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다른분들의 글을 읽기만 했었는데
처음으로 루리웹에 글을 써보네요
글솜씨가 서툴고 재미없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실제로 제가 경험했던 일들입니다.
[가위]
이사 오기전에 살던 집에서는 종종 가위에 눌리곤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자고 있는데 낮은 음성으로 "자냐" 라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고....ㅋㅋ
그 중 가장 강렬했던 경험입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학생일 시절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에 들었습니다.
집은 안방과 작은방 두방만 있었고 저희는 두형제가 있는 네가족이었기에
작은방에서 동생과 둘이 잠을 잤습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꿈속에서 무언가에 쫒기고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는것조차 꺼려지는 공포 속에 벼들이 웅성하게 자란 논 한복판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참을 달리다가 용기내어 뒤를 돌아본 순간 저를 따라오던 물체가 매우 빠르게 제 얼굴 앞으로 근접해왔습니다.
그 물체(?)는 머리만 동동 떠있는 매우 긴머리에 영화 기담에서나 볼법한 피투성이의 창백한 여자 얼굴이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몸이 굳고 꿈이었는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눈이 떠졌고
꿈이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집 천장을 본 순간 꿈에서 봤던 그 여자가 천장에 붙어서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머리만 있는게 아니고 전신이 다 있더군요.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던거 같은데 너무 무서워서 자세히 처다볼수가 없었습니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그 여자를 보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눈동자를 옆으로 돌리니 동생이 누워서 편히 자고 있었습니다.
'아.. 가위에 눌렸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종종 가위에 눌릴때 풀던 방법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부터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이 순간에도 편히 자고 있는 동생이 보이는데.. 뭔가 원망스럽고 욕이 나오더군요.
결국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몸에 힘이 돌아오면서 가위가 풀렸습니다.
순간 곁눈으로 보이던 그 여자는 사라지게 되었고 저는 벌떡 일어나 앉아서 방안을 둘러보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끝이 난줄 알았는데...
거실에 가서 물을 한컵 마시고 다시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고 잠이 든 순간 저는 또 논 한복판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와 똑같은 꿈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설마하는 생각과 함께 이미 너무 무섭기 시작했고 또 뒤를 돌아본 순간 그 물체와 눈이 마주치고
또 소름이 돋고 또 꿈에서 깨고 또 천장에 그 여자가 붙어있고 또 저는 가위에 눌리고 움직이지 않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렇다고 그 여자가 저에게 무슨 행동을 한것도 아니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는데도 너무 무서웠습니다.
다시 손가락을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가위를 푸는 순간 여자는 사라지게 되었고 저는 그날 다시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대강 새벽 4시~ 5시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잘려고 하면 또 같은 꿈을 꿀거 같은 확신 아닌 확신이 있었고
뜬눈으로 밤을 샐수 밖에 없었습니다.
[환각]
이 일은 제가 군대에서 말년 병장 때 경험했던 일입니다.
저는 7사단 3연대 통신중대 소속이었으며
중대 인원이 30명 내외였고 부족한 인원 때문에 야간 근무 때 초소는 서지 않았습니다.
상황실 당직근무, 무전대기, 교환대 교환근무 , 내무실 불침번 이렇게 네가지를 섰습니다.
이 중 교환대 교환근무가 제일 편한데 그날 근무는 교환 근무였습니다.
교환대라고 해봐야 특별한 장소가 있었던건 아니고 옆건물 빈 내무실에 교환 장비들을 설치해 놓고
거기 앉아서 114 처럼 군 주요 시설들의 번호를 알려주던가 직접 연결해 주는 일을 했습니다
밤 근무는 전화도 잘 오지 않기 때문에 앉아서 조는 일이 많았고
그날도 역시 앉아서 졸고 있었습니다.
아 일단 교환대 구조를 말씀드리면 일반 내무실처럼 긴 구조에 양끝에 입구가 있었으며
반으로 나눠서 커튼을 치고 한쪽은 교환대 또 다른 한쪽은 연등실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교환장비는 침상 한쪽 구석에 크게 설치가 되어있었으며 근무 역시 신발을 벗고 올라가 의자에 앉아서 근무를 섰습니다.
연등실 쪽은 불이 꺼져있어서 조금 어두웠고 교환기계 바로 위쪽 전등만 밝은 상태였습니다.
근무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저는 교대를 위해 미리 내려와서 군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되도 이놈이 오질 않고...( 말년병장이라 다음 근무가 당연히 후임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졸리고 피곤해서 일어나서 내무실 중앙길을 왔다갔다 걷기 시작했습니다.
몇번을 왔다갔다 하며 바닥을 보고 걷던 중 교환대쪽에서 연등실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그 순간 연등실쪽 입구 앞에
전투복을 입은 사람 형상이 보였습니다. 순간 몸이 얼어붙었고 제가 고개를 서서히 드는 순간 그 형상이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사라졌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3~5초 정도 멈춰 있다가 반대쪽 입구로 나와 행정실로 정신없이 뛰어갔습니다.
((저는 이때 아 사람이 정말 공포에 질리면 몸이 움직이지 않는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당직사관에게 그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당직사관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할 상황임에도
저는 그 순간이 너무 무서웠기에 헐레벌떡 뛰어와서 말도 안되는 얘기를 늘어놓는 행동을 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당직사관은 당연히 뭔 개소리냐고 웃었지만 저는 정말 진지했고 다시는 밤에 교환대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말년이었던 저는 모든 교환근무를 내무실 불침번으로 모든 근무를 대체했으며
이 후에 별탈 없이 전역을 했습니다.
최대한 상황을 자세히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이 피곤하고 기가 허해졌을때 헛것이 보이는 경우가 많고
위의 경우들이 그런 경우였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저한테는 너무 무섭고 지금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하기에
여기에 글을 써봅니다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금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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