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당신의 딸은 안녕하십니까?'시리즈를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딸에 관한 글을 쓰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뭔가 관점을 달리 생각해보는 일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도 '딸'을 소재로 한 게임을 소개해보려하는데 진짜 딸이 아닌 게임 속의 '이 캐릭터가 딸이라면...'이라는 가정을 덧붙여봤습니다. 그래서 조금 어린 신의 딸, 사춘기 날라리 딸, 피가 섞이지 않지만 딸의 감정을 가진 아이까지 좀 더 다양한 시선에서 게임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게임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천수의 사쿠나히메
이런 딸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말괄량이에 말은 잘 안들어도 뭔가 집중하고 노동의 댓가를 알아가며 성장하는 딸이요.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사실 딸에 대한 게임은 아닙니다. 게이머들이 '사쿠나히메'가 되어 직접 전투도 하고 농사를 지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임이지요. 하지만 이 게임을 3자의 입장에서 '성장'을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제법 흐믓한 광경들이 펼쳐집니다. 가령 농사를 짓는 일들이 처음에는 서툴고 잘 모르지만 이것 저것 모으고 방법을 찾아보고 연구하면서 결실을 맺는 과정들이 인간이 자라나는 과정과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이죠. '딸'같은 사쿠나히메의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의 본질을 알게 된다는 관점을 가지면 조금은 색다른 게임이 되는 것 같네요. 게임 자체도 상당히 잘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농사를 짓는 과정은 게이머들이 실제 농사법을 공부하게 만드는 기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죠. 캐릭터도 몽글몽글하니 딸내미같아 어떤 때는 속터지고 어떤 때는 흐믓하기까지 하네요.
-게임과 성장이야기 : https://blog.naver.com/rdgcwg/221930819013
5. 열혈경파 쿠니오군 외전
이번엔 선을 넘어버린 날라리 딸내미들입니다. '열혈경파 쿠니오군 외전 : 리버시티 걸즈'는 본래 상남자들의 마초같은 학교권력 쟁탈기(그냥 쌈짱먹기)에서 주인공들의 여자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게임입니다. 그래픽은 여전히 2D이지만 2등신에서 8등신으로 바뀌고 시스템도 여느 벨트스크롤 게임의 클리셰를 따라가며 제법 좋은 반응을 보였죠. 근데 이 딸내미들 성격이 장난 아닙니다. 고딩신분으로 주먹질과 발차기는 물론 방망이, 너클파츠도 심심찮게 써가며 닥치는대로 줘패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표현되기에 망정이지 진짜 이런 딸이 있다면 속깨나 썩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임은 원작왜곡은 조금 있지만 상당히 준수하게 나와 2편까지 출시되었죠. 저도 게임을 해봤지만 코옵게임으로는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놈의 친구가 없는게 망할 노릇이지...ㅠㅠ
-리버시티 걸즈 외 리뷰 : https://blog.naver.com/rdgcwg/221783846056
6. 라스트 오브 어스
'엘리를 바라보는 조엘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사실상 오늘의 포스팅을 하는 이유 중 하나이면서도 '라오어'를 하면서 제 속에서 계속해서 생기는 의문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인 '라오어'의 본질은 사실 액션이 아니라 그들의 변화하는 감정과 심리를 파악하는 철학적 의문들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게임의 후반부로 갈수록 '조엘'에게 '엘리'는 딸이 아닌 딸같은 느낌의 경계 속에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툭하면 욕설에 말도 들어먹지 않는 불량한 행동거지를 해대는 '엘리'를 볼 때마다 점점 자신의 죽은 자식을 떠올리게 만들고 나중에는 그마저 지워질 정도의 존재감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 그들의 함께하는 여정은 2편이 시작되며 끝나지만 1편에서의 여운은 아직도 살아있네요.
-라스트 오브 어스 : https://blog.naver.com/rdgcwg/221190749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