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올해 스위스 여행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절에서 해외여행이 활성화 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각종 인프라가 잘 된 곳이라
언제 가더라도 큰 상관 없을 것이고, 올해 경제전망도 뒤숭숭해서 가격 부담이 심한 곳은 피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체력이 점점 떨어져가시는 것도 보이고 코로나에 한번 감염되시고 나서
백신 맞아 탈 없이 나으셨음에도 몸이 전 같지 않으시다고 하시는 거 보고 늦장 부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비수기이지만 봄 초입인 5월로 처음에 계획을 잡았지만 조금 더 비싸더라도 야생화 피는 6월이 낫지 않겠냐 싶어
6월 초로 잡고, 저렴한 비행기를 잡다보니 10일 전후로 생각했던 여행이 밀라노INOUT 19박 21일이라는 초장기 여행이 되어버렸습니다.
비행기는 국영항공사 치고 평가가 나쁜 사우디 항공. 하지만 보아하니 평 나쁜 이유가 술을 안줘서... 인거 같더군요.
실제 비행 만족도는 특별히 나쁜거 없었습니다.
승무원 분들도 친절했고 음식도 잘 나왔고 좌석도 깨끗하고 등등 딱히 트집 잡을만한 건
경유지에 와이파이가 없던거 뿐이네요. 아니 대체 왜...?
짐은 이 정도입니다. 어머니께서 매고 계신 26리터 배낭.
그리고 제가 가지고 다닐 20인치 캐리어와 50리터급 배낭. 그리고 여행중 매고 다닐 작은 배낭 하나 더.
인천공항은 언제 오더라도 설레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항상 여행하면서 다른 나라 공항을 경험하며 다시금 느끼는 거지만 세계 최고의 공항이에요.
경유지인 제다(JED) 공항 면세구역 입니다. 이게 거의 전부입니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가기 위한 공항이라 엄청난 크기를 자랑해서 공항내에서 걷는 거리는 엄청나게 긴데
막상 공항 내에는 면세점도 작고 뭔가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구경거리도 딱히 없고요.
아무래도 성지순례 기간에만 반짝하고 엄청나게 많은 순례객이 몰려서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공용 와이파이까지 없는건 대체...
그래도 라운지에는 와이파이가 터져...서 다행은 개뿔. 여기는 또 와이파이는 잡혀도 인터넷이 거의 안되네요.
카톡도 간신히 했습니다.
이용한 라운지는 웰컴 라운지.
귀국할때는 프라자 라운지를 이용했는데 크기가 좀 작은거랑 에어컨이 너무 강해서 좀 추웠던거 말고는
인터넷도 잘 되고 직원도 친절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인터넷이 안될줄이야. 심지어 핸드폰 충전할 전원포트도 사우디 전원포트만 사용 가능한 형태라 충전도 못했습니다.
긴 비행시간(경유 포함 22시간)의 기내식은 먹을만 했습니다.
아랍권 문화라서 음식이 입에 안맞는다는 후기가 몇 보여서 살짝 걱정했는데 잘 먹었습니다.
힘들게 도착한 밀라노 공항입니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객이 몰려서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엄청나게 긴 줄이 보이더라고요.
무슨 줄인지 몰라 일단 비어있는 한쪽을 통해 앞으로 가봤는데
왼쪽은 자동입국심사 줄이고 오른쪽은 그 외 국가들이더라고요.
덕분에 빠르게 입국심사 거치고 짐 찾아서 밀라노행 기차를 탔습니다.
과연 문화강국 이탈리아. 중앙역이라지만 웅장하고 크고 멋집니다.
감탄을 하며 비행 여독을 풀기 위한 1박을 위한 한인민박으로 이동하는데...
길거리가 생각보다 지저분하더군요.
여담으로 밀라노 숙박비가 많이 비싸더군요. 제가 여행한 시기가 딱 비싼 타이밍이었는지
아니면 물가상승으로 가격이 훌쩍 뛴건지 몰라도 그나마 저렴한 한인민박(16만원)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밀라노 같은 대도시가 이렇게까지 비쌀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이유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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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민박의 조식. 이탈리아식 답게 스크램블에 토마토가 들어갔는데 은근 맛있더라고요.
이탈리아에 왔는데 에스프레소를 안마셔볼수가 없죠.
아침 기차를 타고 스위스로 이동하기 위해 역 가는 길에 평점 좋은 카페가 있어서 잠시 들렸습니다.
이때 많이 저렴하다 느꼈는데 스위스 갔다와보니 진짜 저렴한거더라고요.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냐. 절대 아닙니다. 진짜 맛있어요.
스위스 체르마트로 이동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경도시 도모도솔라로 이동합니다.
도모도솔라는 아직 이탈리아 국경 안이지만 스위스패스로 기차 이용이 가능한 거점 도시입니다.
도모도솔라에서 내려서 조금 기다리면 스위스 브리그(Brig)행 기차가 오고,
거기서 다시 한번 더 갈아타면
마테호른의 도시 체르마트 입니다.
9시 30분에 밀라노에서 출발해서 오후 2시에 도착했으니 무려 5시간이 걸린 여정이네요.
일기예보상 내일 비가 온다고 그래서 기대 안하긴 했는데 막상 구름 끼어서 머리끝이 숨어버린 마테호른을 보니 속상하네요.
숙소 가는 길은 꽤 걸렸습니다. 작은 마을인줄 알았는데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숙소까지 걸어서 30분이나 걸렸네요.
버스가 있기는 한데 1시간에 한대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마을 구경도 할겸 설렁설렁 걸어갔습니다.
저희가 묵은 거의 대부분의 숙소가 이런 숙소입니다. 침대 2개, 개별 욕실, 부엌 없는 비즈니스 호텔이죠.
그런데도 1박에 25~35만원. 스위스의 미친 물가를 다시 체감하는 순간입니다.
짐을 풀고 케이블카 타고 어디 갈까 생각했는데 날씨도 날씨지만 시간도 늦어 트레킹은 무리고
대부분의 케이블카or산악열차의 마감 시간이 5시쯤이라 뭔가 더 하는 걸 포기하고
마을 구경과 마트에서 먹거리 좀 사기로 합니다.
근데 막상 돌아보다보니 솔직히 그냥 평범한(?) 유럽 마을이더라고요.
산골짜기 좁은 지형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 밀집도가 높고 사람도 많아 여유로운 느낌도 없습니다.
스위스 맥도날드의 평범한 빅맥 세트 가격. 한화로 약 18000원입니다.
근데 오래전 들은 기억으로 그때도 빅맥세트가 2만원쯤 한다 들은거 같은데 그거 생각하면 물가가 안오른거라 봐야할까요?
스위스 마트인 쿱(COOP)에서 공수한 저녁거리입니다. 치킨 반마리가 나름 저렴한 1만원 전후.
여행내내 외식하기 힘든 비싼 물가속에서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어주었습니다.
염지가 잘 되어있어서 맛있더라고요.
이걸로
1일차 한국에서 출국수속
2일차 밀라노
3일차 체르마트 도착
였습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되겠네요. 비록 비가 예보되어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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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한번은 가봐야 할 곳인거 같습니다. 두번은 글쎄요... 너무 비싸요. | 23.08.04 05: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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