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https://blog.naver.com/boramaesf/222242558227 )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꼭 들어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멘트(Moment)는 대표적인 스마트폰 광학 악세서리 제조사 중 한곳으로, 오래전부터 스마트폰에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렌즈와 이를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렌즈의 종류도 다양하여 망원이나 광각렌즈 뿐 아니라 접사렌즈, 어안렌즈, 게다가 최근에는 영화와 같은 영상촬영을 위한 아나모픽 렌즈들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꼭 스마트폰용 악세서리만 만드는건 아니라서 필터나 카메라가방 등도 판매 품목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 제품은 모멘트 58mm 망원렌즈입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의 메인렌즈에 장착했을 때 약 2배의 화각으로 만들어주는 제품으로, 과거 스마트폰에 별도로 망원카메라가 달리지 않던 시절 유용하게 사용된 제품입니다. 저는 조금 다른 목적으로 구입했는데, 아이폰12 프로맥스의 2.5배 망원카메라에 붙여서 사용하려고 구매했습니다. 아이폰의 망원카메라는 이름은 '망원'이지만 실제로 카메라에서는 표준에 가까운 화각으로써, 아이폰12 프로 및 이전 기종들은 환산 52mm, 아이폰12 프로맥스는 환산 65mm 렌즈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멘트 58mm 망원렌즈를 붙이면 약 123mm 화각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5배 망원카메라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다이소에 파는 스마트폰렌즈 같은 제품처럼 클립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전용 케이스를 구입하는것이 편합니다. 렌즈 가격은 $120, 케이스 가격은 아이폰12 프로맥스 기준으로 종류에 따라 $40~$50(현재는 맥세이프 없는 버전은 구형으로 취급하여 $20에 세일중)이며 공홈에서 주문하면 한국으로 직배송도 가능합니다. 한국까지 페덱스로 무료로 배송해주는 점이 좋습니다. 제가 주문할때는 맥세이프 케이스가 출시 전이라 일반버전 씬케이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입니다. 검은 종이상자이며 측면에 제품 정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렌즈와 파우치가 끝입니다.
렌즈는 앞캡만 있으며, 고무 재질로 마찰력으로 고정되는 방식입니다. 뒷캡은 따로 제공되지 않고 $10에 별도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렌즈는 금속 재질이며, 가격에 걸맞게 만듬새가 꽤 좋고 묵직합니다. 스마트폰용 렌즈라기엔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지름은 37mm인데, 별도로 나사산이 없어서 필터를 장착하려면 별도로 $30에 판매하고 있는 67mm 필터어댑터를 구입해야 합니다. 악세서리이면서도 은근히 악세서리 추가 장사를 많이 하는 느낌입니다.
뒤쪽에 V2 라고 새겨져 있는데, 이는 모멘트가 중간에 마운트를 한번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구형은 O-마운트, 신형(V2)은 M-마운트라고 부릅니다.
스마트폰에 장착하려면 이렇게 렌즈 부분에 어댑터가 달린 전용 케이스가 있어야 합니다.
이 케이스는 나중에 별도 케이스 사용기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렌즈를 장착하면 이런 형태가 됩니다. 메인카메라와 망원카메라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평소 들고다닐 때에는 렌즈캡은 덮어서 들고다니거나, 아예 분리해서 파우치에 넣고 다니면 됩니다.
렌즈를 장착하고 다니면 두께가 거의 3cm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기가 까다로워집니다. 사진을 자주 찍을 것 같으면 분리하지 않고 그냥 손에 들고다니게 되는데, 무게가 위쪽에 쏠려서 휴대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렌즈를 망원카메라에 물려서 사용할 예정이라면 서드파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합니다. 모멘트에서 직접 유료로 프로 카메라어플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그게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단, 아나모픽 렌즈 사용시에는 모멘트 어플 사용 추천). 서드파티 어플을 켜고 카메라 렌즈를 2.5x로 설정해주면 됩니다.
서드파티 앱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폰 기본 카메라어플은 망원으로 설정하더라도 항상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광량이 부족하거나 사물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순정 카메라앱에서 2.5x를 선택해도 메인렌즈를 디지털줌해서 사진을 찍는데, 별도의 악세서리를 망원렌즈에 물려놓으면 카메라가 이걸 장애물로 인식하는지 자꾸 망원카메라와 메인카메라를 왔다갔다해서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저는 Moment Pro Camera 어플을 사용했고, 아이폰12 프로맥스의 망원카메라에다가 렌즈를 물려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첫 느낌은 "뭔가 이상하다..." 였습니다.
사진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흐릿하고 색수차가 많이 생기는 소프트한 사진이 찍혔습니다. 렌즈가 더러워서인가 싶어 폰과 모멘트 렌즈 양쪽 모두 깨끗이 닦아주고 먼지를 털어주고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시나 어플이 문제인가 싶어 다른 수동카메라앱을 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차적인 범인은 AF에 있었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모멘트 망원렌즈를 끼우면 폰이 제대로 초점을 잡지 못해서 흐릿한 사진이 찍히던 것이었습니다. 앱에서 MF(수동초점) 모드로 바꿔서 초점을 직접 맞춰주자, 그나마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AF와 MF를 비교한 또 다른 예시 사진들입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그러나 초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수동으로 사진을 찍어도 전반적으로 소프트한 느낌은 어찌할수가 없었습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덜 소프트해 보이는 사진이 나올때도 있었지만, 햇빛이 비추는 상황이면 색수차가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또 다른 문제는 손떨림입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셔터속도를 최소한 (1/환산화각) 정도는 확보해주어야 흔들림이 최소화된 사진이 찍힙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의 경우 이것이 1/65초 정도이고, 여기에 자체적인 OIS를 통해 1-2스탑 정도 더 보완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렌즈를 사용하면 더 망원이 되었으므로 최소 1/123초는 확보해 주어야합니다. 하지만 아이폰 하드웨어는 그러한 정보를 인식하지 못하므로, OIS를 감안해 1/65초에 맞춘 수준으로 셔터속도와 감도를 설정하고 그래서 추가 망원렌즈를 달고 사진을 찍으면 실내와 저조도에서는 흔들린 사진을 찍기가 쉽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모멘트 렌즈를 사용한것과 디지털줌을 했을때를 비교해보면, 표면의 디테일 표현은 확실히 더 낫습니다. 또 디지털줌 과정에서 생기는 이상한 노이즈도 없습니다. 하지만 색수차와 소프트함 때문에... 꼭 더 나은 사진이 찍히는건 아닙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수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게다가 그나마 선명하게 찍으려면 매번 초점을 수동으로 잡아줘야 하는 불편함까지 감안하면, 이걸 감수할만한 노이즈 차이인가? 에는 물음표가 생깁니다. 사진을 주로 스마트폰에서 소비한다면 디지털줌으로 인한 노이즈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망원카메라가 아니라 메인카메라에 물렸을때는 어떨까요?
아이폰12 프로맥스 메인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메인카메라와의 조합은 사정이 좀 낫습니다. 이것도 소프트함이 약간 더해져서 완전히 쨍한 사진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크게 보기싫은 수준은 아니며, 무엇보다 초점은 제대로 잡습니다. 또 아이폰 기본 카메라앱으로도 메인카메라는 항상 메인렌즈로 작용하기 때문에 서드파티 어플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하지만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맥스는 자체적으로 망원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는데다가, 프로맥스는 화각이 65mm로 꽤 멀기까지 합니다. 메인렌즈에 모멘트 렌즈를 끼워 찍은것을 디지털줌으로 확대한 것과 자체 2.5배 망원렌즈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면, 센서크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딱히 전자가 화질이 더 낫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줌 과정에서 노이즈도 더 끼게 되고요.
아이폰12 프로맥스 메인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메인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메인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아이폰12 프로맥스 메인카메라 + 모멘트 58mm 망원카메라, 자동초점
결국 이 조합은 "쓸만은 한데 굳이...?" 의 상태가 됩니다.
그나마 큰 센서크기에 힘입어서 심도는 망원카메라보다 약간 얕게 찍히지만, 큰 차이는 아니며 그것도 스마트폰에선 인물사진 모드가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이건 58mm 망원렌즈의 단점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 렌즈를 쓰기 위해 마운트가 달린 케이스를 쓰면 먼지를 닦아내기가 어렵게 됩니다. 꼭 이 조합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에 전용 케이스와 추가 렌즈조합을 사용하려는 분은 에어블로어를 같이 휴대하는게 좋습니다.
지금까지 아이폰12 프로맥스에 모멘트 58mm 망원렌즈를 물려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글 제목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비추천" 입니다. 메인렌즈에 물려서 쓰기에도 망원렌즈에 물려서 쓰기에도 궁합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12 프로맥스와의 조합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렌즈 자체의 품질은 꽤 괜찮은것 같고, 과거에 출시된 다른 기종들은 이 정도로 성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Reddit 등을 참조해봐도 유독 12 프로맥스의 망원카메라와 모멘트 망원렌즈의 궁합이 나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제품을 구입해서 그래도 만족스럽게 쓸만한 경우를 찾아보자면 망원카메라가 별도로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을 쓰는 분들입니다. 아이폰12미니나 아이폰12, 아이폰11, 아이폰SE2, 픽셀5, 픽셀4a 같은 스마트폰을 쓰는 분들에게는 (완전 쨍하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화질로) 디지털줌이 아닌 제대로 된 50mm 대 화각을 쓰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는 아닙니다. 아이폰12 프로맥스의 망원카메라를 구원해보려던 저의 원대한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추후에 어떤 폰으로 바꾸게 될지 모르니 처분하는건 보류하겠지만, 당분간은 서랍속에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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