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속이여! 이몸을 부른 이유가 무엇이냐? 만일 별거 아닌 이유로 불렀다면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야!"
"아, 잘왔어. LRL, 오늘은 너한테 맞기고 싶은 일이 하나 있어서 불렀어."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보거라. 무엇이냐? 전설 속의 용을 잡으러 가는것이냐!"
"아니 그건 아니고, 우리 애들좀 하루만 돌봐줘."
사령관의 뒤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었다. 아이들은 사령관의 바지를 꼭 붙잡고는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았다.
"어....왜 하필이면 이몸인 것이냐?"
"애들 엄마가 속한 부대들이 지금 임무를 나가거든. 아마 며칠 뒤에야 돌아올거야. 나도 같이 나가봐야 하는 임무고."
"그럼 오르카호에 남은 부대는 없는 것이냐?"
"호드 부대나 발할라 부대가 있긴한데 거기는 애 하나만으로도 벅차잖아. 지금 너한테 부탁하려는 애들은 좀 커서 그렇지."
"흠! 그렇다면 이몸이 맡도록 하겠다! 보수는 두둑히 준비해 두도록 하거라, 권속이여."
"알았어. 그럼 돌아오고 나서 참치캔 10개 줄게."
"정말? 고마워 사령관!"
LRL은 해맑게 웃으면서 아이들보고 이쪽으로 오라고 하였다. 리제의 딸은 사령관에게 인사하고 LRL쪽으로 갔지만 아스널의 딸은 사령관을 꼭 붙들고는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 딸, 아빠가 바빠서 며칠만 LRL언니랑 같이 놀면 안될까? 엄마도 바빠서 에밀리 언니랑 같이 나갔잖니."
"싫어. 아빠랑 있을거야."
"아가, 엄마가 뭐랬지?"
"착한 아이는 때쓰면 안된다고 했어."
"옳지, 아스널 닮았으니 당차구나. 아빠가 다녀와서 실컷 놀아줄게. 언니랑 LRL언니랑 놀고 있으렴."
사령관은 아스널의 딸의 머리를 헝클어지도록 쓰다듬었다. 아스널의 딸의 갈색머리는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헤실헤실 웃었다.
LRL은 양손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는 사령관에게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냈다.
사령관도 갔다 오겠다며 제복을 입고는 콘스탄챠의 호위를 받으며 떠났다.
리제의 딸은 LRL의 옆구리를 장난감 가위로 쿡쿡 찌르면서 말했다.
"LRL언니야, 이제 뭐하고 놀거야?"
"이몸은 평소에 독서를 즐겨 하느니라. 도서관으로 가자꾸나."
"무슨 책 읽어?"
"모험을 떠난 용사가 모험끝에 마왕를 쓰러뜨리는 이야기로다! 어찌나 즐겁던지 읽은 횟수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많구나."
"엄마는 요정 나오는 동화책 읽어줬어. 그거 읽어줘."
"으음, 알았노라. 도서관에 도착하면 찾아보마."
LRL은 아스널의 딸을 보고 무슨 책을 읽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아스널의 딸은 엄마는 책 안 읽어주고 전장에서의 무용담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했다.
"무용담? 무용담이라, 그 대장이 무얼 말해 주었느냐?"
"엄마가 에밀리 언니야랑 비스트헌터 이모야랑 파니 이모랑 레이븐 이모랑 같이 철충 무찌른 이야기 해줬어. 얘기 해줄때 엄마 기분 좋아보였어."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는 거도 나쁘지는 않지. 후대에 전설로 전해질지 누가 알랴.가장 재미있던건 무슨 이야기였느냐? 말해보거라."
"엄마가 철충 대장급 녀석을 총 한번에 펑 터뜨린 이야기가 재밌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은 도서관에 도착했다.
리제의 딸은 LRL의 손을 잡아끌고는 동화책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거 읽어조."
"저건 이몸의 키로도 닿지 않느니라....짐은 숏 프린세스이니라..."
LRL의 키가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책을 읽어달라고 리제의 딸은 때를 썼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는 해쯍! 이라고 씩씩거렸다.
마침 도서관에 책을 가지러온 아르망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 것이다.
"폐하의 따님들이시군요. 어떤책을 읽으러 오셨나요?"
"저기 있는 저 책 꺼내쥬세요. 읽을거에요."
아르망은 리제의 딸을 그 책이 있는 선반쪽으로 안아들었다. 리제의 딸은 꺄르륵 웃으면서 책을 뽑았다.
"고맙습니다 아르망 언니야."
"인사 잘하네요~."
리제의 딸은 허리를 숙여 꾸벅 인사를 하였고 아르망은 그걸보고는 귀여워서 칭찬해주었다.
"그럼 이몸의 방으로 가자꾸나. 가서 책을 읽어주마."
LRL의 방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들은 복도에서 컴패니언을 마주쳤다. 아마 이번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은듯 하였다.
"어머, 아가들이 어딜 가는건가요?"
"이몸이 책을 읽어주려고 이몸의 방으로 가는 길이니라. 엣헴!"
"기특하네요. LRL. 사령관님께 부탁받은건가요?"
"그렇느니라. 권속이 간곡하게 빌어서 어쩔수 없이 맡게 되었느니라."
리리스는 어린 아이들 셋이서 옹기종기 걸어가는게 귀여운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멀어지는걸 보았다.
"아~난 언제 저런 귀여운 애들 안을 수 있을까~."
"그냥 '아! 섹X 하고싶다!' 라고 크게 외치시는게 어떤가요."
"우리 고양이, 함부로 그런말 하는거 아니에요."
곧 평소의 컴패니언대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그렇게 요정여왕은 자신의 나이를 가지고 놀리던 모험가에게 번개를 날렸어요. 모험가는 부리나케 도망쳤죠."
LRL이 동화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은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아스널의 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다음 내용을 기대하고 있었고 리제의 딸은 몇번 들었던 내용이지만 재미있었는지 계속 듣고 있었다.
"이야기 끝. 어땠느냐?"
"재밌어. 엄마도 책 읽어줬으면 좋겠어."
아스널의 딸은 LRL이 들고 있는 책을 가리켰다. LRL은 아스널의 딸에게 책을 건내주었다.
"엄마 오면 읽어달라고 할거야."
"좋은 생각이니라. 이제 식사 시간이니라. 식당으로 가자꾸나."
"엄마는 항상 나 의자에 앉으면 먹여줬어."
"음....그 의자는 캐노니어의 숙소에 있지 않느냐. 거기까진 여기서 좀 많이 멀리 있느니라."
그때 누가 LRL의 방문을 두드렸다. LRL은 누구냐고 하면서 들어오라고 하였다.
"주인님께서 부탁하신 아가씨들과 LRL님의 식사이옵니다. 입맛에 맞으시면 좋겠사옵니다."
소완은 아이들에게 한입 한입 떠먹여주었다. 리제의 딸은 자기는 혼자서도 먹을 수 있다고 했지만 소완은 아직 리제의 딸은 포크랑 숟가락도 잘 다루지 못하니 먹여주겠다고 말하였다.
밥을 다 먹고나서 LRL은 아이들과 용사놀이를 할 생각이었지만 식곤증인지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짐은 졸리느니라...낮잠을 잘 것이니라. 짐은 슬리핑 프린세스....zzz."
두 아이도 하품을 하더니 LRL곁에 누워 낮잠을 청했다.
"얘들아, 나 돌아왔....어라 자네."
생각보다 임무가 수월하게 끝나서 일찍 돌아온 사령관은 아이들과 LRL이 바닥에 담요를 덮고 자고 있는걸 보았다. 리제의 딸은 장난감 가위를, 아스널의 딸은 동화책을 꼭 쥐고 LRL의 양옆에 사이좋게 누워있었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를 보자 사령관은 사진을 마구 찍었다. 그러고는 각각 캐노니어와 페어리에게 보냈다.
"우리 공주님들, 엄마들이 보고싶어하네요, 이제 엄마한테 가요."
사령관은 자고 있는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한명은 안고 다른 한명은 등에 업었다.
"아, LRL도 오늘 수고 많았어. 여기 선물."
사령관은 LRL의 머리 맡에 참치캔 10개를 두고 방문을 닫고 나갔다.
그런 사령관의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LRL은 자면서 베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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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고싶다체는 가끔 쓰거나 안쓸 생각입니다. 나앤편까지가 원래 생각했던거였고
이제부턴 뇌절이거든요.
근데 사령관 애들 이름을 지어야 하나? 누구의 딸/아들 이렇게 쓰니까 자꾸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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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나 레오나 자식은 이미 생각해둔게 있는데 리제나 아스널 마리 자식이 문제였는데 저거로 해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 20.06.28 0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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