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으로 쓴글이라 정렬이나 읽음새가 단정하지 못합니다.
10일차: 전주에서 담양으로 넘어가는 첫번째
전주에서 쉴 계획이었고
담양에서 죽녹원을 가볼 계획이었기 때문에 (관광)
좀 길이가 있는 산길로 루트를 잡아야만 했습니다.
다른분들 대장정하신 블로그나 유튜브로 사전조사를 해봤을땐
더 현명한 루트는 익산-김제-내장산-광주로 해서
산길을 상대적으로 짧게 하는 길 같아보였습니다.
전주에서 발을 떼 출발하여 아점으로 콩나물국밥을 먹었는데
식당 추천대로 수란에 김뿌셔서 국물이랑 먹는게 입맛을 제대로 돋구네요. 매우 훌륭한 에피타이저였습니다.
국물도
여행떠나던 첫날 서울에서 먹었던 콩나물국밥보다 맛있었습니다.
물집도 전주에서 잘 처리했고
20키로 걷는날이라 부담도 없고해서
아아 빨면서 게임좀 했습니다.
나는 저 400그람을 들고 온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안한다니깐요?
저녁 먹으러 봐둔곳은 재단장 한다고 갈아엎는 중이라
하는수없이 근처 카페에서 빵을 먹었습니다.
근데 사실 카페라도 있어주셔서 정말다행인 상황이었습니다.
연유커피는 진하게 달달한 맛이 제대로 취향저격이었으나
빵들은 비수기라 진열대에 너무 오래 방치된듯 많이 퍼석퍼석했고
인절미 올라간 메뉴의 인절미는
크림이나 빵이랑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 초입의 어느 모텔에 들어가 하루 마무리.
근체엔 작은 식당겸 슈퍼 뿐이라 카스가 유일한 맥주였습니다.
11일차: 전주에서 담양으로 넘어가는 두번째
모텔 사장님께 부탁을 드려도 전날 체크인때부터
이날 체크아웃 할때까지 단 한번도 난방이 된적이 없어서
그냥 온돌시스템이 망가진거라 믿기로 했습니다.
얼음바닥 모텔방 안에서 컨디션이 나쁜채로
익산표 수제쿠키를 이용해 기운을 차려보려고 했습니다.
고구마 맛과 향이 지대로 나는 쿠키여서 진짜 맛있었는데
쿠키 속 색깔은 좀 무섭긴 했습니다.
어느 호수 옆을 쭉 걷다가
카페를 발견해서 휴식.
사과커피라는 특이한걸 시켜봤는데
사과의 산미랑 커피의 산미가 합쳐져 좀 과도한감이 있어
제 취향은 아녔습니다.
점심은 민물새우매운탕.
민물새우로도 충분히 매운탕믜 시원함이 나온다는걸
처음 배웠습니다.
부슬비를 맞으며 날씨 욕 좀 하다가
껄껄껄
_()_
한 산속마을의 시골체험 숙박시설에 도착.
저녁을 먹을수 있는곳이 아무데도 없는 산골이라
전주 베이커리에서 샀던 비상식량을 꺼냈습니다.
유자청의 달콤함뿐만 아니라 새콤함과 그 옅은 씁쓸함까지
그대로 묻어나서, 보이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그 맛은
아니었기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색다르고 매력적인 맛이었습니다.
산길이 어떨지 모르겠어서 전주에서 담양 넘어가는 코스는
하루하루의 코스간격을 최대한 잘게 찢어보려고 했습니다.
12일차: 전주에서 담양으로 넘어가는 세번째
시설책임자분께서 굶주리고 있는 절 딱히 여기셔 컵라면 하나를 주셨는데
이날은 아침으로 먹은 이거 없었으면 완주 못했을것 같습니다.
정말 은인이셨습니다.
점심식사로 알아본 곳들이 두군데 경로상에 있었는데
한군데는 1인식사가 불가능한 가든이었고
다른 한곳은 정황상 비수기에는 안 여는곳 같았습니다.
굶주림보다 더 큰 문제는 사실
대장정중에 체감상 가장 추운날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온이 제법 떨어진것도 있었지만
바람이 너무 끔찍하게 심했어서…
중간에 멈춰쉬는것도 아주 잠깐씩
당분 보충 할때만 멈췄습니다.
더 길게 쉬면서 바람에 체온을 빼앗기는게
발과 다리의 피로보다 훨씬 더 걱정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걷고
또 걷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서
간신히 이른 저녁을 먹을수 있는 곳에 도착
오리고기 400그람에 밥 두공기를 쓸어담았습니다.
이때는 맛이고 뭐고 차에 주유하는 느낌으로 입에 털어넣었습니다.
이른저녁을 먹고 한시간을 넘게 더 걸어서
산속의 어느 펜션에서 겨우 다행히 하루를 끝냈습니다.
진짜 힘든날이었습니다.
13일차: 전주에서 담양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 담양도착
산을 넘는 마지막 날은
멀지 않은 곳에서 아침식사가 가능했고 걷는 길이가 짧아
전날보다는 많이 온화한 난이도였으나
전날의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 있었고
길이 내리막길 위주라서 긴장은 제법 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빙어튀김? 을 야무지게 싸먹어봤습니다.
솔직히 동물이든 생선이든 머리를 생긴그대로 먹는 그 방식에
조금 저항감이 있는? 편? 이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게 맞는 말인듯 합니다.
빙어튀김 받고 더해서 어탕국수도 뜨겁게 말아먹었습니다.
걸죽하고 칼칼한 국물이 찐이었습니다.
잘 끓여진 매운탕을 좀 더 농축시킨 느낌?
이번 여행으로 민물고기 요리의 매력에 눈이 뜨였습니다.
국수 헤치우고 남은 국물에 밥도 말아먹고 싶었는데
그건 참았습니다.
밥 잘먹고 산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은 담양호를 끼고 나있는 하이킹길이 잘 닦여있어서
좀 더 마음놓고 걸을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추월산 쪽으로 내려와 담양방향으로 걸으니
뜨문뜨문 보이는 핀 꽃이 반가웠습니다.
전통주 양조장과 콜라보중인?
혹은 그 양조장의 부속시설로써 운영되고 있는?
대략 그런 느낌의 카페에 들어가서
오곡쌀그미라는 메뉴를 시켜봤는데 아 이거 취향저격.
달달한 미숫가루와 결은 같은데 훨씬 더 뽀얗고 깊이 있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카페사장님의 보너스.
차림새가 여행객 중에서도 좀 눈에 띄는 차림새이다보니
호기심에 이런저런 질문을 해주시고서
얘기를 나누다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대나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담양에 도착을 했고
숙박하는 곳의 사장님 왈 담양주민들이 가장 애정하는 국수집
에 가서 멸치국물국수를 먹었는데
맛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줄을 서서 기다려서까지 먹을만한 수준은
개인적으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게 입구의 모양새가 줄 서는 가이드라인까지
바닥에 그어놓은걸보니 붐빌땐 무시무시하게 붐비는곳
같았습니다.
어째서인지 애플워치가 중간에 한번 멋대로 멈춰버려서
2키로 정도 기록이 누락이 되었습니다.
체력이 많이 깎여나갔지만
그래도 큰 부상없이 산을 넘어올수 있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부상제로를 축하하며 마신 맥주는
생각보다 인절미향이 맥주에 너무 잘 어울리게 입혀져있어서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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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직장인 1x년 하다 이런저런요런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그냥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났어요. 좋은 여행길에 언젠가 오르시는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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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하루일정의 출발지에서 도착지점으로 걸어가는 경로를 본 다음, 대체적으로 국도를 따라가는 그 경로안에서 한시간반 혹은 두시간 지점마다 카페를 찾아보면 아무것도 검색되지 않는 구간보다는 하나라도 카페가 나오는 편이 좀 더 많았습니다. | 24.03.27 2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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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쎄게 합니다. 보급지점을 잘 찾아내어 적절히 쉬면서 여행하는게 중요한거 같더라구요. | 24.03.28 0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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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직장인 1x년 하다 이런저런요런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그냥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났어요. 좋은 여행길에 언젠가 오르시는걸 응원합니다. | 24.03.28 0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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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래도 저 민물새우탕은 옥정호 근처에서 사먹을수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옥정호를 지난 다음의 구간이 진짜 볼모지… 라고 느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 24.03.28 19: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