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ULTI] 누굴 죽이냐보다 어떻게 죽이냐가 중요하지, 수어사이드 스쿼드

[「RULIWEB」]

제목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	출시일	2024년 2월 2일
개발사	WB / 락스테디	장르	액션 어드벤처
기종	PS5/XSX&S/PC	등급	청소년 이용불가
언어	한국어 자막	작성자	Sawual

※ 본문에 게임 내 핵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는 데이비드 에이어의 영화를 기점으로 DC팬 외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존재들이다. 더 나쁜 놈들을 때려잡기 위해 강제로 징발된 나쁜 놈들. 굉장히 자극적이고 이것만으로도 재미있어보이는 소재 아닌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그린 랜턴. 저스티스 리그가 세뇌 당해 변절했고, 이를 막기 위해 B급 범죄자들이 모인다. 굉장히 흥미로운 도입부다. 와, 뭐 어떻게 이기려고? 방법이 없어보이지만 또 나쁜놈들이니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해낼 것 같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 는 이 배경 설정만으로도 화제를 몬 게임이었다. 문제는, 딱봐도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소재였다는 점이다.

그 때문일까. 이 게임은 상당히 오랫동안 개발 기간을 소모했고 그말인 즉, 불안요소가 커진다는걸 의미했다. 거기다 출시 전 스토리 유출까지. 다사다난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던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락스테디,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를 죽인다’ 라는 소재에 대한 기대는 져버릴 수 없었다. 일단 그래서 열어본 결과는, 참으로 아쉽다.

■ 타율 좋은 유머 코드, 낭만있는 연출, 좋은 초반부

일단은, 이 게임의 기본 틀은 4인 협동 루트 슈터다. 그러니까… 대략 ‘보더랜드’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단지 그 주인공들이 캡틴 부메랑, 데드샷, 킹 샤크, 할리퀸이라는 말종 범죄자들이고, 이들의 목표가 변절한 저스티스 리그를 조지는 것이란 정도의 차이가 있다.

 

 

게임의 무대는 DC 세계관의 유명 도시 메트로폴리스다. 슈퍼맨의 거점인 이곳은 브레이니악의 전면 침공으로 박살이 났고, 전체 인구의 90% 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 상황에서 빌런보다 더 빌런같은 인간 아만다 윌러는 태스크 포스 X 의 목숨을 쥐고 임무에 투입한다.

여러 우려와 달리, 일단 이 게임에는 분명 좋은 부분, 마음에 드는 디테일이 있다.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인 점이다.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은 시기적절한 유머와 대사,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스토리와 관련된 연출들이다.

이 게임의 유머 코드는, 사실 유머라는게 취향을 많이 타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기자에게는 굉장히 잘 맞았고 여러 번 웃었다. 일단 태스크 포스 X 4인방의 코미디 역할 분배가 굉장히 좋은 편인데, 눈치 없는 상식인 포지션의 킹샤크, 맨날 까이는 탱커 캡틴 부메랑, 광년이 할리퀸, 한성깔 하는 냉소꾼 데드샷 이 네명이 벌이는 만남이 주 웃음 포인트다.

 

 

 

킹 샤크 때문에 몇번을 빵 터졌는지 모를 정도

시작부터 끝까지, 이들의 입담은 플레이 상황에서 그리고 컷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대사 뿐만 아니라 상황에서도 어이없이 실소를 터트리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장면에서 갑자기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 막강한 능력을 뽐내며 등장하면 그 공포감은 극대화 된다.

유머 코드와 더불어 이런 연출 전반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초반에 그린 랜턴이 모든 멤버를 포박하고 박살난 메트로폴리스를 한바퀴 돌면서 보여주는 장면을 비롯해 여러 컷씬이 이전부터 게임적인 연출을 잘 풀어내는 락스테디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컷씬이 아니더라도 플레이 동안 공포감을 유발하는 배트맨이 등장할 때에 어둠 속에서 이를 잘 살려내는 것처럼, 특유의 연출 감각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컷씬에서 정지 화면이나 슬로우 모션을 제법 사용하는데, 그럼에도 진부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시기적절하게 느껴진다는 감상이 많이 드는 편이다. 일단 이 게임의 소재가 굉장히 파격적인 만큼, 연출도 많이 신경을 썼다는게 느껴진다.

 

 

사실, 게임의 중반까지는 다른 부분들도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액션과 스토리가 그렇다. 배트맨이 준비한 저스티스 리그들의 타락을 경계한 대책들, 바벨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각각의 저스티스 리그 슈퍼 히어로를 처치한다는 주요 스토리와 컨셉은 분명 매우 흥미롭다. 액션 측면에서도 고저차가 극명한 도심지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라는걸 감안하여 이동 액션의 비중이 매우 높고, 4개의 캐릭터가 모두 완전히 다른 방식의 이동 방식과 스킬 셋을 가지고 있어 이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플래시를 때려잡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저스티스 리그 멤버와 태스크 포스 X 의 접촉이 보다 잘 다루어지고 갈등이 생기는 과정도 잘 묘사했다. 슈퍼 히어로들이 가진 막강한 능력이 적이 되었을 때에는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잘 보여준다. 도저히 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막강한 적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국 승리하는 것. 이는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올만 하다.

그런데, 대략 열시간 남짓한 스토리 플레이 중에서 한 반 정도를 넘어오면 좀 별로라는 인상이 강해지기 시작한다.

■ 전투가... 전투가 너무 재미없어요, 특히 보스전이

구체적으로는 플래시를 죽일 때부터 한편으로는 조금 애매한 상황이 반복된다. 각각의 적들을 상대하는 방식이 각자에게 대응하는 약점을 노리는 아이템을 획득하고 평소와 같이 싸우는 식이 되기 때문. 안티 스피드포스 장치, 옐로랜턴, 크립토나이트 등등, 오직 이들을 잡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들이 등장하고 이를 획득해서 싸우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 물론, 이들 장치는 원작 코믹스에서부터 등장한 유서깊은 도구들이다. 크립토나이트 같은건 유명해도 너무 유명하지 않나.

 

하지만 이렇게 게임이 흘러갈 때의 문제는, 너무 뻔하고 모두가 아는 방식이 되어버리고, 또 보스전의 연출이 굉장히 밋밋하게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애초에 크립토나이트나 이와 유사한 안티 히어로 기믹들은 원전에서부터 지나치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존재, 즉 태생부터 말그대로 이들 히어로의 약점을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다. 물론 이들을 어떻게든 이용할 것이란 건 코믹스 원작 게임으로서는 당연하지만, 그 방식이 너무 성의가 없게 느껴진다.

이를 테면 그런식이다. 플레이어 능력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며, 전투 방식도 똑같은데 해당 장치를 얻고난 다음부터 그 히어로에게 데미지가 들어간다. 상대에 따라 약간의 기믹이 추가되지만 전투의 틀은 같다. 결국 게임에서는 이들 장치가 제대로 된 도구로 쓰이기보다는 일종의 레벨 해금 장치로서 쓰이는 셈이다.

그래서 너무나 재미없게 흘러가는 그린 랜턴과의 전투 이후로, 모든 보스전이 별로가 된다. 그중 최악은 단연 배트맨이다. 배트맨은 바벨 프로토콜에서 “나의 약점은 없다.” 고 하여 긴장감을 끌어올리지만, 정작 그 뒤로 진행되는 보스전이란, 1페이즈는 어둠 속에서 걸어가서 장치를 켜는걸 4번 반복하는걸로 끝나며, 2페이즈는 고정 스테이지 위에서 공격을 피하고 총쏘다보면 끝난다. 정말 최악이다. 배트맨의 보스전에서는 플레이어가 기존에 가진 모든 능력 중에서 사격과 점프, 회피만을 이용하고 최악의 재미를 보여준다.

 

 

이때만 해도 와 이걸 어떻게 죽여? 했는데 허허 참 보스전이란 놈이 참

슈퍼맨도 마찬가지다. 세뇌를 받은 슈퍼맨에 맞춘 크립토나이트를 구하기까지의 여정이 끝나면, 다른 보스들과 똑 같은 패턴이다. 그냥 슈퍼맨을 자극해서 도시 어딘가로 불러내고, 뛰어다니면서 총 쏘다보면 제압하고 보스전이 끝난다. 아니 최소한, 퍼즐 기믹이라도 넣을 시도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솔직히 이 방식 때문에 슈퍼맨이 그냥 바보같이 느껴졌다. 슈퍼맨 정도의 능력이라면 이 크립토나이트에 작용을 받지 않고 이들을 해치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기본적으로 태스크 포스 X의 멤버들은 슈퍼맨 같은 메타휴먼과 격이 다르게 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정말 아주아주아주 뻔하다. 온라인 협동 슈터로서의 전투를 구성하다보니 오히려 그 전투의 틀 안에 갇혀서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임을 아주 많이 보아왔다. 문제는 그렇다면 자신들이 정립한 협동 슈터로서의 전투 로직을 적극 활용하여 다량의 맵 기믹을 때려붓거나 하는 식으로 만들면 될텐데, 대다수가 단순한 전투에 컷씬을 때려부어 보스전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하는 방식을 활용하곤 한다. 그리고 이 게임도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단 제목에서부터 모든 저스티스 리그 멤버와 싸우고, 이들을 죽이게 되는건 어느정도 기정 사실이다. 그렇다면 당연하게도 이들과의 전투를 가장 기대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작 그 보스전이 너무나 재미가 없다.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없는 전투가 바로 이 보스전들이다. 심지어 마지막 보스인 브레이니악은 그냥 플래시 전의 재탕일 뿐이다.

 

차라리 얘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나마 연출로 말이지

그렇다 보니 모든 보스전은 특정 장치를 얻고 지형지물을 뛰어다니며 공격을 피하고 사격하는 기본 로직을 뛰어넘지 못하고, 설득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전체적인 전투의 재미가 굉장히 낮아진다. 이는 그리고 비단 보스전만의 문제는 아니다. 게임의 미션 구성, 적 구성이 매우 뻔해서 모든 전투가 비슷비슷하게 흘러간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이 미션과 적 구성을 좀 다채롭게 하겠다고 넣은 기믹들은 오히려 이 게임의 전투 방식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만다.

예를 들어 토이맨의 한 미션에서, 오직 크리티컬로만 공격해야 하고 나머지 공격은 오히려 적을 회복시키는 조건이 달렸는데, 엄청난 양의 저격수가 쏟아졌다. 문제는 이 게임에서 저격수는 가까이 가면 순간이동으로 피하며, 결국 사격으로 제압하거나 반격으로 다운 시킨 다음 잡아야 하는 존재다. 하지만 치명타만으로 데미지를 입게 되니 한방 저격총을 들지 않은 캐릭터로 들어가면 이 저격수를 오직 반격으로 밖에 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문제는 다섯마리씩 나오니 반격 타이밍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는 점. 그래서 결국 이 미션은 너무나 짜증이나서 그만두기도 했다.

 

호송... 호송 미션 그만시켜! 윈저 PTSD 있다고!

다른 부가 미션들도 이런식으로 특정 방식을 강요하는 방식이 들어가 있다. 어떤건 수류탄으로만 죽일 수 있고, 어떤건 쉴드스틸만 가능하다. 문제는… 이 게임의 전투 요소는 너무나 유기적이란 점이다. 안그래도 액션의 종류도 많지 않은데 그냥 전투 자체가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상황이 너무 많다. 일단 고저차가 크다보니 아무리 이동 액션이 저마다 다르고 흥미로워도 결국 나중에는 너무 귀찮은 부분이 되며, 적들은 기믹 파훼를 너무 정직하게 요구한다. 저격수나 덩치처럼 특정 기믹을 써야만 파훼되는 적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방식이 처음 몇 번은 재미있더라도 나중에는 피곤하다는거다.

말그대로, 이 게임의 전투는 어렵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플레이어를 매우 귀찮고 피곤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동도 엄청 많이 해야하고, 상하 축도 중요한데 모든 적은 각각의 기믹 파훼를 굳건하게 요구하니 당연히 피곤할 수 밖에 없다. 가끔은 생각없이 다 부수는 것도 필요한데, 이 게임은 길가다 마주친 잡몹도 기믹과 이동 경로를 신경 써서 싸워야 한다. 그러니까 나중에는 그냥 안싸우고 무조건 피한다. 귀찮으니까. 미션 구성도 성의 없기는 마찬가지라 지겨운 호송 미션은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며, 게임 내 이펙트도 심각하게 많고 화려해서 보여야할 전투 정보보다는 눈을 가리는 이펙트가 훨씬 많다.

■ 어쩔 수 없는 클리프행어 엔딩에 대책없는 스케일 키우기, 그리고 떨어지는 디테일

그리고 스토리도 점점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배트맨의 죽음 자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루겠다. 문제는 기껏 슈퍼맨까지 때려잡은 다음에는 갑자기 슈퍼슈퍼 브레이니악이 등장하더니 멀티버스에 13개의 브레이니악에 온갖 무리수를 남발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여기서 ‘와, 이렇게나 적이 많다니! 기필코 다 쓰러트리겠어!’ 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까, ‘와, 콘텐츠 억지로 늘리려고 무리수 막 던지네’ 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까.

 

어떤 창작물이건, 후반부에 이르러 이야기를 종결하고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급격히 확장하고 떡밥을 뿌리는 걸로 끝날 때 좋았던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일단 이 게임에서 이런 스토리 흐름은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는 이처럼 오히려 게임이 마무리되기는커녕 무리수 전개로 넘어가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 그리고 두번째는 저스티스 리그라는 존재를 그저 한낯 소모품으로 쓰고 잊어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이 게임의 주인공은 저스티스 리그가 아니라 태스크 포스 X고 슈퍼 히어로를 죽인다는 소재를 선정한 이상 이들을 죽이고 잊어버려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힘겹게 저스티스 리그를 쓰러트리고 나니 오히려 그 뒤에 더더욱 거대한 적이 존재한다는건 이들의 존재를 매우 초라하게 만들어버리고, 전체 이야기와 파워 밸런스 같은 모든 연관된 문제들을 어그러뜨려버리는 방향이다.

 

스토리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방향성, 태스크 포스 X 와 저스티스 리그를 다루는 관점에서도 조금 껄끄러운 면이 있다. 일단 태스크 포스 X의 각인원은 모두 최소 살인도 해본 흉악범죄자 빌런들이다. 반면에 저스티스 리그는 세계관 최고의 선인들의 집단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그 관계가 반대가 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은 애초에 캐릭터의 선악 구조를 뭉개버리고 캐릭터 개개인의 감성이나 몰입보다는 당면한 갈등에만 집중하는게 감정선에서 모순에 빠지지 않는다. 그걸 잘 했던게 영화로 가자면 제임스 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고, 못한게 데이비드 에이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였다.

이 게임은 대체로 그걸 잘 해냈고, 그래서 게임 전반이 유쾌한 분위기를 맞추는건 잘 했지만 몇몇 부분에서 데이비드 에이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가 저질렀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한다. 바로 캐릭터별 감성을 넣고 연민 같은 이 게임에서는 불필요한 감정선을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원더우먼의 죽음 장면은 여러모로 작위적인 연출이 많이 펼쳐진다. 그전까지 자기 보신, 안위만 걱정하던 악인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원더우먼과 슈퍼맨의 싸움을 그냥 서서,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서서 지켜보며, 죽은 원더우먼을 추모한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태스크 포스 X라는 캐릭터들에게 걸맞는 행동인가?

 

잔뜩 겁줘서 기대했는데, 근 5년 간 경험한 최악의 보스전 중 하나에 든다

어떻게든 라이브 서비스를 지향한 시점에서 전체적으로는 투 비 컨티뉴드 느낌이 나는 식으로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스토리의 맛이 영 별로인건 사실이다. 한 번 잘 완성해서 끊고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하는데, 일단 문지방부터 밟은 느낌이다.

■ 한 그릇에 담을 수 없는 요소를 담으려고 한 결과

이런 일련의 문제들은, 뭔가 전반적으로 열심히 고민해 만든 것은 같은데 각각의 부위가 부정교합처럼 맞아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연상케 한다. 즉, 라이브서비스 협동슈터로서 만들어진 부분과 스토리드리븐 액션으로서 만들어진 부분이 서로 간에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깎아먹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예를 들어 혼자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그 경험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배트맨 보스전의 페이즈1 이나 초반 배트맨 시퀀스는 혼자서 플레이할 경우 4개의 캐릭터를 모두 순차적으로 조작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보스전 페이즈1이 그냥 함정 피하면서 걸어가서 오브젝트 3개 작동시키는게 끝이라는 점이다. 이걸 그냥 단순 반복으로 4번 반복해야 한다. 여기서 진심으로, 이걸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네 캐릭터의 성장과 파밍도 나는 한명만 키우고 싶은데 이 게임은 계속해서 미션에 최적화된 인원을 강제로 플레이하게 하고, 결국 성장도 잡탕이 되어버린다.

 

하하 배트맨, 넌 틀렸고, 죽었어.

배트맨의 죽음의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는 DC의 팬은 아니며 ‘다크 나이트’ 가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정도이지만 죽음 자체는 피할 길이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조엘 때와 마찬가지로, 죽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지 그 죽음을 어떻게 묘사할지,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게이머들, DC 팬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그 배트맨이 바로 아캄버스의 주인공인 그 배트맨이고, 게임 내 비중이나 죽음에 대한 묘사, 그리고 이후의 이야기 연결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애초에 왜 이 게임이 아캄버스의 연장선이 되어야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다중세계의 다른 시나리오 정도였으면 별로 문제가 없었을 듯 한데, 아캄버스의 배트맨은 플레이어들이 아캄 시리즈를 거듭하며 항상 애정을 쏟아온 자신의 분신이었고, 아캄버스의 개국공신이었는데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굳이 아캄버스와 연결함으로서 생기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닌데, 그동안 스케일을 적당히 잘 억제하면서 통제된 선 안에서 이야기를 디테일있게 잘 진행시켜나가던 아캄버스는 마치 옆동네가 그랬듯, 갑작스런 멀티버스의 본격적 도입으로 스케일이 십수배 커져버렸다. 보통 이런 경우 스케일이 커진 만큼 디테일이 따라가지 못하고, 모든 사이드 스토리들이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애먼데에서 영향을 받아 잘못된 길로 가기 마련이다. 솔직히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 는 고작 열시간 남짓한 시간 만에 이미 스토리가 산으로 가버렸다고 해도 좋을 정도라, 향후 아캄버스가 다시 활용되는게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전형적인 클리프행어 엔딩으로 간건 뭐 이 게임은 시즌제 라이브서비스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그럴만 하지만, 문제는 좋은 클리프행어 엔딩이 되려면 최소한 향후 방향에 대해서 구체적인 모습은 제시해야 할텐데, 그저 13개의 브레이니악과 멀티버스 운운하며 갑작스런 스케일업을 제시하고는 마무리되니,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

 

 

라이브 서비스 루트슈터로서도 특별한 면은 보여주지 못한다. 성장과 아이템 파밍의 핵심은 스쿼드 스킬과 세트 아이템인데, 대략 ‘더 디비전 2’ 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 게임의 엔드 게임은 ‘보더랜드 3’ 의 출시 시점과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 바로 아무리 키워도 이걸 써먹을 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엔딩을 보고 열리는 넥서스의 엘스월드 미션 같은 것도 사실 완전히 다른 재미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그냥 다 같은 구성의 적과 미션이 나오고, 여러가지 퍼크와 난이도 조정 요소로 새롭게 하려고 한 티는 역력하지만 기본적으로 적은 같은 존재이다보니 쉽게 질린다. 앞서 말했듯, 이 게임의 전투는 너무 플레이어를 피곤하게 하는 방식이다보니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매치메이킹도 그다지 섬세하게 잘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난리를 다 쳐놓고 마지막에 이걸 띄우면 뭐가 되나요...

일단 프리시즌이고, 향후 시즌 전개에 따라 새로운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콘텐츠도 당연히 추가되겠지만 당장 지금의 모습은 본격적인 루트슈터라고 하기엔 좀 아쉽다. 루트슈터의 종가인 ‘보더랜드 3’ 도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주저앉은 이유가 바로 이 콘텐츠 다양화 및 수급의 문제였는데 과연 이 게임은 그걸 해결할 수 있을까?

결국 이 게임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들로 가득 차있다. 왜 굳이 이런 소재를 라이브서비스 협동 슈터와 엮었는지, 전투 방식도 왜 이런걸 선택했는지, 시나리오의 디테일에서도 왜 그런 표현과 결과를 선택했는지, 정말 많은 부분에서 의문부호가 들게 한다. 협동 슈터로서의 요소와 스토리 드리븐 액션으로서의 요소가 서로 충돌하기 바쁘고, 게임의 많은 부분이 부정교합으로 붙어있다. 그렇다보니 개별 요소들의 완성도가 부족해진다.

 

종합하자면 분명 이 게임의 각 부분에는 반짝반짝 하는 디테일들이 있다. 하지만 총합을 봤을 때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든 한 그릇에 담으려고 애쓴 티가 역력하다. 때문에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한 그릇 안에서 묻혀버린 재능들이 아쉬워지는 게임이다. 보다 좋은 디렉션이 있었다면, 몇가지를 포기하되 남은 부분에 집중했다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게임이다.

▶긍정적  
- 타율 좋은 유머와 섬세한 캐릭터 관계 묘사
- 힘준 연출과 세계관 설정 사용

▶부정적 
- 까다롭고 흥미를 돋구지 못하는 전투

- 최악의 보스전, 인상적이지 못한 미션 구성

- 떨어지는 스토리 디테일, 부실한 엔딩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e-mail])

[MonsterCat]

정말 참 세상 모를일이다

아캄버스로 갓겜회사 그자체였던 락스테디가 9년만에 가져온 신작이 허허....

[캡틴MMXX]

9년전 아캄나이트는 이것보다 더 욕먹었을걸요. 전부다 무조건적으로 환불해주기까지 할정도로 얼마나 불쌍했으면 환불안한 유저한테는 고맙다고 아캄시리즈 풀버전 +아캄오리진풀버전+아캄블랙감옥까지 무료로 줬을까싶네요. 지금 저 게임이 딱 그때 9년전 욕먹던때랑 똑같은 상황임. 아마 이겜도 9년후에야 칭찬받을지 모르겟네요. DC 코믹을 아는 게임회사는 현재로선 락스테디가 최고라고 봅니다. 수어사이드도 60점짜리 똥겜은 아님 적어도 장르가 다를뿐이지

[파클]

캄캄나이트도 진짜 초반 그래픽 보고 우와... 개쩐다.. 하고 지금까지도 그 그래픽을 넘어서는 게임은 흔치 않을 정도인데 게임성은 아캄시티에서 한참 퇴보해버렸죠;; 되도않은 강제 자동차 게임은 계속 시키고... 길거리 인카운트 하는 양아치랑 싸우는건 심지어 아무런 보상도 없어서 그냥 싸울 이유조차 없게 만들어버림.. 뭣보다 게임을 죄다 라들러 자동차 경주랑 자동차로 뭐 끌고 하면서 퍼즐시키는 미친 짓거리는 도대체 어떤 기획자 ㅅ ㅐ끼가 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로스트z]

원더우먼 복장중 젤 최악이네. 모델링은 또 저게 뭐야...아줌마 만들어놨네. 이것도 그거 묻은건가??

[루리웹-3048629084]

서양 게임 중 PC 안 묻은 게임 찾기란 해변가에서 바늘 찾기랑 동급임. ㅋㅋ

[막장발컨2]

와 씨 이 댓글 보기 전까지 중간에 잠깐 나온 아줌마가 원더우먼이라고는 생각도 못함

[파클]

나도 원더우만이 아니라 그냥 그 원두우먼 섬에서 온 그 부족 일원인줄 알았는데 원더우만 본인이었네;;

[루리웹-6169918065]

기대했는데.......십노잼이라니

[DDakong]

해본사람들 말로는 재밌다던디...
할인때 만나봐야것네

[34876264]

진짜 개취라고 느끼는게 인터넷 평가 대비 나는 꽤나 재밌게 하는중 ㅋㅋㅋ
킹샤크 진짜 졸라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장밖으로]

뭔데 이겜 진주인공 킹샤크임? ㅋㅋ

[_단장_]

아캄버스로 굳이 이어져야 했었으면
아캄버스의 배트맨을 죽일게 아니라
이쪽 세계관으로 아캄버스의 배트맨을 데려와서
조언을 구하거나 슈퍼맨을 쓰러트릴 때 배트맨의 도움을 받게 했어야지

[Alex.S]

그게 바로 인저1 갓어몽어스 스토리네요ㅋㅋ.

[플랑베르쥬]

루트슈터로서는 나쁘지않다고는 합니다만은 멀티환경이 쉣이라 조기 환불했습니다.

[킴아저씨]

그러니깐 이 게임은 서비스 종료하는 순간 돈 날아간다는거죠?

[DownUnderFox]

게임 자체가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일단 모든게 끝나면 디비전2의 악몽이 떠오르면서 퍼지기 쉬운 구조에 아무리 뒤져봐도 이게 ‘아캄 정식 후속작‘ 일 이유가 없음.

어설프게 어그로만 끌어서 유저들 떨구는 악영향을 부르고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유저 풀이 안되면 더 떨어질테니 이 게임은 13브레니악이 다 나오기도 전에 드랍될듯.

[만두촌장]

?? 파밍 써먹을데없다는건 동의하기 힘든데 습격등급 올릴때마다 보상차이 큰데 등급 올릴때마다 그라인딩 오지게해야되요
티어1이면 엔딩끝나고 습격 한두번 돈 수준인데 엔드컨텐츠 운운하기엔 게임 시작도 안하신거같은데요..

[Insanebane]

이것도 스토리작가가 '그분들'인 모양이던데...역시 그치들이 일을 하면 제대로 된 게 안나옴

[루리웹-3149161325]

그런데 정작 개발자 크레딧을 보면 본작의 시나리오를 총괄하고 시나리오 플롯을 제작한 사람은 아캄 시리즈의 개발을 총괄한 디렉터이기도 한 세프턴 힐입니다. 직접 집필은 전문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했겠지만 시나리오 총괄자인 시점에서 책임은 피할 수 없죠?
세프턴 힐은 2022년 10월에 락스테디를 퇴사해서 런하기는 했는데 배트맨 성우인 케빈 콘로이가 11월에 사망했으니 시나리오 집필과 성우 녹음은 세프턴 힐이 퇴사하기 전에 이미 다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캄 시리즈 디렉터가 최후에 스토리에 똥을 뿌린 뒤 본인은 런한 결과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루리웹-9680070408]

라오어 2 리뷰한 기자가 이걸 리뷰하다니 아이러니하다고밖에 못하겠군

[룻벼]

이번 배트맨 퇴장에서 고마워요 케빈, 잘 가시고 딱히 존경스럽지도 영광스럽지도 않았어요! 라는 느낌까지 들던데요

[하이 호]

컷신중에 재미있는거 많긴 함...

그게 전부임...

[알라딘발라딘]

원더우먼이 흑인임 ㅅㅂ;;

[폐지줍는시바견]

얘네 9년동안 뭐한 거야 대체... 회사 문닫아라 그냥

[방송국]

이거 하던 일부 스트리머들도 하루하고 던짐 프로모션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고 뭐든 ㅋㅋㅋㅋㅋㅋ

진짜 잠시 평가 좋게 내리는건 기사대로 딱 거기까지만. 그때부터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팍 식고...

[루리웹-2991072523]

[시몬벨몬드]

장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쓰레기들이 히어로들 조롱하고 끔살하고 시체능욕하는 거지같은 스토리 하나만으로 모든 장점이 다 상쇄된다고 생각함

[루리웹-4351693756]

쓰레기가 영웅을 능멸하고 죽이는 데에서 라오어2와 같은 냄새가 남.
PC 세력의 최대 목표 중 하나가 기존의 도덕관을 무너뜨리는 건데(그래서 남녀간의 사랑을 역차별 하고, 사람들이 당연히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모욕함), 컨텐츠를 통해서 자기 사상을 주입하는 방식 자체가 참 더럽습니다.

[redtail06]

캐릭터는 라이센스 안 받은건가?! ㅋㅋㅋ 그냥 원작이랑 상관 없이 만든거 같네요

[파클]

원래 이런 게임들은 그 키럭터의 라이센스를 받는거지 그 배우의 라이센스를 받는건 아니라서 배우랑 안닮게 만들어요.. 배우랑 닮아버리면 배우가 자기 얼굴 도용했다고 고소할 수 있어서 그냥 머리 색깔이나 모양 그런 특징만 가져와서 만듬..헐리우드 배우들 출연료는 거품이 어마어마해서 웬만한 마불이나 디시 영화들 배우 출연료만으로 게임 제작비 통째로 다 될듯

[용기사 바란]

난이거 악평에 동영상으로 받을때 타격감 제로일지알앗는데 듀얼쇼크로 직접 플레이해보니 잼잇든데 유머코드도 맞고

[열혈 화룡]

애초에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소재 자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소재라고 생각이 듬. 여러 악당들을 강제로 모아 놔야 되는 당위성을 줘야 되고, 악당이 여러 명이어야 스쿼드가 되니까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부여해야 되는 데다 기존의 선역을 악당으로 만들어야 되니 또 거기에 스토리 할당해야 하고... 너무 스토리가 난잡하고 복잡해지는 데다 당위성을 부여하기도 힘들고 주인공들이 악당이어야 되니 감정 이입도 어려움. 대체 왜 DC는 저런 걸 자꾸 주력 소재로 삼으려고 하는 걸까. 이미 매력적인 슈퍼히어로가 너무나도 많은데 그거나 좀 제대로 하지

[룰웹 a]

수어사이드 소재가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을까 ?? 아니 성공 이건 먹힌다라는 희망을 세운게 그 놈에 실사 양갈래 머리에 파랑 핑크 염색을 한 그 할리퀸 떄문에 먹혔던게 아닐까 .. 솔직히 내용은 그렇게 없는데 할리 배우의 그 외모 떄문에 널리 널리 퍼진 어쨋든 그애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라
'지나가던 시민들 머리통 꺠버리는 빌런 놈들'에게 이런 그지 같은 소재부터가 마음에 안든다
마블에 '그 강철팔 놈처럼 갱생해서 반성 하고 죄를 뉘우치는게' 아닌데 이런 쓰레기 놈들이랑 감정이입이 되냐 ? ㅋㅋㅋㅋㅋ
TAS떄 부터 좋아 하던 배트맨 성우를 마지막 까지 똥통으로 넣어주는 제작사 놈들에게 지옥에나 가라 진짜

[자이로프]

헝그리 샤크 ?

[루리웹-7366708487]

수어사이드 스쿼드(영화)가 성공했는가? 망함
마블 어벤져스(게임)가 성공했는가? 망함

망한거+망한거가 성공하겠는가?
애들도 알만한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