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갑작스럽게 대한항공 마일리지 중 10년 된 것들이 삭제될 예정이라는 메세지를 받아서, 갑작스럽게 대한항공을 이용한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요,
"어, 겨울 유럽이라면 최애 팀인 리즈 유나이티드 보러 가야지!!" 하면서 일부러 리즈 홈 경기가 주말, 주중에 있는 주를 골라서 가게 뒤었습니다.
리즈에 도착한 첫날 저녁, 역 앞에 리즈 유나이티드 마크가 붙어있는 펍이 있어서 영어 전혀 못하는데도 그냥 들어갔습니다.
대충 펍 안의 분위기는 이런 식인데, 영국의 일반 펍 + 리즈 굿즈도 도배 + 찐팬들이 몰려서 밤새 술마심의 분위기가 진짜로 경기 전날 팬들끼리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날 뜬금없는 동양 사람이 와서 반갑다면서 얻어먹은 기네스가 몇 잔이었더라 ㅜㅜ
아일랜드에서 시즌권 끊고 항상 보러온다는 아저씨들 집단이란 잘 놀다 왔습니다.
(근데 여기도 술먹이는 문화는 한국이랑 비슷하네요 ㅎㅎ)
11년만에 다시 온 앨런 로드. 예전보다 뭔가 많이 광고판도 붙고 힙해진 느낌입니다.
센추리얼 호스피탈리티 건물 벽에는 이전까지 뛴 모든 선수들의 출장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FM이나 리즈 팬질하면서 본 수많은 선수들, 팀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하여 리즈 엠블럼 마크가 옆에 붙은 선수들, 가끔 사람 혈압 올렸던 먹튀 또는 빤쓰러너 등등...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선수들 명단이었습니다.
(잠깐....저기 왼쪽 칸에 모두 바로우 - 전 전북현대, 현 인천 유나이티드 외인 공격수 - 이름이 왜 있는거지......)
언제나 리즈 경기장 방문시 빌리 브렘너 동상 앞에서 인증샷은 필수. 경기 직전이라 사람들이 줄서서 순서대로 찍고 갑니다.
(대부분은 여기 리즈 팬들의 포즈인 왼쪽 가슴 두들기기 포즈를 하고 가더군요)
요게 리즈 팬들의 시그니처 포즈.
10년 전에는 티켓을 펀칭한 후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구글 월렛에 저장된 QR을 찍고 들어갑니다.
(유럽 여행할 때는 구글 월렛이 있으면 좋아요. 축구 경기들은 대부분 QR로 체크하고,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예약 티켓도 구글 월렛에 집어넣고 다니면 관리하기 편함)
이번에 고른 좌석은 시야불량석이긴 한데(여기도 티켓팅이 장난 아닙니다. 땡 하고 들어가도 대기인원 7천명 뜸...) 그래도 경기장 바로 앞에서 본다는 게 좋아서 만족합니다.
바로 앞쪽에 셰필드 웬즈데이 선수들과 스탭들이 앉아 있습니다. 진짜로 이 정도로 가깝다 보니 원정팀 스탭이 만지는 태블릿 화면마저 잘 보일 정도...
영국은 경기장 내부 음주가 금지라 바깥에서만 먹을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온 김에 여기의 인기 메뉴인 로디드 프라이를 주문.
10년 전에는 앨런로드 안에서는 음료 빼고는 먹거리 자체가 없다시피했는데, 그래도 저 프라이 가게가 생긴 것만 해도 발전한 거 같다 싶습니다.
(사이드 메뉴 가게는 생기고, 베팅업체 부스는 사라지고....구경하는 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인 듯)
칠리소스 + 치킨 + 감자 + 맥주 = 한국인 행복사 가능.
영국 물가라서 가격은 높지만, 최소한 몇몇 EPL 구단처럼
(https://www.vsociety.kr/freeboard/570626 링크 참조)
맛없는 걸 파는 게 아니라는 것에서 팀에 대한 충성도 +1 증가
(....라지만, 먹산베어스 팬 친구 때문에 알게 된 잠실구장 먹부림문화를 체험해본 사람이라 좀 귀엽다? 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음)
(
술은 원래 안 마시지만, 00-01시즌 스폰서였던 스트롱홀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트롱홀드 맥주 사과주를 주문해 봅니다.
(4.5파운드였나 그랬을듯)
과일향이 엄청난, 살짝 달콤한 느낌의 맥주입니다.
한국에서 먹어본 맥주 중 비교할 말한게 딱 떠오르는게 없네요.
후반전. 리즈 팬들이 좋아라했던 선수이자 긴 부상으로 고통받다가 돌아온 그루에프 선수가 교체투입 준비를 합니다.
(10년 전 - 2부리그 14위 정도 하던 2부리그 지박령 시절 - 에 직관한 경기는 0-0의 개노잼 경기였거든요)
경기 종료 전 다나카 상이 멋진 백힐로 돌려서 3:0을 만듭니다.
여기까지 보고 난 뒤, 화요일까지는 스페이사이드 여행을 갔다가 수요일 저녁에 다시 리즈를 보러 돌아옵니다.
저번에는 대중교통을 몰라서 걸어서 1.5km를 갔는데, 이번에는 시티버스가 있다는 걸 알아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편도 2.5파운드고, 바로 앨런로드 서쪽에 내려주니 찾아가기도 편안합니다.
리즈 시내 중심에 있는 트리니티 몰 북쪽에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거기서 타시는게 가장 좋습니다.
여전히 이런 커스텀 머플러들이 많다는 것은 꽤 부럽습니다.
(30년째 장사할 생각 없는 블루윙즈샵 놈들은 반성 좀 해라...)
EPL 구단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블루윙즈샵보다 한 2배 정도 크고, 굿즈는 거기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리즈 메가스토어입니다.
(아니 굿즈 사러 들어가는데 바깥에서 줄서야 하는 블루윙즈샵은 대체 뭥미.....근데 그거도 30년 가까이 컨테이너샵으로 버티다가 이제서야 간신히 매장 열었던 현실을 생각하면....하아.)
유니폼 구매 후 바로 결제한 후 즉석에서 마킹하고, 바로 상태 확인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그 줄서지 않으면 못산다는 15만원짜리 유니폼 사면서 불량마킹 받은 수원 팬들의 사연을 듣고 나니 또 눈물이....)
제가 마킹하면 그 선수는 곧 팀을 떠나는 징크스가 있지만,
(앨런 스미스, 마크 비두카, 곽희주, 박지성, 샘 바이람, 막스 베버, 아치 그레이 등등....)
그래도 지금 가장 마음에 드는 선수로 마킹하고, 지름 좀 하고...
센테러니 호스피탈리티 티켓(150파운드) 을 끊으면 이런 센테너리 파빌리온(위에 찍은 선수 이름이 적힌 벽이 있는 건물) 안쪽의 공간으로 안내받습니다. 팬들이 랜덤으로 섞여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고 그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기념품 및 매치데이 북(4파운드? 8파운드? 기억이 가물가물....)도 같이 챙겨줍니다.
좀 늦게 와서 살짝 식은 채로 들어온 첫 식사는 닭가슴살 구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고소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호스피탈리티 때 스페셜 게스트로 리즈의 전설적 선수들이 찾아오곤 하는데, 오늘의 게스트는 도미닉 마테오 선수입니다.
리즈의 리즈시절에는 훌륭한 제3 센터백이자 멀티수비 자원, 강등 직전 시기 센터백으로 고군분투해서 팬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은 선수이지요.
두 번째 메뉴는 초콜릿 디저트입니다. 달달해서 좋았어요.
옆에 앉은 분이 선물로 주신 리즈 배지와 오늘 라인업표.
호스피탈리티는 전용 출구로 입장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줄서는 부담도 없고 편안했습니다.
입구에 보면 리즈가 그동안 땄던 우승컵, 그리고 주요 선수들의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기서 두 번째 것이 EFL우승 트로피니, 비엘사 감독님 시기에 오랜만에 얻어서 아직 반짝반짝합니다.
사실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다들 경기장 입장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보진 못했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5층 정도의 계단을 근성으로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동선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호스피탈리티 사람들만 다니게 되어서 혼잡은 덜했습니다.
하지만 술집 앞에서는 예외가 없죠. 다들 입장 전에 한잔 걸치는중.
이번 위치는 대충 이렇게 윗쪽입니다. 지난번에는 경기장에서 감독 뷰로 보면서 리얼함을 느껴봤다면, 이번에는 경기장 위에서 널찍하게 보면서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작아서 잘 안보인다? 갤럭시 S23의 광학 10배 줌만 믿고 가는 것입니다 ㅋㅋㅋ
호스피탈리티 입장시 이 손목띠를 주는데, 왜 주는건가 했거든요. 알고보니까 끝나고 다시 호스피탈리티에 들어갈 때 인원체크용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날도 다나카가 잘 하다보니, 팬들이 절 보고 '어 동양인 팬이네?' 하더니 다같이 어깨동무하며 다나카 챈트(프레디 머큐리가 목 풀 때 하는 챈트인 '애~~~~오'를 그대로 하면 됨)를 외치고 다니며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나왔습니다.
(이날 한정 가짜 일본인인 척... 스미마셍..)
호스피탈리티의 마지막 메뉴는 대화하면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미트파이, 그리고 샌드위치인데요.
솔직히 이건 별로였습니다....
어디서 사 온 듯한 샌드위치는 퍽퍽했고, 미트파이는 뭔 맛인지도 모르겠고.....
역시 오늘도 전 스폰서(스트롱보우) 사랑의 정신으로 한잔.
지난 번에 마신 것보다 좀 더 프루티함이 강한 맥주 사과주입니다.
맥주의 쓴맛을 싫어하는 저한테는 그냥 음료같이 먹기 좋은 맥주 사과주였긴 한데, 많이 먹히질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단독으로 마시면 괜찮은데, 달달한 맛이 감돌다보니 치즈 같은 게 아니면 어울릴 만한 안주가 떠오르진 않더라고요.
같이 앉은 분들이 '밤늦은 시간에 그냥 걸어가면 너무 멀다' 라고 했긴 한데,
'일요일에도 왕복으로 걸어다녔고, 팬들 가는 길대로 따라가면 괜찮을 것 같다' 라고 하면서 걸어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홈경기장이 있는 홀벡 지역이 리즈에서 꽤 낙후된 동네였고, 예전에는 영국 유일의 레드존이 있던 동네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네요.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맨날 걸어다녔네...ㄷㄷㄷ)
(어디 출장이나 연수, 여행 갔다오거나 할 때 받은 목걸이는 추억삼아 모아두고 있습니다)
비엘사 영감님과 있는 공간입니다.
이날 지인 아스날팬을 긁어주는 용도로 리즈에서 별 출장을 못하고 복귀한 은케티아 리즈 유니폼 짤을 보내주고 바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냥 주전부리들인데, 개인적으로는 저 길쭉한 초콜렛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다른 데에서 사먹어보고 싶어서 가끔 테스코 매장 있으면 초콜릿 코너를 찾아보곤 해 봤는데 안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오늘 산 유니폼인 다나카 아오 마킹입니다.
그리고 여기 호스피탈리티에서 알게 된 분이 갑자기 저한테 초청을 해서, 뜬금없이 여행 일정을 변경하게 되는데.....
그 다음 이야기는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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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경기 다 승리라니 부럽네요.. 전 작년에 큰맘먹고 토트넘 경기 보러 갔었는데, 손흥민 선수 싸인도 못받고 경기도 져서 정말 실망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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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호스피탈리티 패키지 가셨나 보네요. 엘렌로드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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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최강 리버풀팬임 프리미어리그1위 리버풀을 축하해주세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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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바로우 선수가 실제로 리즈 유나이티드에 임대로 뛰었던 적이 있습니다.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완지 소속이였는데요 2017년에 리즈 유나이티드로 임대로 뛰었던 적이 있는 선수입니다.그 다음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레딩 소속 . 그 다음에 2019년부터2020년까지 튀르키에 리그 팀인 데니즐리스포르 소속으로 있다가 K리그로 이적해 전북 현대에 소속되어 있었지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k리그에서 뛰다 사우디 리그로 이적해 있다가 다시 튀르키에 리그 임대 후 k리그로 복귀한 전력이 있습니다.ㅎㅎ 리즈 유나이트라.. 저도 유럽가서 축구한번 보고 싶네요 ㅎㅎ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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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최강 리버풀팬임 프리미어리그1위 리버풀을 축하해주세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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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올라가서 뵙겠습니다 ㅋㅋ | 25.03.05 1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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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경기 다 승리라니 부럽네요.. 전 작년에 큰맘먹고 토트넘 경기 보러 갔었는데, 손흥민 선수 싸인도 못받고 경기도 져서 정말 실망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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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10년 전에 앨런로드 갔을 때는 진짜 C리그가 선녀로 보일 정도로 개노잼경기를 보고 왔던터라....이해가 갑니다 ㅜㅜ | 25.03.05 13:25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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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9152773328
2부리그일 때 봐야 티켓 구하기가 쉽습니다 ㅎㅎ 어서 오시죠!! | 25.03.05 1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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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호스피탈리티 패키지 가셨나 보네요. 엘렌로드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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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나중에 주변 지역에 앨런로드를 대체할 신구장을 새로 짓기 전까지는 여전할 것 같습니다.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자꾸 그윽하게 느껴지는 무등구장같은 맛... | 25.03.05 1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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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가실 수 있을겁니다~! 저도 비행기표 끊기 전까지는 생각도 못했어요. ㅎㅎ | 25.03.05 1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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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코리아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거의 없는 양로원 수준이지만요....=_÷ | 25.03.05 1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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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바로우 선수가 실제로 리즈 유나이티드에 임대로 뛰었던 적이 있습니다.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완지 소속이였는데요 2017년에 리즈 유나이티드로 임대로 뛰었던 적이 있는 선수입니다.그 다음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레딩 소속 . 그 다음에 2019년부터2020년까지 튀르키에 리그 팀인 데니즐리스포르 소속으로 있다가 K리그로 이적해 전북 현대에 소속되어 있었지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k리그에서 뛰다 사우디 리그로 이적해 있다가 다시 튀르키에 리그 임대 후 k리그로 복귀한 전력이 있습니다.ㅎㅎ 리즈 유나이트라.. 저도 유럽가서 축구한번 보고 싶네요 ㅎㅎ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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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딱 FM 안 한 시즌에 바로우가 와서 그런가, 바로우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네요. 꽤 신기했습니다 | 25.03.05 13: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