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본이네요.
5월 초 연휴에 집에만 있긴 뭣해서 제주도나 가려고 했건만
신주쿠에서 로망스카에 탑승하며 같이 먹었던 에키벤. 에키벤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가게에서 에키벤은 데워 먹는거 아니라고 하기에 긴가민가했지만 역시나 시장이 반찬이라고 싹싹 비웠습니다.
하코네유모토역에 도착해 한 컷. 초입부터 온천 휴양지라는 느낌이 팍팍 납니다.
등산버스를 타고 도착한 료칸 키지테이 호에이소. 당시가 골든위크라 급하게 짠 일정에 료칸 예약이 가능할까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저녁 식사 시간을 정하고 일단 주변을 둘러봅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니 웬만한 가게들은 문을 닫는군요. 조금만 산책하고 돌아갑니다.
요즘 헤야쇼쿠 가이세키가 점점 사라진다 들어서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방으로 식사를 가져다 주네요.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떴습니다.
여기 료칸 특징이 거의 모든 육류는 꿩고기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많이 호불호가 갈립니다.
꿩고기가 특유의 냄새가 있거든요. 체크인할 때 나카이상이 설명해주는데
추가 금액 지불하고 소고기로 바꾸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딱 잘라 안 된답니다. 전통이라네요.
조금씩 담겨져 나오길래 새벽에 편의점 가서 야식이라도 사야되나 싶었는데 다 먹고 나니 배가 빵빵해지네요.
밥도 먹었겠다 노천탕으로 가봅니다. 저녁 시간 노천탕은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긴 시간은 아니지만 탕 전체를 전세내고 쓴다니
처음 마주한 기쁨에 코가 벌렁벌렁 ㅎㅎ 차가운 밤 공기에 위는 시원시원하고 아래는 뜨끈뜨끈하니 제대로 힐링했습니다.
앞으로는 스쿠모강이 흐르는데 밤이라 잘 보이진 않았네요. 대욕장까지 들러서 깨끗이 씻어줍니다.
돌아오니 미리 잠자리를 펴놓았네요. 노곤하니 핸드폰 볼 새도 없이 바로 기절했습니다.
아침 닭 우는 소리에 잠이 깨어 나오니(먹은 건 꿩요리인데 왜 닭이...)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역시 나란 남자, 비구름을 몰고다니는 남자...
조식은 간단하게 나옵니다. 준비하고 하코네유모토역에 가보니 비가 많이 와서 등산열차와 로프웨이 모두 운행중단...
동선이 망가져 착잡하지만 어쩔 수 없죠 ㅠㅠ 등산버스로 아시 호수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시 호에 도착하지 비는 그쳤으나 미스트 영화가 따로 없네요. 날이 좋으면 후지산도 보인다던데, 후지산은 커녕 눈 앞에 언덕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왕지사 들른 하코네이니 하코네 신사도 들러주고, 일단 평화의 도리이에서 사진도 하나 박아줍니다.
점점 더 심해지는 날씨. 어쩔 수 없이 카페에 죽치고 앉아있게 됩니다. 해외여행와서 비 때문에 멍 때리는 것 만큼 슬픈 시간이 있을까요.
다행히도 오후가 되니 해적선이 운행하기 시작합니다. 달려가서 바로 탑승.
도겐다이항으로 이동해 로프웨이도 타봅니다. 하코네 프리패스 샀는데 뽕 뽑아야죠.
오와쿠다니역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전경. 눈 앞이 깜깜해졌... 아니 새하얘졌습니다 ㅠㅠ
뭐 보이는게 있어야지.. 습기 때문에 공기가 가라앉아서 그런가 유황 냄새도 별로 안났습니다.
그래도 검은 달걀 하나 사서 먹어봅니다. 맛은 그냥 삶은 달걀 ㅎ
아무리 명물이라지만 따뜻해서 먹을만 한거지 낱개로도 안 팔고 솔직히 혼자 가셨다면 패스하셔도 좋을 듯?
오후가 되니까 산 밑은 날씨가 많이 개었습니다.
고라역에 내려 주변을 산책해봅니다. 뭐랄까 일본여행은 이런 시골같은 느낌이 좋더라구요.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서 라떼 한잔 더 땡기고 등산열차로 돌아옵니다. 여행 2일차도 이렇게 일정은 마무리.
저녁은 스키야키. 꿩 스키야키는 처음인데 고기가 얇아 양념이 배니 맛있네요.
우동은 없다기에 아쉬워했더니 나카이상이 어디선가 공수해왔습니다. 체크아웃때 특별주문 요금으로 1000엔이 넘었단 건 함정..
피곤해도 온천은 빠트릴 수 없죠 ㅎㅎ
그렇게 밤이 깊어갑니다.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빨리 공항으로 서둘러야 하는데 날이 상쾌한게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하아...
처음 가본 하코네마치는 정말 내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온천여행지였습니다.
으레 관광지가 그렇듯 물가는 좀 비쌌지만 전체적으로 주민들이 여행객 편의를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다만 도쿄에서도 거리가 있다보니 하코네마치 단독 목적지로 하기에는 가는데, 오는데 한나절씩 소요된다는 게 좀 흠입니다.
분명 온천 힐링했는데 집에 도착하니 밀려오는 피로감이란 ㅠㅠ
도쿄 여행 중에 온천을 위해 1박 들르는 정도라면 추천할 수 있는 여행지인 듯합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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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랑 다녀왔습니다 :) 사진에는 전부 저밖에 안 나왔네요 | 23.06.13 19: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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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사진을 보고서 동성 친구분이랑 다녀오신 걸로 착각하는 바람에 사모님께 본의 아니게 결례를 저질렀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 23.06.13 22: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