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3. 긴급, 심정지 환자를 구하라! / 국철은 고객의 미소를 사랑합니다.
* 이 소설은 픽션이며, 이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회사 및 단체명은 실제와 관계가 없습니다.
* 이 소설에 등장하는 ZTR은 실제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가상의 국철이니 참고하여 주십시오.
* 이 소설은 가상의 도시연합국가인 Z-City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시간상으로 뮤즈의 해체 발표 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의 러브라이브~ 레일웨이! [Part 32]
당초 예정보다 40분 이상 지연되기는 했지만 다시 중앙역을 떠나는 뮤즈의 특별 열차,
그런데 대낮 도심의 빌딩숲 속에서 벌어지는 것은 전차들 간의 치열한 경주?!
호노카 : 이건 도대체 뭐야?! 어째서 전차들이 대결을?
아슬아슬하게 각축전을 벌이며 서로의 목적지를 향해가는 전차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우미와 호노카는 신선한 컬쳐쇼크를 느끼게 된다.
그러는 한편, 운행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별 탈없이 운행하여 중앙역에 온 노조미의 전차.
그동안 하즈키씨와 티격태격했던 노조미는 오늘을 기념선물 삼아 하즈키씨를 운전석에 초대한다.
노조미 : 그동안 고마웠데이. 스승의 은혜는 곧 하늘 아이가?
임시운전을 하는 약 두시간동안 엄청난 혼란과 사건이 연속으로 몰아쳤지만, 종점을 향한 이들의 여정은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 ZTR 도카이도 본선 신바시, 시나가와 방면
린 : 제 4폐색 진행, 제한속도 90이다냐!
린이 운전하는 H0903M, 호노카 3호는 우에노에서 노조미가 오는 사이 호노카 1호에서 벌어진 소동에 이어,
7번선에서 출발한 누마즈행 특급 아카리 23호를 우선으로 보낸 뒤에 출발하느라 예정보다 약 45분에서 47분정도 지연된 상태였다.
앞에는 우미의 H0901M(호노카 1호)과 먼저 출발한 T1103M(아카리 23호)이 앞서 달리고 있고,
그 뒤로는 아타미행 아카리 25호(T1105M)가 바로 따라오고 있다.
지적환호를 하는 린은 TIMS에 뜨는 시각표를 슬쩍 보며 중얼거렸다.
* TIMS - Train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 운전중인 차량의 계기상태나 운전 시각표 등을 현시해주는 운전 보조장치
린 : 휴우... 이제 신바시에서 선행 대피인가?
이들이 운전하는 공항특급 호노카와 도카이도 본선의 특급 아카리는 신바시에서 선행열차 대피를 시행한다.
이때 공항에서 나오는 호노카는 아카리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아카리는 본선, 호노카는 측선에서 승객 승하차를 시행한다.
* 공항 방향으로 들어가는 호노카의 경우에는 반대로 아카리가 측선으로 대피하는 형태입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조바심 나고 바쁜 마당에 다른 특급열차를 먼저 보낸다고 하면 승객들의 항의가 장난 아닐테니까요...
결국 아카리를 먼저 보내야 하기 때문에 열차의 지연시간은 더 불어나게 된다는 말,
아마 시나가와에 도착하면 도중에 최대한 줄인다고 하더라도 50분대 지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차장인 하나요와 마키는 그동안의 근무에 지쳐서인지 아예 차장실을 나서지 못한다.
마키는 그저 16호차 운전실에 달려있는 TIMS 화면만 바라보고,
하나요는 평화롭기 짝이없는 차장실의 객실 현시 모니터만 힘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즈키씨를 다시 만날때만 해도 그나마 힘이 남아있던 하나요는 그 만남을 끝으로 완전히 늘어져버린 것이다.
완전히 힘이 다 빠진 하나요는 1번부터 16번까지, 각 차량의 객실을 비추는 카메라 채널 번호를 누르며 승객들을 확인했다.
어차피 다음 역인 신바시까지는 길어봐야 2~3분이라 차내 검표는 불가능,
게다가 아카리를 선행시키기 위해 또 3분 정도의 장시간 정차가 추가되기 때문에 이제는 남는 것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연속되는 지연과 사고에, 가뜩이나 비싸기로 소문난 그린클로버클래스[1-3호차]에는 승객이 한명도 없고,
자유석인 4-6호차에는 빈자리들 투성이에 그나마 사람들이 군데군데 혼자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요는 그저 평화로운 상황인 줄 알고는 화면을 다음칸으로 넘기려는데,
승객 : 컥, 케켁, 끄아악!-
갑자기 진행방향 맨 끝 우측에 앉은 70대로 보이는 어르신 승객이 호흡곤란을 일으켰는지 괴성을 지르더니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하나요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순간 당황하며 어쩔줄 몰랐고,
그 사이 어느 승객이 비상 수화기로 차장을 호출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본 하나요가 뇌가 새하얘져 전화를 받지 못하자,
16호차에 있던 마키가 신경질적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마키 : 네, 네 16호차 차장...
승객 : 저, 저기 도와주세요! 지금 6호차인데 할아버지가 괴성을 지르더니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호흡곤란이나 심장 발작으로 추정되는데... 아무튼 빨리 좀 와주세요!
승객은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마키는 '대체 뭐야, 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실제상황으로 판단하고는 응급처치 키트와 AED를 챙겨 사고가 발생한 6호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ZTR 도카이도 본선 신바시역 특급 4번선 [시나가와, 카와사키, 요코하마 방면]
- 사건 발생 1분 뒤
마키가 승객의 신고를 받고 6호차로 달려가자마자, 열차는 우선순위 대피를 위해 신바시역의 대피선으로 들어섰다.
분기기를 타고 왼쪽 선로로 들어서느라 열차가 여러번 크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일단 마키와 6호차의 승객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심정지 환자는 4분 내에 대응을 못하면 뇌사상태, 그마저도 잘못되거나 너무 늦는다면 환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나게 된다.
마키는 당연히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6호차를 향해 전력질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환자의 심정지가 발생한지 1분여가 지났다고 추정되기 때문에 마키의 마음은 더욱 급해졌다.
마키가 도착한 현장에서는 이미 정장을 입은 승객이 심정지 환자에 대해 CPR을 시행하는 도중이었다.
마키 : CPR은 언제부터 시행했죠?
승객 : 아마... 신고하고 나서 30초 쯤 되었을 겁니다. 근데, 언제까지 해야되는거죠?
마키 : 도중에 멈추지 말고 계속 하세요! 1 사이클 당 압박 30회, 그 뒤에 인공호흡 2회!
일단 AED하고 구조키트는 가져왔지만... 그보다 112에 신고는 하셨나요?
* Z-City의 경찰, 소방, 구급의료 신고번호는 전 분야 통합 관제이며 112와 119, 505로 정해져 있습니다.
승객 : 아, 그건 못했네요...
마키 : 이젠 확인했으니까 CPR 절대 멈추지 마세요! 관제실에 보고해야 되니까!
마키는 그러고는 바로 플랫폼에 내려 역무원을 불러세웠다.
마키 : H0903M 차장입니다. 현재 심정지 의심환자가 있어 CPR중이니 관제실과 112에 최대한 빨리 연락바랍니다.
역무원 : 아, 네 알겠습니다. 일단 신바시 구내 병원에 긴급지원 요청하겠습니다.
국철의 모든 역에는 철도사고나 테러등의 사건사고가 벌어지면 즉시 응급 대응을 할 수 있는 역 구내 병원이 있다.
역의 이용객 수나 규모에 따라 동네 진료소 수준부터 대학병원 이상의 급을 유지하는 곳도 있는데, 신바시는 일반 종합병원 수준이다.
역무원은 즉시 자신의 무전기로 구내 병원을 호출했다.
역무원 : 여기는 타카하시, 현재 H0903M에서 심정지 의심환자 발생하여 CPR 대응중이라고 차장이 보고, 지원 바랍니다 이상.
병원 관계자 : H0903M 심정지 CPR 보고 확인, 즉시 응급구조요원을 보내겠습니다.
차장과 승객들에게는 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CPR 유지하라고 보고하십시오. 이상.
그 말을 들은 역무원이 마키를 부르려 했지만, 마키는 이미 현장으로 돌아온 뒤였다.
CPR은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거나, 환자를 구급대원에게 인계하기 전까지는 절대 쉬지 않고 계속해야 되기 때문이다.
의사 가문의 딸 답게 CPR과 AED 사용법을 잘 아는 마키는 승객들과 합류해 CPR을 이어가기로 하고,
역무원으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관제사령에서는 임시정차를 허용하고 노조미의 열차를 다음역인 하마마즈쵸에서 대피시키는 것으로 변경했다.
- ZTR 도카이도 본선 신바시역 특급 4번선 [시나가와, 카와사키, 요코하마 방면]
- 사건 발생후 8분, CPR 시행 7분 30초 후
아직도 심장과의 사투가 이어지는 사이, 노조미의 열차가 진행신호를 받으며 신바시역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이 곳이 정차역이지만, 긴급상황이 발생한 관계로 정차역을 다음 역인 하마마즈쵸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카리는 이곳에 정차하면서, 그보다 하위등급인 호노카는 역을 통과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한편 6호차의 승객들은 쉬지 않고 계속 CPR과 인공호흡을 이어가고 있었다.
거의 두 세 사이클마다 계속해서 사람이 바뀌어 갔다.
CPR에서 심장압박을 할 때 도중에 절대 쉬지 않고 그 페이스 그대로 30회를 이어가야 하는데다,
온 몸의 체중을 그대로 실어 눌러야 하기 때문에 피로가 쉽게 오는 것이 그 이유다.
마키는 옆에서 페이스 체크를 하며 올바른 CPR에 대한 지도와 인공호흡을 하고,
승객들은 시키는 대로 심장압박을 이어갔다.
한참 CPR이 이어지는 가운데, 들것을 든 구급대원들과 긴급의료팀이 드디어 열차에 도착했다.
원래 3분이면 현장에 오지만, 역무원이 열차의 정차 플랫폼을 잘못 불러서 야마노테선 외선 승강장에 갔었기 때문이다.
도착한 의료진은 곧바로 승객의 의식을 확인하고는 CPR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의료진이 오자, 일단 마키와 CPR을 하던 승객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여기서는 착한 사마리안의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인공호흡이나 CPR을 통해 인명을 구호하다 그 사람이 사망하게 되더라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PR에 AED까지 써봤지만 지금까지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마키는 매우 걱정스러웠다.
원래 응급처치를 하더라도 의식이 돌아오는데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
응급처치 과정에서 절차를 잘못 이해하여 오히려 소생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정상적인 절차는 모두 따랐기 때문에 크게 잘못 된 것은 없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의 생명이 기로에 서있는 것을 처음 본 마키로서는 당연했을 지도 모른다.
그동안 집에서 이런저런 상황을 듣기만 하다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으니...
의료진은 어떻게든 환자를 구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고, 승객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렇게 의료진이 심장압박과 인공호흡을 5사이클 정도 돌았을 쯤이었다.
순간 환자의 오른쪽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더니 왼손 새끼손가락도 슬며시 움직였다.
환자의 의식이 약간이나마 돌아온 것이다.
일단 의료진은 다시 의식을 잃지 않도록 CPR을 이어갔고, 승객들은 그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잠시후, '으으윽'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환자의 눈이 슬쩍 떠졌다.
마키와 승객들의 노력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의식이 돌아온 승객은 곧바로 들것에 실려 구내 병원으로 옮겨지고,
객실에서는 승객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마키는 객실에 붙어있던 국철의 홍보 포스터를 보며 슬쩍 미소지었다.
"국철은 고객의 미소를 사랑합니다."
(원문 : 笑顔、大好きです。- 미소, 사랑합니다.)
- To be Continued
Ps. 오랜만에 하루에 두편을 연재 (예전에는 하루에 세편도 했었죠...) 해보네요.
이번 편에서는 지분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1학년 팀이 심정지 환자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마키와 6호차 승객들이 이번 화의 주인공 아닌가 싶습니다만...)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키며 쓰러진 환자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마키와 승객들의 헌신적인 노력,
그 노력은 결국 환자를 소생시키는데 성공하며 환호와 기쁨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비록 작가란 작자가 CPR자격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올바른 자세를 설명해주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기초적인 사이클의 형태 (심장압박 30회 - 인공호흡 2회)는 실제 교육과 동일합니다.
결론이라고 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뭐래?)
쿨럭, 에, 에헴... 아무튼 잘 됐으니 다행 아닐까요?
그리고 ZTR의 캐치프레이즈, 국철은 고객의 미소를 사랑합니다. 가 여기서 처음 등장합니다.
정확히는 미소, 정말 좋아합니다. 가 맞는 번역이겠지만, 문법상 약간의 의역이 들어가서... (요우 : 설명 안해도 된다구요!)
어... 아무튼 오늘도 하나의 고비를 넘긴 멤버들, 다시 이제 종점으로 향해갑니다.
오늘도 발암특급을 이용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