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차 인트로 + 2회차 트루엔딩 및 엥간한 A루트에서 볼 수 있는 엔딩들 다 본 후에 쓰는 후기 입니다.
1) 스토리 : 9/10
이전 작품들에서 호평받았던 수일배 시나리오인 만큼 스토리성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무너진 오디션 장에서 생존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건이라는 플롯은 추리소설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흔하게 접하는 밀실살인사건 혹은 closed circle (엄밀한 의미로는 다를수도 있지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흔한 설정이지만 동시에 아주 매력적으로 지금까지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곤 합니다.
하지만 고전 추리소설을 읽다가 현대의 추리 이야기를 읽게 되면 단순히 배경적인 면이 다른것을 넘어서, 여태까지 기술의 진보로 추리소설의 맛을 살리기 어려워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저는 가끔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가사 크리스티 시절에는 'A가 죽었을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죠?' 라고 물으면 '전 저녁을 먹고 무엇을 가지러 창고에 갔어요.' 와 같은 답변이 나와서 알리바이 위장을 간파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최대한 굴려야 하는데, 현대에는 너무나 명확히 시간이나 다른 알리바이들을 증명하는 과학적 요소들(ex> 스마트폰, CCTV 등등)이 이야기에 개입하면서 그런 맛이 많이 떨어져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들을 잘 활용하면 현대적인 맛깔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게 되는데, 베리드 스타즈에선 그것이 워치를 통한 '페이터(게임 내의 sns)' 를 이용해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sns를 통해 발생하는 악플, 루머, 어그로 등을 살리는 것을 넘어서, 게임내에서 페이터를 통해 나타나는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좀 더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진행시키면서 분위기를 중간중간 전환하는 역할을 하고, 또한 자칫 단조로워 질수 있는 스토리에 양념을 쳐서 풍성하게 만들고 '누가 범인일까?'에 대해 게임플레이어의 시선을 흔들어서 게임에 집중을 시킵니다. 또한 페이터가 단순히 향신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알리바이의 증명/간파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더 매력적인 소재로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최근에 본 다른 추리소설들 보다는 짧지만 훨씬 강력하고 재밌는 이야기였다고 생각을 해서 스토리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2) 시스템 7 / 10
하지만 그런 스토리의 장점을 깎아먹는 것이 부족한 시스템적인 요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주얼 노벨류 게임을 많이 해보신 분들이라면 먼저 생각하는 것이 대화로그의 스킵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스킵없이 빨리감기만 있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한두번 정도 플레이할때는 괜찮지만, 이 게임의 모든 엔딩 및 컬렉션을 수집하려면 단순히 반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같은 엔딩에서도 특정 캐릭터의 신뢰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식으로 추가적인 반복을 해야하는데 이는 장기적인 플레이에서 마이너스적인 요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플로우 차트가 없다는 점입니다. 콜렉션 프로필에서 대충 확인할 수 있지만 분기점들에 대한 힌트가 될수는 없고, 수많은 엔딩들에 대해서도 그닥 도움은 안됩니다. 비슷한 미스테리 비주얼 노벨 계열이었던 틱택토의 경우 선택에 따른 분기점의 변화를 플로우 차트를 통해서 확인함을써 미리 저장하거나 하는 식으로 대비를 할수 있게 하였는데 그런것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특정 루트 진입에 대해 캐릭터들과의 관계도가 중요한데, 그런것이 복잡하다보니 게임 자체가 약간 불친절하고 장벽이 높아 보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3) 유통사.. 6/10
사실 좋은 스토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이 게임이 까이는건 패키지 물량 조절 실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수량 예측을 잘못해서 너무 최소화한만큼만 물량을 풀어서 많은 유저들한테 욕을 먹었고, 플스의경우 이샵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라인게임즈 자체가 콘솔에 경험 자체가 별로 없어서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할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어권에서 이 게임의 번역이 별로라는 지적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메타점수 70점을 매긴 공식 리뷰에서 부자연스러운 번역을 지적하면서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다'같은 문구가 적히는 것은 유통사가 콘솔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과 별개로 아마추어 적으로 일을 진행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게임이 나왔음에도 영어권 국가들에 어떤 홍보를 하였나..라는 것도 미약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 결과 메타크리틱도 게임이 나오고 좀 지나서야 점수가 달리기 시작했으며, 한참이 지났지만 5개정도밖에 없구요. 그럴거면 차라리 내수용으로 만들어 국내에 집중하는게 좋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물론 한국인 입장에서는 패키지 물량 조절이 더 큰 문제이지만, 제가 외국에 살다 보니 해외의 반응 또한 계속 눈에 들어와서 한소리를 달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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