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여전히 변함없었다. 학생분들은 여전히 학교 안으로 들어가고 계셨고 학교 문 앞에는 이상한 잡동사니나 피카츄 돈가스 같은 길거리 음식을 팔고 계시는 아줌마들도 보이셨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길거리 음식이었다. 막대기 핫도그, 피카츄 돈가스 그리고 떡볶이등...
뭐 하긴 여기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것들이 최고의 간식거리이자 문화중 하나인데.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말이야.
"도련님."
멀리서 도련님이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이셨다. 잠시 뒤 여자 친구분이 도련님의 어깨를 껴안고 같이 걸어가기 시작하시면서 주변 학생분들이 부럽다는 듯 쳐다보셨고.
생각해보니 도련님도 학교 내에서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계시지, 학교 내에서 모두에게 의지가 될수 있을 정도로 성격도 좋으시지. 거기에 여자 친구분이 학생회장이시지...
미남 미녀 커플이시다 한마디로.
오늘 아침을 덜 먹은 기분이 들었다. 평소보다 출출한 기분이 들었고. 무엇보다 계속 이렇게 서서 구경만 하면은 수상한 사람으로 찍히기 딱 맞으니까.
"뭐라도 사 먹어야겠..."
"자 여기."
"아 고맙-어?"
누군가가 나한테 말을 걸더니 한 손에 피카츄 돈가스를 나한테 건네주었다.
"누구?"
"수상한 사람은 아니고 그냥 여기에 다니는 학생 중 한 명 정도라고 해두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던 허리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에 보라색 눈동자를 지닌 여성분이 한 손에 수첩을 든 체 옆에 서 있었다. 처음에는 수상한 사람인가 해서 등 부분에 찬 소 태도를 쥐었지만 마치 내 마음을 읽었다는 듯 살짝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생각보다 성질이 급하시군요. 표정을 보시니. 제가 입고 있는 교복을 보시고도 수상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착한 어린이는 모르는 사람이 맛난 거 주는 사람 함부로 따라가는 것이라 아니라 했거든요."
"아, 그럼, 실례."
여성분은 그대로 손에 든 피카츄 돈가스를 그대로 냠-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나를 힐끗 바라보면서. 은근슬쩍 그냥 받아먹을까 했지만, 보라색 눈으로 힐끗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그럴 마음이 금세 사라졌다.
"전부터 여기 학교 앞에서 자주 보이시던데 혹시 누구를 기다리시나요?"
"제 도련-아니 아니."
큰일 날 뻔했다. 바닐라 언니가 나가기 전에 누군가가 뭐하냐고 물어보면 반드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세요 라고 하신 것을 깜빡했다.
"그냥 학교가 너무 멋져서 구경 오는 거예요. 모-아니 그러니까 제가 여기 자주 다니는 산책로고요."
"흥미롭네요. 저는 혹시..."
수첩을 슬쩍 바라보면서 남아있는 피카츄 돈가스를 다 먹은 뒤 막대기를 아무 데나 던진 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여기 서 계시는 줄 알았는데."
심장 박동소리가 두근! 하면서 귀로 들려왔다. 내 양 눈이 크게 떠진 체 그대로 온몸이 얼어 붙어버렸고 이런 모습을 마치 즐기는 듯 여성분에게서 후후후-하는 소리가 귀에 들려오고 있었다.
뭐야 저 여자? 어떻게 내가 하는 일을 눈치챈 거지? 철저히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아 이런 시간이 벌써. 전 이만."
아까의 소름 끼치는 모습은 어디 가고 마치 도련님 나이의 또래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첩을 펼친 뒤 읽고 있던 그녀는 내 곁을 쓱 지나가면서...
"매직 젠틀맨의 마법 소녀."
라는 말을 내 귀에 말씀하신 뒤 학교로 걸어갔다. 또다시 심장 박동이 느껴지면서 장발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여전히 한 손에 수첩을 바라보면서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디 갔다 이제 와 넌 또?"
"실례했네요. 후후후."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학생 부회장인 시라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채로 나타난 그녀를 향해 여자 친구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잔소리하고 시작했고.
"부회장이면 좀 책임감을 가져봐. 넌 부회장이면서 그런 주의도 없니?"
"웬일이세요? 회장님이 이렇게 신경질적이라니."
"...뭐라고?"
"아닙니다. 농담입니다. 다음부터 주의하죠."
여전히 표정 변화 없이 웃으면서 다소곳이 인사하는 시라유리였다. 여자 친구는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보다가 다시 돌아보았고.
쟤는 일단 다 좋은데 뭔가 숨기는 게 많단 말이야. 얼굴도 예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아서 모두가 러브 레터를 보낼 정도인데.
"혹시 최근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인기투표 글에서 제가 한 수 위 높아서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닐련-"
"야!!!!!"
쾅!
책상 내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폰에서 들려오던 음악이 거대한 소리로 인해 멈춘 것 마냥 교실 내는 고요함으로 가득 찼고 모두가 우리 세 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자신이 뭐 했는지 인제야 알았는지 고개를 몇 번 둘러보기 시작했다. 모두가 학생회장을 바라보는 사이 시라유리는 수첩을 바라보고 있었고.
"아 몰라…. 바람 쉐고 올래..."
"곧 수업 시작 하잔-"
"잠시만 갔다 올 거야."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나가면서 학생들의 시선은 모두 학생회장에게 향해가고 있었다. 심지어 밖에서도 소리 때문에 구경 왔는지 창문 쪽으로 바라보았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기 그런 장난 하면 어떻게 해 너는?"
"글쎄요."
여전히 수첩을 읽다가 내쪽으로 눈동자를 돌렸다.
"남자 친구이신 분이 걱정도 안 되십니까?"
탁-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수첩을 닫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무리 학교 안이라도 테러리스트의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냠"
피카츄 돈가스를 먹으면서 분식점 가게 의자에 앉았다. 이럴 때마다 도련님 경호원 일 하는데 나름의 보람을 느낀다. 분식점에서 맡아져 오는 맛있는 냄새를 맡으며 오렌지 맛 판타랑 같이 먹는 이 귀여운 돈까스는 참으로 진미였다. 도련님이 어릴 적에 몇 번 사주신 뒤 그 맛에 반해버려서 종종 도련님이 주신 용돈으로 가끔 사 먹는다.
"아가씨 여기 몇 개 가져가 더."
"이러실 필요 없는데. 팔아야 하잖아요."
"어휴 됐어. 고작 이거 줬다고 해서 장사 망하는 것은 아니여!"
그 덕분에 트럭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랑도 매우 친해졌고. 몇 개 나에게 줄 정도로. 아아 세상에는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로만 가득 차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렇게 맛있는 것을 만들어주시고 사람들 어린이들의 미소를 보는 것을 보람으로 여길 정도로.
"에이ㅆ- 젠장. 짜증 나."
봉지를 받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길래 고개를 들어보았다. 도련님의 여자 친구분이 밖으로 나오더니 씩씩거리시면서 발로 벽을 차고 있었다.
"다 재수 없어. 다 기분 나빠."
주머니 속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라이터로 태운 뒤 그대로 입에 물었다.
"시라유리인가 뭔가 하는 것도 짜증 나고 그 호텔 출신 주인 남자 친구도 엄청나게 짜증 나."
담배의 연기를 후웃 내뱉은 뒤 하늘을 바라보면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여기까지 들려왔는데...
"그딴 조그마한 호텔이 뭔 대수라고. 우리 아빠처럼 회사 간부 자리에 오른 것도 아니면서 뭐가 좋다고 실실거리는지. 잘나서 정말."
소리 나지 않게 돈가스를 먹으면서 한 단어도 놓치지 않았다. 그딴 조그마한 호텔이 뭔 대수? 뭐가 좋다고 실실?
"사귀자고 해서 적당히 놀아주려 했는데 슬슬 재미없어. 나를 만족하게 해줄 남자 어디 없을까."
"방금 그 말 취소하세요."
"...누구야 넌?"
나는 한 손에 피카츄 돈가스들을 담은 봉투를 든 채로 여자분에게 다가갔다.
"도련-아니 그러니까 방금 하신 말 취소하라고요. 남들이 안 보이는 데에서 그런 말씀 하시는 것이 아니에요."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후드로 얼굴이나 가린 주제에."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험담하는 것은 나쁜 어린이들이나 하는 행동이에요. 부모님에게서 그런 거 못배웠-"
찰싹-
뺨이 매우 아파졌다. 왼쪽에는 뜨거운 통증이 느껴지면서 눈동자를 위로 올려보니 여자 친구분은 뺨을 때린 포즈를 하고 있었고.
"이 하찮은 것이 뭔데 나한테 훈장질이야?"
"......"
"당장 시티 가드 부르기 전에 꺼져라. 나 지금 기분 잡친 상태거든? 어쭈 눈 노려봐!?"
찰싹-
또 한쪽을 때리셨다. 나는 아파도 꾹 참으면서 그냥 노려보기만 했다.
도련님이 늘 말씀 하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테러리스트 같은 악당들이 아닌 사람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이건 단순히 도련님이 부탁하신 이유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마법 소녀는 절대로 민간인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는 법이니까.
"이게 무슨 일이야!"
"어!?"
"도려-"
도련님-이라고 외치기 전에 나는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 여자 친구분은 도련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당황스러운 눈빛이었고 나 또한 도련님이 내 얼굴을 보시기 전에 후드로 내 얼굴을 가렸다.
마법 소녀는 정체를 들키면 안 되는 법이니까.
"저...저..."
여자 친구분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더니..
"저 이상한 여자가 나를 납치하려 했어!"
"!?"
도련님은 여자친구 말에 나하고 여자 친구분을 번갈아 가보았다. 몇 초 동안 번갈아 가 보더니 나를 노려보시기 시작했고.
차가운 냉기를 뿜으시면서.
"막 돈 달라고 하고 테러리스트에 넘긴다고 하고-"
저 여자가 끝마치기 전에 나는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매지컬 스피드를 써가면서.
도련님이 나를 보시지 않으실 때까지. 내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한참 뒤에 깨달은 건데.
오늘 언니들에게 나눠줄 피카츄 돈가스 봉지를 떨어트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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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공식 설정하고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는것을 알려드립니다. 원래 물어본뒤 쓸까 하다가 그냥 쓰기로 했고요.
p.s 피카츄 돈까스가 먹고 싶네요 오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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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가 도련님 생각에 너무 감정적으로 나갔음. 마법 소녀물에서 볼수 있는 히로인이 남주랑 사소한 걸로 오해가 생기는 전개라고 해야할까요. 악녀가 남주 차지하기 위해 더욱 부채질 하고요. 시라유리 목적은 소년기 끝부분에서 밝혀질 예정입니다. | 23.03.01 2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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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01 2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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