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본적으로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게임인듯
게임 소개 동영상에도 나온 내용을 한 번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이 게임에서 초반에 주인공 밀짚모자 일당의 힘이 큐브화 되어 섬에 흩어지고, 그 힘을 다시 되찾기 위해선
과거의 세상으로 들어가서 과거 사건을 다시 체험해야함
이거 때문에 맨 처음에 알라바스타에 가는데
이 게임의 근본적인 설계 미스가 여기서 나옴
알라바스타를 주인공들이 처음 가는게 아니라
이미 사건을 한 번 겪고 난 뒤잖음? 그러니까, 사전에 바로크 워크스 대장이 누군지도 알고 있고
옆에는 전직 바로크 워크스 핵심 간부 미스 올선데이 데리고 있고
뭐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알고
이렇게 모든 걸 알고 진행하는 스토리니까, 당연히 뭔가 다른 스토리를 플레이어가 기대할 수 밖에 없단 말임?
처음 시작하면 심지어 그런 걸 기대하게 만든단 말이야?
로빈이 처음에 정황 정보만 듣고 올선데이 시절 기억 끄집어내서 지금 작전 현황 줄줄 읊어주고
우솝은 바로 자기 빌리언즈라고 구라쳐서 밀리언즈한테 정보 뜯어내려고 하고
진짜 별거 없이 대사 뺑뺑이 퀘스트인데 전개 자체가 존나 재밌었음
이걸 보고 와, 스토리가 다르게 진행되는 구나!!
하면서 바지 벗고 플레이 시작했는데
그런데 이 작품은 if 전개나 뭔가 흥미로운 다른 요소를 넣는 것보단
과거의 명장면을 재현하는데 집중하고 있음
아니, 그 과거의 명장면들이라는게
등장인물들의 즉흥적이고 폭발적인 감정이 어우러져서 감동이 있는건데
얘네는 이미 한 번 겪어서 다 아는 상태로 똑같은 대사를 치는 거란 말임??
그게 무슨 감동이 있냐고
그냥 ㅂㅅ 같지
아니, 이미 한 번 비비랑 같은 이야기로 말싸움 했던 루피가 똑같이 정색하면서
"사람은 죽어!"
이런다니까???
그걸 보고 내가 어떻게 감동을 받음?
이 새끼가 치매가 왔나?? 이 생각 밖에 안들지???
딱 원작 변주해서 진짜 기가막혔던 장면이 없던건 아님
보자마자, 이야, 이건 원작에서도 인원 있었으면 해볼만 했겠다
수준의 기가막힌 장면이 있긴 있었음
내가 이 작품에서 바라던게 그런 거고
근데 그 장면 하나 빼고 자기들이 깔아놓은 모든 뒷설정을 무의미하게 만들만큼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서
이 설정의 존재의의가 뭔지 좀 의아하게 만듬
2. 게임 템포가 지나치게 늘어짐
이게 좀 게임 구조가 되게 이상함
원작에서 알라바스타 여정이
나노하나 (봉쿠레가 코브라로 변장해서 깽판친 마을) > 레인베이스 (카지노) > 아르바나 (수도)로 이어진다치면
근데 게임이 나노하나에서 레인베이스까지 가는 내용을 제일 길게 만들었고
레인베이스에서 비비 구출하는 내용은 문장으로 스킵함
그 다음에 크로커다일 결전까지 이어지는 구간도 생각보다 존나 짧음 ㅋㅋ
아니 이 게임 알라바스타 파트가 12시간 정도인데 내가 그 중에 8시간 정도를 나노하나에서 레인베이스까지 가는데 씀
이게 하다보면 좀 헛웃음이 나옴 이 씹새끼들 원작 내용 재현을 하려면 좀 그거라도 성실하게 하던가
어디 드퀘에서 배워온 근본도 없는 노잼 npc들 개그 에피소드랑 재료 아이템 파밍, 뭐 기타 등등 잡것들로 채워놨음
미친 새끼들임
동선도 개 ㅆㅂ ㅂㅅ 같은게
무슨 유격훈련 선착순도 아니고 같은 길 뺑뺑이를 계속 시켜댐
이게 얼마나 심한지 암?
중간에 대충 이렇게 생긴 맵이 있는데
이 지랄로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뺑뺑이를 돌려댐
특히 나미 지갑 훔쳐갔다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가라는 거 진짜 보자마자 욕박음
저 성취감이 결여되어 있는 동선 보임??
처음에 강 건너자고 가더니 유사라고 못간다고 오아시스로 빠꾸,
오아시스 갔더니 뭔 원숭이 새끼가 나미 지갑 훔쳐서 다시 출발지로 빠꾸
출발지에서 빠른 이동 열어줘서 기분 좋다고 돌아오고
동굴로 가면 다음 지역 갈 수 있다길래 가서 아득바득 동굴 보스 깨고
동굴 전투 20번 미션도 깼는데
동굴 무너져서 오아시스로 빠꾸
결국 다시 유사로 가서 이사게 타고 감 ㅋㅋ
어처구니가 없음 그냥 ㅋㅋㅋ
3. 쓸데없는 캐릭터 기능 다양화
루피를 조작하면 원거리에 있는 물건을 집을 수 있고
사다리를 한 번에 오를 수 있음
나미를 조작하면 숨겨진 돈을 찾아낼 수 있음
상디는 길에서 음식을 주워먹을 수 있고
조로는 강철을 자를 수 있으며
우솝은 높은 곳에 매달린 걸 떨어트릴 수 있음
쵸파는 좁은 곳에 들어갈 수 있음
그리고 이 조작 캐릭터 변화를 할 때 마다 화면 암전과 잔로딩을 거쳐야 함
또한 기능에 대한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인지
원거리에서 제트 피스톨로 아이템 먹는 루피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대략 2초 정도의 줍는 모션을 가지고 있음
진짜 이거 해보면 처음에는
오~
하다가 어떤 새끼 아이디어인지 궁금해지게 만듬
진짜 강철 상자 나온다고 캐릭터 선택창 열고 조로 선택한 다음에 화면 암전되는 거 보고 있으면
이 새끼들 진짜 이게 최선인가?? 싶어짐
진짜 반남 기술력으로 이 이상 캐릭터 교체를 구현할 방법이 없었나?
진짜로???
5. '팬게임'으로선 합격점??
'원피스 팬을 위한게임'으로서 괜찮느냐??
이 게임 디테일하게 서비스 정신이 있음
아예 팬보이 능욕물이라고 하기엔 진짜 엄청 신경써서 만든 게임임
턴제 게임이 스킬 연출 쓸데없이 길거나 엉성하면 ↗같은데
스킬 하나 하나 타격감이나 연출이 좋고
서브 퀘스트에 숨겨진 원작 요소들이 많아서 원작 팬이라면 재밌게 볼만한 것들이 있음
게임 내 구성도 허하지 않고 나름대로 꽉차있다는 게 확실히 느껴짐
진짜 아예 이히히힉! 엿먹어라! 하면서 만든 게임은 아니라는 거
근데 그 정성을 보고도 고개를 저을만큼 편의성이 좀 많이 ↗같음
다른 게임은 빠른 이동 만큼은 빠르게 해주는데
이 ㅆㅂ MD 게임은 빠른 이동을 눌러도
뭔 미친 원숭이 새끼가 손흔들면서 요이사! 요이사! 이 지랄발광을 3초 정도 떠는 걸 보고 있어야 됨
더군다나 플레이타임 늘리기 컨텐츠로 각 구역 별 모험 목표에 전투 20번 하기 넣어놨던데
전투 적게 하라고 드라마틱 로그 같이 특정 미션(루피로 특정 적 격파) 깨면 경험치 퍼주는 시스템 만들어놓고
목표엔 전투 20번 박아놓으면 뭐 어쩌란건지 잘 모르겠음
6. 사도 됨?
원피스 팬이라서 도저히 안되겠다 못참겠다 싶어도 좀 참아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