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l nos tremefacit”(그 무엇에도 우리는 동요치 않으리라)
-흉갑기병(Cuirassier) 연대의 모토-
Warhammer 40K와 같은 테이블탑 미니어쳐 게임인 인피니티에서 등장하는 무인 기동 병기인 요튬입니다.
보통 T.A.G.(전술기갑장비, Tactical Armoured Gear)라고 불리는 이들 기동병기는 사람이 탑승하는 유인 병기입니다만,
요튬이 소속된 인피니티 최강의 열강인 판오세아니아는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조종자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무인 태그를 사용한다는 설정입니다.
이 요튬의 경우 혹한의 행성인 스발라헤이마에 주둔하는 흉갑기병 연대(판오세아니아는 태그 부대의 명칭을 기병 부대에서 따옵니다) 소속의 중장형 태그입니다. 판오세아니아 제식 태그인 스쿠알로를 기반으로 하는데, 전면전에서 적의 포화를 그대로 뒤집어 쓰고도 견딜 수 있도록 각부에는 두꺼운 추가장갑이 증설되고 중화염방사기와 복합목적 중기관총이 결합된 주무장, 기체 내부에 수납된 일회용 대전차화기 덕에 단숨에 적을 일소할 수 있는 화력을 자랑한다는 설정입니다.
자세한 설정은 http://blog.naver.com/rooki12k/90137788995 여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잡설은 여기서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갑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요튬은 판오의 주력태그인 스쿠알로를 기반으로 합니다.
다른 미니어쳐 제작사라면 설정은 설정이라며 그냥 통짜로 주석덩이를 만드는게 보통입니다만,
제작사인 코르부스 벨리는 변태스럽게도 소체까지 구현합니다. 건프라냐.
사출시 금형에 주석모델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이형제를 황동솔로 박박북북 밀어 깔끔히 벗겨내고, 도색에 편리하도록 밑색을 도색합니다.
일단 대충 칠하고 대충 조립.
저거 다리 단차 엄청 심합니다.
발바닥이 좁아서 접지면적이 좁은데다가 다리가 허리와 아귀가 들어맞지도 않아서
베이스에 모델을 붙이려면 항상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좀 이런건 어떻게 안되냐 코르부스 벨리.
판오세아니아의 또 다른 태그인 커터와의 크기비교.
졸렬하게 수그린 커터와 달리 날아오는 공격을 다 얻어맞겠다는 정직한 높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피니티에서는 크기가 크면 엄폐에 불리하고 적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승리의 리모트♂ 프레전스♂. 즉, 원격조종 태그라 사람 들어가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다른 세력의 태그들 보다는 꽤 사이즈가 작은 편입니다.
아무튼 대충 소체 완성 및 채색. 그냥 색만 칠했고,
추가장갑을 덮어 두면 채색하기 어려울 곳에 살짝 하이라이팅을 넣었습니다.
위의 제작 예시와 일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튬은 굉장히 묵직한 태그입니다.
하지만 추가장갑을 벗겨내면 보시는 바와 같이 의외로 호리호리한 멋진 체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체 조형 자체의 완성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저것만 따로 좀 손봐서 기갑기병대 신조형으로 발매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울룩끈, 불룩끈.
견갑과 정강이받이, 가슴부의 추가 장갑을 착용 시켰습니다. 견갑이 기껏 칠한 팔부위 인공근육을 하이라이팅을 씹어먹어서 고통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쯤은 이미 예상한 바, 도색을 계속합니다.
같은 동네인 스발라헤이마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인 니세와의 비교샷. 그 크기를 대충 집작이 가능합니다. 보병 모델 옆에 세워두니 사람 키의 두배에 덩치는 여덟배쯤 되는 쇳덩어리가 미친 듯이 달려올 때 어떤 기분이 들련지 가히 짐작이 가능합니다.
견갑도 살포시 하이라이팅.
흉갑 한짝을 붙여봅니다. 과연 주석 덩어리라 추가 장갑이 하나 하나 늘 때마다 무게가 점점 더 늘어납니다.
부대마크가 삐뚤어졌지만 아무래도 좋아. 은근 슬쩍 다리에도 쉐이드. 다리는 칠이 벗겨지는 경우가 잦아 마지막에 도색하기로 합니다.
흉갑을 한 짝 더. 왠지 흉갑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것도 같긴 하지만 원래 그런지라 어쩔 수 없뜸.
하는 김에 판오세아니아 마크도 그려넣습니다.
이정도만 해도 충분한 철갑 돼지의 기상이 느껴집니다.
이제 남은 부품들을 붙이고....
백팩도 칠해 줍니다.
충무공과의 크기 비교.
만들면서 이처럼 보람을 느낀 모델은 처음입니다. 단순히 통짜모델처럼 그냥 맹글어 붙여서 도색만 하는 게 아니라 소체부터 차곡 차곡 만드는 느낌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특히 손맛이 장난아닌게, 손으로 들어보면 꽤 묵직한지라 플라스틱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육중함이 느껴집니다.
칠하는 김에 그동한 생각해두었던 여러가지 도색방식을 시험해 봤는데, 예상외로 잘 통한듯 하여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병보다 훨씬 거대한 모델인 만큼 여캐 도색할 때처럼 눈알 빠지는 경험은 피할 수 있다는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요튬 제작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