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岳陽의 옛 이름은
악양의 옛 이름은 파릉巴陵이다
악양 화차참火車站에 내리면 아기를 안고 나그네를 빈
관賓館으로 데려가려는, 요괴 같은 아줌마들이 많은데 밤
에 내릴 때는 특히 아기들의 울음소릴 주의해야 한다 이
들은 대부분 역에서부터 따라와 자신들의 빈관을 지나치
자마자 모두 사라진다 악양루岳陽樓로 가려면 여기서 참
전로站前路 서쪽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참전로에는 붉은
휘장 안에서 가끔 남자와 여자가 의자를 들고 서로 싸우
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분명 시인 묵객은 아니다 득성북
로得胜北路가 왼편으로 접히는 모퉁이에는 야총회夜摠會
의 기녀들이 금박지로 만든 저고리를 걸치고 홍등을 걸
어 서생들을 유혹하지만 모두 못생겼다 조심할 것이 없
다 그러나 파릉서로巴陵西路의 철시와 철길을 넘는 다리
는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거기서 제대로 파릉교巴陵
橋를 건너면 동정호의 동쪽 호숫가에 도착하게 된다 지
금은 이 호수를 사이에 두고 호북성과 호남성이 갈리지
만, 옛적에는 吳와 楚왜 東南녀키 뻐뎟다.* 거기에 악양루
가 있다 여기에는 도적의 무리가 늘 들끓어 루에 입장하
는 시인에게 백삼십 元을 요구한다 비싸서 악양루에 오
르지 못한다 不登岳陽樓乎! 옛 이름만 빼어나구나
*『두시언해杜詩諺解』.
타지 않는 혀
함성호, 문학과지성 시인선 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