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는 팔짱을 낀 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어떻게든 화를 풀려고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모모는 소파위에서 홍차를 마시면서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까 데려온 강아지를 무릅위에 눕힌 체 과자를 아작 아작 씹어 먹으면. (그러고보니 얘 강아지 주인이 누구지? 혼자 돌아다니고 있던것을 데려온거라던데)
"에 그러니까...미안하다고..."
"...."
"그동안 멋대로 행동한거. 집에 매일 늦게 들어온거......"
"고작 사과하는걸로 끝내시려는것이 아니겠죠?"
"에..."
"에가 뭡니까! 에가!저하고 언니가 그동안 얼마나 걱정한줄 아십니까!"
바닐라는 목청껏 외치면서 나는 내 시선이 모모로 돌려졌지만, 돌아온건 생긋 웃으면서 윙크와 함께 혀를 쏙 내미는 모모의 모습이었다. 안도와줘요-라고 말하듯. 생각해보니 왜 그때 내 앞에서 대놓고 홍차를 마시고 있던거지? 두사람이 아무말도 없는것을 보면 뭔가 세명이서 꾸민거 같은데.
"혼나는데 고개를 돌리지 말라 했잖습니까 도련님!"
눈앞에 녹색 단발 머리의 잔소리 메이드인 바닐라의 목소리는 그대로 다시 고개를 돌려졌다.
"주인님도 마님도 도련님 때문에 얼마나 속이 썩었는지 아십니까. 매일 매일 근심 걱정에 시달려서 수면 보충도 제대로 못하시고 오죽하면 콘스탄차 언니에게까지 불똥이 튀길 정도였다고요."
"콘스탄차가?"
바닐라의 말에 나는 황급히 콘스탄차에게 고개를 돌려보았다. 콘스탄차는 자신은 괜찮다는듯 미소를 지은 체 손을 흔들고 있었지만 얼굴을 자세히 보니 오른쪽 볼에 붕대가 붙여져 있는 모습이 보였었다.
어머니하고 아버지 설마...콘스탄차에게...
"적당히 해 바닐라. 보아하니 도련님도 많이 뉘우치신듯 한데."
"언니가 그렇게 하시니까 도련님이 버릇없어 지시잖아요. 그래서 결국가서 술까지 입에 대시고요."
"그건 정말 미안해."
술 소리라는 말에 나는 그대로 두사람...아니 정확히는 모모 까지 포함해서 세사람이겠다. 아무튼 고개를 숙였다. 땅에 닿을 기세로.
"그때 너무 세사람에게 버르장머리 없게 굴었던거. 내가 너무 철없게 행동 하는 바람에 그만 너희 세사람에게 상처를 줘버렸고..."
"알긴 아시는군요."
나를 노려보는 바닐라의 눈빛으로 인해 소름이 돋는것이 느껴졌다. 추위까지 느껴지면서. 생각해보니 바닐라가 나를 혼낼때마다 엄청 무서웠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뽀끄루 마왕보다 더 무서웠던것이 바로 화가난 바닐라 라고 해야할까.
"그래도 걱정마세요. 본심은 아니었다는것은 저도 잘 아니까. 어릴적부터 기저귀 까지 갈아 주었는데 그정도는..."
"푸웁!?"
바닐라의 말에 마시던 홍차가 모모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고, 콘스탄챠도 웃음을 참기 위해 고개를 돌리면서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이 상황에 바닐라도 아! 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렸고.
딱봐도 내가 무슨 말을...이라고 말하는거처럼 보였었다. 나를 노려보면서 딱 눈빛으로 "도련님이 책임지세요" 라고 말하고 있고. 날카롭게.
"바닐라가 그만큼 도련님을 걱정했다는겁니다."
콘스탄챠가 앞에 서서 바닐라가 하려던 말을 이어갔다.
"요새 도련님이 밤 늦게까지 들어오셔서 바닐라가 늘 이런 말을 하고 그랬습니다. 도련님에게 무슨 신변이 생긴게 아닌가 혹은 그 여자친구란 분이 테러리스트에게 팔아 넘겼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에요."
"...나를 실망했거나 그런건 없었고?"
"그런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누구나 크면 연애를 할수 있는법인데.
"약간 실망하긴 했죠 그래도. 올바르게 행동 했던 도련님이 한순간에 변해서 말이죠."
"바닐라 너도 참."
모두가 나를 걱정해주고 있었구나. 이렇게 다들 나를 생각해주는데 내가 이상한 여자애에게 홀려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바람에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
콘스탄차도 바닐라도 나로 인해 피해를 봤고 특히 모모 였을 경우는 두 사람 보다 어떻게 보면 더하다고 할수 있겠다. 나의 멋대로의 행동으로 인해 모모에게 상처를 준것도 모잘라 하마터면 트럭에 치여서 돌이킬수 없는 사고가 벌어질수도 있었고.
"자 매지컬 샤인! 우울한 얘기는 이젠 그만!"
차를 다 마신 모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릅위에 있던 강아지를 옆에다 내려 놓은 뒤 아까 전 분식점에서 사온 음식들이 담겨진 봉다리를 보여주었다.
"모모가 언니들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사왔다고요. 우리 다같이 먹어요."
"우리 모모 참 착하네? 언니들을 생각해주고."
"윽...이 냄새 설마 분식점 음식입니까? 길거리 음식 먹는건 안좋다고 말했을텐데?"
"이것들이 얼마나 맛있는것들인데요! 분식점 음식의 멋짐을 모르는 바닐라 언니가 불쌍해요-"
"만화 대사 따라하지 마시죠?"
집안의 화목함으로 인해 나하고 콘스탄챠는 서로에게 미소를 보여 준 뒤 바닐라와 모모의 투닥임을 다시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것이 다시 원 위치로 돌아왔다고.
그동안 나는 이상한 여자에게 걸려가지고 내 시간을 낭비 한걸로 모잘라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사람은 나를 반겨주었다. 웃는 얼굴로 (비록 바닐라에게 좀 잔소리를 들었지만).
돌아온것이다. 나의 가족들에게.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가족들이랑 맛있는 밥을 같이 먹으면서.
학생 회장의 집
짝-
"왜 때려요-제가 뭐 잘못했다고!"
중년의 남성의 앞에는 뺨에 피와 함께 손바닥 자국이 남겨진 뺨을 감싸는 학생 회장이 쓰러져 있었다. 옆에는 콘스탄차, 바닐라, 페로 같은 메이드 및 경호원 바이오 로이드들이 예를 갖춘 체 서 있었고.
"아빠 권력이라면 나를 버린 그 싸구려 호텔집 주인 아들 정도 지워버릴수 있잖아요! 딸이 부탁하는건-"
찰싹-
한번 더 때리는 중성의 남성. 소녀는 노려 본 체 아빠라 불리우던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고 남성 역시 그대로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누누히 말했지? 애들 일에는 애들끼리 처리하라고. 그딴 하찮은 일로 인해 우리 집안 먹칠 할 셈이냐?"
"아빠는 딸이 중요해요 아니면 그놈의 간부 자리가 중요-"
이번에는 책을 무더기로 던지는 남자. 맞는 와중에 소녀가 비명을 부르고 있음에도 바이오 로이드들은 그냥 예를 갖춘 체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마치 석상을 보는거 마냥.
"말대꾸 하지 말라고 내가 몇번 얘기 했을텐데?"
"하지만 아빠가-"
"당장 내 업무실에서 내 보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네 주인님."
학생회장의 호위 바이오 로이드이자 전용 메이드인 페로가 그대로 소녀를 일으켜 세운 뒤 바깥으로 데려갔다. 걷던 중간에 페로의 손을 딱 친 뒤 멱살을 잡으면서 침을 튀기면서 말하였다.
"야 고양이! 어째서 넌 내가 위기에 처했는데 가만히 있었어!?"
"...."
"내가 테러리스트에 위협당해도! 그 시라유리인가 뭔가하는 기분 나쁜 애한테도 공격 당해도! 넌 내 호위 바이오 로이드 아니었어!? 아니었냐ㄱ-"
"그렇다고 다치신게 아니잖습니까."
무표정인 체로 자신의 멱살을 쥐던 학생회장의 손을 강제로 때어 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가씨 께서 그래서 봉변이라도 처했습니까? 무기 들고 위협했습니까 누가? 몸도 멀쩡하신 분이 징징 대시는것좀 그만하시죠."
"하시죠..하시죠!? 야 너 이젠 주인을 배신하는-"
"착각 하시는 듯 한데 제 주인은 주인님이십니다."
페로는 그대로 학생 회장의 곁을 쓱 지나간 뒤 힐끗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가씨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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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는 소년기 마지막 편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왜 이제서야 올리냐면...최근 신형 컴퓨터 부품 사서 조립하느냐 그랬습니다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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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16 18: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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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바이오 로이드들과 두사람과의 온기의 차이를 . 도련님은 바닐라하고 콘스탄차 그리고 모모랑 같이 화목한 가족 처럼 지내는 한편 (콘스탄차와 바닐라의 주인이 도련님의 아버지라 해도) 학생회장은 그냥 남이죠. 한쪽은 다치면 빌칵 뒤집는거와 다른 한쪽은 적당한 선에서 끝내는거와 비슷하다랄까. | 23.03.16 18: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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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바이오 로이드들과 두사람과의 온기의 차이를 -> 동시에 바이오 로이드들과 두사람과의 온기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랄까. 왜 쓰다 만거지; | 23.03.16 1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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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번 내용 포인트에요. 각 집안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도련님과 학생회장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온기의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다랄까. | 23.03.20 02: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