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 공존하려는 인간에게만 보이는 것들, 개정판
정가 : 25,000원
정보 : 540쪽
지구의 고삐를 틀어쥔 인간들의 길잡이는 무엇일까? 존재하리라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희귀한 동물들을 통해 인간을 읽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인간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가 되어야만 하는지,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그리하여 이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러한 자성의 물음에 대해 환경.인권 전문가 캐스파 헨더슨은 진기한 동물들의 박물지와 신화, 문학, 예술, 역사를 넘나드는 폭넓은 통찰을 한데 아울러 우리 인간에 대한 치밀한 성찰로서 답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동물들 중 대부분은 인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 인간의 터전이 아닌 미지의 심해저에 서식해 듣도 보도 못했던 기이한 동물들이다. 돌고래나 장수거북과 같이 익숙한 동물들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새로운 면면이 놀랍다.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이 책은 고생물학부터 최신의 과학 지식들까지 버무리되 그 동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는지에 방점을 두면서 학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들어가는 말
1 Axolotl 아홀로틀
2 Barrel Sponge 항아리해면
3 Crown of Thorns Starfish 넓적다리불가사리
4 Dolphin 돌고래
5 Eel 뱀장어 ─ 그리고 다른 괴물들
6 Flatworm 편형동물 ─ 그리고 다른 벌레들
7 Gonodactylus 가시갯가재‘, 생식기 손가락’의 갯가재
8 Human 인간
9 Iridogorgia 이리도고르기아 포우르탈레시
10 Japanese Macaque 일본원숭이
11 Kìrìphá-kò, the Honey Badger 키리파코와 시크일리코 ― 벌꿀오소리와 꿀잡이새
12 Leatherback 장수거북
13 Mystaceus 미스타케우스 ─ 깡충거미의 일종
14 Nautilus 앵무조개
15 Octopus 문어
16 Pufferfish 복어
17 Quetzalcoatlus 케찰코아틀루스
18 Right Whale 긴수염고래
19 Sea Butterfly 바다나비
20 Thorny Devil 가시도마뱀
21 Unicorn 유니콘을 찾아서 ─ 마귀상어
22 Venus’s girdle 띠빗해파리
23 Waterbear 곰벌레
24 Xenoglaux 긴수염올빼미
25 Xenophyophore 제노피오포어
26 Yeti Crab 예티게
27 Zebra Fish 제브라피시
결론,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
부록 I 생물 분류
부록 II 깊은 시간
참고문헌
감사의 말
역자 후기
인용 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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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켈의 이론과 그것을 생물학뿐 아니라 정치학과 심리학에 적극적으로 응용하려는 태도는 유럽의 세계적 팽창과 정복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출현했다. 아홀로틀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그 팽창이 시작되는 중심에 놓여 있었다.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록 참화가 빚어지긴 했어도, 아홀로틀은 포로로 살아남아(아홀로틀은 실험실과 수족관에서 아주 잘 번식한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더 정교한 세계관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 인류와 도롱뇽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무언가를 약속하는 그런 세계관 말이다.
_1장 〈아홀로틀〉 중
재생아에서 부속지가 재구성되는 과정은 동물이 처음에 배아 발달 단계를 거치면서 부속지가 형성될 때의 과정과 비슷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배아에서 부속지가 발달할 때의 사건 순서는 언제나 부속지의 뿌리(어깨나 엉덩이)가 형성되는 것으로 시작하여 점점 더 먼 쪽에 있는 구조들을 만들어가다가 이윽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만드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아홀로틀은 부속지가 어디에서 잘리든, 상처가 어디에 있든 간에, 그 잘린 부분만을 재생한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도롱뇽이 불의 비밀을 안다고 믿었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 기이한 동물―그중에서도 아홀로틀―은 생명의 불꽃을 지피는 단서를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현대 동물우화집에 실릴 만하다.
_1장 〈아홀로틀〉 중
항아리해면이 속한 강인 보통해면류(Demosponges)는 원생대 말기인 크라이오제니아기(Cryogenian), 즉 ‘눈덩이 지구’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현생 다세포동물이다. 이 초기 해면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생명의 온전한 악보로 나아가는 첫 화음 중 몇 가지를 연주했으며, 다른 모든 다세포동물은 이 계통의 첫 가지 중 어느 하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음에 해면을 보면, 당신보다 해면을 더 닮은 무언가가 당신의 직계 조상임을 생각하자. 그들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경이로움을 간직한 존재이며, 그들이 개척한 생명 과정들에 우리가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떠올리자. 빌붙어 살아가는 쪽(sponger)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다.
_2장 〈항아리해면〉 중
장수거북은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쉽게 들려줄 수 있다. 잔혹함, 어리석음, 황폐함이 난무하지만, 가장 암울한 와중에도 극적인 회복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이야기(개체군의 수가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회복되고 생태계가 복원되는)를 말이다. 환경 보전론자들은 특히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 물론 오래된 전형적인 이야기의 변주곡이다. 상실, 회복, 새로운 지혜, 새로운 번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말이다. 그래도 나쁘진 않다. 사실 그것은 우리의 본질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하며, 어쨌거나 현대판 동물우화집은 중세 동물우화집이 그랬듯 다중적인 의미와 모순을 함축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장수거북을 화두로 삼아서 자연 자체를 생각할 수도 있다.
_12장 〈장수거북〉 중
씰룩거리면서 먹이 알갱이를 안으로 밀어 넣는 게의 입을 지켜보고 있자면, 나는 아무리 불합리하게 여겨질지라도 음란하게 탐식하는 기계를 보고 있다는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따라서 이것이 예티게가 많은 연갑류 사촌들과 더불어 문턱의 생물임을 말해주는 두 번째 방식이다. 그들은 우리가 으레 구분하는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나는 이것이 로봇과 로봇을 보는 우리의 태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_26장 〈예티게〉 중
많은 연구자들이 하나의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메커니즘을 연구하거나 컴퓨터로 유전체 서열을 분석하고 이론 모형을 구축하는 데 매진하는 이 시대에도, 육안으로 직접 제브라피시의 배아 발달을 관찰하는 일에는 매혹적인 무언가가 있다. 세포들이 발달하고 모이고 갈라지면서 주요 기관들과 각종 구조들을 형성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하지만 일이 어떻게 될지를 정확히 예측하려고 할 때면, 이 모든 요소들뿐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로르샤흐 잉크 얼룩(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헤르만 로르샤흐는 무작위적인 잉크 얼룩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느냐에 따라 심리를 분석했다─역자 주)과 같아진다. 즉 우리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간에 거의 다(하지만 전부는 아닌) 얼룩 속에서 찾아...
동물학과 문학, 신화, 역사, 고생물학, 역사적 일화, 예술의 경이로운 통섭,
인간과 다른 존재에 관한 가장 숭고한 성찰―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인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 책은 분명 플리니가 질투하고,
다윈이 극찬하며, 보르헤스가 즐겼을 책이다.”
─알베르토 망겔
《아이리시타임스》 2012년 올해의 책
《더 오스트레일리언》 2012년 올해의 책
《스코츠맨》 2013년 최고의 책
《네이처》 2013년 여름 추천도서
지구의 고삐를 틀어쥔 인간들의 길잡이는 무엇일까? 존재하리라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희귀한 동물들을 통해 인간을 읽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인간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가 되어야만 하는지,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그리하여 이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러한 자성의 물음에 대해 환경.인권 전문가 캐스파 헨더슨은 진기한 동물들의 박물지와 신화, 문학, 예술, 역사를 넘나드는 폭넓은 통찰을 한데 아울러 우리 인간에 대한 치밀한 성찰로서 답한다. 이 책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 소개되는동물들 중 대부분은 인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 인간의 터전이 아닌 미지의 심해저에 서식해 듣도 보도 못했던 기이한 동물들이다. 돌고래나 장수거북과 같이 익숙한 동물들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새로운 면면이 놀랍다.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이 책은 고생물학부터 최신의 과학 지식들까지 버무리되 그 동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는지에 방점을 두면서 학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대항해시대 유럽의 정복자들에게 짓밟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슬픈 초상이자 현대 재생생물학의 모티브가 되는 아홀로틀(Axolotl)부터 유독 선명한 배아 발달 과정 덕분에 세포, 즉 우리와 모든 동물 간의 기본적인 동질성을 생각하게 하는 제브라피시(Zebra fish)까지, 사전을 연상시키듯 알파벳순으로 줄 세워진 지구상에 존재한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기이한 동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인류가 살아온 역사와 지금 인간의 모습을 반추하게끔 돕는다.
과학자의 정밀함, 예술가의 우아함,
예언자의 무시무시한 예언능력을 발휘하는 책
저자가 학술적인 지식만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듯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진화생물학적인 어떤 시점이나 어떤 특정한 부류를 대표하지 않는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아름답고 흥미로운 측면들과 그들이 구현하거나 반영하거나 제기하는 특성, 현상, 현안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라고 밝힌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방식을 ‘알레테이아고리아’라고 일컫는다.
이 책은 ‘알레테이아고리아(aletheiagoria)’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이는 내가 새로 만든 용어로, 내가 아는 한 지금까지 없던 말이다. 환등(phantasmagoria, 영화가 등장하기 이전에 빛에 투영된 그림자를 이용하던 영상 장치)이라는 단어에 ‘진리’ 또는 ‘드러냄’을 뜻하는 그리스어 ‘알레테이아(aletheia)’를 합성한 것이다. 즉, 더 거대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깜박거리는 ‘실상(real image)’을 의미한다(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나는 존재 방식을 몇 가지 다른 각도에서 보고자 시도했고, “온갖 의외의 조합(a wealth of unexpected juxtapositions)”을 통해 그들이 인간과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또는 우리가 스스로를 어떤 존재로 상상하고 있는지), 또 그들의 닮은 점이나 다른 점이 인간의 능력과 삶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_14~15쪽, <들어가는 말> 中
이러한 논지에 따라, 동물들을 옴니버스 식으로 소개하는 꼭지들은 세 가지 큰 주제를 공유하면서 저마다의 논의를 개진한다. 먼저 “신화나 전설만으로 얻을 수 있는 인식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보람차게 존재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삼았다. 그리고 먼 옛날 인간의 조상의 조상이 기원했지만 이제는 살 수 없는, 지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온갖 기기묘묘한 생물들이 우글거리는 미지의 공간, 바다에 대해 깊이 들여다봤다. 마지막으로, “집단 전체로 볼 때 우리는 ‘시시껄렁한 파괴자 무리’에 불과했다”라며 인간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빚어내는지에 대해 진중히 성찰한다.
“캐스파 헨더슨은 동물학계의 보르헤스다”
환상보다 신비로운 동물들이 선사하는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21세기판 동물우화집을 표방한다.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인간의 발자취와 인간의 욕망, 이기심, 그리고 그 결과들을 조망하고 있다. 단, 이 책에 실린 동물들은 중세의 동물우화집에 등장하는 동물들보다 더 신비해 보이지만 놀랍게도 모두 실재하는 동물들이다. 아기의 얼굴을 닮은 아홀로틀, ‘비너스의 허리띠’라는 별칭이 붙은 띠빗해파리, 설인처럼 털북숭이 집게발을 가진 예티게 등등, 바다의 가장 깊은 구석에서 대륙의 가장 메마른 곳까지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경이로운 생물들은 우리와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현실감 있게끔 느끼게 할 것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동물들의 진기한 생태를 생경한 시선으로 좇다 보면 이는 결국 우리 인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 다양한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사악한 이미지를 띠어 온 원숭이들보다 사실 인간이 보여 온 야수성이 더 폭력적이며 사악하다(10장 〈일본원숭이〉).
- 호주 대륙에는 캥거루뿐 아니라 가시도마뱀과 같이 기이한 외모의 동물들이 많이 살았지만 인간이 정착하기 위해 불을 사용하면서 멸종하고 말았다(20장 〈가시도마뱀〉).
- 케찰코아틀루스와 같은 익룡에 대한 상상은 날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비행기 발명으로까지 이어진 인간의 꿈이 반영된 것이다(17장 〈케찰코아틀루스〉).
- 극한의 생존력을 지닌 곰벌레를 우주 탐사선에 태워 화성에 보내려던 것처럼 우리는 늘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다른 지적 생명체를 상상하는데, 너른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와 같이 일정한 환경에서만 생존할 수 있으면서 스스로가 가장 월등하다고 믿던 것에 대해 다소 겸허함을 느끼게 된다(23장 〈곰벌레〉)
“경이로운 동시에 생동감 넘치게 박식하다”
동물학, 문학, 신화, 역사, 예술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과 감동
그렇게 인간을 포함한 27종의 동물들과 그 동물들로 비추어 볼 수 있는 우리 인간의 민낯을 보다 보면,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16장 〈복어〉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른 동물들에 비하면 두 발로 걷고 작은 머리를 대롱대롱 달고 다니고 꼬리도 없어서 정말 기괴하기 짝이 없게 생긴 인간이 단지 지능이 월등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 생태계의 다른 구성원들의 운명을 이렇게 좌지우지해도 되는 것일까?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라는 저자의 맺음말처럼 그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27개의 우화들은 우리에게 진기한 동물들을 선보이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하지만, 그저 ‘알레테이아고리아’로서 보여줄 뿐 우리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동물이 이렇게 소중하니 사랑하고 보호하자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제 생각은 우리의 몫이다. 물론 채식을 한다거나 모피를 입지 않는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차원의 ‘책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동물 하나하나가 아닌 생명의 경이 자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한 차원 더 멀리 생명에 대해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상상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허구적으로 상상할 때가 아니라, 존재하는 것을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극도로 발휘된다.” 진화론 덕분에 세계는 생명의 역사 전체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표면이 된다. _16쪽, 〈들어가는 말〉 중
저자는 이 책을 두고 “존재의 이유를 더 잘 이해하고 상상하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다른 존재들에 대해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할 때 세계에 대한 인식은 훨씬 더 폭넓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동물들의 생활사를 인간의 모습과 결부시킴으로써 그들의 존재가 한껏 생생히 다가오게끔 한다. 일단 인지를 해야 그들이 들려주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다. 지구 생태계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우리는 이제 중심을 잡기 위해 다시 한 번 동물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에 관한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동물들이 우리로 인해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동물과 공존하려는 인간은 다른 존재와, 나아가 우리 모두와 공존할 길을 상상하고 마침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온갖 기기묘묘한 동물들로 들어찬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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