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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날씨 운이 좋습니다.
오늘도 화창하네요.
오늘 저녁 볼차노(Bolzano)로 이동해 1박후 내일 밀라노에서 귀국 예정입니다.
그러니 오늘이 마지막 여행이네요.
일정 계획은 어제 못올라간 사쏘룽고까지 올라갔다가 오르티세이로 돌아와 레스씨에사(resciesa)를
푸니쿨라 타고 올라가 트레킹을 하고나서 남은 시간에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를 다시 좀 걸어보고
저녁에 볼차노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짐을 싸악 정리해서 체크 아웃후 숙소에 짐을 부탁하고 이동합니다.
아침 일찍 어제 탔던 몬타 파나(Monte Pana) 케이블카 타러 왔습니다.
너무 일찍 와서 케이블카가 아직 오픈 안했습니다.
빵을 좀 뜯어먹으며 기다립니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와서 다시 봐도 날씨가 너무 좋네요.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다음 케이블카 타러 갑니다.
이건 뭐라 해야할까요. 반오픈형?
멀기는 해도 높이는 안올라가네요.
초원위를 케이블카 타고 가는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전망도 멋지고 소들도 평화롭고요.
목적지에 도착하니 사쏘룽고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에 보입니다.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에서 볼때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는데 여기까지 와서 보니 감동스럽네요.
이제 왼쪽의 짧은 트레킹 코스 둘러보고 내려갈려고 ㅎ...했는데요.
막상 와보니 욕심이 납니다.
사쏘룽고가 너무 멋지고 길을 보니까 사쏘룽고 바로 아래 둘레길을 따라 나 있더라고요.
얼마가 걸릴지도 모를 길이고 어디까지 가야할지도 몰라 고민하다가 그냥 무작정 가보기로 합니다.
우측 트레킹길로!
사쏘룽고의 웅장한 돌산만 보며 걷다가 우측을 돌아보니 알페 디 시우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저 초원을 어제 걸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길은 엄청 위험하거나 힘든 길은 아니었지만 자갈길이라 미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절벽에 가까운 돌 언덕이죠.
조심조심 걸어갑니다.
날씨 영향을 받아 산사태가 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더라고요.
당장 위험하지는 않겠지만 조심 또 조심.
골짜기 사이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종종 보입니다.
이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요.
멀리서 보아도 감탄스럽지만 가까이서 보니 경외로울 정도입니다.
가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초원을 종종 만납니다.
소는 자주 봤는데 말은 처음보네요.
지나가도 되나? 싶은 울타리도 종종 지나갑니다.
울타리만 있지 사람 지나가라고 다 표시되어있거나 열려있더라고요.
발 아래로 넓은 술과 초원 그리고 산맥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제보니 알페 디 시우시에서 "저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 생각 했는데
그 길이 제가 지금 있는 곳으로 이어지기도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언덕 하나 지날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니 지겨울 틈이 없습니다.
이제 목적지도 잊고 그냥 걷습니다. 가다보면 대충 끝이 보이겠죠.
드디어 뭔가 보입니다.
2시간 30분만에 아직 이름 모를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Rifugio Friedrich August 라는 산장입니다.
산장에서 잠시 쉬고 화장실도 들리고 카페인 보충할겸 카푸치노 한잔씩 시킵니다.
한잔에 2.5유로. 이탈리아 커피는 최고입니다.
다시 부지런히 걷습니다.
이쪽은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고산이 코앞에 다가오는 듯 싶습니다.
심지어 눈에 힘을 주면 빙하도 보일거 같네요.
중간에 산장을 종종 만나는데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신 건지...
아이들도 엄청 많더군요.
소풍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저희도 잔디밭에 앉아 이 풍경을 보면서 약간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아니 근데 대체 케이블카가 왜 안보이죠? 나올때가 됐는데.
저어어어어 멀리 전파탑 아래쪽으로 케이블카가 보이네요.
그래도 풍경이 좋고 경사가 완만해서 지루하지 않습니다.
걷다걷다 둘러보거나 뒤돌아보면 참 초현실적인 느낌입니다.
그런데 가다보니 저어어어 멀리 뭐가 움직이는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케이블카가 저 돌산위로 올라가는게 아니겠습니까.
저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사쏘룽고를 내려가야겠지만요.
드디어 5시간만에 내려가는 케이블카에 도착했습니다.
캄피텔로 케이블카 정류장(Stazione di arrivo funivia Campitello)입니다.
출발할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많이 걸을 줄은 몰랐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내려가기 전에 근처 산장에서 주변을 한번 더 둘러봅니다.
케이블카는 캄피텔로(Campitello di Fassa) 마을로 내려갑니다.
마을로 내려와 위에서 봤던 돌산이 어디고 케이블카는 어떻게 타러 가야할지 검색해봅니다.
검색 결과 포르도이(Pordoi)라는 산이고 케이블카를 탈려면 파소 포르도이(Passo Pordoi)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버스를 타고 Canazei Rotatoria 라는 곳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면 파소 포르도이로 올라갑니다.
버스 타는 곳과 시간은 구글 지도로 검색하니까 정확하게 나오더군요.
참고로 Canazei Rotatoria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되니까 길 건너편에서
불 끄고 쉬고 있던 버스가 파소 포르도이 전광판을 띄우고 오더군요.
우리나라였으면 진작에 승객 태워놓고 시간 되면 출발할텐데 문화권이 다르니까 이런 차이가 있네요.
버스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높은 경사의 좁을 길을 올라갑니다.
멀지도 않은데 30분 가까이 올라가시더군요. 운전 솜씨가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지체하지 않고 바로 올라가봅시다.
해발 2950m. 사소 포르도이.
정류장을 나서자 채 녹지 않은 눈이 반겨줍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황량한게 아름다울수 있냐 싶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할수밖에 없네요.
저 정상에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산장이라고 하는데 저기를 가는 길이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건너편 산에는 빙하기 보이고 그 아래로 돌로미티를 동부와 서부로 나누는 고갯길이 보입니다.
시간이 늦어 멀리 트레킹은 못해도 산위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황량한 산 아래로 보이는 초록색의 초원과 숲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풍경이라 더 멋진걸까요.
한발 차이로 수백미터 낭떠러지입니다. 사진 찍는데 무섭더라고요.
버스를 탄 마을과 꼬불꼬불한 도로가 보입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내려갑니다.
여행은 끝나고 한국의 집에 돌아 갈 시간입니다.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위에서 본 풍경이 거짓말 같습니다.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아니면 여행이 정말 끝이 났다는 듯이
오르티세이로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본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산 길을 달리는 버스라지만 해발 수백미터를 오르락 내리락 할줄은 몰랐죠.
그만큼 풍경도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오르티세이까지 1시간 거리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르티세이에 늦게 도착해서 바로 짐을 찾고 버스에 올라탑니다.
진짜...진짜 끝났네요.
잊지 못할 여행입니다.
이후 볼차노에 도착해서
도시 광장을 지나
숙소에 도착.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밀라노에 가서 비행기 타고 돌아갈 일만 남았네요.
굿나잇.
오늘 트레킹 경로
오르티세이에서 볼차노가는 버스 경로... 꽤 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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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아웃을 하고 이른 새벽 같이 기차를 타러 왔습니다.
밀라노까지 거리가 멀어 새벽 기차를 예매해놨죠.
아침으로 역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시킵니다.
아무리 먹어봐도 빵은 크루아상이 제일 맛있네요.
베로나에서 기차를 갈아타서 밀라노행 기차를 탑니다.
밀라노 도착.
어째 전에 왔을때부터 훨씬 더 북적이는거 같습니다. 슬슬 성수기라 그럴까요.
아직 시간이 있어 전에 봐뒀던 피자 가게에 점심 피자 먹고 스타벅스에서 시티 머그컵 하나 사러 갑니다.
하지만 피자 가게는 아직 오픈 안했고, 스타벅스는 컵 재고가 다 떨어졌더라고요.
망했어요.
그래서 대충 근처 식당 눈에 들어오는데로 들어갔습니다.
피자 하나 콜라 2잔.
맛은 그냥 피자맛(...) 객관적으로 뭐야 이거? 싶었습니다. 냉동피자보다 조금 더 맛있더라고요.
속으로 역세권 배짱 장사하는 가게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하는데... 팁을 달라고 하더군요. 얼마? 음식값의 절반. 15유로를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거스름돈 낚아채고 그냥 나왔습니다.
나중에 구글 평점보니 1점대더라고요.
차라리 맥도날드를 들어갈걸.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에도 괴식의 식당은 있는 법이죠. 퉷.
공항에서 밀라노 올때는 기차를 타고 왔지만 갈때는 버스를 이용해봅니다.
중앙역 서쪽으로 가면 버스 정류장에 여러대의 버스가 서 있습니다.
동쪽에도 버스가 있는데 그건 다른 공항 가는 버스니까 조심해야합니다.
여러개의 버스 회사가 시간대 안겹치게 하면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 같더군요.
시간대 확인하고 10유로에 버스표를 현장구매하면 됩니다.
공항이 멀어서 1시간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기차랑 시간 차이가 별로 없네요.
비행기 체크인 할려고보니 줄이 엄청나게 깁니다. 더 일찍 올걸 그랬나 싶으면서 기다리는데
사우디 항공이라 그럴까요. 아랍인들이 가족 단위로 엄청난 양의 짐을 가지고 체크인을 하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엄청나게 오래 기다렸다 체크인을 합니다.
밀라노 면세점은 인천공항 못지 않게 화려하고 크네요.
볼게 많기는한데 다 비싸서 살건 없었습니다. ㅎㅎㅎ
공항내 스타벅스에서는 다행히 시티머그컵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공항 안에서 먹은 마지막 젤라토.
비싸지만 맛있었습니다.
올때와 달리 갈때는 비행기가 꽉꽉 찼습니다.
사우디까지는 6시간...
갑자기 식욕 폭발. 기내식을 한번 더 달라 해서 두번 먹었습니다. (-oo-);;
사우디 공항은 여전히 볼게 없네요.
일찌감치 라운지 들어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올때는 웰컴 라운지. 이번에는 프라자 라운지.
다른건 다 괜찮았는데 에어컨은 너무... 세서 추웠어요. ㅎㅎㅎ
이번 기내식은 사우디 출발이라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기우네요.
두번의 식사 잘 먹었습니다.
인천공항 도착...
밤 늦은 시간이라 빨리 나가야하는데 검역에서 오래 걸려 똥줄이 탔습니다.
가만 보니까 생각보다 발열 때문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럼 검역대 숫자를 늘려주던가. 여기서 한참 걸렸네요.
다행히 언제부터 운행한지 모르겠지만 새벽 시간대 버스가 있어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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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6월 7일부터 28일까지 19박 21일의 여행이 끝났습니다.
산 좋아하신다면 인생 한번은 가봐야할 여행인데 이렇게 끝내니 시원섭섭하네요.
고생했다는 생각도 들고 아쉬움도 들고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언젠가 또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워낙 금전적 부담이 커서 죽기전에 또 올수 있을지 의문이지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IP보기클릭)172.226.***.***
(IP보기클릭)220.65.***.***
밀라노 1박 체르마트 2박 융프라우 5박 몽블랑(프랑스) 2박 루체른 3박 돌로미티 6박 =>총 19박, 1박 평균 23만원 -------------------------------------------------------------------- 항공권(밀라노in-out) 200만원 스위스패스(1등석,15일) 198만원 융프라우VIP패스(6일) 76만원 몽블랑패스(2일) 27만원 돌로미티썸머패스(5일) 46만원 기타 케이블카 비용 약 40만원 각종 버스&기차 약 40만원 => 대략 650만원 ------------------------------------------------------------------------------ 합계 기본 약 1100만원 + 외식, 기념품, 마트 장보기 = 약 12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외식을 극단적일 정도로 줄이고 숙박비도 개인욕실만 있으면 최저가격만 찾아 다녀서 평범하게 다닌다면 금액이 훌쩍 뛰어 오를 겁니다. | 23.08.14 14:04 | |
(IP보기클릭)172.226.***.***
항공권 포함 교통비는 1인 기준이고 숙박은 2인 기준이신거죠? 귀한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획을 세울때 정말 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 23.08.14 14:27 | |
(IP보기클릭)220.65.***.***
아니요. 모두 2인 기준입니다. 항공권은 인당 100만원 교통비도 1인당 가격은 절반 나누시면 됩니다. | 23.08.14 14:29 | |
(IP보기클릭)1.241.***.***
(IP보기클릭)220.65.***.***
감사합니다. 스위스가 정말 정신줄 놓은 듯이 비싼 동네고 프랑스랑 이탈리아는 그래도 납득할만한 동네죠. 이탈리아는 미남 미녀의 나라더라고요. 또 멋쟁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참 많으셨습니다. | 23.08.14 21:33 | |
(IP보기클릭)175.202.***.***
(IP보기클릭)42.82.***.***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알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이탈리아는 기차 운영사가 2곳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영인 한국철도공사에 해당하는 트렌이탈리아, 민영인 SRT 에 해당하는 이탈로가 있는데요. 저는 가격 문제도 있고 오지(?)인 알프스 산맥에서 알프스 산맥을 이동하다보니 트렌이탈리아를 이용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어플도 트렌이탈리아 라고 있습니다. 사족으로 제 "14~15일차" 글을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기차를 예매해 기차표로 버스를 이용하는 구간도 있더군요. 인천에서 부산행을 예매했는데 인천에서 서울역까지 버스까지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게 일반적인지는 모르겠네요. ^^; | 23.11.28 05:02 | |
(IP보기클릭)175.202.***.***
답변 감사합니다. | 23.11.28 13: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