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칭 포 캔디맨
사실 우리는 캔디를 뽑으러 왔습니다. 원더우먼보다 슈
퍼맨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죠. 외로워도 슬퍼도 끊임없이
단물을 뽑아 내는 게 캔디의 덕목이며 의무입니다. 무슨
향이 나든, 어떤 맛이 나든 상관없습니다. 훌륭한 기업은
당신의 취향이 아니라 당도계에 의지하니까요. 가장 좋은
캔디를 얻기 위해 채용 당담자도 기꺼이 캔디로 위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에게 사카린*이라 하지만, 단물을 아
무나 빠나요. 물론 아무에게도 빨리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캔디 따윈 없습니다. 손에 든 당도계가 무거워 사실 조금
슬퍼지기도 했지만, 누구의 이가, 아니 어떤 캔디가 먼저
녹아 사라질지 궁금해 웃음이 납니다. 피식, 고개를 드니
사장님은 입맛을 다시며, 쩝쩝 다시며,
얼굴 빨개진 캔디의 껍질을
까고,
또 까고
다시 또
* Homo homini Saccharum: 인간은 인간에게 사카린이다
써칭 포 캔디맨
송기영, 민음의 시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