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도 참 좋네요.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어제 밤 일정을 어떻게 할것인지 고민을 했습니다.
일단 이탈리아 넘어가는 케이블카를 탈 것인가. 정보를 검색해봤지만 한글로 된 정보가 엄청 적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그냥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샤모니에서 1박을 더 하기로 합니다. 샤모니 숙박비나 물가도 저렴하기도 하고
저녁까지 샤모니를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지금 묵은 숙소는 예약이 다 차서 연박은 못하고 시내 안쪽의 다른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먼저 이른 아침 체크아웃을 할려고 했는데 호텔인데도 아무도 없네요. 종 울려도 안나오고요.
아침 7시가 엄청 이른 시간은 아닌거 같은데요.
어쩔까 하다가 간단하게 체크아웃 의사와 짐 구석에 두고 돌아오겠다는 쪽지와 키를 데스크 안쪽에 두고 나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엄청 북적거립니다. 일반 관광객은 얼마 안보이고
대부분 암벽등반이나 빙하트레킹을 위해 중무장한 산악인들입니다.
오픈 시간을 오전 7시라 알고 나왔는데 순번이 7번인거보니 오전 6시 오픈이었나 봅니다.
전날 미리 예약을 했었는데 가장 빠른 시간이 10시였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이른 시간에 와서 취소나 빈 자리 한두개 남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 매표소에 문의해보니
직원분이 친절하게 검색해주셔서 이른 시간에 대기표를 하나 주셨습니다. 30분뒤 곤돌라네요.
만약 예약 안됐으면 아침 밥이나 먹으러 마을을 어슬렁 거릴 생각이었는데 잘 됐죠.
구름 한점 없는 몽블랑과 산세를 볼수 있겠네요. 기대 됩니다! 갑시다!
말 그대로 구름 한점 날씨가 너무 환상적입니다. 탁 트인 시야가 눈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이른 아침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악인들이라 줄도 안서고 바로 와서 사진 찍습니다.
몽블랑 산봉우리 혹은 이탈리아 전망대로 가기 위한 빙하 트레킹을 위해 나가는 분들로 북적입니다.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파노라믹 케이블카입니다. 4인승 곤돌라 3개(총 12인승)가 같이 움직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저희만 타네요.
좁은 곤돌라에 어머니와 저 둘만 탑니다.
출발하자마자 감탄 나오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전망대에서 본거 같은데 각도도 다르고 시야를 막는 장애물이 없는 탁 트인 시야 때문일까요.
전망대와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에 타기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맞은편에 프랑스로 돌아가는 곤돌라 형제입니다. 귀엽네요.
시간이 일러 사람은 안타고 있네요.
빙하 위를 지나고 있는데 실감이 나는 순간입니다. 설원 아래로 빙하라는 증거인 크레바스가 보입니다.
흘러내려가는 빙하 길이가 20km 나 된다고 하니 두께는 얼마나 두꺼울지...
여기서 케이블카가 갑자기 정지합니다. 아니 정지하는 것처럼 매우 느려집니다.
경치가 좋은 포인트에서 감상하라고 느려지는 거 같더라고요. 도착할때까지 몇번씩 느려지면서
멋진 경치를 여유롭게 즐길수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해주는 케이블카는 처음입니다.
빙하위 트레킹하는 분들이 보입니다. 크레바스 위험이 있어서 가이드가 반드시 있어야한다고 하네요.
이탈리아쪽 텐트촌(?)입니다. 여기도 사람이 많네요.
트레킹을 위해서 훈련을 하는 분들도 보입니다.
이탈리아쪽 몽블랑. 아니 몬테비앙코(Monte bianco) 전망대 헬브르너(Helbronner) 전망대입니다.
여기 오는데 45분 정도 걸립니다. 근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 좋은 자리에서 몬테비앙코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해봅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커피도 안마셨네요.
프랑스에서도 에스프레소가 3~4유로 했는데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가 1.5유로네요. 라떼도 2유로. 간단한 간식도 3유로. 정말 저렴합니다.
맛은?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향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이제 전망대 올라갑니다.
프랑스쪽이 여성적이라면...
이탈리아쪽은 남성적인 느낌입니다.
몬테비앙코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어봅니다.
전망대 가운데에 1.3미터 높이의 전망대가 있습니다.
여기 올라가서 보니까 다른 관광객에게 방해받지 않는 트인 시야가 좋았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탈리아 마을도 내려갔다 오면 좋겠네요.
저희는 기념품 사는 것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안살수가 없더라고요. 저렴하게 마그네틱 하나 삽니다.
너무 감동적인 케이블카 여행이었습니다.
돌아가는 길. 슬슬 관광객들이 늘어서 이번에는 저희만 타기 힘들겠네요.
이게 뭘가 한참을 봤는데 가만 보니까 케이블카 1세트(3대)에 몇명이 타고 내리는지 수동으로 적는 칠판입니다.
몬테비앙코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역순으로 돌아갑니다.
언젠가 저도 빙하위를 걸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를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기회가 올까요?
에귀으 듀 미디 전망대에 도착할때 쯤 보니 전망대 아래에 암벽등반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대단한 광경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몽블랑을 보고 내려가봅니다.
바로 샤모니로 안내려가고 점심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중간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내려 도시락을 먹습니다.
몽블랑과 에귀으 듀 미디 전망대를 보며 먹는 도시락이 꿀맛입니다.
바게트빵이 맛있네요. 혼자 하나 다 먹었습니다. 냠냠.
이제 샤모니역으로 돌아옵니다. 저기 빙하열차 안내 간판과 계단이 보이네요.
다른 기차역에 도착합니다.
대충 산 중턱의 얼음동굴 구경하는 곳일까요? 목적지도 모르고 기차를 탑니다.
근데 올라가는 경사가 좀 가파릅니다???
아니 왜 이렇게 높이 올라가죠?
여기 어디요???
1913미터. 몽탕베르역 (Gare du Montenvers).
빙하라는게 진짜 빙하였네요.
에귀으 듀 미디 전망대에서 계속 보던 빙하가 흘러내리는 끄트머리까지 올라오는 산악열차였던 겁니다.
올라와보니 깊은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보입니다. 내려갑니다.
???
빙하가 한참 저 멀리 있는데 케이블카가 끝났네요. 왜 이리 짧지?
계단을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갑니다... 1985 ?
1990 ?
2001 ?
설마???
2005... 년? 설마 이거 2005년 빙하 위치?
저 한참 위는 1985년?
가장 최근 2015년 위치입니다.
여기까지 얼마나 내려왔냐하면 계단 걸어서 약 10분을 걸어내려왔습니다.
몇미터인지 모르겠지만 건물 한층당 30초라 가정해도 20층 인데 이 높이의 빙하가 다 녹은겁니다.
이러니까 케이블카가 짧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예전에는 저기가 빙하 끄트머리였다는거죠.
다시 내려다보니 흙무더인줄 알았는데 흙으로 덮힌 빙하였습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 소리가 들리네요.
고작 10년만에 빙하가 저기까지 녹았다는건가요.
한참을 가다보니 확연하게 얼음덩어리-빙하로 보입니다.
빙하 동굴이라는게 자연적인 동굴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구멍을 판거네요.
위쪽 구멍은 온난화로 못쓰게 된 예전 구멍입니다.
들어갑니다. 빙하색이 아름답네요.
안에는 특별한건 없고 각종 얼음장식들이 있습니다.
수수하고 식상한 동상들인데 자연빙하의 색감이 사기입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올라오는건 역순...
올라와서 빙하를 다시 내려다보며 지구온난화로 녹기 전 빙하가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했을지 상상해봅니다.
이제 짐을 찾아서 1박을 할 숙소로 이동합니다.
겉은 되게 허름한데
내부는 엄청 고풍스럽고 깔끔합니다. 오래전 매우 고급스러운 숙소였을텐데 세월을 못이기고 저렴해진거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된 숙소를 많이 다니게 되면서 예전 유럽의 멋을 느끼게 되네요.
하지만 콘센트가 1개뿐인건 용서가 안되네요.
아 그리고 왜 이렇게 트윈 침대 방이 없나 모르겠어요.
이불이 2개고 매트리스가 반으로 갈라져있어서 다행이지 엄마랑 한 침대에서 잔다는게 불편하더라고요.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다음에 마지막 케이블카 타러 가봅니다.
어제 중간까지 밖에 못 올라갔던 르브레벤트 케이블카 타러 갑니다.
플랑프라까지 올라가서
브레벤트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갑니다.
사진에 잘 안보이실텐데 암벽등반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발 2500미터에서 바라본 몽블랑과 산군, 그리고 빙하...
만년설까지는 아니지만 고도가 높아 아직 눈이 안녹았습니다.
카페는 일부러 눈 쌓아두고 마지막 눈을 즐기라는 듯이 의자를 가져다뒀네요.
망원경이 필요있을까요? 호기심에 동전 넣고 봤지만 그냥 맨눈으로 보는게 최고입니다.
이제 몽블랑 산 여행을 끝내고 내려가봅니다. 아쉽네요.
좀 이른 시간이지만 저녁 먹으러 갑니다.
오늘 저녁은 수제 햄버거! 평점이 엄청 좋아서 찾아왔습니다.
대표 메뉴로 시켰습니다. 감자튀김도 시키고...
........실수했습니다. 구글 리뷰 잘 볼걸. ㅜㅜ
아니 햄버거 안에 감자튀김이 있는데 감자튀김을 시킨겁니다.
그리고
햄버거가 진짜 과장 안하고 제 손바닥만합니다. 결국 다 못먹고 남겨서 다음날 아침에 먹었습니다.
맛이요?
평점이 높은 이유가 있더군요. 냠냠.
돌아가는 길에 내일 아침에 먹을, 스위스 가는 기차 안에서 먹을 빵을 사갑니다.
스위스와 달리 프랑스 빵은 다 맛있네요! 뭘 사도 다 맛있어요!
근데 돌고돌아 크로와상이 제일 맛있더군요. -_-;
이걸로 11일차이자 프랑스 몽블랑 여행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