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블 스파이더맨 2 | 출시일 | 2023년 10월 20일 |
개발사 | 인섬니악 게임즈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S5 | 등급 | 15세 이용가 |
언어 | 한국어 자막 | 작성자 | Sawual |
※ 본 리뷰는 SIE로부터 게임을 제공받아 엠바고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엠바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정 시점 이후의 시각 자료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데 있어, 그 방법이나 요구되는 역량은 굉장히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오직 말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던 시대를 넘어서서, 극, 문자, 그림, 영화까지 서사 작품들이 발전해오면서 그 방법론은 더 확대되면 확대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우리는 시대가 지날 때마다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더 발전된, 또는 다른 형태의 도구를 얻었고 그걸로 같은 이야기를, 또는 조금씩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향유해왔다.
게임의 서사는 여러가지 방법론 면에서 많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때론 왕도적인, 전통적인 방법론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찬사를 받기 충분했다. 오늘 이야기할 ‘마블 스파이더맨 2’ 와 가까운 한식구의 게임들을 살펴보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2013)’ 나 ‘갓 오브 워(2018)’ 가 대표적인 예다.
‘마블 스파이더맨’ 1편 역시 기본적으로는 액션 게임이지만, ‘스파이더맨’ 이라는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굉장히 뛰어난 서사와 연출로 풀어냄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사실 이 게임은 액션이라는 플레이의 축 외에도 이 서사의 축이 굉장히 중요했고, 어쩌면 고리타분할 수도 있는, 이미 수없이 많이 다루어진 캐릭터와 소재를 재미있게 재해석하고 재배치하여 게임만의 이야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2편을 기대하는 마음 역시, 플레이 측면에서의 발전도 있었겠지만 ‘마블 스파이더맨’ 1편으로 새롭게 시작된 또다른 스파이더맨의 이야기의 다음 장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이 컸다. 그리고 그 기대는 기대만큼의 만족감으로, 또 희열로, 또다른 기대감으로 돌아왔다.
■ 코믹스도 영화도 아닌 게임으로서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탁월한 방법
게임의 시작지점에서 피터와 마일스는 제각각 다른 고민거리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피터는 전작의 사건으로 닥터 옥타비우스의 연구소가 폐쇄된 후 변변한 직장 하나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고, 마일스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장래에 대한 스트레스로 가득차 있다. 뿐만 아니라 피터는 전작에서 지키지 못한 메이 숙모를, 마일스는 아버지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다. 이처럼 둘은 비슷한 면이 있지만,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둘은 서로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2편의 이야기니 당연히 1편의 이후이지만, 아직 다룰 수 있는 많은 것이 남았다. 1편에서 그렇게 벌떼같이 많은 빌런들을 소비했음에도 여전히 스파이더맨에게는 적들이 즐비하고, 그만큼 다루지 않은 스파이더맨 서사도 많다. 그렇다면 2편의 중심은 무엇인가.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은 해리다. 해리 오스본은 불치병에 걸렸던 피터 파커의 친구이고 모종의 치료를 거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크레이븐 더 헌터가 맨하탄에 나타났다. 당연히 피터 파커과 연계하여 중요한 이야기들을 전개해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일스가 이야기에서 소외되지는 않는다. 마일스 또한 이 이야기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 ‘마블 스파이더맨’ 1편 리뷰에서, 이 게임은 일종의 군상극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은 2편에서도 비슷하다. 주인공은 ‘스파이더맨’ 이지만, 이제 두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와 마일즈 모랄레스 두명이 동등한 주인공이며, 그 주변의 MJ, 해리, 강케, 헤일리, 노먼 오스본 등등 수많은 보조 인물들과 크레이븐, 리자드처럼 주인공 못지않게 강한 비중과 캐릭터적 깊이를 가진 빌런들도 즐비하다. 이 수많은 인물들이 한 게임 속에서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어느정도씩 내고 있으며, 그 울림은 일종의 화음이 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둘로 늘어난 상황에서 이런 배경은 어쩌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서사란 결국 인물과 배경이 모두 잘 어우러지는 기반 속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야 하는 인물이 그렇게나 많다면 비중 배분이나 개별 캐릭터의 서사에서 설득력을 쌓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며, 모든 인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황에서 어느 한 인물의 서사 실패는 다른 모든 인물들로 도미노처럼 번져나갈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여준 가장 가까운 예는 마블의 영화인 ‘이터널스’ 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이는 그저 기우였음을 깨닫는다. 돌이켜보면 전작에서도 한 두명도 아니고 거의 열명 가까이 되는 빌런들이 튀어나왔고 이 때문에 각 빌런에 얽힌 서사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인섬니악은 이 걱정거리를 훌륭히 헤쳐 나갔다. 그 당시에는 이 모든 빌런들이 이미 베테랑 슈퍼히어로인 피터 파커와 대결한 전적이 있다고 설정하여, 스파이더맨을 만나자마자 치고박고 싸워도 고리타분한 빌드업 없이 간결한 구조를 만들었다. 비단 빌런 뿐만 아니라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을 이미 수년 간 슈퍼히어로 활동을 한 베테랑으로 설정하여 역시 대중 영화 등으로 이미 알려진 빌드업을 기계적으로 반복하지 않고 현재의 상태를 깔끔하게 제시하는 탁월함을 발휘했었다.
이런 배경 설정의 탁월함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스파이더맨의 대표적인 설정들에 전작에서 이미 형성해놓은 관계들을 투입하여 처음부터 이야기를 습득하는데 허들은 낮으면서 동시에 불필요한 이야기를 쳐냄으로서 한발 나아간 이야기들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다소 독자적인 해석과 전개가 있음에도, 이것이 걸리적거리기보다는 이게 “인섬니악식 해석” 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도 이미 탄탄하게 다져놓은 기반 덕분에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게임의 많은 부분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요소들을 남김없이 모두 활용하고 있지만 그 면면은 기존의 전개와 꽤나 다르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그게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롭다. 당장 출시 전부터 본작에 등장하는게 확실시 된 빌런들, 크레이븐 더 헌터, 베놈만 해도 그 캐릭터성은 잘 살려내고 있지만 세부적인 설정은 이전의 다른 수많은 스파이더맨 창작물과 다르다.
피터 스파이더맨, 마일스 스파이더맨 모두 사연은 더욱 깊어간다
한편으로는 이런 점이 오히려 반가웠다. 마블과 DC 같은 미국식 슈퍼히어로물은 코믹스라는 든든한 기반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코믹스라는 기반이 족쇄 또는 억제제로 작용하는 경우도 꽤나 많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가 엔드게임까지 훌륭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코믹스의 틀을 그대로 따라가는게 아니라, 코믹스에서 정해진 요소들을 다시 섞고 비틀어가며, 또 실사영화에 맞게 리디자인한 노력 덕분이 아닌가.
반면에 최근 코믹스 원작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연전연패를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의 당위성,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의 당위성을 “원작에 이런게 있어요” 하나로 면제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렇게 무책임하게 넘어가는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일상적이면서도 공감하기 좋은 포인트를 계속 만들어내면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고 당위성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도록 한다.
이렇게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각종 설정을 잘 버무리고 남김없이 재구성하는 재주와 함께, 이 게임의 가장 탁월하고 훌륭한 점은 메인 스토리 진행과 게임의 진행이 강하게 결착되어 있고, 플레이를 진행할수록 나의 분신인 플레이어 캐릭터와 세상이 계속 변화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게임을 진행할수록 새로운 타입의 적을 만나게 되는데 이게 다소 버겁다고 느껴지면, 그때 주어지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면 두 스파이더맨은 모두 그에 맞게 성장하고 변화한다. 각 적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어빌리티를 받거나, 새로운 장비가 생기거나, 아예 새로운 능력을 개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플레이어의 감성적인 피드백과 플레이적인 피드백 모두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정말로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계속 내가 새로운 결과를 만들고 어떤 격동의 틈에 있다고 믿게 만든다. 즉, 단순히 플레이와 시나리오가 따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플레이어의 경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는 의미다.
또한 두 스파이더맨의 분량 배분이나 이야기의 개성 측면에서도 훌륭한 실력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중심 축이 두명일 때 생길 수 있는 가장 빈번한 문제는, 한명의 이야기가 다른 한명에게 종속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런 문제를 잘 피했다. 둘은 기본적으로 같은 메인 플롯을 공유하면서도 이따금씩 자신의 이야기로 튀어나가는데, 물론 게임 내내 두명의 비중이 똑같이 흘러가지는 않는다. 때론 피터가 과하게 튀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마일스의 서사 역시 잘 무르익고, 그 어느 때보다 마일스를 좋아하게 된다.
스포일러의 위험성 때문에 게임의 각 지점을 짚어가며 여기가 얼마나 뛰어나고 훌륭한지 이야기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로 이 게임은 쉬지않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이야기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으로 우리를 계속 끌고간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 대략 1/3 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1/3은 설마설마 하는 추측 속에서 진행하고, 1/3 은 아예 모르는 새로운 것을 보게 된다.
더불어, 아직 게임에 등장하지 않은 스파이더맨 세계관의 비밀들이나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심어놓아 다음 이야기, 다음 DLC, 또는 다음 게임에 대한 예고 겸 떡밥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고 잘 해낸다. 이런 일종의 암시놀이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말그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들어가 있는데 그 자체로 정말 두근두근하게 된다. 어떤 건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기를 바란다. 이 게임을 끝내면 다음 DLC, 그리고 차기작에 대한 예상을 꽤나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스파이더맨이라는 IP 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 게임 곳곳에 숨겨진 암시, 메시지 등을 모두 캐치하기는 힘들며 스토리텔링의 재미가 다소 반감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스파이더맨’ 이 슈퍼히어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이며, 이미 영화 등 다른 대중매체를 통해서 폭넓게 활용되어 기초적인 인지도가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IP 에 비해서 훨씬 우려가 적다고 할 수도 있겠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스포일러고 뭐고 이 게임의 스토리를 하나하나 뜯어가면서 세세하게 이 부분은 왜 훌륭하고 무엇이 좋았는지에 대해서 하루종일이라도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감상을 전하는 것보다도 여러분이 이 게임의 이야기를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하게 즐기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그만큼 허투루 먹기엔 아까운 진미다.
참고로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일부러 베놈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건 일말의 스포일러 없이 경험해야만 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아서다. 그저 이 게임에서의 베놈, 심비오트는 그 어느 작품보다 잘, 최고로 묘사되었다 정도로 일축하고 싶다. 후반부는 그야말로 최고였고, 계속해서 새롭게 뒤집히는 이야기의 향연에 감상이 폭발하는 순간이 이어졌다.
■ 여전히 대단한 연출, 변화한 전투, 기타 모든 플레이의 발전
이 게임의 종합적인 연출은 최고라는 단어 하나로 수식하기 아까운, 굉장한 경지를 보여준다. 몇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피터가 처음 심비오트의 힘을 사용할 때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펙트 또한 대단히 화려하고 베놈답게 폭력적이지만 또 컨트롤러에 부착된 스피커에서는 베놈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플레이어가 싸울 때마다 울려 퍼진다. 심비오트, 그리고 이 심비오트가 깃든 스파이더맨-베놈의 폭력성, 파괴성을 굉장히 잘 보여준다.
등장하기만 하면 이거 청불 아닌가 싶게 만들 정도로 무서운 베놈
그리고 게임 내 스토리 컷씬에서 캐릭터의 연기, 감정선 조절, 대사 모두 적절하고, 과잉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어설프지도 않다. 어떤 캐릭터에게 몰입하기 위한 근거를 설득력있게 제시한다고 할까. 설정을 시시콜콜 언급하기보다는 강렬한 한 번의 연출로 캐릭터성을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식이다.
인게임 상에서의 연출도 게임의 분위기가 점점 더 무르익고 정점을 향해갈 때마다 격해지고 적나라해진다. 게임의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그때 스크린샷을 찍으면 영화의 한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카메라 구도, 화면 내 배치, 광원, 질감, 인물의 행동과 표정까지 모든게 완벽하게 매칭되어 있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출은 더욱 강화되어, 트레일러에서 나왔던 리자드 추격전 같은 중요한 시퀀스마다 대단한 스케일의 연출이 펼쳐진다.
PS5 의 성능에 힘입어, 기술적으로 발전한 부분과 뛰어난 퀄리티는 이런 연출을 한껏 돋군다. 이 게임의 밀도는 굉장히 높다. 로딩으로 맥락이 끊기는 경험이 아예 없고, 모든 장면, 모든 경험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그래픽 퀄리티는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수많은 게임 뒷면의 발전으로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졌다. 웹스윙으로 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니는 상쾌함처럼 게임 전체가 시원시원한 경험이 된다.
‘마블 스파이더맨’ 의 전투는 흔히들 프리플로우라고 부르는 그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지만, 전작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전작의 최종본이 이 게임의 시작지점이며, 여기서 성장 투자를 통해 발전하는 식이다.
로켓 되던지기나 에어런치 후 지면 강타, 스윙킥 같은 전작의 주요 모션들 중 많은 부분이 기본 장착이 되었고, 스킬트리의 구조도 바뀌었다. 능력은 두세가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 슬롯에 장착하며, 스킬트리에 투자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본 전투 능력이 어느정도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스킬트리는 두 캐릭터가 가진 서로 다른 어빌리티 빌드, 그리고 이동과 잠행 같은 공통 요소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통적으로 기본적인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비중은 훨씬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전투 자체의 방향성이 약간 달라진 면이 엿보이는데, 1편+MM 에서의 전투는 프리플로우 기반으로 적 타입에 따라 내가 하는 행동이 달라지는 일종의 퍼즐맞추기 같은 좀더 캐주얼한 전투였다면, 이번에는 좀더 적의 행동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패링의 도입과 회피불가 공격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전작보다는 조금 어려워졌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스파이더맨의 능력도 그만큼 강화됐다. 사용할 수 있는 어빌리티가 늘어났고, 4개의 슬롯씩 어빌리티와 아이템이 배정되어 있으며 이 어빌리티와 아이템 모두 스킬트리가 있어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두 스파이더맨 모두 새로운 어빌리티를 얻는데, 더 마음에 드는걸로 교체해가며 쓸 수 있는 것도 덤이다.
보스전의 디자인도 크게 나아졌다. 1편의 보스전은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한 편이었지만 전투의 재미 또는 난이도 면에서 보스전이라는 중요성에 걸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았고, 일리가 있었다. 본작의 보스전은 이전의 과도한 퀵타임 이벤트 비중을 반성하듯, 보다 전투 중심의 보스전들로 재탄생했다. 대신에 모든 보스에 페이즈를 넣고, 페이즈 사이사이에 컷씬 연출을 집어넣음으로서 보스전의 에픽함을 잘 살렸다.
잠입 능력도 이미 트레일러에서 보여졌듯 웹 라인을 직접 만들면서 개척할 수 있다. 물론 이게 무한대로 가능한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스파이더맨’ 이 가진 능력 자체가 향상되었고, 그에 맞춰 적도 강해졌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두 스파이더맨이 파워업한 만큼 MJ 도 파워업하기는 했는데
전투를 제외한 플레이들, 예를 들면 스파이디봇으로 잠입을 하거나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 또는 마일스가 되거나, 아니면 MJ가 되거나 하는 파트도 적절한 비중으로 재미있는 플레이를 구성하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MJ 파트가 마치 냉면 위에 올려진 오이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긴하다.
기자는 1편의 MJ 파트에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다만 본작에서 MJ를 몇차례 조작하게 되는데, 다른 파트는 다 나름 좋았지만 마지막 파트는 조금 억지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는 두 스파이더맨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뒤로 흘러가면 두 스파이더맨과 MJ 외에도 ‘어떤’ 캐릭터를 조작하게 되는데, 이때의 경험은 전율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플레이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런 것까지 준비했다고? 싶은 부분이 종종 있다. 게임 중 주요인물들이 놀이공원에 가게 되는데 여기서 거진 열개 가까운 놀이기구를 타볼 수 있다거나, 부가 활동의 퍼즐이 모조리 다 다른 방식이라거나, 스토리 진행 중에 만나는 아무리봐도 배경인 오브젝트가 알고보니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거나, 예상하지 못한 인물을 잠깐이라도 플레이해볼 수 있거나.
■ 오픈필드, 그리고 이 게임의 모든 재미들
전투와 메인 스토리 외의 부분에서도 여러 변화가 있다. 먼저 건물에 줄을 달아 이동하는 스윙 말고도 활공하는 웹윙이 기본 장착이 되었다. 맵 자체가 넓어진데다, 대부분이 빌딩숲 일변도인 맨하탄에 비해 전원 주택단지가 있는 퀸즈, 낮은 항만지대가 있는 브루클린 등은 그저 웹스윙만으로는 속도감이 저하될 수도 있다보니 웹윙은 이런 부분에서 좋은 보완이 되어준다.
물리적인 크기 자체는 2배 가량 넓어졌지만, ‘마블 스파이더맨’ 의 오픈월드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실, 이 게임의 오픈월드는 진짜 제대로 된 오픈월드를 만들기 위해서 보다는,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오픈월드를 이용한 콘텐츠가 잘 어울리기에 좀더 넓은 필드를 쥐어준 것에 가깝다. 그래서 오픈필드 라는 말이 좀더 적합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기본적으로 필드 또는 필드에 존재하는 NPC 들과의 상호작용 가짓수, 깊이는 여전히 적고 얕다. 하지만 굉장히 멋진 ‘배경’ 으로서는 발전을 이루었다. 비록 스파이더맨과 무엇을 하지는 않지만 뉴욕의 인간 군상을 잘 투영하고 있고, 맵 곳곳에 놓여진 독특한 뉴욕의 생활상은 사이드 퀘스트 수집을 통해 구경하게 된다. 뭐, 관광지로서는 좋은 정도라고 할까.
다행히도, 이 오픈필드를 채우고 있는 핵심인 사이드 퀘스트들의 만족도는 좋은 편이다. 제각기 다른 방식의 퍼즐을 채용했고, 피터와 마일스가 각각 전용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부가 활동은 이 둘의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냥 무식하게 수집품을 모으던 단순한 방식에서 탈피해, 각각의 부가 활동은 모두 고유의 로직을 가지고 있고 이 로직 퍼즐을 풀어내는 과정은 전작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이다.
그리고 메인 시나리오 외에 두 스파이더맨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이드 퀘스트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그 끝에는 예상치 못한 떡밥으로 흘러가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예상 외의 인물을 만나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기본적인 게임의 플레이 로직은 변하지 않았기에, 매우 정직하게 수평적인 확장에만 집중한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관점이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새로운 퍼즐, 새로운 내러티브, 그리고 ‘스파이더맨스러운’ 요소들. 이런 것들을 담아 잘 만들어진 부가 활동, 사이드 퀘스트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만약 이 게임이 ‘오픈월드’ 로서 훨씬, 한층 발전한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1편에서부터 이 게임의 오픈필드는 스파이더맨의 놀이터로서 존재할 뿐, 어떤 살아있는 세계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고, 이를 납득하고 받아들인 플레이어라면 그저 웹스윙으로, 웹윙으로 날아다닐 수 있는 시원한 공간과 멋진 풍경이 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엔딩을 보기까지 16~17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부가 활동을 몇가지 패스하며 만들어낸 플레이타임이니 보통 18에서 20시간 정도가 평균치일 것 같다. 하나 재미있는 건, 다 플레이하고나서 정작 시간 기록을 보고나서 예상보다 너무 짧다고 느꼈다는 점이다. 그만큼 경험의 밀도 자체가 높고, 서사의 재미가 너무 뛰어나서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즐겼다, 가 맞는 표현일 듯하다.
■ 흠잡을 데 없는, 한 호흡으로 이어진 20시간
‘마블 스파이더맨 2’ 는 빈틈 없이 즐거움으로 가득찬 20시간 짜리 만찬 코스 같다. 게임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은 저마다 일정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섬니악의 게임들은 마법 같다. 어떤 게임이라도 한가지 턱하고 걸리는 부분이나 빈틈, 또는 다소 불편한 부분들이 있을진대, 이들의 게임은 그런 것 없이 재미 일직선의 길을 힘차게 달린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한다면, 아니 스파이더맨이라는 존재를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보아서 어느정도 설정을 알고 있는 정도라면 이 게임은 최고의 종합 선물 세트가 될 것이다. 그만큼 이 게임은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 자신만의 플레이를 구축해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의 진행과 게임 플레이의 진행, 플레이어 공감&몰입 정도 이 3가지 박자를 완벽하게 맞추어 나가면서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분명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혁신성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 종합적인 완성도에서는 올해 여느 게임에 견주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그만큼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전작에 비해 향상되었고, 전투의 변화, 2인 주인공 체제, 배경의 확대 등 새로운 시도들은 거의 다 유효타다. 물론 MJ 파트 같은 호불호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나, 게임의 전체 평가를 깎아먹을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마블 스파이더맨’ 1편이 재미있었던 사람에게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게임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엔딩 크레딧과 마지막 쿠키 영상까지 보게되면 어떤 전율과 함께 하루빨리 차기작을 원하게 될 것이다.
▶긍정적
- 자유자재로 스파이더맨이란 소재를 다루는 스토리텔링
- 콘텐츠의 확장, 전투의 변화 등 성공적인 새로운 시도들
-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로 훌륭한 시각적&청각적 만족감
▶부정적
-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일부 MJ 파트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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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일부 MJ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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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제이 진짜 스토리상 제발 그냥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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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꺼지라고
(IP보기클릭)220.126.***.***
다른 것 보다 대출상환고지서의 7%에 육박하는 이율이 정말 공포스럽네요;;
(IP보기클릭)121.163.***.***
엠제이는 이번에도 주제 파악 못하고 위험한 곳에 스스로 기어들어가는 모양이네
(IP보기클릭)14.44.***.***
부정적 -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일부 MJ 파트
(IP보기클릭)210.101.***.***
(IP보기클릭)210.183.***.***
아....안돼! | 23.10.19 00:44 | |
(IP보기클릭)203.228.***.***
엠제이 진짜 스토리상 제발 그냥 죽어라
(IP보기클릭)58.226.***.***
엠제이가 죽으면 다른캐릭터로 똑같이 할거라서.... | 23.10.21 09:16 | |
(IP보기클릭)118.235.***.***
메리제이데 | 23.10.21 15:31 | |
(IP보기클릭)220.126.***.***
다른 것 보다 대출상환고지서의 7%에 육박하는 이율이 정말 공포스럽네요;;
(IP보기클릭)221.168.***.***
살떨리긴 하는데 7%면 현실에도 얼마든지 있는거라서... | 23.10.17 08:44 | |
(IP보기클릭)218.51.***.***
아니 근데 주택가격에비해 월상환액이 왜케 높아보일까요 ? 7%라고해도 | 23.10.17 19:02 | |
(IP보기클릭)58.226.***.***
원금 60만불에 30년잡으면 한달에 4000쯤 나오게 될걸요 | 23.10.21 09: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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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얼 단순계산하면 144만달러상환.. 원금의두배가넘는건가요.. | 23.10.21 09: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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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의 함정이죠 사람들이 원금균등 시러하지만 안그러면 이자의 노예가됨 | 23.10.21 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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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제이는 이번에도 주제 파악 못하고 위험한 곳에 스스로 기어들어가는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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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워 MJ!!! | 23.10.19 17: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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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나옴 | 23.10.21 15: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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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꺼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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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뒤에 XX 들고 있는 게 소름이었는데 | 23.10.25 23: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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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옴 | 23.10.21 15: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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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1이랑 마일즈 버전처럼 피시로도 나오지 않을까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스팀에 | 23.10.19 16: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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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60이라... 1060은 운다 ㅠㅠ | 23.10.19 16: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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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일본기준으로 ps5프로가 나온다던다고하니 이제 슬슬 ps5중고물량 나오지 않을까합니다.....당근이나 중고거래어플같은데 찾아보시면 나올거같아요 | 23.10.19 16:25 | |
(IP보기클릭)220.89.***.***
ㅠㅠㅠ | 23.10.21 17:05 | |
(IP보기클릭)223.38.***.***
아쉽긴 하네요. 언챠 같은 시리즈는 3편 ps3로 내리 냈는데 너무 빨리 차세대기로 넘어간 느낌이 드네요 | 23.10.21 17:15 | |
(IP보기클릭)119.195.***.***
제 3080ti 부인은 모릅니다...ㅎㅎㅎ 조명없는걸로 22개월 지르세요 | 23.11.04 2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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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히려 1은 좀 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 23.10.19 17: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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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c까지생각하면....나쁘지않죠.... | 23.10.19 1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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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일즈는 생각 못했네요 ;; 데헷! | 23.10.19 1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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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세대교체하면 모랄레스랑 스파이더 우먼 나올거 같은데. | 23.10.30 08: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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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파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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