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백영웅전 | 출시일 | 2024년 4월 23일 |
개발사 |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 | 장르 | RPG |
기종 | PC / PS / Xbox / NS | 등급 | 12세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2020년 펀딩을 시작한 ‘백영웅전’은 환상수호전의 정신적 후속작임을 알리며 그 해 킥스타터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모금한 프로젝트로 자리를 잡았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된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 는 그 구성원들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로 구성됐다. 현재는 별세한 무라야마 요시타카(환상수호전 1과 2) 대표를 비롯해, 카와노 준코 (환상수호전 1과 4)와 같은 왕년의 개발진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환상수호전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충분히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클래식 JRPG를 지향하는 백영웅전은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중 발매 시점이 연기되기도 했으며, 세계관을 보충할 수 있는 외전작 ‘백영웅전 : 라이징’이 발매하는 등 게임 본편을 위한 단계적인 빌드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첫 공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 백영웅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작품 전체를 공개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 환상수호전의 개발자들이 JRPG의 황금기를 추억하며 만든 타이틀. 클래식한 JRPG에 보내는 러브레터와 함께 말이다.
※ 해당 리뷰는 505 게임즈를 통해 사전에 코드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리뷰에 사용된 플랫폼은 PS5이며, 데이원 패치로 인해 정식 버전 시의 빌드와는 밸런스나 일부 플레이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아쉬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 백영웅전의 지향점
게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먼저 언급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 백영웅전이 지향하는 것이 과거 JRPG -구체적으로는 별세한 무라야마 요시타케가 제작했던 타이틀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와 같은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즉, 백영웅전은 현대의 게임 디자인과 같은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과거. 본인들이 제작했던 타이틀을 되새기며 현대의 시점에서 복각한 타이틀에 가깝다.
백영웅전은 그 추구점이 명확하다. 게임의 시작부터 언급된 ‘모든 JRPG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라는 문구처럼, 그리고 펀딩 시점부터 명백히 과거의 요소를 지향하고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 시스템이나 플레이 양상이 과거 환상수호전이 나오던 시기의 JRPG에 가깝게 꾸려진다. 따라서 현재의 기준으로 보자면 어디인가 답답한 플레이로 다가올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전투의 템포와 스토리 진행 구조가 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백영웅전은 현 시점에 제작된 타이틀임에도 게임 내의 요소 전반이 20~30여년 전의 타이틀과 맞닿아 있다. 현대의 기술로 제작된 복각판 그 자체다. 낡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펀딩 시점부터 이 지점을 명확하게 가져가고 있었기에 감안을 해야만 한다. 애초에 그런 타이틀이었고 이것이 펀딩의 목적이었으니까.
클래식 JRPG 팬에게 보내는 감사의 말. 이것이 백영웅전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이와 더불어 게임 전반적으로는 타계한 무라야마 요시타카 대표의 의지가 명백하게 반영되어 있다. 환상수호전 3 제작 중간에 회사와 대립하여 퇴사를 했던 바 있었고 결과적으로 환상수호전 3는 초반부와 중후반이 각자 다른 흐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백영웅전은 그가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타이틀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백영웅전은 프로젝트의 시작이나 근본이 되는 감성들이 PS2 시기. 혹은 그 이전의 플레이를 다룬다. 환상수호전 개발자들이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펀딩의 목적도 그렇고. 현대 시점에서는 지루하고 낡게 느껴질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을 갖췄지만, 이를 현 시점의 비주얼과 기술들로 재창조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계를 반대 방향으로 조금 많이. 아니, 넉넉잡아 20년 정도 돌린 다음에야 백영웅전을 바라봐야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백영웅전은 고전 JRPG 그 자체다. 세이브 포인트에서만 저장이 가능하며, 자동저장은 제한되어 있다
● 맛이 아주 천천히 추출되는 - 긴 시간을 들이는 빌드업
백영웅전의 시스템 전반은 몇 가지 측면에서 발상을 확장하고 덧붙이는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는 게임 플레이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고전 JRPG 측면의 플레이. 두 번째는 다양한 영웅들을 수집하는 행위. 세 번째는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다루는 방법이다. 백영웅전을 구성하는 이 세 개의 기둥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게임 플레이를 복잡한 맛이 느껴지는 형태로 귀결시킨다.
다만, 이 모든 시스템이 마련되기 전까지. 즉, 플레이어가 이 시스템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시점에 도달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JRPG 측면의 콘텐츠를 제외하면, 나머지 요소들은 구색을 맞추는 정도로 확장되거나 전체 플레이 과정에서 스쳐 지나가는 정도에 그친다. 미니게임과 같은 몇 개의 시스템이 존재는 하지만 메인 콘텐츠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백영웅전의 플레이는 어디까지나 과거 JRPG의 감성을 현대적 기술로 전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거점인 성채를 확장하고 자원을 모으는 플레이와 영웅 수집 요소가 긴밀하게 맞물려 있으며, 이를 통해서 게임 내에 깊이를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게임 플레이의 흐름 또한 마찬가지다.
마을 - 필드 - 전투 - 이벤트의 구조라고 보면 되겠다. 아. 자동 저장은 필드로 나갈 때만 이루어지니 주의할 것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주인공의 파티를 구성하고 육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백영웅전은 이 과정을 아주 길고 천천히 풀어나간다. 초반에는 플레이어가 육성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매우 적은 편이며, 플레이어 스스로가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지점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적어도 8~10 시간 정도를 플레이 해야만 게임에서 제공하는 시스템들이 갖춰지며, 백영웅전이 지향하는 플레이로 합산되기 시작한다.
플레이어에 따라서 아주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템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백영웅전이 보여주는 즐거움은 이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올라오기 시작한다. 앞서 설명한 시스템 전반이 갖춰지는 지점 / 동료들을 어느정도 모은 지점 / 육성이 진행된 시점에 따라서 플레이 양상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백영웅전은 초반이 가장 정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부와는 깊이의 큰 차이를 보여주는 타이틀로 자리를 잡는다.
시간이 지나 동료를 모으고 / 이리저리 육성할 수 있을 때에 백영웅전의 재미가 추출되기 시작한다
엔딩까지 약 40 시간 정도가 필요한 작품의 전체 볼륨에서 1/4 ~ 1/5 정도는 사실상 튜토리얼에 가까우며, 그 시간이 지나야 게임 내의 모든 시스템과 기능들이 개방되기 시작한다. 스토리 상으로는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되는 지점이며, 이를 기점으로 파고들기를 위한 시스템과 메인 스토리 외적인 콘텐츠가 덧붙여지는 방식이다.
동시에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하나의 파티만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파티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기도 한다. 스토리 상으로는 다른 목적 수행을 위해서 잠시 이탈하는 형태이며, 이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보유한 영웅 풀에서 6명 + 1명(서포트) 이라는 구성으로 각자 파티를 편성해 게임을 진행한다.
따라서 백영웅전은 JRPG의 턴제 전투에 기반을 두고, 최대한 많은 영웅들을 모으는 과정 / 이들을 육성하는 과정이 수반되도록 게임 플레이를 설계했다. 환상수호전 시리즈가 보여줬던 방향과 같은 것이며, 초반부와 달리 후반부의 게임 플레이가 더 즐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초반엔 동료도 적고. 스킬도 몇 개 없고.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적은 상태니까
● 고전 JRPG를 지향하는 육성과 전투 - 하지만 다소 투박한 전투 시스템과 디자인
백영웅전의 전투는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랜덤 인카운터 방식을 택했다. 플레이어가 동료로 맺은 영웅들은 각자 능력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는 이들을 전위와 후위로 조합해 자신만의 파티 구성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많은 영웅을 모을수록 플레이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고, 육성 과정에 깊이가 부여되는 것을 노린다.
백영웅전에서 각 캐릭터는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다. 이는 액티브 / 패시브 스킬을 담당하는 ‘룬 렌즈’의 착용여부에서 비롯된다. 룬 렌즈는 캐릭터의 고유한 기술일 수도 있고 때로는 일반적인 마법이나 기술이 될 수도 있다.
룬은 캐릭터의 성장에 따라 슬롯이 개방되며, 캐릭터마다 착용할 수 있는 룬의 종류 / 룬 코스트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이 또한 캐릭터의 개성과 맞물리는 것이며, 전투에서의 활용도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어떤 캐릭터는 마법 슬롯이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캐릭터는 고유 기술이 개방되는 슬롯의 일부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 고유기술 또한 룬 슬롯 하나를 차지한다. 이 경우, 다른 캐릭터보다 룬 렌즈 슬롯이 하나 많다고 보면 된다
초반부에는 장착할 수 있는 룬의 종류가 많지 않지만, 중후반부를 넘어가면서 캐릭터의 개성을 강화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룬 세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활용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캐릭터의 고유 기술과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으며, 아군을 보조하는 데에 특화시키는 선택지를 가져갈 수도 있다.
공격 거리 또한 캐릭터마다 다르며, 이는 플레이어가 조정할 수 없는 방식을 보여준다. 근거리 / 중거리 / 원거리 / 속성공격 등으로 구분된 백영웅전의 공격 체계는 전위와 후위로 나뉜 파티 구성을 고려하도록 설계됐다. 즉, 근거리 캐릭터는 전위에 위치해야만 적을 공격할 수 있고 중거리와 원거리는 후위에서 적을 노리는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착용하는 방어구에 따라서 능력치가 달라지며, 공격 / 방어 / 회피 행동 등이 캐릭터의 고유한 메커닉을 만들기도 한다. 어떤 캐릭터는 방어 행동 시, 같은 열에 있는 캐릭터의 공격을 대신 맞고 반격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반대로 또 다른 캐릭터는 방어가 3턴 간 회피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적이 공격해 올 때, 플레이어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를 캐릭터마다 다르게 설정했다.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것이 백영웅전 전투의 기본 전제다
여기에 SP와 MP로 스킬 사용 체계를 이원화 한 것도 포인트다. 백영웅전은 모든 캐릭터들이 이 두 개의 스킬 사용 자원을 채택하고 있다. SP는 매 턴 차오르며, 이를 소모해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자원이다. 주로 마법 공격이 아닌 기술 공격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MP는 플레이어가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속성 공격인 마법들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추가적으로 ‘영웅 콤보’라 불리는 시스템도 파티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캐릭터들이 파티에 속했을 때, 이들이 힘을 합쳐 적을 공격하는 기능이다. 각 캐릭터의 스킬들이 영웅 콤보를 통해 새로운 연출을 보여주며, 새로운 공격 속성이나 부가적인 능력이 추가되는 구조다. 파티를 구성함에 있어서 보유한 캐릭터들이 어떤 추가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지도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파티 구성과 전투 전반 설계 의도가 명확하기에, 플레이어는 어떤 캐릭터를 편성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캐릭터마다 착용하는 방어구 유형도 달라지므로, 전위임에도 물리 방어가 아닌 마법 방어가 높은 캐릭터를 세워볼 수도 있고 회피 확률을 올리는 장신구를 이용해 회피 중심의 파티로 구성해볼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보여준다. 심지어는 궁수인데도 방패를 착용하거나, 파티 편성 칸을 2개 차지하는 등 독특한 스타일의 캐릭터도 존재한다.
짐승 / 요리치 수인 창술사 / 마법소녀(속은 아저씨) 등 각종 캐릭터의 총집합이다. 영웅들은 인연에 따라 영웅 콤보라는 합체기도 사용한다
그러므로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편성할 것인가?’는 철저하게 플레이어의 취향을 따르며, 백영웅전이 선사하는 즐거운 고민이 된다. 누군가는 전위에서 아군을 보호하며 후위에서 광역 스킬을 보유한 마법사로 적을 제압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반대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광역 물리 캐릭터라면, 공격력을 보조하는 마법 등으로 다른 방식의 파티 구성을 노려볼 수도 있다.
여기에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비전투 동료의 경우 ‘서포트’ 칸에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포트 칸은 전투 능력이 없는 동료들이 자리하며, 이들은 전투 외적으로 도움을 주는 식이다. 경험치를 2배로 받는다거나 / 전투 이후 재화 습득이 2배가 되거나 / 전투 시작 전 버프 / 이동 속도 증가 등 각종 효과와 기능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태다.
게임 시스템 또한 플레이어의 고민이 100% 반영될 수 있도록 여러 측면에서 지원하는 상태다.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키우고 싶은 캐릭터를 파티에 편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강제적으로 파티에 편성해야 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이를 서포트 캐릭터 옆칸에 배치하여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편성한 것으로 판단하는 기능도 넣어뒀다. 그렇기에 얼마든지 내가 좋아하는 파티와 구성을 게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캐릭터에 애정을 부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비전투 동료를 모을수록 의미를 더하는 서포트 편성칸. 효과들이 강력한 편이다
다만, 전반적인 밸런스 측면이나 시스템은 고전 타이틀이 보여주는 투박함 그 자체다. 꽤 흥미로운 육성 시스템과 파티 구성 일면을 보여줌에도 어딘가 부족하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이는 캐릭터 육성의 핵심이 되는 룬 렌즈의 착용이 캐릭터마다 큰 폭으로 갈린다는 점 / MP의 회복 수단이 너무도 적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캐릭터 자체의 메커닉이 고정되어 있기에 발생하는 감정이다.
캐릭터 컨셉과 메커닉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 폭이 동료 캐릭터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룬 렌즈의 코스트는 동료 캐릭터의 명백한 한계라는 일면을 가진다. 일단 주요 캐릭터가 아니라면, 장착할 수 있는 룬 렌즈의 슬롯 수 자체가 적다.
스토리에 주로 관여하지 않는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4개의 룬 슬롯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모든 슬롯이 개방되는 것은 40레벨 정도에 도달해야 한다. 룬 슬롯이 전부 개방되더라도 플레이어의 선택은 한계에 봉착한다. 새로운 기술의 룬을 얻더라도 룬 슬롯의 코스트가 부족해 장착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나오기도 하며, 이 슬롯 제한으로 인해 캐릭터의 성장이 확실한 한계점 혹은 역할 구분을 가진다.
전사형 캐릭터가 이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온다. 초반과 중후반의 전투 흐름이 변화가 없다. 그냥 평타+SP 모아서 스킬 한 번. 끝이다
반대로 중후반부에 동료로 들어오는 특정 캐릭터들은 자동적으로 배치되는 고유 기술을 포함해 룬 슬롯이 6~7개에 달한다. 이는 곧, 해당 캐릭터가 육성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캐릭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더 다양한 스킬을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SP와 MP 모두에 이점이 부여되거나 더 나은 활용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캐릭터는 체력이나 방어력에 디메리트가 부여되어 있기는 하지만, 체력이나 MP의 수치는 장신구 장착 등으로 충분히 보완 가능한 구조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캐릭터의 성능이나 활용도는 이 룬 렌즈 장착 슬롯 숫자에 따라 큰 폭으로 갈리는 셈이다. 초반에야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후반부로 갈수록 성능차이가 명백하게 벌어진다. 한계치가 명확하기에 특정 캐릭터는 초반부와 후반부의 플레이가 큰 변화가 가미되지 않는다.
개발진의 의도를 생각하면, 상황에 따라서 캐릭터 편성을 다르게 가져가고. 최대한 많은 캐릭터를 육성해 보도록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둔 것처럼 느껴진다. 이를 위해서 전투의 난이도와 인카운터 관련 사항 등은 어느 정도 조정됐다. 전투 전반은 체력 회복 수단이 갖춰지고 캐릭터 육성이 이루어졌다면 최종 보스까지 큰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아마도 후반부로 들어설수록 더 편해지는 측면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장비와 장신구가 갖춰진 후반부는 오히려 심심할 정도로 쾌적한 편
심지어 레벨이 낮은 캐릭터가 편성되어 있다면, 경험치 보너스가 막대하게 주어진다. 고레벨 지역에서 전투 몇 번으로 기존 캐릭터의 레벨을 따라잡을 수 있고 경험치 2배 서포트 캐릭터의 효과까지 더해졌을 때에는, 기존 캐릭터의 레벨을 넘어서기도 한다. 레벨 노가다라 불리는 플레이는 필요가 없다.
레벨이 낮은 적을 상대하거나 적정치 이상으로 캐릭터가 성장하면, 전투 진입 시 ‘도망’ 커맨드가 ‘놓아주기’로 바뀌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100% 전투를 회피할 수 있고 전투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경험치 자체는 극소량만이 주어진다. 일반 적 뿐만 아니라 보스 또한 마찬가지다. 이 즈음 되면, 일반 전투는 큰 의미가 없어지고 스토리 진행을 위해 보스를 잡아내는 플레이로 귀결된다.
여기에 MP의 회복 수단이 너무도 적다는 점도 플레이에 제한이 되기도 한다. 엔딩 시점까지 MP 회복 수단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후반부에 들어서야만 소량의 MP 회복 아이템을 판매하는 정도에 그치며, 가방 칸의 제한으로 인해 대량의 MP 회복 아이템을 들고다니기도 어렵다. MP를 사용하는 마법이나 스킬이 있음에도 MP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직 · 간접적으로 제한되는 형태다.
전체 HP 회복 마법은 MP를 60쓰고 100~200을 채운다. MP 45 회복 아이템은 1400 바쿠아다. 전체 HP 150 회복 아이템은 1250 바쿠아.
심지어 아이템 사용이 행동 속도도 빠르다. 이러면 HP 회복을 아이템에 맡기고 MP를 모조리 공격에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다. MP와 재화가 적어 회복 수단이 제한된 초중반에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파티 구성을 바꿔서 진행하는 구간에 도달했을 때,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이 부족해진다. 부활약도. MP를 회복할 수단도 적은 상태에서 몇 차례 연속해서 보스전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MP가 모자라 체력 회복도 마땅치 않고 아이템도 부족해지는 순간이 온다.
이 즈음 되면, 공격이나 회복 마법보다 일반 공격을 주로 진행하고 체력 회복은 아이템이 담당하는 순간을 고통스럽게 극복해야만 한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이전 세이브를 불러온 다음, 정비하고 도전을 재차 하면 되지 않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 상으로 다시 마을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해법이 마땅치 않다. 그러니 초중반까지는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회복 도구들을 챙겨두는 것이 미덕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면을 보면 백영웅전은 MP를 사용하는 기술에 명백한 제한을 설정하고 플레이어들이 도구 등으로 극복하도록 만든 구조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 내내 MP보다는 SP를 사용하는 기술이 선호되며, 회복 또한 마법보다는 아이템에 의존하는 플레이로 귀결된다. 당장 캐릭터 하나의 HP를 채우기 위해서 사용하는 MP보다, 아이템이 훨씬 더 낮은 비용으로 설정되어 있고 플레이 내내 다수의 회복 수단을 들고 다니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
후반은 그래도 MP의 총량이 늘어서 버틸 수는 있다. 체력이나 MP가 적은 초반부가 정말 벽처럼 다가온다
여기에 구조적인 문제도 어려움을 더한다. 세이브 포인트에서도 체력이나 MP가 채워지지 않으니, MP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이렇게 MP 회복 수단을 제한하면서, 역설적으로 MP를 대량 소모하는 고레벨 마법들은 막대한 성능을 보여준다. 광역으로 적을 제압하거나 핀포인트로 적을 공격할 때는 회복이 어려운 MP를 소모하기에, 피해량이나 공격 숫자 등에서 SP 사용 기술과는 궤를 달리한다.
자연적으로 채워지는 SP보다 MP의 가치가 더 크다는 점에서 백영웅전의 전투는 일반공격 - SP 스킬 사용(캐릭터가 보유하고 있다면) - 회복은 아이템으로 - 결정적일 때 MP를 사용한 마법 공격의 흐름으로 귀결된다. 게임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기에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 공격과 SP 스킬이 전투의 대부분을 채운다. 그리고 이 구조는 해당 캐릭터가 초반부터 후반까지 변함이 없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캐릭터의 경우 전투 스타일이 고정되므로 후반부 즈음에는 그저 반복적인 작업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개발진 또한 이와 같은 단점은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파티 구성이 안정화되거나. 플레이어의 직접적인 조작이 필요 없을 때, 플레이어가 자동전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자동전투는 미리 설정한 작전에 따라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행동이나 파티 전체의 지침 등을 간략하게 설정할 수 있는 구조다. 일반 적과의 전투가 단조로워지기 쉽다는 문제를 미리 설정한 작전에 맡기는 것으로 대체했다.
어느 정도 행동 통제가 가능하다 정도다. 세밀한 설정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반적으로 쉽게. 그리고 끊기지 않게 진행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에, 턴제로 이루어지는 백영웅전의 전투는 자칫하면 지루함에 가까운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를 낳는다. 실제 플레이 과정에서 자동전투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경향을 도드라진다. 캐릭터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 / 마법의 숫자도 적고. 전투 양상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개발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일부 보스전에 한해, 전장 내에 존재하는 기믹을 이용해서 보스를 제압하도록 설계했다. 공격 일변도의 단순한 플레이가 주는 지루함을 덜어내고자 한 것이다. 일부 보스는 패턴을 피하기 위해서 오브젝트로 숨는 명령을 내려야 하며, 보스가 작동한 장치를 돌려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등 플레이어가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여지를 남긴다.
실제 전투에서는 이 지점이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적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시스템 하에서, 적의 행동 순서 등으로 패턴을 짐작하고. 여기에 맞춰서 장치를 조작하고 보조적인 공격 수단이나 방어 수단을 얻는 플레이는 꽤 각별하다. 캐릭터마다 전투 방식 / 스킬에 큰 변화가 없으므로 기믹을 활용해야만 하는 보스전은 전투 흐름에 변주가 더해지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기믹을 ㅓ사용하는 보스전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두더지 잡기 (마법책) / 발판인 새끼 해신 무너뜨리기 등등...
● 다양한 영웅들을 활용하는 방법 - 거점의 확장과 파생 콘텐츠들
고전 JRPG의 전투를 지향한 백영웅전은 후반부로 들어설수록 편해지는 전투 플레이를 보여주며, 다양한 동료를 이리저리 조합하고 육성하는 플레이를 추구한다. 환상수호전의 정체성을 이어나간 만큼,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동료들의 영입이 필수적으로 자리한다. 백영웅전은 게임 내에서 전투 / 서포트를 포함해 100명이 넘는 영웅들이 게임 내에 존재하며, 이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게임 초반부를 지나면 주어지는 거점의 발전은 여러 동료를 모아야만 하는 당위성이자,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보장하는 요소로 활용된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제국에 맞서 동료를 모집하는 것이 되며, 전투 측면에서는 플레이어가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 다양성의 확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점이나 무기 강화 등 편의성 및 미니 게임과 같은 부가적인 요소들을 동료 편입 및 거점 성장의 요소로 접목시켰다.
동료를 왜 모으고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전투를 위해서 동료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거점을 관리하고 시설을 추가하기 위해서 동료를 모아야 한다. 폐허였던 거점은 동료들을 모아서 확장할수록 더 많은 시설물을 갖추게 되며, 다른 마을을 방문하지 않고도 강화와 도구 및 장비 / 룬 렌즈 등을 구매하고 장착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한다.
거점은 최대 4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최종 확장 시에는 100명의 영웅을 동료로 모아야만 도달할 수 있다. (다행히 모든 영웅을 모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내에는 100명이 넘는 영웅이 존재하기에 그렇다) 거점 확장을 통해서 온천이나 각종 상점이 추가되는 한편, 전쟁 시 병사들의 능력 증가 / 창고 및 무료 숙박 / 온천이나 요리 등 버프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기도 한다.
백영웅전의 기본적인 흐름이 사건 발생 - 동료 모으기 - 거점 확장이라는 흐름을 따르고 있으므로, 거점의 확장은 플레이어가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되는 과정에 자리한다. 굳이 끝까지 도달하지 않더라도 클리어는 가능하지만, 여러 편의 기능이 제공되는 데다 추가적인 이벤트도 있어 점진적으로 거점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환상수호전에서 자동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된 것과 달리, 자원이 필요하므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파밍하는 플레이로도 이어진다.
생각보다 업그레이드할 것들이 많다. 즉, 더 많은 동료와 자원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거점 확장에는 전투에 사용하는 동료가 아닌, 서포트 동료들이 거점의 시설을 맡아서 운영한다. 이들은 특정 퀘스트나 이벤트를 거쳐서 거점에 합류하며, 플레이어가 스토리 진행 외적으로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요소로 사용된다. 모든 동료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마을 곳곳이나 필드 곳곳을 세밀하게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동료의 경우, 플레이어가 파티 구성을 보다 자유로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들은 마을이나 필드에서 NPC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전투 또는 퀘스트를 통해서 영입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함께 행동하기도 하며, 스토리 상으로는 갈 수 없었던 지역과 이벤트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거점을 확장하고 새로운 기능을 개방할 때마다, 폐성이었던 거점은 하나의 마을이자 요새의 형태로 변모한다. 거리에 시민 NPC들이 돌아다니고 집을 짓는 한편, 새로운 이벤트로도 연결된다. 확장 과정에서 새로운 NPC가 거점을 찾아오기도 하고, 거점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수습하면서 다른 동료의 영입으로 결과물이 이어지기도 한다.
동료가 거점에 찾아올 때는 대략 이런 식이다. 먼저 영입해야 하는 동료가 필요하거나.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면 된다
여기에 엔드 콘텐츠로 설정된 도전적인 요소도 거점 확장을 통해 마주하게 된다. 기존에 플레이어가 상대했던 보스들을 차례로 격파하는 모드라고 보면 되며, 여기서 플레이어가 육성한 캐릭터들의 조합과 전투 지속력을 시험해 보게 된다. 이렇듯 백영웅전은 거점 내의 콘텐츠와 동료 영입 과정을 거치며 보다 플레이가 깊어지는 구조를 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백영웅전이 지향하는 것은, ‘다양한 영웅을 모으는 과정’에 있다. 스토리 상으로도 일시적으로 거점 외부를 돌아다니도록 지시하는데, 이 시점에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육성하면서 이전에 마주하지 못했던 플레이 양상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 단순 스토리 진행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던 요소와 이야기들이 자리하는 공간이자, 백영웅전의 플레이를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로 활용된다.
동료의 위치를 알려주는 점쟁이, '바바바'를 영입한 뒤에는 그나마 동료를 찾는 과정이 편해진다
다만, 동료 영입과 거점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치명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동료를 영입하지 않으면 거점에서 진행하는 기능 일부를 아예 체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게 조금 심각한데, 일부 동료 NPC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운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낚시 관련 동료의 영입 과정이다.
이 낚시 관련 동료는 거점 확장에서 꽤 중요한 분기로 설정되어 있다. 이 NPC를 영입해서 관련 시설을 지어야만 길드 관련 기능을 개방할 수 있고, 길드 관련 기능을 개방해야만 또 새로운 동료들이 합류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동료의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이 동료가 요구하는 ‘연어병치’-낚시를 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녀석은 바다 물고기다-를 잡아서 가져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전투가 아니라 낚시로만 얻을 수 있는데다가 낚시를 어디서 해야 하는지. 내가 지금 퀘스트를 받은 것인지를 게임 내에서 UI 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동료의 위치를 알려주는 NPC를 영입해서 단서를 얻더라도 단편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어디에 NPC가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정보를 알 수 있는지에 그친다. 그리고 이 연어병치는 게임 내 낚시에서도 자주 낚이는 것이 아니라 희귀한 물고기에 속한다.
명심하십시오 바다 물고기인 '연어병치'. 낚시 포인트는 해당 NPC 바로 옆에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엔딩을 볼 때까지 저 연어병치를 낚지 못해서 관련 기능들을 개방하지 못한 상태로 게임을 마무리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버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어병치가 나오지 않았기에 포기를 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스토리 진행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저 기능 중 하나가 개방되지 않을 뿐. 스토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
거점의 기능 관련 사항이나 동료 영입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선택이 필요한 요소로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굳이 동료를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스토리 진행에는 지장이 없다. 엔딩 이후에도 이들을 만나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불편한 점이라고 한다면, 에필로그에서 관련 캐릭터의 후일담을 보지 못하는 정도다.
영입을 했다면 에필로그에서 약간의 후일담을 알 수 있다 정도. 진엔딩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확인은 불가했다
●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다루는 일면 - 스토리 그리고 이벤트성의 전투와 일기토
백영웅전은 환상수호전이 그러했듯이 전형적인 권선징앙적 이야기를 따른다. 작은 일에서 시작해서 큰 권력을 가진 이가 위협을 일으키고. 플레이어는 여기서 탄압을 받는 쪽에 선다. 그리고 이들에 대항해 집단을 구성하고 대립하며, 궁극적으로는 동료들과 함께 거악에 승리하는 구조다. 백영웅전 또한 이 흐름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여기서 동료를 모집하는 이유 / 대립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된다.
백영웅전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권선징악적 흐름 위에 있으면서,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으로 변주를 줬다. 3명의 주인공이 나온다는 점에서 환상수호전 3의 흔적이 어느 정도 엿보인다. 그러나 주인공들을 번갈아가면서 조작하다는 것보다는, 기본적으로는 함께 행동하되 따로 활동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각자 별개의 파티를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같은 구조이기에 동료를 모은다는 과정은 의미를 가진다. 전투 측면에서는 파티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한편, 각자 사연이 있는 동료들을 동맹군의 일원으로 맞이하면서 ‘동맹군’이라는 집단 자체가 여러 삶과 인물들이 혼재되어 있는 집단으로 설정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은 거악에 맞서기 위한 대항력으로 성장하며, 다수의 이야기가 얽힌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주인공이 3명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주역은 '노아'로 확실한 구심점을 두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백영웅전이 국가 혹은 집단과의 전쟁을 다루는 방식이다. 고전 RPG의 요소 일면을 육성과 전투 측면에서 유지하면서, 전쟁이라는 대규모 전투가 필요한 장면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답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백영웅전의 대규모 전투는 분위기 고조 및 환기를 위한 일종의 이벤트 측면이 강하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번씩 나오는 형태로 구성됐다. 따라서 전체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전쟁 화면을 보는 것은 양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종의 워게임과 같은 형태로 진해되는 전쟁 장면은 전투 과정에서 캐릭터들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간소화 되어 있고, 플레이어가 동료로 삼은 캐릭터들이 각 부대를 담당하여 전투를 용이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해뒀다. 파고들 만한 요소나 플레이어의 육성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기 보다는, 이벤트성 및 동료 캐릭터의 활용처를 늘리는 역할에 가깝다.
이래저래 설정할 것들이 있는 전쟁 파트는 실시간이 아닌 턴제다. 그리고 오직 이벤트를 위한 전투에 가깝다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것은 일기토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승리로 끝난 이후에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동하며 적의 주력 장수를 쫓거나 적에게서 도주하는 플레이가 이어지고, 그 끝에서 적의 장수를 만나 1대1 대결이 펼쳐지는 방식을 택했다.
일기토는 개발진이 제작했던 환상수전과 마찬가지로 대사를 보고 커맨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대화를 보면서 상대의 패턴을 파악하고 공격 / 카운터로 대치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공세를 발동하면 연출이 이어지며 끝을 맺는다. 이러한 일기토는 전쟁보다 빈도가 낮으며, 메인 스토리 기준으로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에만 등장한다.
아마 환상수호전을 했다면 익숙하게 다가올, 대사를 듣고 커맨드를 판단하는 일기토다
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 즉,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나 해결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전쟁 측면과 일기토가 자리하는 것이다. 개발진은 이전의 턴제 전투에서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대규모 전투나 치열한 공방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에 해당 요소를 등판시킨다. 전투의 형태가 달라지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연출이 다르며 플레이어들이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어떤 특별한 시스템이나 파고들 수 있는 거리를 원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스토리 진행 - 전투 - 성장 - 전쟁 - 일기토의 진행 구조에서 약간의 킥 정도만 그치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연출이나 감정선 등을 고려했을 때에는 백영웅전 전반의 시스템 하에서는 최대한의 결과물이자 긍정적인 맺음을 보여준다. 단순하기는 하더라도 실제 플레이 과정에서는 그 소임을 충분히 다한다.
턴제라서 보여줄 수 없던 연출이, 일기토 - 액션 장면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이 구조는 꽤 괜찮게 다가온다
● 아쉬움을 남겼던 과거에 마침표를 찍다 - 백영웅전
정리하자면, ‘백영웅전’은 개발자들이 과거에 100% 전력 투구를 하지 못했던 작품들. 아쉬움이 남았던 과거의 창작물과 자신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 당시에 여러 사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 결과로 환상수호전 시리즈는 게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것을 원 발안자와 관련 스텝들이 모여 추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들 스스로가 추구했던 길을 20년이 넘게 지난 현재에 다시금 걸어나가는 타이틀이다.
그리고 환상수호전의 개발에서 떠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본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백영웅전에서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현 시점에서는 낡았다거나 시대착오적인 방향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서만 오는 맛이 있다. 게다가 백영웅전은 펀딩 시작부터 그 낡음에서 오는 맛을 지향하며 만들었던 타이틀이다. 고전 JRPG를 지금의 기술적 배경 아래에서 구현하겠다는 것. 그리고 본인들의 작품을 정신적 이정표 삼아,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열망으로 구현했다.
한 20년 전 감성이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그걸 보여주고자 만든 작품이기에, 성공한 셈이다
과거의 개발자들이 한데에 뭉친 것은 이와 같은 지향점이 꽤 매력적인 것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엔딩 크레딧에서 표기한 각 국가별 후원자들과 지역을 알 수 없는 5만여명에 이르는 후원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의 것을 추구한다는 지향점은 분명했고 여기에 맞춰서 백영웅전이라는 타이틀이 탄생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자면, 백영웅전은 개발자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것들을 최대한 정제된 형태로 구현했다. 일부 투박하고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방향성에 맞춘 게임 디자인 그 자체다. 고전 JRPG의 게임 디자인과 권선징악적 스토리 + 동료를 영입하고 거점을 재건해 나가는 콘텐츠 + 연출 측면에서 발생하는 전쟁과 일기토 등은 과거의 방향성에 맞춰서 묵묵하고 굳건하게 게임 플레이를 구성한다.
2.5D 형태가 되면서 몇 개의 변화도 있다. 3D 배경과 오브젝트를 활용한 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진이 내린 선택은 곧, 고전 JRPG의 형태로 취합되어 과거의 타이틀이 주었던 재미로 빚어진다. 현대적 게임 디자인과 플레이에서 오는 재미가 아니라, 약 20여년 전에 느낄 수 있었던 그 당시의 경험 그 자체가 백영웅전의 정체성으로 자리한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이렇게 달성되었고 그 결과 또한 프로젝트가 추구하던 것과 오롯이 맞닿아 있다.
적어도 개발진들이 추구한 지향점에 충실하고 있으며, 본인들 스스로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과거 작품을 되돌아보고 보완하여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펀딩을 했던 사람들. 이제는 그 명맥이 끊긴 환상수호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백영웅전은 더할 나위 없는. 그리고 대체되지 않는 고전 JRPG에 대한 헌사이자, 열망을 채울 수 있는 작품 그 자체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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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호전을 그리던 팬들에겐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은 함 그런데 제발 마법 코스트를 줄이든 mp 회복량을 늘리든 방식을 추가하든 좀 하자 마법 두어번 사용하고 나면 마법 캐릭들은 그냥 공격 말곤 할 게 없음+아이템 셔틀.. 뭐 기본 공격이 약한 건 아니지만 기술도 좀 사용하고 해야 재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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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호전 시리즈 한번도 안해봤는데 이글 보고 있으니 백영웅전을 꼭 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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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는 하지 마세요 최적화 엄청 구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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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가 돌아가셔서 어찌될진 모르겠지만.. 꼭 후속작이 나왔음좋겠네요 환수2를 좋아하는것도 환수1에서 이어지는 내용이기때문인거라.. 환수2에서 그레그민스터 방문했을때 돋았던 소름은 몇십년이 지나도 안잊혀집니다.. 부디 시리즈가 이어져서 추억을 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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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회복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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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호전 시리즈 한번도 안해봤는데 이글 보고 있으니 백영웅전을 꼭 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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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호전은 2편이 초걸작 | 24.04.22 14: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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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호전을 그리던 팬들에겐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은 함 그런데 제발 마법 코스트를 줄이든 mp 회복량을 늘리든 방식을 추가하든 좀 하자 마법 두어번 사용하고 나면 마법 캐릭들은 그냥 공격 말곤 할 게 없음+아이템 셔틀.. 뭐 기본 공격이 약한 건 아니지만 기술도 좀 사용하고 해야 재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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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회복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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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가 돌아가셔서 어찌될진 모르겠지만.. 꼭 후속작이 나왔음좋겠네요 환수2를 좋아하는것도 환수1에서 이어지는 내용이기때문인거라.. 환수2에서 그레그민스터 방문했을때 돋았던 소름은 몇십년이 지나도 안잊혀집니다.. 부디 시리즈가 이어져서 추억을 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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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민스터 교외에서 낚시하던 청년과 만났을때 감동이란 | 24.04.24 08: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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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민하다 왠지 모드 나올것 같아서 스팀덱으로 결정! | 24.04.22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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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이짱
스위치는 하지 마세요 최적화 엄청 구리답니다 | 24.04.22 12: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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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고민중이었는데 최적화가 엉망인가보군요 기종 추가된거라 아무래도 걱정되긴 했었는데 그렇게 됬군요.. | 24.04.22 17: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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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퀄리티겜임에도 모두 최적화 개차반인데 그나마 현세대기들이 스펙빨로 미는중ㅋㅋㅋ | 24.04.25 1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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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 24.04.23 0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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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까지 죽은자식 ㅂㄹ만지는 심정으로 했었는데 확실히 2가 가장 전성기고 루카 브라이트만한 악역이 없었는듯.. | 24.04.24 08: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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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포스를 자랑하는 악당이였죠 막판에 몰려서도 혼자서 화염칼을 쥐고 아군들을 쓸어버리는 전율을 맛보게했죠 | 24.04.24 15: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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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 잔혹무도한 돌아이 왕자 ㅋㅋ | 24.05.12 2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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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형적인 환상수호전의 특성을 망라한 사항들이네요. | 24.04.24 15: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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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 식으로 해서 마법의 사용량이 정량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오히려 낫지 상위 마법 쓴다고 하위 마법 코스트까지 가져가는 게 아니니까 백영웅전은 그게 mp시스템이라 문제인 거 | 24.04.25 19: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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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젠 5600에 4060Ti로 돌리는데 FHD에서 여유롭게 돌립니다. 근데 그정도에 부하 걸리면 안되는 그래픽이긴 해요 ㅋㅋ 로딩은 SSD인데도 짧게짧게 있긴 한데 불쾌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 24.04.25 0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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