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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 아저씨 둘의 일본 여행기 시리즈
1. 일본 여행 = 온천이라고 생각한 바보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4086
2. 하코네 설경 1일 완전정복 가이드 상편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00/read/3057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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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늦어진 건 업무가 바쁘고 야근이 많아서...털썩)
모토하코네항은 작은 동네입니다.
과거 하코네 아시노코 호수의 가장 큰 어항이었고,
칸사이의 물자가 도쿄로 넘어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하코네 관문이 있는 장소기도 하죠.
도쿠가와 막부의 시작부터, 교토와 도쿄를 잇는 육상교통의 요지였던 터라 중요한 마을이었습니다.
물론 이 고즈넉한 마을에 옛 건물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목조건축은 보존에 한계가 있고, 계속 사용하는 마을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신축이죠.
그래도 풍경을 즐기기에는 충분히 운치있는 건물들입니다.
잔잔한 아시노코 호수.
여름이 되면 낚싯배를 빌려 낚시를 나갈 수도 있는 곳입니다.
모토하코네항 북단. 왼쪽의 숲 안에 다음 목적지가 있습니다.
하코네 고개를 넘는 루트는 몇 있지만, 아시노코 호수를 북으로 넘는 루트, 남으로 넘는 루트, 배로 넘는 루트 모두 닿는 곳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장소입니다.
저기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이번 여행에선 패스했습니다만 하코네 관문터 유적지가 있죠.
위 사진의, 왼쪽 위에 있는 숲으로 아시노코 호수를 도는 형태로 생긴 도로를 따라갑니다.
여기가 바로 하코네 신사거든요.
눈 내린 하코네 신사의 구정 하츠모데(새해 첫 참배) 비슷한 느낌입니다.
여러분은 새해 첫 날에 기원을 어떻게 드렸나요?
방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하시는 분도, 정동진에서 뜨는 해 보며 하시는 분도,
근처 절이나 교회에서 기도하시는 분도 많겠죠. 저는 신정은 집에서, 구정은 북한산 삼천사에서 절을 하고 왔습니다.
물론 불교신자는 아닙니다. 그런데 설날엔 문묘가 문을 안 열잖아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무도도 신에게 바치는 일종의 제례로 보아 설치했다는 말입니다.
사실 하코네신사는 12세기에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가마쿠라 막부를 설치한 이후, 각지의 기반을 얻기 위해 여기에도 다녀갔다는 전승이 있죠.
전승이라기보다는 역사적 기록입니다만, 이 신사의 제신 중 하나가 니니기노미코토, 즉 호노니니기로 덴노의 신화적 조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과거부터 무인 기질이었던 일본에서 이 신사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이
무도장을 다시 다듬게 되는 근거로도 성립하겠죠.
하코네신사는 삼나무가 많습니다.
추정 400년이 넘어가는 삼나무가 350그루가 넘게 있다고도 하죠.
이 근처는 산악신앙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산신을 상징하는 오래된 삼나무는 여러 목재 수요에도 베이지 않고 이 날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이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숲 사이에, 산을 오르는 듯한 참배길이 나 있어요.
이윽고 도착한 본당입니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이 신사의 제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토적으로 이 신사에서 모시는 신은 니니기노미코토(호노니니기)와 코노하나노사쿠야히메.
그리고 둘 사이에 낳은 후손 중 증손에 해당하는 히코호호데노미코토, 즉 진무천황을 모시고 있죠.
하지만 이곳은 본디 불교 성향의 산악신앙이 강했습니다.
이즈산니곤겐,하코네산산곤겐 등의 신앙을 믿었다고 알려져도 있죠.
12세기로 전해지는 문서 등에 따르면 이 신사는 고구려 멸망 이후 건너간 유민들이 정착하면서 세웠다는 설도 있는데,
코마가다케라는 지명이 그 근거 중 하나로 불리고 있습니다. 코마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고구려를 부르던 호칭이거든요.
하지만 현대 일본인들에게 이 신사는 제신의 이름보다는
행운과 액막이, 그리고 고향이 어디든 지켜준다는 강한 믿음을 주는 신사로 더 유명하죠.
독타센세는 여기서 하코네신사 오미쿠지를,
저는 쿠즈류신사 오미쿠지를 뽑았습니다.
대길/소길은 확실히 차이가 있더라구요...
왜 갑자기 쿠즈류 신사 이름이 나왔냐면, 바로 옆이 쿠즈류신사 분당이기 때문입니다.
쿠즈류(구두룡)신사는 아시노코 호수의 신을 모시는, 호수 신앙에 기인한 신이죠.
산악신앙과 호수신앙이 모이는 신기한 장소입니다.
이 근처가 불교 영향권인 강력한 근거 중 하나죠.
물론 현대 일본에서는 칠복신 신앙과 합쳐져 이 곳의 신년참배객을 늘리는 광고수단이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돌아다녀서 지칠 때 쯤에, 신사 안의 아저씨가 떡과 음료수를 큰 소리로 팔고 있었습니다.
바로 구입한 진저에일과 카시와모찌에요.
카시와모찌는 부드럽게 맛있었습니다. 화과자는 도시의 큰 가게보다 이런 소박한 데서 우연히 먹는 게 더 맛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진저에일은 왜 팔고 있냐면....
진저에일은 일본어로는 진쟈-에-루입니다.
이걸 신사(진쟈-)에-루(엘, yell,성원)으로 적어서 팔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상표가 신사성원입니다(....)
놀랍게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직접 발효한 듯 진저에일보다는 진저비어에 가까운 맛이 났어요.
저 재밌는 병은 깨끗이 씻어서 여행 후 기념품으로 서울까지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까 삼나무 가득한 참배길을 "반대로"내려가면 있는 평화의 토리이.
본디는 아시노코 호에서 오는 입구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만,
평화의 토리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건 1951년 미국과 일본간의 ghq 통치기간이 끝나고 협정을 맺은 기념으로 재단장했기 때문입니다.
명목상으로도 천황가의 조상신을 모시는 하코네 신사여서 세워진 기념품이겠지요.
사진 줄이 너무 길어서, 이렇게 밖에서만 찍고 말았습니다.
여행 일정이 느긋한 분은 인생 기념사진 찍으시길 바랍니다.
다시 모토하코네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런 고향 읍내를 느끼게 하는 풍경이라니.
전 이래서 일본 여행을 좋아하나 봅니다.
경찰차도 승합차네요. 눈내리는 언덕길도 출동해야 해서 그런 걸까요?
사진이 왜 죄다 삐뚤하냐면 급하게 찍고 이동해서 그렇습니다.
일정도 바쁜데 제자리에 서서 구도가 어쩌고 하고 찍을 시간은 없었거든요.
점심은 역사있는 소바우동집에서 먹었습니다.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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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산동네에서 노동력만으로 제조 가능하고 세금을 내지 않는 재료가 소바였습니다.
쌀은 만들면 만들수록 세금이 걷혀져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농민에게 세를 걷으라는 도쿠가와 막부에서는 여행지 손님상으로 내놓기 그랬죠.
그래서 세가 걷히지 않거나 적은 소바를 제공하게 되었고,
이 소바가, 근대화되면서 넘쳐나기 시작한 밀가루와 결합되어 소바+우동집으로 재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신빙성은 유루캠보다 아주 살짝 높습니다.
사실 소바세트랑 텐동세트를 시키려다가, "소바 그거 도박 아닌가?"싶어져서,
그리고 여기 우동이 소바반죽을 사용하는(?) 극세우동이라기에, 또 따로 열빙어 튀김만 팔길래 이런 세트가 되었습니다.
가츠동은 아주 잘 아는 맛이었는데
저 얇은 우동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소바 반죽으로 억지로 우동을 만들다 생긴 건지, 툭툭 끊기는데도 우동 감각이 남아있는 신기한 맛이었습죠.
이 다음은 배를 타고 갈 겁니다.
사실 식당을 찾아다니느라 30분 정도 시간을 낭비하고, 가게 앞에서도 20분 정도 대기를 한 탓에
이 뒤의 일정이 엉망진창이 되었는데요,
어쨌든 이 시점까지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하코네 프리 패스에 당연히 기본으로 포함되어있는 배로,
도겐다이항에서 하코네항, 모토하코네항 3개의 항구를 오가는 관광 유람선입니다.
아시노코 호수의 거대함을 느끼게 해주는 유람선이죠.
이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매우 건강합니다. 천하사방을 뛰어다니는 일본인 아이들이 참으로 귀여웠는데,
조카를 돌보느라 집에 돌아가면 고생인 독타센세는 저 나이대 아이들의 무한체력에 대해서 역설하시더군요.
생각해보면 저도 저 나이 때는 저랬는데, 왜 이제는 하루 걸었다고 몸살이 나는 걸까요.
배 위에서 보이는 토리이는 쿠즈류 신사의 토리이입니다.
저 숲 안에 쿠즈류 신사 본당이 있죠.
아까 하코네 신사에 붙어있던 건 분당인데, 쿠즈류신사 본당엔 가본 적이 없군요.
오다큐 호텔을 이용하지 않으면 걸어가야하는 구간이라 항상 여행 일정에서 빠지게 됩니다.
배 여행은 30분 정도면 금방 도겐다이항에 닿습니다.
배 위에서 감상하는 아시노코는 아름답습니다만, 배 위는 춥습니다.
위의 사진도 갑판에 올라가서 찍고는, "으악 추워"하고 바로 실내로 퇴피한 흔적입니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지 않으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가능하면 봄 가을 시즌에 타시는 걸 추천합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지금 공사기간이라서, 도겐다이항에서 오와쿠다니까지 가는 케이블카가 운행중단인 건 알고 있었는데요,
도겐다이-오와쿠다니행 "버스"가 대리운행하는데, 이게 도겐다이행 4시 15분 출발입니다.
우리가 도겐다이항에 닿은 건 3시 40분 언저리. 와, 30분쯤 여유가 있네요?
그도 그럴게, 에반게리온 배경이 하코네+고텐바거든요.
배경에 슬쩍 보이는 호수가 하코네 아시노코 호수입니다.
구도적으로 오른쪽 밝은 구조물이 모토하코네항인데, 작중 도쿄는 망했기 때문에 제3신도쿄시(고텐바)가 대신 발전한 설정이라서요.
여기는 하코네유모토역이고,
여기는 제가 탈 예정이었던 하코네 로프웨이입니다. 애초에 글자가 쓰여져있죠.
그래서 이 동네는 에반게리온 수요가 장난아닙니다.
문제가 뭐냐면, 도겐다이항에서 오와쿠다니로 올라가는 버스를 내리자마자 일어났어요.
"오와쿠다니 소운잔행 로프웨이 막차 4시 15분!"
"서두르세요! 곧 로프웨이 막차가 출발합니다!"
.....
4시 18분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배 출항지연, 기상악화로 인한 버스 운행계획 변경 등등의 이유로
4시 15분 "오와쿠다니행 막차"가 아니라
4시 15분에 "오와쿠다니에서 전부 사람을 내보낼 예정"이었던 겁니다.
4시 15분 오와쿠다니행 "출발", 4시 30분 오와쿠다니발 출발은 지켜지지 못했던 거죠
뎃? 방금 올라왔는데요?
응 그런거없어 뛰어 아니면 너는 걸어내려가게 될 것이다
결국 오와쿠다니역 사진은 이거 하나입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여기서 15분 정도 주위 둘러보고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멈춰서서 이 사진 찍고 뛰었습니다.
느긋하게 같은 버스에서 내린 신혼부부같아보이는 커플도,
뒷자리에서 떠들던 고등학생들도
황혼여행 오신 어르신들도
평등하게 저 언덕길을 뛰어올라갔습니다.
간신히 막차 탑승. 저희 뒤에 10명 정도 있었는데, 아마 저 뒤에 거로 마지막이었던 듯 합니다.
원래 여유있게 태우는 로프웨이에 사람을 꾸겨넣더군요.
저 지옥 유황온천같은 풍경이 압도적입니다.
로프웨이 안은 유황계란 깐 냄새로 그득합니다.
아...오와쿠다니 검은 계란 못먹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겠습니까. 기상이슈인데.
이 산지에는 나무가 없습니다. 다 유황으로 죽었거든요.
고대 산악신앙이, 화염신앙이 이 산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 쉬운 풍경입니다.
수북하게 덮인 눈과 더 대비되네요.
흰색으로 흰 대문자가 포인트로 보입니다.
오늘 아침 숙소에서 본 바로 그 "대"를 위에서 내려보다니.
일설에 따르면, 저 세로로 긴 산은 거대 화산이 폭발하고 남은 칼데라호의 둘레 같은 거고, 안의 둥근 동산은 그 화구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상당히 옛날 책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만 그럴듯합니다.
산이 높아서인지, 해 지는 시간도 아닌데 벌써 어둑어둑해집니다.
직원분들도 거의 다 퇴근하고, 오늘의 막차 손님만 기다리는 중.
오와쿠다니 검은 계란은 소운잔역과 오와쿠다니에서만 팝니다. 먹을 기회를 날려버렸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쿠즈류신사에서 뽑은 오미쿠지에서, 제 여행운은 "뭐든지 성공은 하지만 아슬아슬하다"였는데, 그 날 오후에 바로 재현되다니 정말로 영험하네요.
소운잔역의 케이블카 정류장. 정말 바닥의 게이블로 큰 객차를 당겨올리는 방식입니다.
지면과 평행하게 찍었지만, 기울기는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기울기죠.
은은한 빛의 온천역입니다. 아름다운 역사 랭킹을 뽑으라면 상위권으로 유명하죠.
오다와라역에 도착해 신칸센을 타기 전에, 딱 한 곳 들릴 데가 있어요.
에반게리온 결편이 정말 "에바야" 소리나오는 작품이긴 했지만
아저씨들 머릿속의 에반게리온은 아직도 오메데토 하고 박수치고, 그 노래 흘러나오면서 오렌지 쥬스가 사방으로 터지는 시대에 멈춰 있습니다.
일본의 지역 팝업스토어의 경우, 그냥 그 시리즈만 파는 게 아니라 현지 특화된 제품들도 꽤 많습니다.
여행 중 산 굿즈는 마지막에 한번에 모아서 사진 찍어올릴게요.
하코네유모토도 이제 바이바이입니다. 이제 오다와라 역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탈 거에요.
하코네 여행자의 팁입니다만,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저녘까지 하코네를 여행할 때 큰 짐을 들고 다니지 마세요.
하코네유모토역에서는 짐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휴한 숙소에서 짐을 맡기면, 하코네유모토 역사 안의 짐찾기 센터에서 짐을 찾을 수가 있어요.
보통 크기의 캐리어는 900엔, 큰 사이즈여도 1300엔 정도 합니다.
하코네유모토역이나 고라역의 대형 코인로커도 500-600엔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출하면 여행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숙소 주인분께 말씀하시면 해당 서비스 이용할 수 있어요. 영어도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캐리어를 맡기고 여행했습니다. 두 개에 1800엔, 만팔천원 정도군요.
하코네 여행은 여기서 끝입니다만, 아주 약간 더 내용이 있습니다.
정말 끝도없이 고생한 시나가와역의 환승.
전 시나가와역에서 환승한 적이 없기에, 신칸센에서 아사쿠사선 갈아탈 때 굳이 홈 밖으로 나와서 따로 전용 역사로 가야하는지 자체를 몰랐습니다.
신촌 지하철역에서 기차역으로 갈아타라는 것 같은 소리였는데, 일본 현지 글을 보니 "시나가와역은 개념환승"이라고 하는 분도 있더군요.
신주쿠 시부야 도쿄역이 마굴인줄은 알았지만 여기도 이렇다니....
간신히 숙소 근처까지 왔습니다. 여기는 아사쿠사입니다.
아사쿠사 하면 카미나리몬이죠.
저한테 카미나리몬을 처음으로 각인시킨 건 사쿠라대전 시리즈였습니다.
사쿠라대전 화조의 긴급출격수단 중 하나인 쇼케이마루(승경호)가 여기서 발진하거든요(....)
이후 다른 게임에서 카미나리몬을 봐도 떠오르는 건 항상 이 장면입니다.
숙소도 깔끔하고 좋네요.
하지만 아직 저녘을 못 먹었습니다.
벌써 9시가 넘었는데, 저녘을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
홋삐거리에서 어떻게든 저녘 대신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러 떠납니다
홋피거리까지 가기 전에도 이것저것 맛있어 보이는 가게가 많네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엇는지 오늘 장사를 안 하네요. 퇴짜맞고 나왔습니다.
독타센세는 레몬사워, 저는 홋삐.
홋삐는 무려 맥주 같은 무언가인데 술로 지정이 안 되는 0.8도의 술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저렴한 술로, 소주와 얼음에 타먹는 게 제맛인 술이죠.
가게 안은 일본 샐러리맨으로 북적거립니다. 의외로 제대로 가게를 고른 것 같습니다.
외국인 전용 메뉴판 그런 거 몰라! 싶은, 철저하게 현지 아저씨들 맛집이네요.
한국에서 온 아저씨 둘도 슬쩍 일본인 행세를 하려고 합니다.
제일 먼저 나온 구운 간 꼬치.
아. 너무 맛있어서 일본인 코스프레를 벗어던지고 말았습니다.
술 한 잔 홀짝거리면서 한 잔에 꼬치 하나 먹고서는 계산 부르는 일본 샐러리맨의 먹고 마시는 방법으로는
일단 맥주 한잔을 마셔도 둘이서 치킨 한마리 꺼내놓고 생각하는 한국 아저씨들의 양에 차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들어가는 주문에 옆 테이블 아저씨가 뭐지 이 사람들 하는 식으로 봅니다.
죄송해요. 우리는 배가 고팠을 뿐이에요.
정말로 꼬치구이는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또 찾아갈 생각을 할 정도로.
일단 저 모든 꼬치가 하나에 120엔, 1200원 정도였던지라 싸기도 쌌고, 술도 홋삐가 300엔, 사와가 380엔 정도엿습니다.
이렇게 적당히 싼 가격이라면 서울에서라도 퍼마실 겁니다.
바로 인근의 붕어빵집(타이야끼집)에 돌격합니다.
여기에 왜 갔냐구요?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미소녀가 붕어빵 구워준다는 소문이 있는 가게거든요.
바로 홀로라이브 버튜버 사쿠라 미코 콜라보중인 가게입니다.
나루토타이야끼에서 같이간 독타센세는 친구 부탁으로 캔뱃지 풀세트와 이것저것 구입하셨고
저는 붕어빵을 먹었습니다.
붕어빵 참 맛있더라구요
저거 하나에 3000원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죠.
3개에 1000원도 비싸게 느껴지는데 개당 3000원이라니, 9배 비쌉니다.
하지만 안의 커스터드랑 팥이 정말 맛있어서, 이걸 붕어빵과는 생긴거만 같고 다른 물건,
어쩌면 고급 붕어싸만코라고 생각하면 단가는 2배 정도 차이가 됩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밤의 센소지를 구경하기로 하고 걷는 아저씨들.
이 날 이미 12키로를 넘게 걸었는데도 아직은 건강해보입니다.
이 때는 저기가 그렇게 멀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카미나리몬을 나오면서
왼쪽과 오른쪽 상을 독타센세에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설명하지 않아도 알더라구요.
어떻게 아냐고 되물으니
퍼즐앤드래곤에서 봤다고 알더라구요.
아...퍼드 이전에 했었죠.
무엇을 숨기랴, 초대 복면퍼왕이 저입니다.
지금와서 밝혀지는 충격적 진실...
https://www.youtube.com/watch?v=qFF0054z4qs
하여간 오늘 여행은 여기까지.
문제는, 내일 여행은 도쿄 디즈니 씨라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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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 양이 많은 여행기라서요… | 23.03.03 18: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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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23.03.03 18: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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