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새턴으로 발매되어 당시의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게임성과 재미있는 전투, 그리고 \'오 나의 여신님\' 의 작가 \'후지시마 쿄스케\' 의 캐릭터 일러스트와 밀고 당기는 히로인들과의 애정행위를 감칠맛나게 처리하여 상당한 히트를 기록하고, 많은 수의 작품이 시리즈화 되어온 [사쿠라대전]. 이번의 리뷰 메뉴는 새턴에서 드림캐스트를 거쳐 결국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2로 이식된 [사쿠라대전]으로 정하게 되었다.
그래픽 & 사운드
[사쿠라대전]의 장르는 어드벤처이지만 실상 본 게임은 연애시뮬레이션의 요소가 상당히 강한 게임이므로, 당연히 등장인물들의 작화 수준과 때때로 들어가는 동영상의 레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PS2로 이식을 하면서 상당히 공을 들였기 때문인지 히로인들의 표정 패턴이나 동영상, 정지화상의 그래픽 모두 상당히 높고 안정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들은 대부분 PS2용을 위해 새롭게 리뉴얼되었는데, 원작에 해당하는 새턴판의 모습과 비교하면 미묘하게 다른 이미지를 풍긴다는 것이 특징적. 동영상은 새턴판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PS2용을 위해 새롭게 그려진 고화질 동영상도 들어있으니 볼 만할 가치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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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사운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게임에 사용된 배경음악 역시 새롭게 리뉴얼되어 수록되어있다. 그중에서도 트로트 장르를 연상하게 하는 오프닝곡 \'激(격) 제국화격단\' 의 존재는 상당히 압박적이다. 이 곡은 여러 버전으로 어레인지되어 인터넷상에서 시도때도 없이 듣게되는 음악인데, 상당히 중독성이 심해서 이런 장르의 음악을 아무리 싫어하게 되는 사람이라도 계속 듣다보면 중독되게 되니 주의하자(...). 그 외의 배경음악 자체는 특별한 장점도 단점도 없지만, 음성지원 부분에 있어서는 새턴판이나 드림캐스트판과 다를바 없이, 중요한 대사만 지원이 되고 풀 음성 지원이 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실망스러웠다.
이야기의 시작
해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나라를 지킨다는 불타는 사명으로 비밀조직 제국화격단의 단장으로 배속되게 된 오오가미 이치로(大神一郞) 소위 그러나 제국화격단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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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스템
게임의 진행은 단막극의 형식으로 각 화의 주제와 내용이 확실히 나뉘어져 있으며, 제국화격단의 멤버나 주변인물과의 유대관계를 쌓는 \'어드벤처 파트\' 와 \'어드벤처 파트\' 진행 후에 적과 싸우게 되는 \'전투 파트\' 로 이루어져 있다. 어드벤처 파트 시에는 수많은 이벤트가 게임 내의 시간에 따라 진행되며, 전투 파트 시에는 히로인들과의 애정행각의 결과가 \'신뢰도\' 라는 수치로 바뀌어서 합체 필살기라던가 주인공이 쓸 수 있는 작전이 변화한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히로인들과의 대화 시 등장하는 선택문 \'LIPS\' 는 [사쿠라대전]을 보통의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과는 확연하게 다른 작품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며, 이것에 의한 분기도 엄청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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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남자의 길! 건드리기만 해도 데일 정도로 불타는(?)
열혈단장도 될 수 있다(폭염단장)
그리고 전투 시에는 각 캐릭터들의 화려한 연출과 필살기들이 전장을 수놓으며, 뜨거운 애정행각에 의해 높아진 신뢰도는 그대로 전투능력에 플러스되어 히로인들과의 합체 필살기나 협력공격, 우정카운터 등의 연출들과 볼거리...그리고 막대한 위력을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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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와의 합체 필살기(...). 합체 필살기는 다 이런 식으로
엄청난 닭살을 돋게 만든다. 하지만 일단 발동되면 게임
내에서 최강의 범위와 공격력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단점은 없는가?
이 세상에 단점이 없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듯, [사쿠라대전]도 어느 정도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본 게임의 단점을 하나씩 짚어보자면...
1. 군국주의적 시대관
게임 내내 \'제국화격단...\', \'제도의 평화를 위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단어를 심심치않게 보게 되는데, 이 \'제국\' 이라는 단어의 뜻은 우리나라에서의 제국이라는 뜻이 아닌, 개화기가 시작되고 군국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19세기의 일본이 자신의 나라를 찬양할 때 사용하는 \'대 일본제국\' 이라는 단어의 줄임말인 뜻을 지니고 있다. 비록 [사쿠라대전]의 시대나 광무 등의 설정은 가공의 것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양의 실제 역사와 자기 나라의 풍습을 따와서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을사조약에 의한 한일합방에 의해 식민지(※주2)로 고생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군국주의적인 \'제국\' 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신경에 거슬리는 게 사실이다(\'제도\' 는 제국의 도시인 일본의 수도, 지금의 도쿄를 말한다).
2. 스토리
새턴판의 이식작인데다 이미 옛날 게임을 리메이크한 것이므로 지금 아쉽다고 해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없겠지만, 9화에서 최종화인 12화까지의 구성은 그야말로 부실하기 짝이없다. 가장 심했던 것은 11화와 12화의 구성으로, 본 리뷰에서 스토리를 알려줘 버리는 것은 어느 정도 게임 경력이 있는 게이머로서는 절대하지 말아야 할 금기이니(흔히 네타바레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해보도록.
3. 미니게임 삭제
전작에 있던 미니게임들(사쿠라의 무대 닦기, 마리아의 요리돕기 등)이 이번에는 전부 삭제되고, 본 게임에서 남아있는 것은 화투 게임인 \'코이코이 대전\' 뿐이다. 부록 시나리오인 \'제국의 긴 하루\' 를 플레이 한 후 나오는 패스워드를 이용하여 세가 홈페이지에 접속, 회원가입 등의 절차를 거치면 휴대폰으로 미니게임들을 다운받을 수 있지만...어디까지나 물 건너 나라의 이야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으며, 덕택에 실질적으로는 삭제된 것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듯.
4. 언어의 장벽
YBM시사닷컴에서 올해 6월경 [사쿠라대전]을 한글화한다는 입장을 알리기는 했으나, 세가와의 라이센스 문제인지 위에서 지적한 1번의 군국주의적 시대관의 문제인지...아니면 어떤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아직까지 이 게임은 한글화되지 않았다. [아머드 코어] 시리즈나 [버추어 파이터4 에볼루션], [길티기어] 시리즈 같은 경우라면 그래도 액션이므로 한글화가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이것만큼은 크지 않지만, 이 게임은 연애 어드벤처에 가까운 게임이고 히로인들과의 의사 소통과 연애문제가 게임 내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게임인 만큼, 완전 일어로 되어있는 이 게임을 극히 보통의 우리나라 PS2 게이머가 재미를 느끼면서 즐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아직까지는 필자같은 \'자력으로 일어해석이 가능한 골수 매니아\' 내지 \'해석이 거의 안되도 재미를 느껴가며 하는 [사쿠라대전]의 골수팬\' 이 아닌 이상은 이 게임을 국내에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5. 그 외의 단점
이건 좀 개인적인 불만이기는 하지만...어차피 허구의 메카닉을 창조한다면 일류의 메카닉 디자이너를 영입하여(카토키 하지메, 카와모리 쇼지, 나가노 마모루 등) 광무의 모습을 더 현대적으로 디자인했다면...이라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지만, 아쉽게도 시대적인 설정과 디자인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해서 메카닉의 멋이 상당히 희생되어버리는 디자인이 되었다. 멋진 메카가 많이 나오는 게임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보면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리고 게임이 너무 쉽다. 보스급이건 뭐건 일단 진형이 갖춰지게 되면 2~3턴이면 박살나버려서 전투는 힘있는 아군의 데몬스트레이션(무력시위)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 버릴 정도로 전투가 너무 쉬웠던 것이 좀 아쉽다(전투 난이도 어려움일 경우는 좀 나아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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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사쿠라대전]의 단점은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1번의 단점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상당히 민감한 사항을 건드리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성과 작품성만을 따진다면 이만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게임의 완성도가 높으며 전투도 재미있는 편이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게임은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명작게임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글화가 되고 19세기 세계의 역사나 정서, 군국주의, 식민지 등을 전부 알고 있으며 어느 정도 생각이 깊은 게이머가 있다면 필자는 자신있게 그 사람에게 [사쿠라대전]을 해보라고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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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 필자는 중학교 정도 시절, \'오 나의 여신님(후지시마 쿄스케의 대표작...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의 만화를 열심히 사보다가 아는 악우(惡友)에게 통째로 강탈당한 적이 있으며, 그 때의 후유증으로 후지시마 쿄스케의 그림체에 거의 알레르기에 가까운 악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새턴과 드림캐스트로 이어지는 [사쿠라대전] 시리즈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게임기 자체는 있었지만 그때 새턴이나 드림캐스트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어를 배워가면서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인 [사쿠라대전]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후지시마 그림체 알레르기에서 완치되었고 그 악우(惡友)에게 여신의 세계로 빠지지 않게 태클을 걸린 것을 현재는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주2 : 18∼19세기에 성행된 식민지 만들기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서양의 힘있는 나라들이(영국, 스페인 등 주로 유럽의 나라들) 일단 어떤 나라를 찾아가서 그 나라가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미개하고 힘이 없는 나라라면 그냥 정복해 버리고, 만약 상대 나라가 국가의 기틀이 잘 잡혀있는 나라라면 물건을 팔고 싶다고 하며 통상을 요구해 온다(통상을 거부하면 힘으로 제압하기도 했다). 통상이 시작되면 듣도보도 못한 편리한 물건들을 매우 고가에 상대 나라에 팔았으며 (말타고 걸어다니던 사람들에게 자전거나 자동차를 소개해주면 그 편리함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느 정도 후에는 아예 상대 나라에서 공장을 차리고 싼 가격에 원자재(철, 석탄 등)와 노동력을 사용하였다. 그러다 보면 상대 나라는 계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게 되고(원료 10원, 노동력 10원을 이용해 만든 제품의 가격이 몇만원이라던가...), 통상을 계속할수록 상대 나라는 적자를 보고 서양 열강은 이익을 봐서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적자에 시달리던 상대 나라에서 더 이상 버틸수가 없어서 통상을 거부하면 자국의 상인과 시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힘으로 상대나라를 집어삼켰다(칼, 화살, 창, 말 탄 기마병 등으로 무장한 상대나라 국가의 군대와 소총와 대포 등으로 무장한 나라의 싸움이란 뻔한 것이었다). 18∼19세기에는 이런 식으로 군국주의의 길을 걸어간 나라가 꽤 많았고, 중국, 대만, 아프리카, 남미 등 유럽과 미국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식민지화 되어서 피해를 입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한 것은 일본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받은 피해는 역사에 조금만 흥미를 가지고 알아본다면 금방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므로 식민지와 군국주의에 관한 것은 이 정도까지만 설명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