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메르헨 포레스트 | 출시일 | 2021년 1월 28일 |
개발자 | 프라이머리 오르빗 | 장르 | 던전 탐험 RPG |
기종 | PC, PS4, 스위치, 모바일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우리는 인디 게임을 왜 할까? 전문지 기자 된 입장에선 여러가지 답을 낼 수 있다. 풀뿌리 개발력 양성, 시장의 다양성 강화, 게임이란 콘텐츠의 근원적 가치 재고 등등. 하지만 일개 게이머라면 이러한 대의명분까지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인디 게임은 으레 ‘1인 개발’이란 문구를 자랑스럽게 내보이곤 하는데, 사실 같은 값이라면 한 명이 만든 게임보다 백 명이 만든 게임을 구매하는 쪽이 더 이득 아니겠나.
그럼에도 우리는 인디 게임을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사실 근 몇 년간 인디 게임계는 큰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게임이 신선하고 재미있으니까. 우리는 인디 게임이 어떠한 특별한 가치를 대변해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있기에 즐긴다. 물론 메이저 개발사의 게임도 재미있다. 다만 메이저가 만드는 AAA급 게임은 필연적으로 트렌드를 쫓을 수밖에 없고, 수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며 뾰족한 부분이 마모되기 십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디 게임이 메이저와 경쟁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이 발생한다.
오늘 소개할 ‘메르헨 포레스트(Märchen Forest)’는 전형적인 인디 게임이다. 일본의 이시구로 시나노라는 동인(同人) 개발자가 2015년 즈음부터 혼자 만들었다. 더해봐야 동인판을 상업판으로 개선하며 합류한 소수 인력과 성우 및 OST, 현지화 담당 정도다. 동인판은 본래 모바일 게임으로 1, 2, 3부가 순차적으로 개발됐다. 그래서 각 부의 구성과 분위기가 상당히 이질적인 것이 특징이다. 금번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 PS4/NS 버전을 구매하면 1~3부을 모두 즐길 수 있다.
금번 출시된 '메르헨 포레스트'는 일본의 1인 개발자 이시구로 시나노가 만든 동인(同人) 게임이 원작이다.
한정판 특전이 워낙 고퀄이라 피규어를 사니 게임을 껴주더라...는 마인드로 구매한 이들도 적잖은 듯하다.
치유계 어드벤처인줄 알았더니 고난도 던전 RPG!?
보통 리뷰를 할 때 게임 시스템에 대한 소개는 앞 단락에서 한 번 다루면 끝이지만, 본작은 총 세 번이 필요하다. 먼저 1부는 치유계 3D 어드벤처다. 자그마한 숲 속 마을의 미소녀 연금술사 메룬이 주민들을 돕고 각종 소재를 모아 새로운 약을 제조하는 과정을 그린다. 어딘지 나른한 분위기의 주민들과 평화로이 담소를 나누고 버섯 관련 상식 퀴즈를 풀거나, 사랑에 빠진 펭귄을 훈련시키고, 낚시 미니 게임에 도전할 수도 있다. 물약 제조는 세 번째에 걸쳐 이루어지며 전체 분량은 길어야 2시간 전후. 대부분 ‘동물의 숲’이 떠오른다는 감상이 많은 편이다.
2부는 갑자기 장르가 확 바뀌어 본격적인 던전 탐험 RPG가 된다. 메룬은 어릴 적 실종된 어머니가 남긴 편지를 따라 마을 인근의 동굴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체력과 식량이라는 자원이 생기고, 던전에서 랜덤 인카운터로 조우하는 적과 전투도 벌인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적의 패턴에 따라 공격, 방어, 회피로 대응한다. 흰색 공격은 방어와 회피가 모두 가능하고, 초록색 공격은 방어, 빨간색 공격은 회피해야 한다. 파란색 공격은 방어도 회피도 할 수 없다. 적이 흰색 공격을 할 때 타이밍에 맞춰 방어하면 패링과 함께 강력한 오의를 쓸 수 있다.
던전은 지하로 3층 구조로 갈수록 길이 복잡해진다. 여러 유물을 길에서 줍거나 전리품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걸 로제타라는 또다른 미소녀 NPC에게 전달하여 재화인 도토리로 바꾼다. 던전에 한 번 들어가면 죽거나 보스를 잡거나 탈출 로프를 쓰기 전까진 나올 수 없다. 죽어서 나올 경우 로제타에게 감정 받지 않은 유물은 모두 잃어버린다. 던전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식량을 소비하며 다 떨어지면 HP가 깎이는 식이다. 배를 채우기 위한 고기, 우물에 독이 있는지 확인하는 숟가락, 그리고 탈출 로프 등 탐험 도구는 도토리로 구입한다. 1부와 재화를 공유하기에 낚시로 도토리를 많이 벌어왔다면 풍족한 환경에서 공략할 수 있다.
1부는 할아버지를 도와 연금술을 익히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틀리에' 시리즈가 떠오르기 쉽다.
마을 사람들을 돕고 물약의 소재를 구하는 과정은 별다른 갈등 없이 평화롭다. '동물의 숲' 느낌이 난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다 2부에 들어서면 갑자기 장르가 던전 탐험 RPG로 바뀐다. 내용도 무거워지고 난이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적의 공격 패턴을 보고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특히 패링이 매우 중요하다.
3부는 기본적으로 2부와 비슷하지만 규모가 더 커지고 신규 요소도 여럿 추가됐다. 배경은 2부 던전보다 심연에 자리한 성유계(성인 유머 게시판이 아니다)로, 출연하는 적이 훨씬 강력하고 식량도 쭉쭉 빠진다. 대신 야영이 가능해져 던전 곳곳에 설치된 텐트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며 체력과 식량을 보충할 수 있다. 탐험 도구 대부분이 삭제된 대신 어빌리티를 배워 보물상자를 조사하고 함정을 해제하거나 잠긴 문을 딴다. 가뜩이나 식량이 빨리 사라지는데 어빌리티도 식량을 소모하여 자원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전투에도 변화가 생겨 공격을 통해 모은 TP로 무기에 달린 전투 기술(체력을 약간 채워주거나 공/방을 올려주는 정도)을 쓸 수 있다. 탐험 내내 로제타가 붙어 다니며 도움을 주고, 전체적인 서사도 메룬이 아닌 그녀가 주인공에 가깝다. 로제타는 자동으로 공격하고 피해도 입지 않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줄 필요는 없다. 전리품으로 유물 대신 은화를 얻는데 2부와 마찬가지로 죽으면 한 푼도 남김없이 사라진다. 대신 인과의 수분이란 전송 장치로 이곳저곳을 오갈 수 있고 원한다면 멀기는 해도 걸어서 던전을 나가는 게 가능하다.
3부부턴 로제타가 동행하며 신규 콘텐츠와 시스템이 대거 추가된다. 역으로 2부의 몇몇 요소는 폐기 수순을 밟았다.
전투의 경우 타이밍이 맞춘 대응이라는 기본 골자는 유지하면서, TP와 전투 기술 등으로 깊이를 더했다.
어빌리티의 도움으로 던전 탐험이 보다 RPG스럽게 바뀌었다. 유명부실하던 식량의 중요도도 크게 높아졌다.
식량의 소모량과 사용처가 늘어난 대신 던전 곳곳에 텐트가 마련되어, 야영을 하며 탐험의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
개발자의 고민과 노력이 느껴지는 1~3부라는 족적
‘메르헨 포레스트’를 간단히 소개하면 이 정도다. 장르도 구성도 서사도 심지어 완성도도 제각기 다르다. 1부와 2, 3부는 장르가 다르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뒤로 갈수록 만듦새가 뛰어나다. 솔직히 1부는 아무리 인디 게임이라지만 B급 아니 C급에 겨우 걸치는 수준이다. ‘동물의 숲’ 같다는 건 어디까지나 분위기 이야기고 분량이나 깊이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다 2부부터 장르가 확 바뀌며 나름 할 만해지고 3부에 이르면 인디 버프를 때고 봐도 던전 탐험 RPG로서 썩 괜찮은 재미를 보장한다. 플레이 타임도 1, 2부 합친 것보다 3부가 더 길다.
그렇다면 본작은 어째서 이렇게 특이한 구성을 취했을까? 혹자는 1부가 2부의, 2부가 3부의 튜토리얼에 해당한다고 본다. 실제로 상업판의 경우 1부가 끝나고서야 오프닝송이 나오는 식으로 이제까지 프롤로그였음을 알려준다. 다만 의도된 튜토리얼이라 보긴 어려운 것이, 상술했듯 1~3부는 서로 상당히 이질적이다. 1부는 말할 것도 없고 2부에서 3부로 넘어가면서도 각종 요소를 폐기하고 다른 걸로 채워 넣었다.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우물을 마시고 열쇠를 찾는 등 2부에서 정립한 던전 탐험의 기본적인 규칙도 달라진다. 튜토리얼이라면 기초부터 알려주고 점차 심화시켜야지, 그 기초 자체가 매번 바뀌는 건 이상하다.
1부에서 얻는 무엇이든 이후 게임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마을 주민 대다수는 엔딩까지 다시는 등장하지 않는다.
2부에서 익힌 던전 탐험의 규칙과 유물도 3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배치된 튜토리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3부는 2부를 여러모로 개선하면서, 한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변경점을 훌쩍 넘어서는 변화를 겪었다.
3부는 서사적으로도 주인공 메룬과는 별 연관이 없다. 아마도 개발자가 로제타의 이야기를 좀 더 풀어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처럼 콘텐츠와 시스템의 연속성이 없진 않지만 느슨하게 변화하는 경우가 뭐가 있을까? 바로 속편이다. ‘메르헨 포레스트’를 가리켜 ‘1~3부가 각기 다른 구성을 취한 이색작’이라 평하는 건(실제로 공식 웹사이트 판촉 문구다) 다분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지금이야 PS4/NS로 완전판을 즐길 수 있지만 당초 이시구로 시나노는 1~3부를 순차적으로 만들었다.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하며 반응을 확인하고, 기술력과 자본의 한계로 기획을 변경하기도 하며 여차저차 개발해온 게임이다. 처음 떠올린, 혹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메르헨 포레스트’의 모습은 이시구로 시나노만 알겠으나 거기로 향하는 여정의 족적은 1부, 2부, 3부라는 형태로 남았다.
즉 ‘메르헨 포레스트’의 1~3부 구성은 그냥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의도한 바가 아닌 셈이다. 게임 곳곳에서 기획 축소나 변경의 흔적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앞부분에서 발견한 문제가 뒤에서 해소되기도 한다. 필자는 게임을 하며 리뷰를 위한 감상을 그때그때 메모하는데, 2부에선 식량이란 자원이 무의미하다고 적었다. 체력과 함께 2대 자원으로 내세운 것 치고는 소모량이 너무 적고 회복하기는 쉬워 전혀 제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3부에 들어서니 짠! 식량 소모량이 늘고 어빌리티에 쓰이게 되어 중요도가 갑자기 올라갔다. 이런 식으로 1~3부의 변화상은 마치 한 시리즈가 속편이 나오며 차츰 발전하는 과정을 보는 듯하다.
개발 과정에서 기획을 수정하고 반응이 좋은 콘텐츠에 따라 장르까지 바꾸며 추가 개발, 굳이 단기간에 속편을 내기보다 기존 게임을 2, 3부로 이어서 고쳐가는 방식. 메이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비교적 프로젝트의 몸집이 가벼운 인디는 이처럼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다. 물론 동인판을 상업판으로 개선할 때 3부 기준으로 1, 2부를 뜯고 고친다는 선택지도 있었겠지만, 이시구로 시나노는 그러지 않았다. 이제와 고치기엔 공수가 너무 많이 든다는 어른의 사정이었을 수도 있고, 그대로 두는 편이 특유의 느낌을 더 잘 살린다는 판단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우리는 1~3부를 이어서 즐기지만, 이시구로 시나노는 순차적으로 개발했다. 그 간극을 기억해야 한다.
즉 3부는 2부를 개발하여 쌓은 노하우와 팬들에게 받은 피드백이 적용된 실질적인 속편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상업판으로 개선하면서 1, 2부를 고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원작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거나 그냥 그러기 어려웠다거나.
사실 3부에서 2부로 역수입된 시스템이 약간 존재하긴 한다. UI도 3부 기준으로 맞춰서 1, 2부에선 좀 비어 보인다.
어설픔조차 이채로움으로 느껴지는, 인디의 가치란
그러면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로 돌아가자. 솔직히 필자는 ‘메르헨 포레스트’를 그리 즐겁게 플레이하진 않았다. 우선 완성도가 가장 떨어지는 1부를 보면, 연금술을 위한 소재를 모은다는 게 별 무의미한 이동과 대화의 반복이다. 펭귄을 훈련시키는 건 실상 메룬이 하는게 없고 버섯 퀴즈는 쓸데없이 상식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나마 미니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낚시도 단순한 QTE라 오래 즐길 게 못된다. 무엇보다 분량 자체가 만들다 만 수준으로 짧다.
2부는 장르를 과감히 틀었고 주인공의 귀여움 대비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반전 매력’이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전을 노렸다기 보단 그냥 밸런싱이 어설프다. 난이도가 완만히 우상향하지 못하고 층이 바뀔 때마다 계단식으로 급상승하여 노가다를 요구한다. 그 와중에 점차 생존 시간이 늘어나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지만 RPG라면 당연한 보상에 가깝다. 1부에서 챙긴 도토리를 그대로 쓸 수 있어 낚시 좀 하다 오면 재화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되는 문제도 있다. 던전의 레벨 디자인 역시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3부는 모든 면에서 2부보다 뛰어나지만 더욱 더 하드코어한 노선을 타버렸다. 인디 게임은 메이저가 잘 손대지 않는 장르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고난도를 지향하곤 하는데 ‘메르헨 포레스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덕분에 던전 탐험을 완수했을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도 2부보다 커졌고 이것이 3부의 평가를 높인 이유 중 하나다. 반면 1부만 보고 구매한 게이머는 완전히 지뢰를 밞아버릴 위험도 커졌다. 투박한 계단식 밸런싱은 여전하고 악의적으로 설계된 던전은 영리하다기 보단 지리멸렬하다. 필자는 리뷰할 게임은 반드시 엔딩을 보는데, 그런 원칙이 없었다면 분명 성유계 6층 어느 모퉁이에서 욕을 내뱉으며 때려 쳤을 것이다.
게임으로서 1부의 완성도는 쉴드를 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다. 특유의 키치한 느낌을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2부 역시 그리 좋은 밸런스의 게임은 아니다. 매 층마다 난이도를 높이고 알아서 노가다해서 맞추라는 식이다.
던전의 유기적인 구조나 각종 퍼즐의 수준 역시 그저 그렇다. 영리하다기 보단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보스는 패턴은 별게 없으면서 엄청난 피돼지로 만들어놨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80년대 게임이 떠오르는 작품.
다만 그렇다고 ‘메르헨 포레스트’가 마냥 졸작이라는 건 아니다. 이건 인디 게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에 달린 문제다. ‘메르헨 포레스트’을 하다 보면 필자가 어릴 적, 그러니까 80년대 즈음 게임들이 떠오른다. 대부분 열 명도 안되는 개발자가 반년 내지 1년이면 게임 하나를 만들던 시절이다. 허섭한 그래픽, 투박한 레벨 디자인, 노가다를 당연시하는 밸런스, 편의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UI/UX 등등. 되돌아보면 단점이 참 많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자는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게임을 만들기 쉬웠던 만큼(개발 자체는 지금보다 훨씬 접하기 어려운 고급 기술이었지만 시장의 눈높이가 워낙 낮았다) 많은 이들이 도전했고, 정립된 기준이 없었기에 저마다 별별 기획이 난립했다. 그 와중에 태반은 졸작 판정을 받았지만 저마다 빛나는 아이디어가 하나씩은 있었다. 개발자의 사적인 취향이나 감성이 담뿍 묻어나오는 건 예사였고 지금이라면 절대 못 실릴 엽기 이스터에그도 적잖았다. 그 당시 매달 나오는 게임 잡지를 펼쳐보면 보석 같은 작품이 켜켜이 가득했다. 뭐, 아류작도 많았지만.
‘메르헨 포레스트’의 세계관은 종잡을 수가 없다. 일단 판타지인데 누구는 사람이고 누구는 동물이고 누구는 수인이고. 와타리도리 긴가라는 새는 누군데 자꾸 나오는지. 여긴 중세 고성인데 저긴 왜 일본 다다미방인지. 주인공의 무기는 주걱인데 어째서 분홍빛 참새에게 초밥을 받치고 검술을 전수 받을지. 메룬과 로제타, 음유시인과 루나, 그리고 특히 3부의 파라켈수스를 둘러싼 개발자의 에고(Ego) 가득한 이야기는 또 어떤가. 실시간이면서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식으로 설계된 독특한 전투 시스템도 인디니까 가능했을 변주이고 그 나름의 성취다.
잡설이 길었다. 정리하자면 ‘메르헨 포레스트’는 동인 원작답게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굉장히 인디스러운 게임이다. 이시구로 시나노가 뉴트로 트렌드를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80년대 게임 느낌이 많이 났다. 작품 자체도 3부 기준으로 던전 탐험 RPG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꽤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로선 불호에 가까운 게임이었으나 그래도 괜찮다. 최대한 대중적인 테이스트를 지향하는 AAA급 게임과 달리 이런 작품은 호불호를 가릴 수밖에 없다. 그런 뾰족함까지 즐길 수 있는 게이머라면 분명 ‘메르헨 포레스트’가 반가울 것이다.
메이저 게임사의 정합성 높은 세계관, 장엄한 서사 같은 것만 접하다 보니 이런 황당한 이스터에그의 맛을 잊고 살았다.
인디 게임의 묘미는 개발자의 온갖 발상이 그대로 게임에 투영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메이저보다 호불호가 갈린다.
사실 따지고 보면 뻔한 데다 허술하기까지 한 이야긴데 분위기로 커버한다. 개발자의 에고가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리에게는 백 명이 만든 게임만큼이나 한 명이 만든 게임도 필요하다. '메르헨 포레스트'는 그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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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한국 게임 이야기 안했는데도 갑자기 튀어나와서 왜 한국은 이런 게임 못만들고 도박이나 찍어내냐면서 개탄을 늘어 놓다가 중국에서 만든 가챠 게임은 게임성이 있어서 한국 게임보다 재미있습니다. 이러는 한국 게이머 다운 댓글이군요 한국 게임은 해볼가치조차 없다고 안 하면서 외국 가챠 게임이 한국 가챠보다 게임성이 있다는건 어떻게 알까요? 한국 인디 게임이 뭐나오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스팀을 차단하려는 게등위 때문에 한국에는 인디 게임이 안나오는게 절대 진리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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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 크로노 아크 트러블 더 슈터 블랙 서바이벌 이런거만 봐도 최근 한국 인디게임 개인적으로 좋은거 많다고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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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화가가 민다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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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는 비추천해요. 버그나 무한로딩이 좀 있습니다.
(IP보기클릭)220.117.***.***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실험적인 작품이 줄어든게 매우 아쉽게 느껴집니다 비록 똥겜 취급은 받지만 그 특유의 C급, D급 감성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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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는 비추천해요. 버그나 무한로딩이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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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당신에게 넵튠을! 넵튠 시작을 위해 10년동안 쓰레기를 구입한 우리들을 영혼을! | 21.01.29 2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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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미 심플시리즈의 노예였기에 ㅠㅠ | 21.01.29 2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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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C급,B급 그립다며요? 추라이! 츄라이! | 21.01.29 2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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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화가가 민다는 게임
(IP보기클릭)222.108.***.***
그게 누구죠? | 21.01.30 18: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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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솜향 | 21.01.30 18: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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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갓겜마스터 천솜향 | 21.01.30 19: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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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가 게임 광고판인가요? 리뷰어가 느낀걸써야지 꼭 좋음점을 부각시켜줘야해요? 좋은점을 열심히 부각시킨 싸펑리뷰도 욕하고 안좋은점을 부각시킨 임피라랑 이 리뷰도 욕하고 요새 리뷰를 평가하는 리뷰리뷰어가 되고싶어하는사람이 많은듯 | 21.01.30 09:27 | |
(IP보기클릭)49.142.***.***
게임 리뷰는 어느 정도 광고성을 띠는게 맞습니다. 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게임을 굳이 게임포털에서 리뷰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이 리뷰어도 이 게임에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리뷰하신걸테고 취향에 맞는 사람들은 리뷰를 보고 게임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 말을 '리뷰라면 좋은점을 부각시켜라'라고 오해하신거 같은데 절대 아닙니다. 게임 리뷰는 기자의 주관적 의견이 담기기 마련이지만 독자를 위해 그만큼의 객관성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인디게임이기 때문에 단점조차 매력이다'라는 의도로 쓰여진 마무리 파트는 심히 주관적이고 구시대적입니다. 인디게임이어도 단점은 단점입니다. 고전적인 매력이 아니라 낡은 시대의 불편함은 당연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의 최종평을 '인디'라는 말로 함축하기 보다는 '게임' 그 자체로 대하면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제가 사펑 리뷰를 칭찬하지도 욕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커뮤니티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하네요. | 21.01.31 01:33 | |
(IP보기클릭)39.7.***.***
인디라서 단점조차 매력적이다가 아니라 이 게임을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했던사람들의 취향도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쓰는거겠죠 리뷰쓴 기자 취향엔 안맞았지만 그걸 마구 까면 분명 즐겁게 즐긴사람에겐 반발을 살테니까요. 직설적으로 욕하기보다 구렸지만 뭐 좋아할사람은 좋아할수 있다 란말을 돌려말한거에 불과한걸 인디라서 매력적이다라는의도로 잘못 읽으신게 아닐지..? 기자는 대놓고 불편함을 표출하고 단점을 드러내주었는데요 인디라는이유로 커버치려는걸로는 보이지않습니다. 단지 님말대로 여러명이 읽는공간에서 불편함을 줄이고자 완곡함을 선택한거 뿐이죠 | 21.02.01 14:44 | |
(IP보기클릭)223.62.***.***
아니요, 기자님은 명확하게 인디라는 개념을 커버에 쓰고 있습니다. "인디를 어떻게 바라보고 얼마나 즐기느냐의 문제, 80년대 게임의 조악함과 불편함이 가지는 향수, AAA게임엔 없는 뾰족함, 종잡을 수 없는 컨셉의 급변화" 이런 표현들은 그 게임 자체의 매력이 아니라 인디이기 때문에 용서되고 과거 게임들의 허술함을 추억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요소들을 현대 게임이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건 못만든 게임이 맞으니까요. 제 말의 요점은 이 글이 게임의 단점을 표출하는 것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게임 외적인 요소로 변호하려한다는 부분입니다. 장점들에 대해서는 이미 리뷰 초반부에 충분히 언급했고 게임의 급전환에 대한 사정도 변호했습니다. 그렇기에 후반에 나열된 단점을 굳이 인디라는 특성으로 커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냥 단점을 나열한 후에 리뷰를 끝내도 좋고, 앞에서 언급했던 장점들을 다시 가져와 중화시켜도 좋았습니다. 지금의 마무리는 자칫하면 "낡고 불편하고 어렵고 정신없지만 인디니까 이해합니다" 정도로 전달돼서 최종적으론 나쁜 이미지만 남을 여지가 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 21.02.01 15: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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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W
스컬 크로노 아크 트러블 더 슈터 블랙 서바이벌 이런거만 봐도 최근 한국 인디게임 개인적으로 좋은거 많다고보는데 | 21.01.29 19: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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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한국 게임 이야기 안했는데도 갑자기 튀어나와서 왜 한국은 이런 게임 못만들고 도박이나 찍어내냐면서 개탄을 늘어 놓다가 중국에서 만든 가챠 게임은 게임성이 있어서 한국 게임보다 재미있습니다. 이러는 한국 게이머 다운 댓글이군요 한국 게임은 해볼가치조차 없다고 안 하면서 외국 가챠 게임이 한국 가챠보다 게임성이 있다는건 어떻게 알까요? 한국 인디 게임이 뭐나오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스팀을 차단하려는 게등위 때문에 한국에는 인디 게임이 안나오는게 절대 진리던가요? | 21.01.29 2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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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이 정발하고 며칠만에 10만을 판매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요즘 간간히 나오는 이런 인디들 덕분에 한국 인디겜 전망이 밝은데요? | 21.01.29 2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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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 내리다가 개 ㅈ같음을 느끼셨을 여러분께 대신이라도 사과를 드립니다. (_ _) | 21.01.30 02: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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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컬 한국 게임이였어요?? | 21.01.30 09: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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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 21.01.30 09: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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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대단하넹.. | 21.01.30 09: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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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토미 코퍼레이션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표류소녀 용사식당 추가!! | 21.01.30 12: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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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내놓은 이거 두개다 한국 게임입니다. 유통만 네오위즈에서 맡은거 게임 평가 하면 한국어로 답변이 달리기도 합니다. | 21.01.30 12: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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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인데 한국 게이머 다운 댓글이라니 듣는 한국 게이머 기분이 안좋아집니다 저 사람이랑 엮지 말아주세요 | 21.01.31 03: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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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비율 보니, 비추만 겁나 주는 분이네. 어휴........ 그렇게 부정적이어서 어떻게 살아요 | 21.01.31 17: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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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오.... | 21.02.03 01: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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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인간
시작이 인디모바일껨 아닌감 | 21.02.03 20: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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