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발키리는 코너 쪽에 몸을 숨긴 뒤 동태를 살펴보았다. 한손에 권총 및 심지어 M4 라이플까지 든 채로 호텔의 손님들을 인질로 잡고 있었다. 무릎을 꿇은 체 양손을 머리 위에 올린 체 벌벌 떠는 인질 주변을 돌아다니던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은,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총 개머리판으로 있는 그대로 쳐버렸다. 어린이의 입에서 피가 토해지면서 그대로 쓰러졌고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은 비명과 함께 쓰러진 아이를 안은 체 울부짖었다.
"저 망할 놈들. 어린애를 가지고."
"데이비드 씨 일단 냉정을 유지하세요."
발키리는 내 손을 꼭 잡은 체 귓속말로 말을 꺼내었다.
"괜히 섣부르게 움직였다가는 인질들이 역으로 사살 당할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소 발키리."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다. 애들에게 돌아가던 중간에 총소리가 나더니 주변에서 비명과 함께 주변 곳곳에서 손님 및 벨보이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들이 한두 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상류층들이 소유하던 바이오 로이드들이 저항이라도 하려 했지만, 이들 손에 들려 있던 M4 라이플로 간단히 머리에 구멍을 내버린 것이다. 바이오 로이드를 소유하던 상류층에게도 망설임 없이 쏴 버리거나 다리를 부숴버리고. 애들은 어찌 할 줄 몰라 쓰러진 바이오 로이드를 껴안고 울고 있는 것은 덤이었다.
"M4 라이플에, M9 권총…. 데이비드 씨가 정부군에 있었을 때 쓰던 무장과 비슷하군요."
"게다가 테러리스트치고는 참으로 조직적이야. 이곳 호텔을 한번 점령 한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작전을 짜왔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
"설마 저들이..."
말이 끊기면서 발키리는 다시 테러리스트들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패잔병들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려나. 속 편하게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에 남아 군인으로 끝까지 싸우겠다는 이유라나? 그래서 종전 이후에도 발할라 부대는 종종 정부군의 게릴라 습격에 시달려야만 했지만 블랙리버측에서 보낸 군견들이 효율적으로 게릴라들의 위치를 알아내서 결국 잠시에 불과했다. (안드바리랑 주로 같이 다니는 허스키인 토르도 이 군견들 중 한 마리다.)
"안드바리하고 알비스도 설마 저들에게 잡혀있는 것은 아니겠죠? 부디 무사해야 할 텐데."
"걱정되긴 하지만….
허리춤에 숨겨 놓았던 M9 권총에 사일런서를 꼈다. 원래는 포로였던 내가 무기를 가지는 것은 금지되어있었지만, 이번만큼은 특별히 레오나 대장이 허락해 주었다.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는 것을 조건으로.
"일단 저것들을 먼저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최우선일 듯하오. 한시가 급하지만, 우리가 당하면 애들을 구할 수 없으니까."
"가능하면 싸움을 피하라고 레오나 대장이 말했지만..."
레오나 역시 검은색 드레스 속에 숨겨놓은 권총에 사일런서를 달았다. 주력 무기인 모신나강은 하필이면 호텔 방안에 놔두고 오는 바람에 못 들고 왔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뒤에서 지원 사격 부탁하오. 둘이 조용히 처리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을 것이오."
"다치지 않게 하겠어요 데이빗ㅆ-"
"크아앙!"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왠 흑 표범? 아니 호랑이? 어쨌든 거대한 진한 보라색 호랑이 현상을 한 AGS가 나타나 테러리스트들을 하나씩 제압했다. 뭐야! 라고 외치면서 M4로 어떻게든 응사하려 했지만, 특수 탄환이 아닌 일반 탄환인 이상 AGS에 흠집을 내려고 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에 상처 내려는 거와 비슷한 케이스다.
"데이비드 씨, 저 AGS 본 적 있나요?"
"아니 없었소. 정부군에 있었을 때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없던 기체요."
그것도 수많은 전투를 치러온 개체였다. 테러리스트들이 총을 쏴도 이리저리 피하는 것을 보면 보통 짬이 아니었고. AGS들중 1차 연합대전 때 살아남은 개체는 안 그래도 강한 AGS인데 거기에 실전 경험까지 더해지면 더욱더 강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거기까지다!"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이 어린아이를 고양이 덜미처럼 든 체 총으로 머리를 노렸다.
"지금부터 멈추지 않으면 이 꼬맹이 머리 날려버린다!"
"크르릉-비열한 놈. 어린이의 목숨을 가지고 담보로 삼다니."
"고철 주제에 말이 많군! 이것 역시 대의를 위해서다! 너는 이 위대한 대의를 막고 있고!"
"어린이의 목숨으로 노는 것 부터 이미 대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나!? 그 시점에서부터 네 녀석은 명예를 어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 망할 깡통이-"
이 틈을 타 나는 달려가서 테러리스트의 손을 잡아 그대로 꺾어 버렸다.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려옴과 함께 어린아이는 그대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갔고 나는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지르는 테러리스트의 머리를 있는 그대로 총 개머리판으로 쳐내서 기절시켰다.
테러리스트들이 몰려오기 전에 나와 발키리는 인질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테러리스트들이 분명히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분명히 이곳으로 몰려올 것으로 생각하여서 빨리 움직였고.
"아까 고마웠다."
아까 호랑이 모습을 한 개체가 나한테 다가왔다. 보라색 눈빛을 내 뿜으면서.
"그대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어린아이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다. 이를 어찌 감사해야 할지."
"오히려 내 쪽이 감사해야겠군."
나는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쪼그리고 앉은 뒤 말을 이어갔다.
"우리 쪽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찌할 줄 몰랐거든. 함부로 움직였다가는 인질들이 다칠 테니까."
"무고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다니. 명예를 아는 자로군."
"명예까지야. 그저 해야 할 일을 한 거 뿐인데."
"저기 아까 감사했습니다."
아까 전 인질로 잡혀 있던 소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와 호랑이를 바라보면서.
"저를 구해 주셔서요. 정말 무서웠는데 라인타이거하고 아저씨에게서 구해주셔서..."
"어린이분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입니다."
"나쁜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얼른 부모님 따라가. 또 잡히지 말고."
"네 아저씨."
소년은 자신을 기다리는 부모님 곁으로 향해 가기 전 라인 타이거라 불리던 AGS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기 혹시 수호수가 있다면 모모도 여기 왔다는것인가요?"
"....."
"여기에 없다는 것은 혹시..."
"모모는 지금 어디선가 테러리스트랑 싸우는 중입니다."
모모라는 말에 내 눈이 살짝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모모라면 설마 마법 소녀 매지컬 모모 말하는 건가? 내가 만화 특히 마법 소녀 물에는 젬병이긴 하지만 이름만으로도 들어볼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발할라 부대 내에서도 몇 명이 알고 있을 정도로.
뭐 정확히는 오래전 딸이 좋아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나한테 받은 최고의 선물중 하나가 바로 모모가 그려진 가방이라고 하고.
"모모에게 저에게 이런 부탁을 했습니다. 테러리스트랑 맞서 싸울 테니 사람들을 구하라고."
"역시…모모는 우리를 위해 싸워 주고 있었군요."
소년이 말을 잇기 전 멀리서 부모가 부르자 그대로 돌아갔다. 모든 인질이 안전히 에스코트 됐다는 것을 확인한 뒤 라인 타이거는 다시 어디론가 걸어갔고.
"이젠 여기서 이별이군요. 저는 다시 마법 소녀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혼자서는 위험하지 않아? 아무리 AGS라도 말이지."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합니다. 바로 전에 모모에게서 애들 두 명을 데리고 숨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상황이 커지기 전에 찾아야 합니다."
"애들 두 명?"
라인 타이거의 말에 발키리는 쪼그리고 앉아 라인타이거를 바라보았다. 양 눈을 크게 뜬 채로.
"혹시 아이들 외모 같은 거 얘기 안 했나요? 푸른색 머리카락과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 이렇게 말이죠."
"거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모가 섬기시는 도련님을 포함해 4명이 같이 초콜릿 상점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 말에 나하고 발키리는 바라보았다. 발키리의 표정을 보니 무뚝뚝한 얼굴에서 입꼬리가 약간 올라갔고.
"언제까지 있어야 하는 거야 언니?"
"곧 있으면 아저씨가 우리를 구해주러 올 거야. 그러니 여기에 조용히 있자고."
애들을 다독여주는 모모를 바라본 뒤 나는 바깥을 바라보았다. 평화로웠던 호텔은 한순간에 변하였다. 밖을 바라보니 테러리스트들이 라이플이나 서브머신건을 들면서 복도를 배회하고 있었고, 그중 한 명은 상류층 자녀로 보이는 여자애의 머리를 잡아당긴 채 질질 끌고 가고 있었다. 마치 도망친 개를 끌고 가듯.
"....."
"저기 착한 어린이분?"
"...."
"괜찮으신가요?"
"네…네?"
그 와중에 푸른 머리카락 소녀는 한 손에 권총을 든 체 멍하고 있다가 모모가 말을 걸자 인제야 고개를 들었다. 마치 멈췄던 시간을 모모가 마법을 걸어 다시 흐르게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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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번아웃 되가지고 잠시 쉬고 있었습니당.
조만간 모모가 거대한 작전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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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을 보시면 어느정도 힌트가 보일겁니다. 그 작전이란것은 흐레스벨그가 본다면 쓰러질정도로? 동시에 어떤의미로 정말로 마법을 뿌리고요. | 23.04.08 1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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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4.09 12: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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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레오나도 예상치도 못할 작전일지도요? 허헛. 모모가 좀 튀는면이 있잖음. | 23.04.10 00: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