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3월 27일, 신사동에 위치한 무사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PS2용 대전 격투 게임 '길티 기어 XX'의 캐릭터 음성 녹음에 가수 신해철씨가 참여했습니다. 신해철씨는 국내 출시 버전 '길티 기어 XX'의 BGM뿐만 아니라 캐릭터 '테스타먼트'의 목소리 연기까지 담당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이날 캐릭터 음성 녹음 현장을 공개하면서 진행된 신해철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루리웹 : 평소에도 게임을 즐겨하신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신해철 : RTS 게임이 나오기 이전 '월로드' 같은 턴 방식에 가까운 장기 같은 게임이요. 전투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옛날에 맥킨토시 LC가 나오던 시절 번들로 나오는 CD 중에 월로드가 50턴 제한으로 체험판이 들어 있었어요. 50턴 내로는 도저히 게임을 끝낼 수 없으니까 결국 사서 플레이하라는 이야기인데 그걸 깬 사람이 저에요. 그래서 친구들이 그 집념이면 하버드 대학이던 예일대이던 갔겠다. 그런데 왜 학교도 졸업을 못했냐며 빈정거리기도 했었어요(웃음).
스타크래프트도 처음에 나왔을 때 좋아했어요. 외국에 공부하러 갔을 때 스타크래프트를 했는데 우리나라에 돌아와 보니까 무슨 장기처럼 유행해서 정말 문화적 쇼크를 받았어요. 이야~!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되려나 보다. 많은 사람이 이제 게임의 진가를 아는구나 하고 굉장히 기뻤죠.
그리고 좋아하는 게임은 동급생(웃음). 동급생 스트립 포커는 당연히 좋아하고요. 주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콘솔 게임은 예전에 팬저 드라군이 처음 나왔을 때 보고는 미칠 것 같아서 비싼 돈 들여서 프로젝션 TV를 샀어요. 보통 사람은 비디오를 볼 때 영화관처럼 보기 위해서 사지만, 저는 주변에서 말리기도 하고 돈도 비싸고 해서 망설였는데 팬저 드라군 때문에 프로젝션 TV를 사서 그걸 벽에다 때려넣고 플레이했던 기억도 있네요.
루리웹 : 그러면 그 게임들을 모두 클리어하셨나요?
신해철 : 그럼요. 제가 플레이했던 게임 중에 클리어 못한 게임은 없어요. 왜 이러세요(웃음). 그리고 아젤 팬저 드라군 RPG가 나왔을 때는 일본어를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아젤 때문에 일본어를 하는 여자친구를 사귀어서 옆에 앉혀두고 읽어달라 하면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루리웹 : 연예인들 중에서도 게임을 즐기시는 분이 많다고 들었는데, 다른 연예인들과도 같이 게임을 하시나요?
신해철 : 연예인들끼리 게임을 즐기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고등학교 때 맹세했던 것 중에 당구 안치고 바둑, 장기, 스키, 골프, 포커, 고스톱 등 내가 딴따라로 대성할 때까지 이런 것들에는 절대 손을 안 댄다고 맹세했는데 나중에 밴드를 하다 보니까 당구를 못 치는게 역적이 되더군요. 팀 분위기를 해치는. 그래서 당구를 나중에 배웠고. 밴드 멤버끼리 몰려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 승패에 따라서 다음날 연습실에 안 나타나는 멤버가 생기기도 하고. 특히 단체로 게임을 했을 때는 팀워크가 잘 부서집니다. 의외로(웃음). 특히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다크아콘 러시를 했다거나 그러면 친구들이 절 잘 안 봐요(웃음).
루리웹 : 그러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단축키도 사용할 정도인가요?
신해철 : 당연하죠.
루리웹 : 이번 길티 기어 이그젝스 샤프리로드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시게 된 기분은 어떤가요?
신해철 : 약간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평소 음반 작업 외에 영화 음악이나 게임 음악에 참가하는 것은 전체 플랜 중에서 일부를 맡아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주공격수가 아닌 옆에서 크로스 올리고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건데 그런 작업 자체도 재미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옆구리로 빠져서 전문 성우로 나서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작업을 해보면서 다양하고 넓은 경험을 해보면 결국 음악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요.
루리웹 : 혹시 앞으로도 이렇게 성우로 참여하실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실 건가요?
신해철 : 아 그럼요. 목소리 연기에 인정을 받으면 그 다음에는 화면 연기로 장르를 옮겨서. 장가를 갔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벗은 여자를 안아볼 수 있는 기회는 에로 배우가 되는 길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에로 배우 쪽으로 빠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명도 지어봤는데 '무스타파 알하지 마시드'라고(웃음).
루리웹 : 일반적으로 결혼 후에는 게임을 많이 하기 힘드는데 어떻게 하시나요?
신해철 : 그게 헛장가 간 사람들이 대부분 결혼한 다음에 게임 플레이에 애를 먹는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연애할 때부터 부인에게 게임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어요. 사실 사람들 생각이 참 잘못된 거 같아요. 게임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기는 것은 부인을 버려두고 혼자 게임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디아블로를 할 때 부인에게 아이템 트레이드 같은 걸 부탁하고 아이템 이름 나오면 빨리 받아 적으라고 조수 역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는 3대3으로 대전할 때 부인과 함께 플레이합니다. 프로토스를 시켜서 캐논만 알려줘요. 그런 다음에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내 주변에 캐논만 깔아달라. 그러면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서 남편의 기지 주변에 캐논을 깔아주죠. 그래서 우리는 그걸 사랑의 캐논이라고 불러요(웃음).
루리웹 : '영혼기병 라젠카'는 애니메이션보다 음악이 더 뛰어난 경우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 길티 기어 XX는 어떻게 작업하시나요.
신해철 : '영혼기병 라젠카'는 처음부터 제작사 측에다가 제가 통보하다시피 하면서 협조를 부탁했어요. 영화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음악이 너무 튀어서 영화를 죽여서도 안 되고 화면에 밀려서도 안 되고 동전을 던져서 딱 세우듯이 균형을 맞춰야지만 진정한 영화 음악가라고 불릴 수 있는데 난 그걸 포기하겠다.
균형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만화 영화는 아직도 아이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거나 또는 예술 장르에 못 들어가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열 받으니까 어차피 당신들 주는 돈으로는 말도 안 되고 내가 판을 팔아서 때울 테니까 오케스트라 투입하고 거기다가 메탈 넣고, 딱 화면을 봤을 때 화면이 엄청 확장되어 보이도록 스케일을 늘리는 지원사격을 하겠다고 하니 뛸 듯이 찬성해 줘서 균형을 포기하고 밀어 붙여서 한 거였어요.
길티 기어 XX 는 강점이자 약점이 무려 40곡의 곡 작업을 해야 된다는 것인데, 8곡 정도 집어넣어서 한 앨범을 만드는 관행을 생각하면 5장 분량의 앨범 작업을 지금 한 달 반 안에 맞춰야 하는, 제가 알기로는 예술가가 이런 식으로 탄압을 받으면서 강제로 음악을 해야 했던 경우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태인 예술가들이 독일군을 위해 연주를 했던 경우를 제외한다면 이런 참혹한 상태가 없지 않나 싶어요(웃음).
초점을 어디에 맞췄냐 하면, 길티 기어 시리즈 원작은 개발자 스스로 음악을 만든 경우고 한 가지의 통일된 음악을 깔고 있는데. 저희 넥스트 같은 경우에는 요즘 나오는 대작 SF 영화처럼 다른 성향의 밴드와 팀이 모여서 다른 종류의 락 음악을 깔아서 사운드 트랙을 만드는 방식으로 잡았습니다. 각 캐릭터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서 굉장히 다르게 들리는 음악을 만들어서 좌우 스펙트럼을 최대한 넓히는 방향으로 구상했습니다.
그러니까 곡 분량은 40곡이죠. 40곡의 장르를 다 다르게 해서 잡다하게 모아서 만든다는 방식을 택했죠. 이게 거의 자책골이라서 지금 팀 분위기가 나빠요(웃음). 저희 밴드가 한 아파트에서 같이 숙식하면서 눈 뜨면 길티 기어 XX, 밥 먹으면 길티 기어 XX... 계속 이 작업을 반복시키니까 남들이 우리를 보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수준의 생활이라 할 것 같아요. 그 대신에 모든 멤버들이 길티 기어는 필살기 쓰면서 막 예술로 합니다.
루리웹 : 길티 기어 시리즈의 원곡을 들어 보신 느낌은 어떤가요?
신해철 : 재미있어요. 잘 만든 것 같고. 처음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곡은 정말로 게임 음악 수준의 사운드였는데 그 후속작에 수록된 곡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사운드 퀄리티도 좋아지는 모습이에요. 이에 무엇을 의미하냐고 하면, 이 40곡이 길티 기어 오리지널 작품과 그 후속작이 나오면서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제작된 40곡이라는 건데, 우리는 지금 한 달 반만에 땜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어요(웃음). 야 이거 심하구나(웃음).
보통 제가 영화 음악을 할 때는 굉장히 신경질을 많이 내요. 왜냐하면 헐리우드에서는 실제 스크린 사이즈로 틀어놓고 앞에 오케스트라가 그걸 보면서 따라가면서 연주하고 수정하면서 굉장히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만드는데, 우리는 처음에 감독이랑 제작사 사장이 찾아와서 영화 음악 해달라고 이야기할 때는 때려 죽어도 3개월 보장한다, 6개월까지 음악 만들 시간을 주겠다 해놓고는 이것저것 이유가 붙고 나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2주에요.
그런데 이번 길티 기어 XX 같은 경우에는 더 혹독한 작업이었는데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YBM시사닷컴에 계시는 분들이 참 재미있어요. 일적인 관계가 아니고 게임 마니아라서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동호회 같은 분위기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일하는 데 매우 편했던 것 같습니다. 심적으로(웃음).
루리웹 : 오늘 맡으신 테스타먼트는 게임 내에서 어떤 역할인가요?
신해철 : 테스타먼트는 일단 긴 생머리와 핸섬한 외모, 잘빠진 다리가 저와 굉장히 닮았다는 이유로 캐릭터의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받았고, 저도 보니까 굉장히 닮았다고 느꼈어요. 호응이 없네요. 사실 제가 다음 달에 다리 길이를 잡아 늘리는 수술을 할 예정인데(웃음).
루리웹 : 길티 기어 XX가 마음에 드세요?
신해철 : 이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다 재미있어요. 요즘 대부분의 게임이 3D로 나오고 3D 쭉빵 언니들이 비치발리볼도 하는 이런 시대에 2D 그래픽으로 나와서 처음에는 웬 2D 그래픽? 이라고 생각했는데 길티 기어 XX를 직접 해보고 나니까 대단히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 업계에서도 압도적인 제작비와 물량 공세를 내세운 영화가 만들어지지 그런 엄청난 돈을 들인 영화가 꼭 좋은 영화가 되지는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러니까 게임도 정말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길티 기어 XX가 주는 것 같아요. 3D 그래픽을 쓴 것도 아니고 중간에 살벌한 동영상이 마구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예전 방식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재미있고 다양한 캐릭터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루리웹 : 여담인데, 혹시 당구는 몇이나 치시나요?
신해철 : 30이요(웃음).
루리웹 : 우리나라에서 게임 음악은 일반적으로 상업성이 없다고 하는데 이번 길티 기어 XX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신해철 : 음.. 게임 음악이 현재 상업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제가 이 일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준과는 무관한 것 같아요.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영화에 못지 않은, 혹은 그 이상의 가능성을 가진 인터랙티브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런 종합 예술의 최고 정점이자 종착역이 아닌가 생각해요. 게임이 영화처럼 만들어지는 시개에 영화가 인터랙티브가 되면서 게임이 되는 시대가 다가왔기 때문에 관심이 없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좋아 한다는 거죠.
루리웹 : RPG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신해철 : 개인적으로 판타지 RPG 그런 쪽의 게임 음악을 앞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길티 기어 XX 패키지를 들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신해철 : 이거 CF 촬영비도 주나요? 추가 개런티를 요구해야겠는데요. 포즈를 이렇게 잡으니 좀 추잡스럽다. 라면 광고 같아(웃음). 라면이라면 먹는 포즈라도 할 텐데. 기왕 같이 작업한 거 많이 팔리는 게 좋죠. 그리고 사진에서 볼살을 좀 어떻게 줄여 주세요(웃음).
어깨 부상에도 불구하고 더빙에 열중하는 신해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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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도 멋진 음악 만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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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해철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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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사람일이라는게 참... 남기고 가신 좋은 음악들은 잊혀지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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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합니다. 마왕님의 "너에게 주마" 이 대사가 너무 맘에 들어서 평소 즐기지도 않던 캐릭터를 골랐던 기억이 있네요. 좋은 추억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그곳에서도 편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Here I stand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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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도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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