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어크 스토리야 템플러(과거에는 결사단) VS 암살단 구도 외에는 없으니, 바심이 암살단에서 결사단을 암살하며
획득하는 유물을 통해 어딘가의 유적을 열고 들어가서 뭔가 찾아내면, 로키의 의식이 바심의 자아를 완전히 잠식하는
그런 스토리로 가게 될거란건 전작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내용이었음. 다만 그 과정을 얼마나 흥미롭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이건 뭐....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 날림 연출로 스토리에 몰입이 1도 안되게 해놨음;;
바심에 대한 선/악의 판단이야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전작에서 빌런 포지션에 가까웠기때문에 기본적으로 쭉
어크를 해온 유저라면 바심에 대해 인상이 그닥 좋지 않을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이니
스토리, 연출, 미션 등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유저가 바심에 몰입하고 동기화 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히 있어야 했음.
그런데 결과물은.... 안그래도 비호감 스텟 깔고 가는 주인공에 대한 서사를 ㅈㄴ 날림으로 해서 동기부여 0 ....
아직도 많은 팬들이 가장 최고로 여기는 에지오 사가는 어떠한가. 한 재기발랄한 청년의 집안이 의문스럽게 몰락하며
그가 겪는 비극들과 이를 극복하고 적들에게 복수하고 가문을 재건하며 어쌔신 마스터가 되어가는 과정, 그의 말년까지
조명하면서 마무리까지 완벽한 서사를 구축했음. 다른 시리즈들도 에지도 정도는 아니지만 각자의 사연과 암살단에
합류하기까지의 과정, 또는 결사단과 싸우게 된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고 주인공들에 몰입할 장치들이 되어있었음.
이번 미라지는 단언컨데, 여태 나온 어크 시리즈 중에 가장 성의없는 스토리텔링이었음.
그렇다고 다른게 훌륭한가?? 그것도 아님. 암살에 무게를 주기 위해 전투시스템을 너무 많이 날려버려서 신화 시리즈 뿐
아니라 그 이전 시리즈들 보다도 못한 전투체험이 되어버렸음. 그런데 정작 그렇게 비중을 뒀다는 암살 시스템조차도
에지오 사가에도 못미치게 퇴보해버림. 암살에 중점을 두어 플레이 해보면 몇시간만 해봐도 바로 알게됨. 2~3명을
암살해야하는 상황이 되면 동시 암살에 맞는 모션조차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한명 암살하면서 그 옆의 타겟에게 모션
끝날때까지 칼 맞고 있음. 암살자의 집중은 기존 유비의 스플린터셀 등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파쿠리한거고
적 종류는 딱 4종류 뿐이고 이게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변하지않고 계속 나옴. 암살이던 전투던 뭐 하나 깊게 고민한 흔적이
전~~혀 없음. 어떻게 이런걸 단독 시리즈물로 팔 생각을 했을까??? DLC로 나와도 그렇게 좋은 소리 못들었을텐데;;
발할라에서 그렇게 욕쳐먹은 문 따고 상자까기 시스템 그대로 가져와서 플레이타임 늘려놨는데, 상자 신경안쓰고 스토리
위주로 진행하면 유경험자는 게임 끝내는데 10시간도 안걸림. 이 상자까기도 진짜 개열받는게, 지나가다 막힌 문 너머로
상자를 발견하더라도 이게 내가 풀 수 있는 퍼즐인건지, 아니면 퀘스트로만 진입할 수 있는 문인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임;; 시장지역에서 발견한 상자 한번 까보려고 2시간을 시장 돌아다니며 머리를 굴리다 여는법 못알아내고
포기한 후 스토리 진행하는데, 좀 있으니까 걍 누구 따라서 가면서 안에서 알아서 그 문 열어주더라;; 2시간을 해맸는데
스토리 진행하면 걍 안에서 열어주는 문이었다고!!!!
어쩌면, 이 시리즈를 미라지로 처음 접해본 사람이라면 제법 재밌게 게임을 할 수 도 있음. 하지만 기존 시리즈를 즐겨왔던
유저의 입장에서 이번 미라지는 진짜 겉만 번드르르하게 만들어놓은 무성의의 끝판왕임. 이래놓고 뭐 과거로의 회귀???
구작들 모욕하지마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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