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도 없고, 모아둔 돈도 얼마 없고, 일도 알바만 하고 있는지라
뭐라도 이뤄보자 해서
부산까지 도보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포켓몬 GO를 하면서 홍대에서 부천역까지 걸어가거나, 하계에서 죽전까지 걸어가본적이 있기에 걷는거 하나는 자신 있고
뱃살은 많지만 다리 근육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기도했고,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거기도 해서
도전했습니다.
4월이 온도도 적당하고, 해도 어느정도 길어서 적당할거 같아 4월로 선택했습니다.
빨래거리는 비닐봉지에 모아다가 어느정도 쌓이면 코인빨래방에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4월 8일, 오전 7시 약간 되기 전, 서울역에 도착해서 출발합니다.
아침은 밥솥에 남아있던 밥으로 대충 때우고 왔고
제 첫번째 실수였습니다.
한강을 건너고
중앙대 근처에서 순대국밥집을 들렸습니다.
아침을 너무 적게 먹고와서 온 허기를 겨우 달랬습니다.
역시 한국인에겐 국밥이 최고입니다.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육교도 건넜는데, 개인적으론 육교를 좋아합니다.
어릴때 생각했던 '내가 공중을 걷고있다니!' 란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육교를 좋아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땅 속을 걷게되는 지하도도 좋아합니다.
예전엔 대사관이었다는 미술관을 지나서
계속 걷고
쭉쭉 걷고
또 걸었습니다.
부산까진 한참 멀었지만,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부산을 넘어 온세상 어린이들을 다 만날수 있고
경찰에게 붙잡혀서 왜 온세상의 어린이만 만나고 온거냐며 취조를 받게 될것입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낮이 다 되서 어느덧 과천에 도달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살이 조금씩 타고, 아토피 때문에 피부가 연약한지라(아토피때문에 공익갔습니다.) 따갑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선크림을 안가져왔었습니다.
제 두번째 실수였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여행용가방이 아니라 그냥 책가방으로 메고 왔고, 안을 꼭꼭 채운지라 책가방의 멜빵이 저를 땅기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씩 아팠습니다.
제 세번쨰 실수였습니다.
그래도 걸으면서 좋았던 점은, 4월이라서 꽃들이 많았다는 점 입니다.
제비꽃은 흔히 볼수 있지만, 이쁩니다.
500년 먹은 향나무를 만났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보호수라 해서 지자체에서 관리하곤 하던데, 이런 정보를 알려주는 곳이 별로 없어서 개인적으론 평소에 아쉬웠습니다.
근데 다니다가 이렇게 오래된 나무 어르신을 만나니 뭔가 반가웠습니다.
계속해서 쭉쭉 걷고
꽃구경도 하고
발이 너무 아파서 깔창을 하나 샀습니다.
에어쿠션이 이 있어서 걷는데 편했는데, 걸을때마다 공기가 들어가고 빠져나가는 슈욱 슈욱 소리가 계속 나서,
어린애 안 잃어버리려고 신기는 뾱뾱 소리나는 신발을 신은 기분이었습니다.
편하긴 편했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쓰인다면 개인적으론 비추천합니다.
걷다보니 육교가 자주 보였습니다.
경기도에 원래 육교가 많은지, 아니면 제가 오래 걸으면서 육교랑 자주 지나쳐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육교를 봐서 좋았습니다.
해가 져도 걷는건 계속됩니다.
의왕을 지나 수원에 도착했습니다.
도로변에 향기가 좋은, 이름 모를 꽃이 있었는데 냄새가 엄청 좋았습니다.
수원에서 모텔 하나를 잡고 하룻밤 잤습니다.
2일째, 계속 걷습니다.
마침 근처에 마트 큰게 있어서 거기서 여행용배낭과 선크림을 샀습니다.
여행용배낭에 원래 짐과 원래 메고왔던 가방까지 더한지라 무게는 더 늘어났지만, 여행용으로 설계된지라 훨씬 편했습니다.
사실 이때 우체국 들려서 집으로 원래 메고왔던 가방을 부치면 짐이 줄어들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자취중인지라 집에 사람 한명 없어서 그냥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피부는 여전히 따가웠지만, 더 탈일은 없어져서 좋았습니다.
화성을 지나서 걷고 걷고
계속 걷습니다.
점심은 고기짬뽕
점심 먹고 에너지도 충전했으니 계속 걷고
꽃구경도 하고
화성에 도착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여기서부터 조금씩 인도 없는 구간이 나타났습니다.
카레로 유명한 나라 인도 말고, 사람 걷는 인도가 없는 구간이 나타났습니다.
나름 생각하고 한 개그인데 재미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인도가 없는 구간에선 최대한 갓길로 피해갔습니다.
근처에 비행장이 있었는지 비행기 구경을 엄청 할 수 있었습니다.
가면서 스파이더맨을 만나고
육교를 건너서
오산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보니 표지판이 막 찢어지고 낡았네요.
공무원이 일을 안했나봅니다.
유엔군 초전기념관을 지나
밥을 먹고
계속 걷다보니 해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쯤에서 택시를 하나 잡았습니다.
평'택시'
해가 져도 계속 걸었고
계속 걷다가 송탄역 근처의 모텔을 잡고 잠을 잤습니다.
모텔이 벽이 얇은지 옆방의 소리가 다 들렸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셋째날의 아침엔 공장길 근처를 걸었습니다.
공장 근처라 한식뷔페가 많아서 한식뷔페에서 밥을 먹었는데, 공장 직원들 사이에 저 혼자 끼어있어서 뭔가 뻘줌했습니다.
평택역을 지나
강을 건너
갈대밭길을 지납니다.
갈대밭길은 가본적이 얼마 없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걷다보니
천안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골길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공기가 맑아서 좋았습니다.
나무가 옆을 따라 곧게 서있었는데 되게 이뻤습니다.
여름에 오면 잎이 파랗게 자라나서 더 이뻤겠지만, 대신에 더 더워서 힘들었겠죠...
근처에 배밭이 있어서 흰꽃들이 펼쳐졌는데 정말 이뻤습니다.
서울 촌놈(서울서 26년 살고 얼마전 하남으로 이사왔습니다.)인지라 처음엔 사과꽃인줄 알았는데 근처 주민분이 배라 말해주셨습니다.
귀여운 고양이도 보고
계속 걸어서
천안역에 도착했습니다.
천안역에서 왠 할머니가 저를 잡더니, 이쁜 아가씨 있다 하는데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모텔 잡아둔거 있다 하고 나왔습니다.
호두과자는 물론 사먹었습니다.
해가 떴으니 다시 걷습니다.
천안 삼거리 공원을 지나서
계속 걷습니다.
안녕 쌍살벌아
안녕 멍멍아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환단고기, 닭고기는 들어봤지만 맞잔고기는 처음봤습니다.
무슨고기일까요?
춤치는 생선 이름인게 분명합니다.
떡떡추름은 뭔가 야하게 들리네요.
점심은 초밥과 우동을 먹었습니다.
점심 먹었으니 다시 걷고
당충전도 하고
오래된 나무 어르신도 만나고
산을 넘어갑니다.
이때 느낀건데, 우리나라는 산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이건 산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래도 산이다보니 새소리도 들리고 좋았습니다.
전 새를 좋아합니다, 특히 이름을 좋아합니다.
직박구리, 제비, 동고비, 오목눈이, 까치, 어치, 꾀꼬리 등등
이름을 애완동물 이름 짓는거처럼 00이 이런식으로 지으니까 이름이 되게 귀엽게 느껴집니다.
새 소리도 좋고, 이뻤습니다.
하지만 해석해보면 '여긴 내 땅이니까 오지 마!' 아니면 '거기 이쁜 아가씨 나랑 놀래?' 이런거겠죠.
그렇게 걷다가 세종시(옛날 연기군)에 도착했습니다.
저기 저 트럭에선 성인용품을 팔고 있었는데, 이런 국도에서 사람이 오긴 하는걸까요?
그렇게 걷고 또 걸었는데
해가 완전히 졌습니다.
이거 찍고도 30분은 걸었는데
산인데다 가로등도 없어서 핸드폰 불빛만으로는 위험하고, 차는 지나다니고, 중간에 고라니랑 눈도 마주쳐서
이거 진짜 죽을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약해둔 모텔까지는 4km 정도 남긴 상황에서
산길도 아직 한참 남았던지라
어쩔수없이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안타면 차에 치여 죽거나, 앞이 안보여서 어디에 부딪혀 죽거나, 고라니에 치여 죽거나, 고라니한테 맞아죽을거 같아서...
5일 째
어제 버스를 탔으니, 탄 거리를 어느정도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세종캠퍼스에서 포켓몬go 포켓스탑도 돌릴겸 몇바퀴 돌다 갔습니다.
그리고 걷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밥은 조치원의 분식집에서 먹었습니다.
청주시에 왔습니다.
하지만 다음 지도상으로는 세종에서 대전 가는데는 청주랑 세종을 왔다갔다 해야했습니다.
밭길을 지나고
중간에 흰민들레를 봤습니다.
민들레는 노란색이 흔해서인지 흰색이 제일 이쁘다 생각합니다.
비는 계속해서 왔습니다.
다행인점은 바람이 안불었다는 점 입니다.
만약 바람이 불었다면 전 메리 포핀스가 되서 바람타고 영국까지 날아갔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청주로 들어와서
금강 옆 자전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옆에는 금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금강 자전거길은 정말 이뻤습니다.
비가 안왔다면 더 이뻤을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오고 싶어지네요.
그렇게 비를 뚫고 가서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모텔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비를 너무 맞았던지라 몸이 계속 떨려서, 두꺼운 이불을 뒤덮고 잤습니다.
다음날은 비가 오고 나서인지 날씨는 맑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목적지인 옥천에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하는데, 비가 온 바로 다음날이라 가도 되나 걱정되기도 했고
어제 비맞아가며 걸은지라 많이 피곤한데다가 코인 빨래방도 들려야 해서
이날은 10km 정도만 걷고 쉬었습니다.
다음날에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은 보리밥 정식.
생각해보니 이번으로 대전은 3번째였는데 성심당은 한번도 안가봤네요.
성심당은 다음에...
옥천에 가려면 저 산을 건너야 합니다.
산 이름은 식장산.
등산은 힘듭니다.
그래도 오르는김에
지도에서 알려준 코스와 반대 방향이긴 했지만
봉에도 올라가봤습니다.
덕분에 내려갈때 길을 잃었습니다.
산 근처엔 진달래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이뻤습니다.
내려가면서 옥천군에 진입했습니다.
옥천은 허브로 유명합니다.
차 한잔 마실걸 그랬네요.
여기서부터 유채꽃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채꽃보러 굳이 제주도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거기에도 많긴 하지만, 4월에 좀만 둘러봐도 다른데서도 많이 보이니까요.
걷고 걸어서 옥천시내 근처의 모텔을 잡아서 잤습니다.
아침이 됐으니 다시 걸어갑니다.
걷고 걷고 계속 걸어갑니다.
영동까지
계속해서 걷습니다.
안녕 잠자리야?
안녕 산길아?
산골짜기의 한 마을을 가로 질러갔는데, 외부인이 오는 일은 드문지 거기 주민 아저씨가 저를 신기해하며 말을 걸었습니다.
저도 이런 마을이 있는줄은 몰랐고, 그냥 카카오맵에서 알려준대로 따라 걸었습니다.
영동까지 가려면 이 길을 가는게 편하다길레 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카카오맵에선 이런 길도 알려줍니다.
걸어갈수 있는 길이면 가로질러갈수있는, 산길을 주로 알려주는데
문제는 이게 가로질러 갈수는 있는데, 가로질러가는 난이도는 안알려줍니다.
거기다 이렇게 사람이 지나간지 몇년은 된거 같은 길도 알려줘서 좀 힘들었습니다.
양봉하던 곳을 지나서
영동군에 도착했습니다.
걷고 걸어서
영동시내에 도착해 예약해둔 모텔에서 잠을 잤습니다.
예약해둔 방에 침대가 없어서 당황했는데, 알고보니 제가 온돌방으로 신청해서 그랬더라고요.
온돌방은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아침이 됐으니 다시 일어나서 걷습니다.
시골에 들어선 이후 화장실 찾기가 힘든지라 역같은 곳이 나올때마다 화장실을 들려야합니다.
안녕 기차야?
점심은 메밀짜장면, 여기에 공기밥도 추가해서 비벼먹었습니다.
근데 여기에 물건을 놓고 오는 바람에 2km정도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가서 다시 걸었습니다.
괜히 한곳을 왔다갔다 했지만, 버스 타서 이동했던 거리는 채웠네요.
150년 묵은 어르신 소나무
안녕하세요?
계속해서 걷습니다.
목표는 김천.
가는 길이 산골마을길이라 차는 적고 길이 구불구불해서 이니셜D 느낌이 났습니다.
그리고 집이 진짜 안보였습니다.
등산했던거 빼면 집이 제일 안보였던 구간이었네요.
산을 내려와서 강이 나타나니 그제야 마을이 좀 보였습니다.
마을 구멍가게에서 간식도 사는 겸 고양이 보면서 힐링도 하고
김천에 도착했습니다.
마시멜로 옆을 지나서
터널을 건넙니다.
터널에 색깔이 이상하게 영화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터널 지나면 막 나무들이 노래하면서 방구소리나는 쿠션을 밟게되고
그러다가 교통사고가 날거 같은 기분이....
큰 문을 지나 김천시내에 들어갔습니다.
인도도 있고, 가로등도 있겠다, 계속 걸었습니다.
그리고 예약해뒀던 모텔에서 잤습니다.
시골 걸을때는 가로등도 적고, 인도도 적고 해서 늦게까진 안걸었었는데
어제는 시내에 가로등도 있고 해서 밤 늦게까지 걸었더니 다음날에도 엄청 피곤했습니다.
코인빨래방도 들리고 해야해서 조금만 걷고 쉬었습니다.
이날은 무인텔에서 묵었는데, 무인텔인데 가자마자 주인아주머니가 방을 안내해주셔서 저한텐 무인텔이 무인텔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넓고 좋았습니다.
무인텔이라 그런지 안에는 야한 사진도 있었는데
여기엔 못올리네요.
다음날 아침은 칼국수와 만두로 먹었습니다.
서울에서 걸어왔다 하니 음식점 할머니가 엄청 놀라셨습니다.
안녕 제비야?
아 제비처럼 해야 알아듣겠네요
싸모님! 싸모님!
안녕 공룡아?
너는 도대체 무슨 공룡이니?
중간에 본 모텔입니다.
처음엔 짓다 만건가? 했는데 위에 간판이 남아있어서 로드맵으로 과거사진 보니 철거하다가 만 건물이더군요.
아무튼 계속 걸어서 구미에 도착했습니다.
인도가 계속 이어져서 편했습니다.
구미역 옆에 있던 엄청 오래되보이는 오락실입니다.
이땐 닫아서 못들어갔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고 싶네요.
당충전 한번 하고 계속해서 걷습니다.
그렇게 칠곡에 도착
안녕 말아?
너 혹시 우마무스메 봤니?
안봤다고?
사실 나도 안봤어...
해가 져도 걷는건 계속됩니다.
무인텔에 도착할때까지...
그런데 이번 무인텔도 주인 아주머니랑 마주쳐서 결국 무인텔이 아닌 그냥 모텔을 경험했네요.
저는 무인텔 체질이 아닌가봐요.
아침에 걷다가 발견한 무서운 건물입니다.
짓다 만지 한참은 되보이네요.
아침은 한우국밥.
낙동강을 건너서
낙동강 길을 걷습니다.
그러다가 화장실도 들릴겸 잠시 칠곡 시내를 걸었습니다.
예전도 그렇지만 요즘도 미술학원에서 애니 캐릭터 그리고 하네요.
근데 저거 애들 보기엔 좀 잔인한데...
다시 낙동강으로 와서 걸어갑니다.
이런건 좀 바꿔줬으면 좋겠네요.
공포영화 소품도 아니고...
그렇게 걷다가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안녕 멍멍아?
안녕 나비야?
걷는건 밤이 되서도 계속됩니다.
가로등도 있고 인도도 있어서 걷기 편하니까요.
이쯤되면 머리속에서 이상한 생각이 돌기 시작합니다.
분명 예약해둔 모텔까지는 8km 남았다 뜨는데
머릿속으론 "얼마 안남았네." 란 생각이 드는거죠.
아무튼 계속해서 걸어 모텔에 도착하고 한숨 잤습니다.
아침이 됐으니 다시 걸어갑니다.
아직 부산까진 한참 남았고, 걸은지 10일도 넘어서 힘들지만...
프로도하고 샘은 반지 하나 없애자고 몇년을 걸었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이정도는 별거 아닙니다.
대구 이월드를 지나갑니다.
너도 다음에 들려주마.
비행기 모양 음식점에서 당충전.
한가지 웃긴게, 어릴때 근처 월계역에서 이런 비슷한 비행기모양 음식점을 보고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얼마 안가 사라지더라고요.
근데 알고보니 그게 대구로 옮겨서 여기 있는거레요.
저는 그 꿈을 이루긴 했네요.
대구 수성못.
커플들이 많이 보였는데 저는 혼자라 외로웠습니다.
이제 막 4월이고 꽃이랑 풀들도 피어나는 마당에... 제 옆구리는 왜이리 시린걸까요.
꽃샘추위 때문이겠죠?
대구 경전철.
경전철은 볼때마다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해가 져도 걷고 걸어서
경산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예약해둔 모텔에서 잤습니다.
아침이 됐으니 뭘해야할까요?
당연히 걸어야죠.
유채꽃들이 정말 이쁘게 폈습니다.
300년 된 어르신 느티나무도 만나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끼를 때운 뒤
계속해서 걸어가서
청도에 도착했습니다.
청도소는 엄청 크네요! 건물크기에요.
뭘 먹였길레 저렇게 크는걸까요?
안녕 멍멍아?
걸어가면서 좋았던 점 또 하나는 이런 시골 사이의 볼거리들을 볼수 있었단 점 입니다.
벽화들이 귀엽고 이뻤습니다.
청도는 정류장을 감 모양으로 꾸몄는데, 이뻤습니다.
가다가 본 무지개입니다.
무지개는 무쟈게 이쁘네요.
부산까지 얼마 안남았으니 걷고 또 걷습니다.
해가 져서도요.
사실 걷다보니 가까운 모텔까지 거리가 6km나 떨어진데까지 오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계속 걸었습니다.
밤중에 걷기는 위험하다보니 핸드폰 후레쉬를 키고 핸드폰을 뒤로 돌렸습니다.
차 지나가다가 후레시 보고 피하라고요.
다행히 차는 적게 다녔습니다.
모텔에는 다행히 무사히 도착해서 편히 잤습니다.
저 처럼 국토대장정 하는 사람들이 자주 오는 모양인지, 모텔 주인 아저씨가 제가 피부 탄것만 보고 걷고있었단걸 알아보시더군요.
다리만 건너면 밀양이던 곳에서 자서, 금방 밀양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은 다슬기국밥
다슬기는 맛있습니다.
강가에 핀 유채꽃은 이쁩니다.
안녕 우렁이들아?
밀양시내에 들어가서
당충전을 하고
항일운동테마거리를 걸어서
다리를 건너
밀양천을 따라 걷습니다.
계속해서 걷습니다.
이런길은 뭔가 신기하네요.
이니셜D 생각나요.
강가라 그런지 깔따구하고 횟집이 많았는데, 1인분을 파는 곳은 없더군요.
제가 늦게와서 몇몇 가게가 닫았던것도 있긴 했지만...
부산 근처 코스라 그런지 카페서 물을 공짜로 나눠주더군요.
덕분에 목은 축였습니다.
잠은 근처 여관에서 잤습니다.
아침이 됐으니 다시 걸어갑니다.
이날은 잘 하면 부산 도착 가능할거 같아서 좀 힘을 냈습니다.
유명 자전거 코스인건지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렇게 걷다가 양산에 도착했습니다.
푸드트럭이 곳곳에 있어서 식사는 여기서 해결했습니다.
제가 선크림 덕지덕지 바른것만 보고 걷고있단걸 아셨던 푸드트럭 주인께서 계란을 일부러 더 넣어주셨습니다.
먹고 힘내서 더 걸었습니다.
다리 만드는 과정에서 복원이 잘못됐는지 너무 외롭게 서있는 문화재...
그렇게 계속해서 걷고
걷고 걷고 또 걷고
계속 걸은 끝에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 왔으니 저녁은 돼지국밥!
계속해서 걸어서 예약했던 모텔에서 잤습니다.
아침으로 해물짜장과
꽈배기, 도너츠를 먹고
다시 걷습니다.
사실 부산에서 그냥 좀만 놀다 갈까 했는데
온김에 광안리까진 걸어가보잔 생각에 또 걸었습니다.
부산까지 온 김에 좀 쉬엄쉬엄 걸었습니다.
안녕 멍멍아?
말로만 들었는데 부산은 진짜 오르막이 많네요.
산을 오르고
내려서
밀면으로 다시 배를 채우고
멍멍이를 또 만나고
수영구를 지나
민트초코로 당 충전을 하고
예약해둔 모텔에 짐을 두고 나온 뒤
광안리에 도착했습니다.
눈물 찔끔 나왔습니다.
어두운데다 추워서 오래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그래도 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기차타고 오면 와서 제대로 놀아보고 싶네요.
온김에 치킨 하나 먹으면서 살면서 처음으로 술을 사봤습니다.
아토피엔 술이 안좋다길레 피했었는데, 이때 아님 뭔가 기념적으로 먹을 일이 없단 생각에 약한 술을 샀는데
맛이 드럽게 없어서 변기에 다 버렸습니다.
세면대로 버리면 냄새날까봐...
다음날 돼지국밥을 다시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걸으면서 물집도 엄청 잡히고, 양말도 찢어져서 버린게 6켤레나 되고(그래서 옷보다 더 많이 챙겨오긴 했습니다.) 가다가 핸드폰 떨궈서 액정에 금도 가고, 충전할때 휴대용 배터리도 충전해야되서 챙겨온 T자형 플러그도 모텔에 두고 와서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부산까지 걸어가서 뭔가 이뤘단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또 걸어가보고 싶네요.
그땐 기왕이면 다른 코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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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오른쪽 베스트에 와보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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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그 경험은 결코 잊지 못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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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 혼자서 그렇게 먼 길을 걷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언젠가 살면서 한번쯤은 도전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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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세요! 정말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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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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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대단하시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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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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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대단하시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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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 혼자서 그렇게 먼 길을 걷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언젠가 살면서 한번쯤은 도전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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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그 경험은 결코 잊지 못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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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세요! 정말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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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야놀자랑 여기어때로 예약했어요. 가는데는 대전, 김천에서 2일 쉰거 포함해서 17일이요. | 21.04.26 09:40 | |
(IP보기클릭)106.101.***.***
돈은 100만원 좀 넘게 들었어요. | 21.04.26 09: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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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숙소비용이겟네요 | 21.04.27 13: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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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조씨가 아니라 위인이 되실 분 | 21.05.05 20: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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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19.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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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A꺼 8만원짜리만 신고다녔어요. | 21.04.26 20:02 | |
(IP보기클릭)112.185.***.***
(IP보기클릭)114.201.***.***
(IP보기클릭)218.155.***.***
(IP보기클릭)21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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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11.215.***.***
(IP보기클릭)11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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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61.254.***.***
(IP보기클릭)61.76.***.***
(IP보기클릭)117.111.***.***
(IP보기클릭)27.1.***.***
(IP보기클릭)125.185.***.***
(IP보기클릭)121.139.***.***
(IP보기클릭)2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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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20.79.***.***
(IP보기클릭)49.143.***.***
(IP보기클릭)222.109.***.***
(IP보기클릭)11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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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80.69.***.***
(IP보기클릭)164.125.***.***
(IP보기클릭)121.54.***.***
(IP보기클릭)121.54.***.***
그리고 무지개 멋있게 찍은거 보구가요 | 21.05.05 19:32 | |
(IP보기클릭)118.221.***.***
(IP보기클릭)59.17.***.***
(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59.17.***.***
(IP보기클릭)175.121.***.***
(IP보기클릭)182.221.***.***
(IP보기클릭)121.175.***.***
(IP보기클릭)112.149.***.***
(IP보기클릭)223.39.***.***
인상깊은장면
(IP보기클릭)218.158.***.***
근데 기분이 왜 좋았죠?? | 21.05.06 14:10 | |
(IP보기클릭)223.39.***.***
(IP보기클릭)182.222.***.***
(IP보기클릭)119.192.***.***
(IP보기클릭)116.255.***.***
(IP보기클릭)59.22.***.***
그렇네요! | 21.05.05 20:32 | |
(IP보기클릭)118.38.***.***
(IP보기클릭)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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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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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22.237.***.***
(IP보기클릭)114.203.***.***
(IP보기클릭)210.123.***.***
(IP보기클릭)49.163.***.***
(IP보기클릭)39.122.***.***
(IP보기클릭)119.204.***.***
(IP보기클릭)121.136.***.***
(IP보기클릭)121.140.***.***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 21.05.07 12:34 | |
(IP보기클릭)118.47.***.***
| 21.05.26 18:31 | |
(IP보기클릭)220.92.***.***
(IP보기클릭)119.207.***.***
(IP보기클릭)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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