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쯤 ASUS ROG Strix GA15 완제품 모델을 구입했었습니다.
사양은 Ryzen 5 3600X에 RTX 2060S, 듣도보도못한 브랜드의 500W 파워가 들어가있는 약간 입문형 게이밍 데스크탑이었죠.
119만원 정도에 샀던거 같습니다.
구매했을 당시 RTX 30 시리즈가 막 나왔고, 코인대란이 겹쳐지면서 30시리즈는 구매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고
당시 사용하던 컴터도 죽어버렸기에 (i5-2500, GTX 550ti(후에 GTX 960으로 업글), 8GB RAM)
좀 급하게 구매를 했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을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뭣보다 컴퓨터에 대해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던 초짜기도 하고
조립은 그냥 컴터 청소하고 써멀 발라주고 가끔 부품 교체해주는 정도의 교환정도만 해봤었어서
그런거 귀찮고 나중에 고장나도 한번에 AS 받고 싶으니까 그냥 완제품 사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녀석을 선택했었습니다.
사실 이녀석으로도 충분히 최근에 나온 게임들을 FHD 환경에선 상당한 옵션으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하드하게 게임을 안하는 저로선 이녀석도 10년간의 격차가 느껴질 정도의 슈퍼컴퓨터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이녀석이 생겨버렸습니다. ASUS TUF 3080Ti..
회사에 차장님께서 [야 내가 이걸 중고로 팔건데 너가 사면 기존 중고가보다 훨씬 더 싸게 줄게.
대신 너가 무조건 사야돼.] 라며 강매를 하셨습니다.
구매하신지 1년 쪼금 넘은 녀석이었는데 이번에 40 시리즈로 넘어가실거라면서..
그렇게 해서 우당탕탕 조립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그레이드에 앞서 3080ti를 품으려면 파워가 급선무였고, 기존의 2060S보다 더 많은 열을 뿜을거라고
추론을 했어서 내부에 추가할 시스탬쿨러 몇개와 레딧에서 개쓰레기라고 하는 기쿨을 제거하고
사제 공랭쿨러를 변경하는 것으로 계획을 정했습니다. 이 사제쿨러 또한 그래픽카드 때문에 내부온도가 올라갈거 같아서
변경하기로 했던겁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 초짜니까요.
오늘을 희생하실 저의 ASUS ROG Strix GA15 입니다.
사실 이녀석을 산 건 오로지 케이스가 제 취향이라서 입니다. RGB 있는 컴퓨터를 사용해보고 싶었거든요.
뒤에 봉인씰이 붙어있지만 이미 3년간의 세월이 지나 접착력이 떨어져서
(혹은 판매처에서 하드장착 때문에 드라이기로 열었을수도) 덜렁거렸습니다.
그러니 과감하게 열어재낍시다.
내부는 정말 심플합니다. 메인보드는 아마 PRIME B450M 계열 보드 같습니다. 약간 생김새가 다르긴 한데
구성은 거의 똑같더라구요. PCIe 16배속?슬롯도 한개밖에 없고 NVMe 슬롯도 한개밖에 없어 PCIe에 추가 카드를 꽂아
무선랜, 블루투스 칩셋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CPU 기본 쿨러인데 조립하기 전 케이스 전체를 뜯는 방법을 숙지하기 위해 며칠간 레딧을 많이 봤었습니다.
해외에선 해당 모델을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면서 업글하고 개조한 양덕들이 많았거든요.
그 곳에선 이 기쿨을 쓰레기로 취급하며 당장 사제쿨러로 바꿀것을 강조했었습니다.
뭣보다 멋대가리가 없어요.
해당 모델에는 이 기쿨과 후방에 있는 12cm?짜리 후방 쿨러가 전부입니다. 심각해요.
HDD 슬롯과 파워가 숨겨져 있는 케이스? 입니다.
파워를 교체하기 위해 제거하겠습니다.
케이스를 제거하면 정말 초라하게 배치되어있는 1TB 하드와 아마 OEM납품을 전문으로 할 거 같은
듣도보도못한 브랜드의 500W짜리 파워가 반겨줍니다. 그간 한번도 청소하지 않아 (봉인씰 때문에)
먼지가 많네요.
정확하고 빠른 업글을 위해 작업대(디아3 영거자 한정패키지(용산행사장에서 구입)를 깔아놓습니다.
먼저 큰 자리를 차지하는 ASUS OEM 2060S를 분리 했습니다.
역시나 OEM이라서 그런지 팬이라던가 디자인이 굉장히 심플합니다. RGB도 있지만 굉장히 초라한 빛을 내고 있었죠.
비상용으로 쓸 지 판매를 할 지 고민이네요.
바로 아래 설치되있던 무선랜 & 블루투스 킷? 을 제거 합니다.
3080ti가 너무 두꺼워 아마 이녀석은 장착을 못하게 될 거 같네요. 다음 컴퓨터를 위해 가지고 있을 생각입니다만
아마 그 때 살 메인보드엔 기본으로 무선랜 블루투스가 탑재되있겠죠. 어따쓰냐 이거;;;
파워도 미리 제거해줍니다. 이젠 먼길을 돌아왔기 떄문에 유상 A/S도 못받을 겁니다.
그땐 뭐.. 컴터 새로 사야죠.
파워 설치전에 CPU 쿨러도 그냥 먼저 떼버리려고 합니다.
인텔 CPU는 자주 교체하고 써멀도 해보고 분해도 해봤는데 라이젠은 처음입니다.
쿨러 위 아래에 있는 가이드의 나사를 풀고 걸려있는 걸쇠를 풀고 쿨러를 들어올리면!
???
..............네 무뽑이 됐습니다..........
이 때는 이 무뽑현상을 몰랐다가 나중에 검색해보니 꺼무위키에 따로 작성이 되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치명적인 결과라고 합니다.
게다가........여기서 한가지 사고를 치게되는데 그건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계속해서 조립을 진행했습니다.
실물로 처음보는 라이젠입니다. 인텔만 봐왔다가 이렇게 영접해보네요.
이제 파워를 교체하기위해 CPU전원커넥터와 메인보드 전원 커넥터를 제거하고 뒤에 정리되있는 케이블 타이를 끊습니다.
케이블타이 제거에는 건x베이스에서 구매한 상위 니퍼를 사용합니다. 10년전 쯤에 샀는데 아직도 현역이네요.
컴퓨터의 심장인 파워를 적출하고 새로운 심장인 마이크로닉스 클래식2 850W를 설치해줍니다.
사실 1000W 짜리와 850W짜리 둘중에 뭘 살지 저울질을 막 하다가, 돈도 별로 없는디 저렴하게 가자 해서
80PLUS GOLD 딱지 붙은 이녀석을 선택했습니다. 나름 풀모듈러라 선도 안햇깔렸습니다.
선정리는 할 생각 없습니다. 어짜피 뭐 제껀데요 뭐. 이제 공랭쿨러 차례입니다.
제가 구매한 공랭쿨러는 써멀라이트의 어쌔신킹 120 미니입니다.
ASUS ROG Strix GA15 케이스 폭이 꽤 좁습니다. 원래는 가성비 끝판왕인 팔라딘 EX400을 끼려고 했지만
타 커뮤니티에서 공랭교체한 분이 쓰신 글을 봤는데 일반적인 공랭쿨러를 설치하면 높이가 너무 높아(157mm) 강화유리에
닿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팔라딘보다 좀 더 비싼 어쌔신킹 120..그중에서 쪼금 더 비싼 미니(135mm)를 구매했습니다.
원래는 블랙을 사고 싶었는데 RGB가 화이트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샀지만 지금은 후회중입니다.
보드에 RGB 여분슬롯이 없더라구요........... 그냥 블랙살껄.......
갈 길을 잃은 RGB 커넥터...
써멀도 도포하고 추가 쿨러도 전면에 설치해서 착착착 조립합니다. 상단에 쿨러 2개를 설치하고 싶었는데
자리가 쉽게 안나더라구요... 나중에 어떻게든 자리 만들어서 최소 한개 더 설치해주려고 합니다.
많이 정신없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정리는 없습니다.
이제 대망의 3080ti를 설치합니다. 와 저는 지금까지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한번도 사용해본적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이렇게 설치해보네요... 보기만해도 영롱하고 웅장합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서 이렇게 설치도 어렵고 실용성 단 한개도 없는 글카 받침대도 설치해줍니다.
저것도 RGB 호환이 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보드에 RGB 추가슬롯이 없습니다. 진짜 사지마세요. 정말 구립니다.
진짜 RGB뽕 채우고 실용성도 채우실꺼라면 돈 더 쓰셔서 그냥 ASUS ROG 받침대 사세요.
아 웅장하다 ㅠㅠㅠㅠㅠ
역시 케이스가 작아 강화유리를 닫으면 그래픽카드 전원부 라인에 간섭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가 잘 작동하기만 하면 만사오케이 이지요.
이날이 토요일 새벽 4시였는데 아마 바하4 리메이크 데모가 올라온 날이었을 겁니다. (실제로는 금요일)
아 진짜 힘들었다 이제 바하 조금만 테스트로 해보고 자야지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원이 안들어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어엉어어엉으엉엉으어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다시 분해하고 조립하고 또 분해하고 조립하고 문제점을 찾기위해 사방팔방 검색해 가면서 해결을 하려고 했고
유머게시판 유저들에게도 헬프를 했고 (그 새벽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파워쇼트 테스트와 메인보드 쇼트 테스트까지
했으나 전원은 끝내 들어오지 않았고 5시까지도 해결못했고.. 그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못찾았고
결국 실례인걸 무릎쓰고 회사의 기술지원팀 직원분에게 헬프를 요청했습니다...
다음날 월요일,
직원분께서 곧바로 전 부품을 탈거하여 누드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그 때도 전원은 안들어왔었습니다.
컴퓨터의 문제는 여러 가능성들이 있어 단순 부품불량일수도, 최악의 경우엔 부품이 쇼트나서
메인보드가 나갔을 수도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전원이 들어왔습니다!!!!!!!!!!!!!!!
추가적으로 다른 몇몇 테스트들도 했습니다만 아주 정상적으로
전원이 들어왔습니다!
다행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돈날릴뻔 했어요..
나중에 전원이 안들어온 이유를 들어보니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CPU를 결합하는 과정중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것이라고 회사 직원분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라이젠 CPU 분해결합은 처음이라 저 걸쇠부분을 인지를 못했는데, 인텔과 달리 라이젠은 저 조그마한 걸쇠가
CPU를 고정하는 장치라고 합니다. CPU를 제거할 때 저걸 풀어서 제거해야하며, 장착할 때는 당연히 저 걸쇠를 걸어잠궈야 했던거죠.
듣는순간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나 그냥 들어올렸는데.......... 장착할 때도 저게 걸려있는 상태에서 그냥 CPU를 꽂고
쿨러를 장착했던겁니다...미쳤다 진짜. 하마터면 CPU 핀 부분 다 날려버릴뻔 했습니다.
다행히 CPU 핀들은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고 다행히 안전하게 잘뽑혀(...) 무사히 업그레이드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저희 회사 직원분에겐 바로 평균 조립비용 금액을 계좌로 쏴드렸습니다.
그냥 점심이나 사주시면 된다고 했는데 그냥 현금이 더 좋겠더라구요.
드라이버도 다 잡아주시고, 선정리도 해주시고, 세팅도 다 해주셨습니다. 아주 고마웠습니다.
이번에 업그레이드 하면서 느낀 것은...
라이젠 CPU도 고정하는 걸쇠가 있으니 꼭 염두하고 조립하자.
그리고... 컴퓨터 조립은 전문가에게 맡기자.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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