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gue 2
그날은 안드바리랑 같이 얼음 낚시를 하는 와중이었다. 아가씨도 이젠 낚시에도 익숙해졌는지 혼자서 몇마리 낚을 정도가 되었고 덕분에 우리가 낚시하고 오는날에는 발할라 대원들이 맛있는 생선을 먹는 날이 될 정도였다.
"오늘도 많이 잡았네요 아저씨. 언니들이 많이 좋아하시겠어요."
"그래도 몇마리는 보존식으로 남겨놔야겠지. 소금 확 뿌리고 태양에 말려서 말이야."
"굿 아이디어에요 아저씨. 그 망할 초콜릿 귀신 언니 때문에 식량 동나는것을 대비해야죠."
"알비스가 주로 노리는것이 초콜릿이지 생선은 아니잖아요 두 분."
같이 걷던 발키리가 말을 꺼내었다. 발키리도 가끔 가다 낚시에 동참하기도 하였다. 전쟁이 끝난 뒤로 어느정도 여유가 생긴 발키리가 새로운 취미를 배우겠다는 이유로 나와 안드바리의 낚시에 동참한것이다.단순히 취미가 아니라 정신 집중 훈련에 도움이 된다나?
"그 아이도 전쟁때 우리 모두를 지키느냐 수고 했는데 초콜릿 정도는 먹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러다가 알비스 언니 버릇 나빠져요 발키리 언니. 오늘도 초콜릿 훔쳐 먹어서 베라 언니에게 기합 받는 중인데."
"이런 극지방에서 그런식으로 식량 낭비 하는것 만큼 최고 바보짓 없소 발키리. 애들 좋아하는거 알겠는데 말이오."
"월! 월!"
옆에서 걷던 토르가 몇번 짖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왔는지 진한 보라색의 호랑의 모습을 한 AGS가 언덕 위에 서 있었다. 늠름하게, 언덕위에 당당히 선 백수의 왕을 보듯 말이다.
"라인 타이거 아저씨."
"오늘도 오셨군요."
"보아하니 다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나 보군요."
"아아 지금 막 돌아가려 했네. 기다리면 다들 배고파 할테니까."
대답이 끝나기도 무섭게 호랑이는 도약해 눈으로 덮힌 땅에 가볍게 착지 했다.
"호텔에 왜 있지 않고 굳이 여기 먼곳까지 걸어오시는지."
"별거 없습니다 안드바리. 여기 알래스카가 썩 마음에 들어서 입니다."
라인 타이거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토르를 비롯해 나하고 안드바리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니, 태양빛으로 빛나는 설원의 정경이 보였었다. 눈이 부실정도로 눈이 빛나고 있었고.
"내가 주로 있던곳은 도시라서 이런 풍경을 보는것이 거의 없었는데, 이런 대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발할라 부대원들이 가끔 부럽군요."
"원한다면 같이 살아도 되는데. 레오나 대장님이라면 라인 타이거씨를 꽤 마음에 들어 하실거고요."
"불행하게도 저에게는 그럴 선택권이 없습니다 발키리. 이미 모모랑 마법 소녀를 지킨다는 맹세를 맺었으니 말입니다."
"모모 언니 잘 지내시나요?"
"아아 여전 하십니다. 그 와중에 모모의 연인이시란 분은 매일 힘들어 힘들어 하시고요. 쯧."
쯧-이라.
저 친구가 어떤 기분인지 어느정도 이해하겠구만. 딸이나 다름없는 마법 소녀를 왠 기생 오라비 남자애가 맡고 있으니 그 불안감 어디 가겠나. 나 같아도 아마도 저 호랑이 친구하고 비슷한 기분이 들거 같은데.
"아마 눈치 채셨을거라 믿습니다. 저는 원래 1차 연합 대전 참전자 였다는것을."
"아저씨 역시 참전자 이셨나요?"
"최근 발할라 부대원들 하고 자주 만나다보니 옛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대원분들중 아무나 얘기하고 싶었고요. 동시에..."
잠시 걸음을 멈춰 서더니 보라색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데이비드 병장은 이미 저의 정체를 어느정도 눈치 채신 듯 해서 숨길 필요가 없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알다마다. 라인리터 모델이지 너 실제로."
"...네?"
안드바리는 믿기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호랑이를 바라보았다. 토르가 따라 하듯 멍 했고.
"라인리터라면 그 견마형 AGS아닌가요? 어딜봐도 라인리터로 안 보이는데?"
"4족보행인것은 둘째 치고 움직임이 라인리터와 어느정도 비슷했어. 아무리 겉에 호랑이 갑주를 쓴다 해도 전장에서 써먹은 버릇이 함부로 사라지는것이 아니니까. 제 아무리 AGS라도 말이야."
"역시 보는 눈이 있으셨군요. 말하신데로 저는 원래 라인리터 모델이었습니다."
뭐 내가 말한거긴 하지만 처음부터 나도 눈치 채지 못했고 그날 테러리스트랑 같이 싸우면서 싸우는 모습을 여러번 봐서야 알게 된것이다. 덕분에 라인리터만이 할수 있는 특유의 움직임이 눈에 보였었고.
"참으로 격한 전투였습니다. 제 전우들하고 늘 최전선을 향해 달려나가면서 정부군의 AGS병기들을 부시고 또 부셨고요. 아무리 끊임없이 나와도 뒤에서 우리를 지원해 주는 바이오 로이드 전우들과 내 옆에서 같은 기종들이랑 같이 싸우면은 두려울게 없었습니다. 아군들을 지키고 영광스러운 승리를 가져다 주는거야 말로 저희 라인리터들이 바라던 바였죠."
"어쩌다가 모모 언니의 수호수가 되신건가요? 그렇게 활약하신 분이라면 다른 부대에 배치될수도 있었는데?"
"별거 없습니다. 적들의 화포에 맞아 그만 전투 불능 상태가 된것이죠. 수리도 못할 정도로, 차라리 새로 만드는것이 더 낫을정도로 말이죠. 저는 그래도 기뻤습니다. 나와 전우들의 희생으로 모두에게 영광스러운 승리를 가져다 주었으니 그걸로 만족했습니다. 허나..."
한참 동안 걷다가 물이 고인곳을 다가갔다. 그곳에 얼굴을 내밀어서 물가에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다시 재 가동 되니 이런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혼란 스러웠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인가? 내가 왜 이런 우스꽝 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건가 라면서 말이죠. 그 아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죠."
"맞춰볼게요. 모모 언니죠?"
"맞았습니다. 그것이 모모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더니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괜찮다고. 나에게 나쁜일이 벌어진게 아니라고. 이상하게도 그 아이의 목소리가 AI인 저를 진정 시켜 주었습니다. 모모의 표현을 빌리자면...그래 마법같은 느낌이었을까요?"
이야기가 서서히 드라마틱하게 흘러가네. 지금 내용을 듣다보니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에 나올만한 장면들이었다. 수호수로 부활한 베테랑 병사와, 그런 그를 진정 시키는 마법 소녀라.
"알고보니 반파된 저는 덴센츠 사이언스에 넘겨져서 새로운 몸을 가지게 된것입니다. 앞으로 수호수로서 마법 소녀의 보호자 역활을 해야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라인 타이거씨가 모모의 수호수가 된것이군요."
"물론 처음부터 좋아했던것이 아닙니다. 한때 전장에서 영광스럽게 싸운던 제가 어린 아이의 보호자 역활을 해야 하다니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고요. 그 얘기를 듣기전 까지 말입니다."
"그 얘기?"
"저 처럼 수호수가 된 제 형제에 관한 얘기를 말입니다."
한참동안 물가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 본 뒤 라인 타이거는 내 질문에 대답하면서 다시 같이 걷기 시작했다. 뽀드듯 하는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 형제 역시 저처럼 반파된 뒤 라인 타이거로 재 탄생 했고 마법 소녀들을 수호하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 연기 도중 떨어진 조명으로 인해 마법 소녀중 한명이 거대한 부상을 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들어본 말에 의하면 한쪽 팔을 못쓸 정도고 한쪽 다리고 절뚝 거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럴수가..."
"거대한 사고였네요.
"그 마법 소녀 어떻게 됬데? 들어보니 수복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인거 같은데."
"병장 말대로였습니다. 그 마법소녀의 부상이 생각보다 커서 차라리 새로운 배우를 구하는것이 더 합리적일 정도였죠. 그리고 그 부상 당한 마법소녀는..."
한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저러나 했는데 그 다음 단어가 우리 세명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주었다.
"붉은 아레나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거기라면..."
제일 먼저 반응한건 안드바리였다. 이 아이도 거기에 대한 명성을 아는지 눈빛이 떨리는것을 알수 있었고, 나하고 발키리는 그녀의 양 어깨를 잡으면서 간신히 진정 시켰다.
테마파크를 비롯해서 붉은 아레나는 여기 발할라내에서도 유명한 장소중 하나였다. 쓸모 없어진 바이오 로이드는 두가지중 하나로 보내게 된다고 한다. 테마파크로 보내지거나 혹은 붉은 아레나에서 검투사로 살다가 죽거나.
여기서 더 소름 끼치는것은 라인 타이거 말대로 한쪽 팔을 못쓰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아레나로 보냈다고? 제대로 싸우기는 커녕 무기도 못 들 아이를?
"제 형제는 붉은 아레나로 넘겨진 마법 소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했고 그 덕분에 마법 소녀는 무사히 구출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댓가로 말이죠.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이야기 입니까. 그 얘기를 듣고 저 또한 결심했죠. 제 형제가 그랬듯 나 또한 목숨을 걸어서라도 모모를 지키기로 말이죠."
"그래서 지난번에 테러리스트랑 싸울때 필사적으로 모모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려 한것도 그 이유였구만. 테러리스트가 모모에게 총 쏘면은 몸으로 막더만."
"그렇습니다."
한참동안 얘기를 나눠보니 어느세 발할라 기지에 도착하였다. 발할라 기지는 여전히 대원들이 각자의 일을 하느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 구출되었다던 마법 소녀는 어떻게 되었나요? 보호해주시던 라인 타이거도 없을텐데."
"거기까지는 저도 모릅니다. 무사히 아레나에서 탈출했다는 얘기만 들었고요."
"그래도 뭔가 슬픈 이야기군요 타이거씨. 구출 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으니까요. 그 아이도 혼자 남겨졌고요."
"그렇긴 하지만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라인 타이거는 뒤돌아서서 정면으로 우리 세명을 바라보았다. 보라색 눈빛을 번쩍이면서.
"결국은 맹세를 지켰으니까요. 마법 소녀를 지킨다는것을. 저 또한 제 형제처럼 그 맹세를 끝까지 멋지게 지킬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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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편으로 알래스카편 끝내려 했지만 분량 조절 실패로 내일로 미루겠습니다...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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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게 궁금하네요. 원작 매지컬 모모의 매직 젠틀맨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지근까지 한번도 나온적이 없네요. 만약 그 매직 젠틀맨이랑 연애하는 관계라면 모모가 진작에 오로지 매직 젠틀맨 한사람을 사랑한다라고 세뇌 됬을텐데 그런 묘사도 없고요. 설정상으로 정해둔거 치고는 매지컬 모모가 장기간 연재를 했는데 한번도 안 나왔다는것은 뭔가 이상하고요. (있었는데 매직 젠틀맨 역을 한 배우가 모모나 백토 혹은 뽀끄루 상대로 안좋은짓을 해서 그대로 잘렸다건가...) | 23.04.18 2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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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젠틀맨을 실제 배우로 쓰다가 모모나 백토가 진짜 사랑해 얽매여 버리면 곤란하니 설정이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만 등장시키고, 실제 영화 찍을때는 있다고 가정한채 따로 배우를 정하지 않고 찍은게아닐까싶네요 | 23.04.18 2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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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바리와 인간병사의 대화 기록문 8화를 보시면 왜 공감허게 되었는지 밝혀집니다. 무엇보다 지금도 아저씨로서 딸이나 다름없는 소녀(안드바리) 랑 같이 사는데요. | 23.04.19 18: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