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엠파이어 오브 신 | 출시일 | 2020년 12월 02일 |
개발사 | 로메로 게임즈 | 장르 | 전략, 경영 |
기종 | PC | 등급 | 18세 이용가 |
언어 | 한국어 지원 | 작성자 | PforP |
id 소프트웨어를 떠난 이후로는 존 로메로 경력은 영 신통치 않았다
존 로메로는, 1990년대에 머물러 있는 이름이다. id 소프트웨어를 나온 이후 이온 스톰 시절 로메로의 경력은 "빨아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id 소프트웨어 이후 만들기 시작한 '다이카타나'는 로메로 경력의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켰다. 20세기의 '사이버펑크 2077'로 부를 수 있는 이 게임은 와패니즘으로 무장한 원대한 시간 여행 활극 FPS를 내세웠지만, 최종 결과물은 존 로메로는 기획자가 아닌 록 스타나 광고업계로 가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았느냐는 조소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그나마 워렌 스펙터에게 '데이어스 엑스'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해준 건 좋은 선택이었지만, 그렇다고 방만한 경영이 가려지는 건 아니었다. 이온 스톰은 결국 2001년 파산했고, 둠과 퀘이크로 대표되던 존 로메로의 신화도 거기서 끝이 났다.
이온 스톰 폐쇄 이후 2000년대 존 로메로의 경력은 초라하다. 한마디로 게임 한두 편 말고는 도무지 경력을 설명할만한 게 없다. 잊힌 건틀릿 시리즈의 신작과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은 MMORPG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게 2000년대를 허비한 존 로메로는 2010년 페이스북 게임 제작으로 간만에 소식을 알린다. 이때 만난 개발자 브렌다 브레이스웨이트는 지금 로메로의 아내가 된다. 2010년대 중반부터 로메로는 복귀를 꿈꾸는지 위험한 데이브 리메이크와 오리지널 둠 레벨을 공개하기도 했으며, 로메로 게임즈를 설립하고 둠 25주년 기념 신 에피소드인 시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활동 대부분이 추억팔이에 가까웠고, 로메로 개인의 창작력을 보여준다고 보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로메로는 본격적인 신작 '엠파이어 오브 신'을 공개한다.
'엠파이어 오브 신'은 금주령 시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는 마피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심지어 배급사 역시 인디 게임계에서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에서 담당했다. 존 로메로의 활동 영역이 슈터 게임이었던걸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인데, 답은 간단하다. 사실 이 게임은 존이 아닌, 다른 로메로인 브렌다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앞서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브렌다 브레이스웨이트는 RPG나 시뮬레이션 쪽에서는 상당히 굵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위저드리' 시리즈 최후의 역작 '위저드리 8'의 각본 전담에 게임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재기드 얼라이언스 2'의 핵심 개발자기도 했다. 존 로메로 같은 개성이 강하고 여론몰이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개발자인 것은 분명하다. 이 게임이 지향하는 엑스컴 스타일의 턴제 보드 게임식 전투와 육성 시스템은 그 점에서 브렌다가 주도해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존 로메로 역시 관련 인터뷰에서 브렌다의 기존 게임 개발 경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금주령 시대와 마피아는 이미 또 다른 미국의 신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시카고는 이런 금주령 시절 마피아의 주 활동 무대이기도 했다. 알 카포네가 대표적으로 유명하며, 초창기 갱 영화 역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렌다는 '엠파이어 오브 신'에 대한 구상을 20년이나 담아왔다고 한다. 10년 이상을 큰 프로젝트 없이 소소하게 지내온 브렌다에는 나름 야심작인 셈이다. 후술하겠지만 이런 구상은 사적인 동기가 담겨있는 게 분명한데, 작중 등장하는 보스 중에 부부의 직계 조상을 모티브로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배경을 짚고 넘어가자. 잘 알려졌지만 1920년대 미국은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라는 이름으로 격동의 시기였다. 우선 4년을 끌어온 1차 세계 대전이 종전해서 호황을 맞이한 데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전쟁 피해로 벗어나 있었다. 그렇기에 1920년대 미국은 온갖 향락과 문화 발전을 만끽하기 시작한다. 스윙/빅밴드 재즈, 플래퍼로 대표되는 자유로운 여성 문화, 무성 영화로 절정에 달했던 초창기 할리우드 산업, 유럽에서 발흥해 넘어온 아르 데코…. '위대한 개츠비'로 대표되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들은 이런 향락 지향적인 광란의 20년대의 시대상과 군상을 포착했다. 씁쓸한 얘기지만 비슷한 이유로 일본 역시 이 시절의 호황과 발전이 다이쇼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얼핏 보면 이런 향락과 대치되는 금주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최종적으로는 '광란의 20년대'하고 맞아들어가는 법령으로 자리 잡았다. 각지에 활동하던 범죄 조직들이 밀주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고, 양조장과 밀주 판매업소를 중심으로 향락과 퇴폐의 극치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미국 마피아 세력이 커진 이유로 금주법을 꼽는 역사학자들도 있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본작의 배경이 되는 시카고는 그 유명한 알 카포네가 기존에 있던 마피아들을 "시카고 아웃핏Chicago Outfit"이라는 이름으로 규합하면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발렌타인 학살을 위시해 "시카고 아웃핏"이 저지른 악행은 미국인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겼으며, 지금도 세력은 줄어들었지만 남아있다. 1930년대 초에 등장했던 초기 미국 갱 영화 대다수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카페이스', '리틀 시저', '퍼블릭 에너미'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이다. 할리우드의 전설로 꼽히는 폴 무니나 제임스 카그니 역시 이런 갱 영화의 반사회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로 유명해진 배우다.
게임 자체는 엑스컴과 경영 시뮬레이션의 결합에 가깝다
아무래도 '오메르타: 시티 오브 갱스터즈'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긴 하다
전투 자체는 의외로 복잡하진 않다
당연하지만 비디오 게임계에서도 이런 '광란의 20년대'와 금주법 마피아들을 자주 끌여들어왔는데 시뮬레이션 장르로 한정하자면 '오메르타: 시티 오브 갱스터즈'(이하 오메르타)라는 게임이 있었다. 트로피코 시리즈 제작사가 만든 게임이었는데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재미있는 점은 '엠파이어 오브 신'과 '오메르타'와 유사한 부분이 보인다는 점이다. 턴제 기반으로 이뤄지는 엑스컴 풍 전투 시스템이라던가 레벨과 클래스를 중심으로 갱단원에게 스킬을 투자하는 RPG식 캐릭터 육성 시스템, 경영 시뮬레이션 간의 조합이 눈에 들어온다. 핵심 부분에서는 제법 '엠파이어 오브 신'이 '오메르타' 이후 발매된 게임이라는 걸 생각하면 브렌다와 존이 '오메르타'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나는데 이는 '엠파이어 오브 신'의 게임 디자인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먼저 게임의 핵심인 전투는 '엑스컴'을 연상케 하는 보드게임 스타일의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턴 자체는 포인트제로, 캐릭터는 한 턴당 2포인트 내에서 행동할 수 있다. 대다수의 전투는 상대방과 대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적이 인식하지 않았다 싶으면 급습을 통해 선제권을 잡을 수 있다. 행동은 공격을 비롯해 엄폐나 특수기가 있으며 행동마다 소모 포인트가 다르므로 계산을 할 필요가 있다. 이동은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눌러서 하며, 흰색 칸 내에서는 이동 후 행동이 가능하다. 전투 포기 같은 경우 특정 구역으로 이동하면 할 수 있다.
판정 같은 경우엔 캐릭터 능력치에 따라 결정되는데, 시대 배경에 맞춰서인지 사격 스킬이 사실상 주 공격에 가깝다. 그 때문에 근접 공격 위주 보스 같은 경우 난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크다. 전반적으로 전투 자체는 단순명쾌한 편이라 후술할 캐릭터 육성/장비 시스템만 익히면 쉽게 다룰 수 있는 편이다. 다만 지형물 특성을 이용한 전략 플레이는 엄폐물과 제한된 장판 공격 (보스 사이 윙 목 특수 공격으로 독 장판을 까는 폭탄이 있다) 밖에 없다. 엑스컴 스타일이 그렇듯, 전반적으로 이동 수단 없이 걸어 다니는 것이 전부라, 빠른 편은 아니다.
보스는 특수 캐릭터라 생각하면 좋다
갱단원 간의 관계도를 설정하고, 영입이나 퀘스트에 영향을 주게 만든 건 좋은 아이디어였다
갱단으로 넘어가 보자. '엠파이어 오브 신'은 '오메르타'랑 달리 보스를 고유 유닛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마디로 플레이어의 페르소나로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 되는 존재다. 게임 시작 후 먼저 하게 될 일 역시, 보스를 고르는 것이다. 우선 능력치 설계에서 갱단원의 차이가 뚜렷한 편이다. 보스 캐릭터는 체력이 150 정도로 높은데다 (때문에 상대 보스를 죽이려면 출혈 한도를 넘는 대미지를 줘야 한다.) 보스 능력, 제국 보너스, 외교 보너스라는 고유 특수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우선 보스 능력은 말 그대로 전투 시 보스만 쓸 수 있는 고유 특수기라 생각하면 좋다. 대다수의 전투에서는 이 보스 능력을 활용하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보스는 전용 퀘스트를 진행해 고유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데, 보스의 활용 방식과 맞물려 있기에 대부분 획득해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제국 보너스와 외교 보너스는 게임의 '시뮬레이션'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경감 위주의 패시브 스킬이라 생각하면 편한데, 캐릭터의 개성과 더불어, 운영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보스들은 절반 정도는 실존 인물이고, 절반 정도는 창작 인물인데 실존 인물 쪽은 알 카포네를 위시해 이 시대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캐릭터가 보인다.
일반 갱단원 같은 경우, 보스가 요구하는 악명에 도달하면 고용할 수 있다. 고용은 총 10명 정도 고용할 수 있고 선급금을 제시하고, 월급에다 갱단 수입의 일정 비율로 가져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급 갱단원일수록 가져가는 수입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수익 관리에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 갱단원 고용은 0 악명 갱단원을 제외하면 다른 보스도 할 수 있는 데다 갱단원을 포섭할 수 있는 '전향'/'첩자' 개념이 있으므로 같이 있는 시간을 수치화한 충성도와 만족도인 사기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충성도 같은 경우, 월급 비용하고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내정하고 연계되어 있다. 일반 갱단원은 간부로 승격시킬 수 있는데 다른 갱단원 간의 관계가 설정되어 있으며 이 관계도가 영입 및 갱단원 미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서로 사이가 나쁜 갱단원은 영입을 거부하고, 반대로 친하거나 사랑에 빠져 있으면 함께 행동할 경우 버프를 비롯해 관련 갱단원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사랑에 빠진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닌 게, 사랑의 도피로 이탈하는 예도 발생한다. 유닛 간의 관계를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도록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RPG 장르 요소 함유율이 높기에 성능이나 클래스, 스킬 항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캐릭터 장비 장착이나 성장이 플레이의 관건이 된다
전반적으로 '엠파이어 오브 신'은 사실상 RPG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장르의 구성 요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갱단원이 대표적이다. 보스를 포함한 갱단원의 능력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클래스가 있다. 클래스 자체는 RPG 장르라면 익숙한 딜러 (살인 청부업자)/탱커 (집행관)/힐러 (의사)를 기초로 엑스컴 풍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폭탄 특화 클래스 (폭파범)과 투척 무기 특화 클래스(사기꾼)가 추가된 형태를 띠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조합에 따른 분대 성능은 물론이고, 첩자 시스템 역시 클래스에 따라 첩보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클래스별 성능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캐릭터 특성이 있다. 작중 캐릭터 설정하고 맞물려 받는 퍼크라 보면 좋다. 다만 게임 진행에 따라 이 특성이 추가되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치는 스킬 트리인데, 이 스킬 트리는 레벨업 후 받은 포인트를 찍는 방식이 아니라, 티어 내 배우길 원하는 스킬을 지정해 시간을 들여 배우고, 학습 완료 후 상위 티어가 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키우고 싶은 갱단원 같은 경우 오랫동안 데리고 다녀야 할 필요가 있다. 초반부부터 같이 다니는 0 악명 갱 단원이 유리한 점 역시, 악명이 필요한 다른 갱 단원보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서 캐릭터 빌딩이 빠르다는 점에 있다.
RPG 장르의 영향력은 무기/방어구 시스템에서도 잘 드러난다. 무기 같은 경우, 총기와 근접 무기로 나뉘는데 총기 같은 경우 탄환 종류를 바꿔서 공격 가중치를 줄 수 있다. 무기는 숙련도 개념이 있어서 해당 무기로 얼마나 사살했느냐에 따라 특수능력이 개방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 외엔 유틸리티 슬롯 2개와 방어구를 장착할 수 있는 장비 슬롯 1개가 있다. 유틸리티 슬롯은 회복 아이템이나 폭탄 같은 투척물을 장비할 수 있다. 무기/방어구를 비롯한 아이템은 전투 종료 후 전리품 획득이나 메뉴에 있는 암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는데, 재정 소모가 심한 게임 특성상 암상인 거래보다는 전투를 통한 전리품 획득이 훨씬 유리하다. 심지어 유저 팁 중 하나로는 전리품 중 장착하고 남는 무기와 소모품을 다른 갱단에게 팔거나 거래하는 예도 있을 정도다. 이런 방향성은 사실 그렇게까지 긍정적이지 않은데, 후술할 게임의 단점하고도 관련이 있다.
건물을 차지하고, 사업장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정의 핵심인 양조장과 주류밀매장. '술'이라는 소재를 핵심으로 삼고 싶었던 거로 보인다
외교 기능을 통해 술이나 재정, 사업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외교와 내정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먼저 '엠파이어 오브 신'의 세계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구역'의 상태는, 조직 영향력이라던가 사업장 조합, 밀주의 질, 단속 및 보안 같은 요소들에 따라 결정된다. 구역/제국/간부 보스/간부 스킬이나 외교를 통해 가산점이 주어지는 보너스 개념을 신경 써야 한다. 사업장 관리로 넘어가 보자. 사업장 획득은, 전투나 구매로 건물을 차지하고 어떤 사업을 할지 결정하는 쪽으로 이뤄진다. 사업장은 총 여섯 개인데 은신처, 양조장, 주류밀매장, 보딩하우스, 카지노, 호텔이 있다. 은신처는 갱단의 '기지' 같은 역할로, 갱단원은 회복할 수 있다. 보딩하우스와 카지노는 저리스크/고리스크 부차 수입원이라 보면 좋고, 호텔은 나머지 사업장을 획득하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발동용 사업장에 가깝다. 양조장과 주류밀매장이야말로 내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상 플레이어가 직접 운영에 간섭할 수 있는 장소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술의 질이라던가, 종류를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관리해서 생산한 술은 주류밀매장으로 보내서 쓰거나, 남는 재고를 후술할 외교로 팔거나 반대로 부족한 종류의 술을 다른 갱단에게서 공급받을 수 있다.
외교 같은 경우, '문명'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세력 간 외교 시스템을 생각하면 좋다.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플레이어는 새로운 세력과 접촉하게 된다. 첫 접촉 시, 상대 세력한테 전투하거나 모욕을 주고 무시하거나 회담 제안에 응할 수 있다. 회담 제안에 응하면, 상대 세력의 은신처로 가서 보스랑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 물론 게임 도중 상대 보스가 불러낼 수도 있으며, 플레이어 같은 경우 외교 메뉴에서 '앉기'에 해당하는 안건으로 상대 보스를 불러낼 수 있다. 회담은 대화 선택지 형식으로 진행되며 거절하느냐, 아니면 수락하느냐로 결정된다. 공통으로 회담은 제3세력에 대한 사업 협약 종료나 보상 요구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며, 상대 보스 쪽에서 회담을 제안하는 경우는 사업 제안도 포함되어 있다. 회담뿐만이 아니라 술이나 무기 같은 상품을 팔아넘길 수도 있다. 보스뿐만이 아니라 경찰에게도 뇌물을 주거나 보호를 요청하는 등,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디자인의 깊이가 치명적일 정도로 얕다. 각 디자인 간의 연계도 덜컹거리고, 콘텐츠 내실도 부족하다. 특히 시뮬레이션 장르로써 재미가 부족하다
사업장에 대해 건들 수 있는건 업그레이드랑 주류 생산 관련이 전부다
그렇다고 엑스컴 장르로서 재미있냐고 하면 이 역시 부정적이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엠파이어 오브 신'은 그럭저럭 RPG랑 시뮬레이션 장르 요소를 갖춘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요소와 별개로, 실제로 플레이어가 할 게 별로 없다. 우선 내정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은 술 퀄리티랑 종류 선정, 사업장 업그레이드, 간부 임명 정도다. 사업장 획득도 빈 건물을 사거나 전투로 획득하는 게 전부다. 곧장 말해 사업장 내부를 설계하거나 꾸미는 하우징 시스템이 없다. 건물 획득한 뒤 업그레이드하거나, 주류 생산/배급 관리하고, 돌발/보고 이벤트를 처리하는데 대다수라 보면 좋다. 가끔 뒷골목 가서 조무래기들을 처리해 돈을 벌거나 보스와 동료 퀘스트를 할 수 있지만 이조차도 '선택지'와 '전투'라는 강력한 틀에서 벗어나질 않아 심심하다. 외교 역시 이런 단순한 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데, 대화 진행이나 물건 주고받기가 전부라 보면 좋다. 심시티나 여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풍부한 내정 시스템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나마 전투/RPG는 내정보다 사정이 낫긴 하지만, 이 역시 문제점이 많다. 문제의 핵심은 내정을 통한 세력 확장이 무색할 정도로 전투/RPG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있다. 간단히 말해 전투로 구역을 지배하는 보스를 죽이면, 그 보스 갱단이 소유하고 있는 사업장이 자동으로 플레이어에게 넘어 가버린다. 사실상 게임의 핵심 디자인을 무너트리는 수준의 허점이라 할 수 있다. 지루한 외교 대화문이나 업그레이드 탭을 열심히 누르며 관리하느냐, 직접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사업장을 약탈하고 전력을 정비해 한꺼번에 보스를 죽이느냐는 선택지 중 플레이어가 뭘 선택할지는 뻔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모순된 디자인을 선택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게임의 AI 수준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것도 문제를 가중하고 있다. 특히 경영 AI 같은 경우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경향이 커서,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져 궤도에 오르면 플레이어가 선제권을 쥐게 되고 지루함은 더해진다.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벤트 연출이 정적인 것도 한 몫한다. 성우 연기는 그럭저럭이지만, 텍스트가 연기를 받쳐주지 못하는 부분도 종종 보인다. 때문에 세력을 다 차지하더라도 별다른 감흥이 오질 않는다.
때문에 게임을 좀 하다 보면 게임을 할 동력이 사라지고, 쉽게 지루해진다
RPG 요소가 잘 디자인되어 있냐면 그렇지도 않다. 일단 플레이어에게 제시되는 전투 판세 자체가 동어반복적이다. 스테이지 디자인 자체가 평면적인데다 등장하는 적의 유형이나 사용하는 무기, 스킬 사용이 별다른 변별점이 없다. 즉 구역이나 갱단별 전투 개성이 희미하다. 갱단 보스나 이름 있는 갱단원에게 전투 개성을 몰아줬나 싶을 정도다. 그 결과 단순명쾌한 전투 시스템도 비슷비슷한 판세 속에 지루해지고 말았다. 이런 단점을 잘 보여주는 전투로, 소유한 사업장에 다른 갱단이 습격해 경비원으로 방어하는 전투가 있다. 사실상 강제 전투인데, 기본으로 주어지는 경비원이 고만고만한 성능이라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다. 갱단원을 미리 보내놓으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긴 하지만, 지루하고 귀찮다는 단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동료 개성 역시 생각보다 희미한 편이다. 전투 도중 보이는 대사나 스킬, 관계 대사, 오랫동안 데리고 다녀야 등장하는 동료 퀘스트에서 볼 수 있는 정도다. 기껏 이런저런 설정을 했지만 모든 것을 자원화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특성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엠파이어 오브 신'은 좋은 아이디어랑 달리 콘텐츠 및 아이디어의 깊이가 얕고, 템포가 그리 좋지 못한 게임이다. 전반적인 틀은 어느 정도 만들었는데, 어떻게 디자인을 발전해갈지 애를 먹고 있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다 디자인 간의 부조화로 서로의 장점을 깎아 먹기까지 한다. 결정타로 깔끔한 모양새와 멋진 아트워크랑 달리, 버그가 생각보다 많다. 회담으로 상대 보스랑 사업 협정을 한 직후 상대방이 갑자기 협정을 파기하거나, 구역 번화도 상승/하락 메시지가 연속으로 뜨는 등 버그가 빈번한 편이다. '엠파이어 오브 신'은 그 점에서 브렌다 로메로가 남편처럼 게임 만드는 감을 잊어버린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향후 DLC나 패치로 얼마나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 상태로는 불완전 연소한 인상이 크기 때문에, 사후 관리가 필요한 게임이다
작성 PforP / 편집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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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보스1999' 부터 시작해서'Omerta' 류 게임을 좋아하는데 대부분 게임 초반만 신선한 느낌이 들지 1-2시간 하다 보면 크게 재미를 못 느끼겠더군요. 후반 갈 수록 반복적인 상황에서의 지루함. 전투는 재미도 없고.. 이번 게임은 기대를 좀 했는데 역시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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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만큼은 못 미치더군요 아쉬웠습니다. 평가들이 안좋은 부분을 다 겪어보니 실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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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운영해보다가 이게 엔딩조건이 모조리 격멸이길래 동맹맺고 관계 잘해오던 조직도 해치워야하고 상대 조직 건물들을 차근차근 깨부시며 조여들 필요없이 그냥 바로 적 본진 ㄱㄱ 해서 해치우면 되길래 후딱 해치워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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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은 그저 그래요 선택할수있는 보스들은 매력적이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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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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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보스1999' 부터 시작해서'Omerta' 류 게임을 좋아하는데 대부분 게임 초반만 신선한 느낌이 들지 1-2시간 하다 보면 크게 재미를 못 느끼겠더군요. 후반 갈 수록 반복적인 상황에서의 지루함. 전투는 재미도 없고.. 이번 게임은 기대를 좀 했는데 역시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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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운영해보다가 이게 엔딩조건이 모조리 격멸이길래 동맹맺고 관계 잘해오던 조직도 해치워야하고 상대 조직 건물들을 차근차근 깨부시며 조여들 필요없이 그냥 바로 적 본진 ㄱㄱ 해서 해치우면 되길래 후딱 해치워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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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안하신게 다행입니다 전투 버그로 피터지면서 자빠진체로 이동하면 정신 혼미해짐 | 21.01.20 18: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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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모션 혹시 복구될 가망은 없나요? 모드나 이런걸로? | 21.01.25 2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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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게임기 버전은 몰라도 PC버전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 21.01.26 1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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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설계가잘못된건지 외교창에 물물교환할때 암시장가격으로 취급되는데 보스마다 유니크무기들고있음 개똥총2자루면 유니크무기한개값되서 그냥바꿔줌 | 21.01.21 2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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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지가쓰던거 바꿔주는거라 샷건이나 권총으로몰아주면 전투때 그거만쓰고있음 | 21.01.21 23: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