는 리드 데빌이 3, 마녀 관련은 챕터 5에서 진행되며, 이후에 까마귀라는 다른 보스와 연결지어진다)

엔딩 이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지만, DLC로 준비 중인 것들이 꽤 많아 보이기도 한다
● 총평 - 뺄셈 없이 더하기만 한. 그래서 넘쳐버린 궁극의 검은사막, ‘붉은사막’
붉은사막의 게임 내의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근간을 따라가면서 생각을 해보면, 결국에는 대부분의 시도들이 검은사막에서 했던 것들의 연장선 혹은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왜 이 콘텐츠가 들어갔을까?-어울리고 아니고를 차치하고서- 를 곰곰히 생각해봤을 때에는 검은사막의 연장선에서 바라봤을 때에 붉은사막의 콘텐츠 대부분이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검은사막이 테스트를 거치며 보여줬던 변화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기억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검은사막의 초기 테스트 시점에서는 현실감이라 부를 수 있는 요소들과 게임적 편의성 측면에서 의견이 분분하게 갈린 바 있다. 아주 극초기 (아마 2013년에서 2014년 초 즈음) 김대일 의장의 의도가 한껏 들어갔던 시점의 검은사막은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로 가득했다.
당장 밤의 환경을 떠올리면 된다. 첫 번째 테스트에서 검은사막의 밤은 말 그대로 ‘어둠’이었다. 밝기를 조절해도 아무 것도 안 보일 정도였으며, 몬스터는 강해지고. 플레이어는 랜턴을 이용해서 주위를 밝혀야 하는 요소 등이 더해진 타이틀이었다. 여기에 폭우까지 더해지면 정말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환경이 게임 내에 등장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감성이자 로망이지만, 게임 플레이 환경에서는 굳이 불편한 요소라고 할 수 있었다.

밤 + 폭우 시에 앞이 안보이던 정체성은 붉은사막이 이어받았다
당연히 이러한 요소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기도 했으며,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플레이어의 요청 혹은 피드백을 따라 조정됐다. 그렇기에 현재는 어느 정도 흔적기관으로만 남아 있는 상태다. 누군가는 그리워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현재가 만족스러울 수 있는 지점이다. 생각해보면 초기 구상안과 현재는 방향성이 크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숨겨진 조작법과 능력치 등을 넣었던 초기 개발진의 로망이 용인되는 시대가 아니기에 대부분의 정보가 공개되고 미지에서 오는 발견 등이 빛을 잃어갔다.
극명한 호불호와 여기서 나오는 피드백의 수용은 어떻게 보자면 개발진에게 있어서는 타협과도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피드백의 수용과 발전은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 특히 MMO라는 장르에서는 필수적인 것이었기에 게임은 변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내부적인 요인은 물론 외부적인 요인 그리고 콘텐츠 소비의 변화 등 많은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도 하다.
붉은사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필연적으로 변화해야 했던 것들을 그대로 두고 원래의 구상 그대로를 추구한 타이틀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타협이 없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궁극의 검은사막 혹은 검은사막 오리진이라 부를 수 있는 일면을 가진다. 미지에서 오는 발견이 여전히 살아 있으며,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지고 하지 않는 이상은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타이틀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검은사막 유저들이 반가워할 존재들도 있다
물론, 당연히 이러한 요소들은 극단적인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검은사막부터 현재 붉은사막까지. 펄어비스 아니, 김대일 의장이 추구하는 요소는 ‘미지로의 모험을 추구’이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에서는 기술적인 한계 및 자금과 인력의 한계 등으로 오롯이 구현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바로 이 시점에 구현하는 것이 가장 앞선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에도 이를 현실적으로 게임 디자인을 제대로 갖추면서 구현하는 것은 어렵다. 분명히 대담한 시도이며, 현재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는 결국 플레이어들에게 달린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설계와 구현 그리고 발상들이 필요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붉은사막이 유지하고 있는 ‘미지로의 모험’이라는 가치는 검은사막 - 붉은사막으로 이어지는 가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붉은사막에 이르러 보여준 것은 때때로 미지가 아닌 ‘무지로의 모험’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즉, 레벨 디자인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의 부재로 인한 결과물이다. 게임 시스템 상으로는 수많은 지식을 습득할 테지만, 실제 조작을 하는 플레이어는 무언가를 단계적으로 배우거나 활용하고 체득하는 과정이 배제되어 있다. 그렇기에 거의 대부분의 과정은 호기심을 갖더라도 흘러 지나가게 되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인지하기도 전에 결과물을 마주한다.

그러니까... 이게 왜 이렇게? 라는 의문을 가질 새도 없이 또 다른 의문과 사건이 제시된다
레벨 디자인의 부재는 콘텐츠 사이의 연결에도 영향을 미친다. 발견하지 못한 것을 해결하고자 할 때, 제대로된 레벨 디자인이 있었다면 여러 발상을 시도하거나 자연스레 연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붉은사막의 레벨 디자인은 주입식으로 이루어진다. 생활 관련 콘텐츠의 경우 팝업을 한 번 띄울 뿐이며, 각 요소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커닉들이 파편적으로 자리하며, 콘텐츠는 전투 그리고 생활이라는 명백한 장벽을 가진 형태로 구분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것들은 의도된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중간 과정에서 이것저것을 더하기만 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기워 붙인 콘텐츠와 메커닉을 나중에 어떻게든 굴러가게끔 종합적으로 만들고자 한 고심의 흔적과 같다. 당초에 뼈대가 되는 것은 결국 검은사막의 콘텐츠 베이스 (생활 전반 / 액션 전반) 뿐이었고 여기서 이것저것을 덧붙인 것에 가깝다. 물론, 소위 ‘뽕’ 또는 ‘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갖춰뒀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괜찮은 최적화와 액션 전반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자 김대일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액션의 완성도는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여전히 탑 클래스다.

액션 전반은 조작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메커닉과 디렉션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에는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디렉션과 레벨 디자인이 게임이라는 매체를 게임답게 만드는 것임에도 이 부분이 가장 취약하다. 그리고 후순위로 플레이를 이끄는 이야기와 퀘스트의 동선 전반도 그리 좋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그나마 이야기가 중심에 자리했다면 몰입감이나 목표를 부여했겠으나, 이 또한 액션 전반과 콘텐츠 메커닉과 합치되지 않고 맥락이 흐릿하다. 그렇기에 붉은사막은 게임 플레이 도중 “왜? 이렇게? 어째서?”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인식이 망가진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빨간약을 먹었을 때처럼 말이다. 심지어 게임의 엔딩까지는 불행하게도 너무 길며, 난이도 조절도 없다.
사용하지도 않을, 활용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던 아이템은 왜 보상으로 주는지 / 버려도 되는 것들을 굳이 왜 인벤토리 칸을 차지하도록 놔두었는지 / 도구는 왜 각각 칸을 차지하고 있는지 / 번거로운 조작이 왜 필요했는지? / 전투 조작은 왜 이렇게 되었는지? / 굳이 의미가 없을 타이밍에 신규 조작 캐릭터를 선보이는지 / 액션 어드벤처에서 100여 마리 이상의 적을 잡아야만 하는 플레이가 맞는 것인지 / 각 캐릭터는 서로 다른 타이밍에 제공을 하면서 육성은 왜 따로따로 해야 하는지 / 생활과 게임 플레이가 각기 자리하면서 플레이 타임만 늘린 것은 아닌지 / 결국 샌드박스 MMO적 디자인과 플레이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등 게임 내부가 아닌 메커닉 전반과 디렉션 전반에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단순히 편의성의 유무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콘텐츠의 구조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방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규칙은 일관되지 않고 기준이 불명확한 것처럼 다가온다. 퍼즐이나 탐험 측면에서는 플레이어의 창발적 발상이 들어갈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 그러나 유독 전투 측면에서는 숨겨둔 입력 등 플레이어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남겨져 있다. 전체적인 규칙과 방향성은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부문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붉은사막은 외관은 좋으나 삐그덕 거리며, 불쾌함이라고 도저히 형언할 수도 없는 기괴한 경험들이 자리한다.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 되는 경험을 꽤 많이 마주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근거를 찾기 어려워 이해가 불가능하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전반적 의도나 명확한 기준조차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답은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현재 이렇게 되었을 뿐이다. 검은사막이 그러했기에 붉은사막도 그러하다. 흐릿한 디렉션은 어떠한 것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점 또는 콘텐츠의 연결이나 맥락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을 지웠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답은 ‘검은사막이 그러했으니까’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이건 IP의 연속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일종의 관성적인 콘텐츠 이식에 가까운 것 그리고 그렇기에 안 어울리는 일면처럼 다가온다.
콘텐츠가 싱글 플레이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에 어울리는가? / 플레이어의 성장과 학습 그리고 수반된 도구는 적절한가 등을 고민했다기 보다는 이전에 타협하거나 수정했던 것들을 원전의 형태 그대로 옮긴 것이다. MMO에 어울릴 법한 문법들이 액션 어드벤처에 들어갔다는 인상을 받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무엇이 이 장르에. 이 게임에 중심이 되어야 하는 지를 알 수 없이 온갖 방향으로 주의력이 흩어진다. 이후 멀티 플레이 DLC를 고려한 설계라면 이해를 할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결국 이것은 본편을 하나의 거대한 튜토리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된다.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본디 하고자 했던 것들을 그대로. 뺄셈이나 타협 없이 그려낸 붉은사막은 현재 시점에서도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에도 명확한 문제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극단적으로 갈릴 타이틀이다. 디렉션의 미흡함으로 나온 ‘맥락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각종 불협화음이 첫 번째 요소가 될 것이고 다음으로는 콘텐츠의 어울림과 메커닉의 연결이. 세 번째로는 이야기와 퀘스트의 디자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 와중에 전투는 조작 체계를 제외하면 -이는 적응이나 학습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므로-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으나, 플레이어의 시각에 따라 또 다른 호불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은 호불호가 아니라 디자인의 실패다. 전투가 너무 많고 중심이 되어야 할 메인 스토리는 맥락이 없으며, 전반적으로 아무 것도 없이 길고 피로한 구간들이 초반 이후에 게임 엔딩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등장해서다.

참고로 뭐가 있을 것 같은 현상수배는 결국 잡범을 잡아다 마을 경비소에 옮겨두는 콘텐츠로 귀결될 뿐이다
분명히 붉은사막이 보여준 최종적인 결과물은 나름 담대한 시도였고 의미가 있는 시도라고는 ‘부를 수는’ 있다. 적어도 전투 부분은 적응이 된다면 어느 정도는 즐거이 플레이 할 수 있었고 순간순간 나름의 카타르시스가 있다. 최적화 측면에서는 기술적으로 비주얼적으로 너무도 완벽하게 제작이 된 타이틀이다. 다년간의 시행착오와 기술개발 그리고 개발진들이 보여준 노력은 어느 정도 존중 받아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은 테크 데모가 아니고 하나의 완성된 액션 어드벤처 타이틀이다. 그렇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의도에 맞춰서 콘텐츠들을 정리하고 뺄 것은 빼는 디렉션. 콘텐츠를 활용하고 배치하며 경험을 만드는 레벨 디자인을 긴 시간 동안 고심하고 가다듬어야 했다. 하지만 그 흔적은 찾기 어려우며 메인 스토리의 챕터를 진행할수록 새로운 것이 단기간으로만 소모되고 더해지기만 한다.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콘텐츠는 산발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혼돈의 상태가 되어버렸다. 반짝이는 것들은 대부분이 단편적으로만 기능하며, 등장하는 시점에서만 사용된다. 이후에도 게임 플레이의 흥미를 견인하지 못하거나 번잡한 요소들로만 기능한다. 만약 이 모든 것이 의도된 것이었다면, 붉은사막은 그저 수십 시간 또는 수백 시간 플레이 타임을 가진 블랙 스페이스 엔진 테크 데모에 불과하다.

영상이나 GIF 등으로 봤을 때 가장 멋있게 보일 수 있는 지점들이 많다
그저 앎과 무지 사이에 존재하는 미지라는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론의 부재가 너무도 뼈아프다. 구현 측면에서 아쉬움이 명확하고 거기서 시작된 경험의 균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분명히 이를 인지했을 것임에도 대책이 없이 각종 콘텐츠와 설계를 연속으로 추가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픈월드라는 무대를 사용하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는 온갖 요소들을 전부 집어넣고 알아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그런 장르가 아니다. 게임 내에서 만나는 모든 요소는 특정 경험을 위해 설계되고 동작해야만 한다. 이건 어느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붉은사막은 이 측면이 극단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레벨 디자인 전반과 경험 설계 그리고 디렉션의 부재를 증명한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필연적으로 갖춰야 하는 설계와 덜어냄이 부재했다. 이것은 게임 전반에 걸쳐 불편함과 기괴함을 낳는다. 분명 외관상으로는 잘 만들었고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장기간 플레이를 했을 때에는 고장난 것처럼 느껴지는 시점이 늦던 빠르던 온다.

결국 왜 붉은사막인지는 설명을 못들었다
그렇기에 붉은사막은 단점과 장점 그리고 비판의 방향성까지 모두 극단적으로 공유하는. 타협 없이 완성된 궁극의 싱글 플레이 검은사막이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타협이 없는 것은 좋았지만, 이것저것 더하기만 하면서 교통정리인 디렉션이 없었다.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 어울릴 것인지에 대한 기준 없이 이리저리 추가된 요소들이 많아, 결국 금이 잔뜩 가 있는 상태로 마감되었다고 평가를 하겠다. 추후 후속 지원 등을 통해서 게임 플레이의 구조가 바뀌고 개선될 여지는 있겠다 하겠지만,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아직은 선반영 없이 현재 기준에서만 지금과 같은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총 12챕터로 구성된 엔딩 이후 에필로그 / 캠프 관련 사이드 퀘스트까지. 리뷰를 위해 도합 100시간 가까이 플레이 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기대감이나 흥분감이 올라가기보다는 전반적인 이해할 수 없음과 정리되지 않고 추가되기만 했던 콘텐츠가 피로감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 분명히 엔딩 이후에도 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이제 나에겐 더는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그렇기에 다른 무엇보다 고통과 고난을 넘어 어떻게든 게임의 끝을 보고 리뷰로 완성할 수 있었음에 홀가분함이 앞서고 있다. 목적은 달성했고 난 드디어 해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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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드디어 해방되었다" 이 말로 끝나는 게임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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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의 역대급 설레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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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단에서 전체적인 느낌이 강렬하게 오네요. 리뷰하느라 힘들었고 결국 엔딩은 봤고 이제 다신 보지 말자 이런 느낌이군여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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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대로 컨텐츠는 이것저것 엄청 넣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고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호불호가 너무 갈리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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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엄청길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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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엄청길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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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많은 컨텐츠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냐인데 이번에도 실패한듯 검은사막때랑 같은 느낌 | 26.03.19 09: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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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사의 역대급 설레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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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bs.ruliweb.com/ps/board/300001/read/2295474 피거짓 8점 https://bbs.ruliweb.com/ps/board/300001/read/2330470 카잔 8점 https://bbs.ruliweb.com/news/board/1003/read/2343702 붉사 6점 콩고기도 7점 허깨비 호들갑을 또당하다니 ㅋㅋㅋ | 26.03.19 10: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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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단에서 전체적인 느낌이 강렬하게 오네요. 리뷰하느라 힘들었고 결국 엔딩은 봤고 이제 다신 보지 말자 이런 느낌이군여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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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리뷰내용을보면 이런 내용이 대다수이긴 합니다. | 26.03.19 0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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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들을 전반적으로 다 읽어봤는데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지적이 없었고 버그 문제는 일부 언급된건 있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걸로 봐선 최적화나 그래픽 적인건 긍정적인거 같고 조작이나 UI는 호불호나 적응의 문제같고 나머지는 다 최악이다라는 너무 많은 걸 넣었지만 그걸 플레이 하는게 즐겁지 않았고 불편하고 괴롭다는 즉 MMO RPG식의 노가다를 강제로 하게 만들었고 스토리텔링도 일관적이지 않은데 강제적으로 해야하는것도 너무 많아서 몰입할수 업었다는 리뷰내용을 봐서는 정말 MMORPG를 만들어놨다는거 같음 | 26.03.19 1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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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과 자유도를 엄청 중시하고 집착하면서 왜 스토리와 캐릭터는 한국MMORPG 전형으로 고민없이 넣었는지 잘모르겠음. 싱글게임인데. 그냥 대표가 가진 로망의 중요도가 자유도와 스케일이고 스토리는 관심이 없어서인 느낌 | 26.03.19 1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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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ㄷㄷ | 26.03.19 08: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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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법부터 골때리는거임 무려 첫 시연이 2년전인데 저 모양이면ㅋㅋㅋ | 26.03.19 08: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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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나마 다행인 건 구동 불가라는 최악은 피했다는 것.. | 26.03.19 08: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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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꺼면 그냥 검사를 하쇼 ㅋㅋ | 26.03.19 10: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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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헬조선에 저지능 버러지 같은 정신병자들 많음. | 26.03.19 1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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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되는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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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플레이 불가능해요. 펄어비스가 cd키 처럼 내일 07시에 추가 다운로드 안 받으면 못하도록 막아놨음 = 뭐다?... 감추기 급급이라는 것... | 26.03.19 1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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