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PS4로 발매된 송 오브 호러입니다. 송 오브 호러는 스팀을 통해 2019년부터 1년에 걸쳐 총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순서대로 발매되어, 2020년에는 모든 에피소드가 하나로 엮여 완성된 컴플리트 에디션이 발매됐죠. 그리고 2021년 5월 이 컴플리트 에디션이 PS4로 발매되어, 콘솔에서도 송 오브 호러를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송 오브 호러는 인기 작가 허셔의 저택에 방문한 출판사 직원 데니얼이, 저주받은 노래를 듣게 되면서 시작되는데요. 이때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괴기현상으로 살아남기 위해 진상을 파해친다는 스토리입니다. 무려 스토리를 진행하는 도중 사망한 등장인물들은, 다시는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요. 뭐 이 시스템에 대해서도 좀 불만이 있지만, 우선은 장점부터 천천히 얘기해보도록 하죠.
장점
랜덤 이벤트
- 플레이어는 단서를 수집하기 위해 맵 곳곳을 탐색해야하는데, 이미 갔던 곳을 계속 헤매더라도 이 랜덤 이벤트로 인해 긴장을 늦출수가 없게 되죠. 무작정 플레이어를 놀래키기 위한 점프 스퀘어와는 달리, 적당하게 플레이어를 긴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칭찬할만한 시스템입니다.
훌륭한 스토리
- 우연히 저주의 노래를 듣게 된 대니얼을 시작으로, 점차 단서를 모아 진상을 파해쳐나가는 스토리는 꽤 흥미진진하죠. 스포일러라서 직접 언급할 수는 없지만, 엔딩이 꽤 반전이다보니 한번쯤은 공략을 끼고서라도 엔딩을 볼 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단점
일관성 없는 데스트랩
- 각 에피소드에는 물음표로 표시되는 상호작용 아이콘이 등장하는데, 에피소드 1에서는 대부분 '예'를 선택하면 캐릭터가 사망하는 이벤트입니다. 유일하게 캐릭터가 사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는데, 여기서는 이벤트를 발동시키기 전에 단서를 충분히 제공해주죠. 문제는 에피소드 2부터 시작됩니다. 초반에 아무런 단서도 없이 주어지는 이 물음표 상호작용을, 발동시키지 않으면 후반부에 무조건 캐릭터 한 명을 희생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초반에 한 번 죽은 캐릭터는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고 경고를 하기 때문에,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후반부에 이런 물음표 이벤트는 몇 번 더 등장하는데, 이 이벤트가 생존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인지 확인하려면 캐릭터를 희생해가며 이벤트를 발동시키거나, 혹은 공략을 봐야 합니다. 몇몇 이벤트는 단서를 찾아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그 외에도 이 게임의 불친절함에 대해 얘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대표적인 예로는 에피소드 3의 데스 트랩이 있을겁니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망자들에게 3번 잡히면 무조건 사망하게 되는데, 결코 그 사실을 플레이어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죠. 결국 아무것도 모르면 캐릭터 한 명을 희생할 수밖에 없게끔 설계되어있습니다. 아니 무슨 격투게임합니까, 모르면 처맞게. 정말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설계해놓은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큰 의미없는 캐릭터 사망 이벤트
-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한 번 죽은 캐릭터는 다시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하는데요. 정작 에피소드 별로 발매됐기 때문인지 에피소드마다 등장인물들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에피소드 전반에 걸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소피, 대니얼, 에티엔 정도기때문에 이 캐릭터들이 죽는게 아니면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아마 소피나 에티엔이 죽어도 엔딩 컷씬 정도가 달라질 것 같은데, 내용 자체에 큰 변화는 없으므로 큰 의미가 없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직관적이지 않은 퍼즐
- 초반에는 그나마 곰곰히 보면 풀리는 퍼즐들이 나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직관성이랑은 담을 쌓은 퍼즐이 등장하죠. 제일 어이없는 건 에피소드5에 등장하는 사진 퍼즐인데, 사진을 다 맞춘 뒤 단서를 보고 암호를 유추해야 하는 퍼즐입니다. 문제는 찢어진 사진을 맞췄을 때 플레이어가 제대로 맞췄는지 전혀 피드백이 없다는 점이죠. 결국 사진 조각을 다 모아서 맞추고 나서도 제대로 맞췄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 퍼즐은 단서에 적힌 필기체를 읽을 수 있고, 주변에 있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면 꼭 사진을 다 맞추지 않아도 풀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아, 한글화 게임인데 왜 영어 필기체가 어쩌니하는 얘기가 나오는지 궁금하실텐데요. 그건 다음 단점으로 이어집니다.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퍼즐 단서
중반부터 퍼즐 단서들을 볼 때마다 번역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요. 에피소드2에서 등장하는 열쇠 퍼즐의 단서를 보면 번역이 단 두 줄로 되어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영문판 플레이 영상을 살펴보니, 두 줄만 번역된 한글판과는 달리 빼곡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앞에서 말한 에피소드5의 사진 퍼즐이나 에피소드4의 약초 조합 퍼즐은 번역이 되어있지 않죠. 퍼즐도 직관적이지 않은 와중에 번역이 롸끈하게 게임을 조져버려서, 공략이 없으면 진행할 수 없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그 외에도 피아노 건반을 열쇠라고 번역해놔서 눈치없이 스포일러하는 대사로 만들어버리질 않나, 퍼블리셔 쪽에서 번역가한테 줘야 할 돈을 때먹은 건 아닌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종합
자 여기까지 송 오브 호러의 장단점을 살펴봤는데요. 스토리와 랜덤 이벤트 연출은 꽤 흥미로웠지만, 일관성 없는 기믹과 직관성이 떨어지는 퍼즐로 인해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 거기에 번역 미스가 더해져서 공략 없이는 깰 수 없는 게임이 되어버렸죠. 그렇지만 스토리 마지막 부분은 꽤 흥미로우니, 궁금하신 분들은 공략과 함께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상 송 오브 호러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