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행을 떠난 건 3년 전입니다.
하지만 글은 지금 올렸습니다.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미루다 미루다 잊어버리게 됐죠.
그러다 다시 사진을 보면서 옛기억을 떠올라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3년 전, 여러 모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인간관계는 망가지고 회사 일은 회사 일대로 꼬여가고 있었죠.
어디론가 강렬하게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때! 마침! 에어서울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특가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대부분 표들이 빠르게 매진되었고
당시 가장 저렴한 곳에 무작정 예매를 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시즈오카였습니다.
시즈오카의 뜻은 고요한 언덕입니다.
참 시적인 이름입니다.
당시 혼란스러운 마음이 진정될 거 같은 이름이었죠.
시즈오카, 고요한 언덕, 사일런트 힐...???
힐링여행이 킬링여행이 될 거 같은 이름이 보이는데
잊어버립시다.
이제 비행기를 타고 떠납니다.
시즈오카현 자체가 시골이다 보니 여행 정보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시즈오카현 국내 공식 블로그와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에 연락을 하면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뭐 솔직히 요즘 이런 건 없어도
현지에서 스마트폰으로 다 검색하면 되니까요.
어차피 일정이 2박 3일이고
제 여행 모토는 '걍 대강'입니다.
대강 루트만 짜고 그때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겁니다.
어차피 완벽한 계획이란 없고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일정짜기는 매우 귀찮은 일입니다.
게다가 혼자가니
시즈오카 투어리스트 미니 패스 3일권을 끊고
이 안에 있는 곳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2박 3일간
시즈오카 -> 시미즈 -> 후지 -> 미시마 -> 슈젠지 온천 -> 토이항 -> (페리) -> 시즈오카
이렇게 일정을 잡았습니다.
2박 3일이면 충분히 여유로운 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었고
전혀 여유롭지 않아죠.
그 이유는 나중에 여행기와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LCC(저가)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에어서울은 내부는 거의 국적기 같았습니다.
이코노미석도 제법 넓고 (다른 LCC에 비해)
모니터도 있고 USB로 충전할 수 있는 단자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든 LCC 항공도 이런 줄 알았죠...
현실은 냉혹하더군요.
시즈오카를 가면서 가장 기대한 것은 후지산입니다.
후지산이 그 어떤 도시보다도 잘 보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후지산이 시즈오카현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뭐, 전부 다는 아니지만요.
사진에서 본 것처럼 크고 웅장한 후지산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
.
.
.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ㅜ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사실 여기서 후지산이 보여야 합니다.
구름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걸 위해 좌석 배치까지 신중하게 했는데 말이죠...
구름과 안개로 뒤덮힌 시즈오카.
진짜 사일런트 힐이 되었습니다...
시즈오카의 특산물은 녹차와 와사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보면 많은 녹차밭이 보입니다.
시즈오카 공항은... 작습니다.
제가 많은 공항에 가본건 아니지만
이렇게 작은 공항은 처음 봤습니다.
느낌상 고속터미널보다 더 작게 보였습니다.
시내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차를 렌트하거나 공항 리무진 밖에 없습니다.
시즈오카 시내로 공항에서 표를 끊고
저기 보이는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버스는 거의 1시간에 1대씩 있습니다.
표값은 1000엔이고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리무진은 시즈오카역에서 내립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역내에 패스를 교환하러 갔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구매한 걸 바로 쓸 수 없습니다.
역내에 기차표 파는 곳에서 패스로 교환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제법 시간이 걸립니다.
여기서 일정이 다 꼬였습니다.
첫째날 여행 경로는
시미즈항 -> 토이항 -> 슈젠지 온천 -> 누마즈 -> 후지
이렇게 하려고 했는데...
페리가 하루에 4대 밖에 없었습니다.
오전 2대, 오후 2대
그것도 제가 갈 땐 4시에 출발하는 페리 뿐이었습니다.
4시 페리를 타고 가면 슈젠지 온천에 도착하면 밤이 될 겁니다.
그래서 위에 계획은 깔끔하게 초기화 시켰습니다.
이날 관광은 시즈오카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우선 시즈오카 현청 전망대에 갔습니다.
도쿄도청처럼 꼭대기를 전망대로 만든 곳입니다.
역시 도쿄도청처럼 무료입니다.
뭐,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닙니다.
시즈오카 현청
날씨가 좋으면 후지산이 볼 수 있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시즈오카 시내 모습
시즈오카 시 자체는 제법 규모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 슨푸성 공원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바로 아래 슨푸성 공원으로 갔습니다.
무슨 중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특이한 이름의 공원이었습니다.
원래 성이 있는 곳을 공원으로 만들었는지
공원 주변에 해자가 있고
성 일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공원 내부는 그냥 평범한 공원입니다.
이곳에서 엉켜버린 일정을 다시 정비를 했습니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 그냥 근처 신사를 보러 갔습니다.
센겐 신사라고 하는데 제법 규모가 있는 신사였습니다.
하지만 늦게 갔는지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게인지 가정집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에는 이런 예쁜 집들이 많이 보입니다.
뭔가 선이 보일 것만 같은 가게입니다.
5시 밖에 안 됐는데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일본은 밤이 빨리 찾아옵니다.
숙소를 시즈오카시가 아니라 후지시로 잡았습니다.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중간 위치에 잡은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40~5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패스가 있어 교통비는 따로 들지 않았습니다.
도착하니 6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해는 완전히 져서 밤처럼 어두웠습니다.
숙소는 역에서 멀지 않았지만 골목길에 있었습니다.
어두운 골목길에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발걸음이 절로 빨라집니다.
그때, 옆으로 무언가 지나갔습니다.
싸이렌이 울린 건가? 삼각두라도 나오는 건가???
.
.
.
.
.
.
.
.
.
.
.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말도 안돼......
이런 현실......
그럽습니다.
여긴 사일런트 힐입니다.
죄가 현실로 나타나는 곳!!!
멘탈에 흠집이 났지만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로 찾았습니다.
어... 저렴하니까요.
그런데 시즈오카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있더라고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때 처음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이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습니다.
가정집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한 곳처럼 보였습니다.
내부 역시 가정집처럼 좁고 조용했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게 보이지만 더럽진 않았습니다.
도쿄나 오사카에 갔던 기업형 게스트하우스와 많이 다른 곳이었습니다.
친절한 주인이 직접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었고
밤이면 사람들이 거실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곳이었습니다.
뭔가 막연히 게스트하우스는 이럴 거야 하는 동경이 있었는데
바로 여기가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꽤 기억에 남는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만약, 시즈오카에 다시 간다면 이곳을 또 찾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알려준 가게.
중화요리집으로 특히 교자만두가 맛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먹어보니 한국 중국집에서 파는 군만두와 차원이 달랐습니다.
겉 바삭, 속 촉촉한 정말 맛있는 가로ㅅ... 아니, 교자만두였습니다.
여행 이틀 날.
어제 계획이 꼬였기에 오늘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후지시에서 본 후지산.
이때 본 후지산이 거의 유일하게 본 후지산입니다.
오전에는 햇빛이 비쳤지만
오후에는 역시 흐려졌기 때문입니다.
이른 일요일 아침 역내에서.
사람도 거의 없고 조용합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미시마.
누마즈는 경로가 조금 달라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근처 라쿠주엔이라는 정원에 들렸습니다.
입장료가 있었는데 500엔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원은 크지 않았지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정원에 대한 이야기거리가 있겠지만
사실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정원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미시마에 들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장어를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미시마는 물의 도시란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지산에서 흘러온 맑고 깨끗한 물이 상징적인 도시입니다.
이런 깨끗한 물에서 장어를 기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어가 살이 많고 기름지며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관광 안내서에 나와있습니다.
제가 간 곳은 우나기 스미노보 혼마치점이라고 하는데
1958년에 오픈한 곳이라고 합니다.
오픈 직전에 갔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장어는 살이 토실하고 기름지고 달달한 소스와 어울러져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대했던 맛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3,000엔 이상으로 제법 비싼 편에 속했습니다.
한 번쯤은 괜찮지만 다시 사먹기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맥주가 빠질 순 없죠.
밥도 먹고 배도 꺼뜨릴겸 근처를 둘러봤습니다.
물의 도시답게 곳곳에 수로가 있었습니다.
물도 깨끗해서 사람들이 발도 담그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따라 발을 담갔는데...
물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과냉각된 물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정도로 차가웠습니다.
그래서 1분도 안 담그고 바로 일어섰습니다.
이때가 할로윈인지 직전인지 몰라도
곳곳에 분장한 아이들과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데오시 펌프
잘 작동되고 있는 펌프였습니다.
이곳도 대강 둘러봤고
배도 채웠으니
다음 목적지인 슈젠지 온천으로 향했습니다.
(IP보기클릭)175.28.***.***
저기 개천같은곳 어디서 봤나 했더니 일드 미안해청춘에 나왔던 곳이네요
(IP보기클릭)183.97.***.***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잔잔한 여행이여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도 올해에 유후인에 다녀왔는데, 시내를 안나가서 그런지 완전 조용한 시골느낌이 나더라구요. 2편도 기대하겠습니다.
(IP보기클릭)183.97.***.***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잔잔한 여행이여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도 올해에 유후인에 다녀왔는데, 시내를 안나가서 그런지 완전 조용한 시골느낌이 나더라구요. 2편도 기대하겠습니다.
(IP보기클릭)223.38.***.***
감사합니다~ 2편도 빨리 올리겠습니다. | 19.03.07 19:38 | |
(IP보기클릭)59.2.***.***
(IP보기클릭)223.62.***.***
여행 당시에 어시장이 있는 줄 몰라서요...ㅜㅜ | 19.03.10 20:40 | |
(IP보기클릭)223.62.***.***
개인적으로는 도쿄 츠키치, 오사카 쿠로몬보다 좋았는데 ㅜㅜ | 19.03.10 20:49 | |
(IP보기클릭)114.108.***.***
(IP보기클릭)223.62.***.***
여행의 재미는 있는데 지역마다 거리가 멀고 대중 교통이 자주 없어서 계획을 잘 세워야 하더라구요. 시즈오카 시 근처만 둘러보려면 2박 3일도 충분할 겁니다. | 19.03.10 20:44 | |
(IP보기클릭)175.28.***.***
저기 개천같은곳 어디서 봤나 했더니 일드 미안해청춘에 나왔던 곳이네요
(IP보기클릭)223.62.***.***
물이 참 깨끗하고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죠^^ | 19.03.10 20:47 | |
(IP보기클릭)59.12.***.***
(IP보기클릭)223.62.***.***
공원은 언제나 열려있었는데 공원 안에 있는 모미지야마 정원을 얘기하시는 건가요? | 19.03.10 20:48 | |
(IP보기클릭)59.12.***.***
네 ㅎㅎ | 19.03.10 21:00 | |
(IP보기클릭)153.184.***.***
(IP보기클릭)59.7.***.***
지금 면적 찾아보니 7,777제곱킬로미터 되어있네요. 몇년 사이 면적이 조금 줄었나봐요ㅎㅎ 공항이 개선되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 19.03.11 12:07 | |
(IP보기클릭)222.237.***.***
(IP보기클릭)59.7.***.***
저도 몰랐는데 예전에 나혼자산다에서 큰 중고 매장을 간 걸 본적이 있어요. | 19.03.11 12:08 | |
(IP보기클릭)61.82.***.***
감정단 말이군요. 시즈오카를 중심으로(멀리는 하마마츠와 누마즈에 이르는) "지역명"감정단 식으로 체인점들ja__vasc__ript:;이 열군데 정도 있습니다. 시즈오카 감정단과 시미즈 감정단이 규모가 가장 컷던것 같습니다. | 19.03.15 12:43 | |
(IP보기클릭)59.13.***.***
(IP보기클릭)59.7.***.***
거리를 보니 정말 날씨 좋을 때 아니면 안 보이겠더라구요. | 19.03.11 12:10 | |
(IP보기클릭)221.140.***.***
(IP보기클릭)59.7.***.***
카드 사용은 거의 안 된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비용은 개인차가 워낙 큰 부분이라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저같은 경우는 쇼핑을 하지 않고 먹거나 자거나 이동할 때 돈을 사용해서 하루에 약 1만엔 예산을 잡습니다. | 19.03.11 12:11 | |
(IP보기클릭)221.140.***.***
감사합니다~^^ | 19.03.11 13: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