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한 남자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황당한 프로젝트
"누구라도 좋다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내 앞에서 입증해보라"
자신의 돈 1,000달러를 상금으로 내걸고는
그렇게 시작된 이 남자의 프로젝트
이후 1996년에 맥아더 재단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교육 재단을 설립하며 100만 달러로 치솟은 상금
그러나 50년 가까이 지속된 해당 프로젝트에 수천수만 명의
초능력자 및 심령술사들이 도전했음에도 아직까지 이 남자의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은 제로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1981년, 자신에게 투시력이 있다고 고백한 한 의사
그리고 이러한 고백에 세계 최고의 언론지인
타임스지의 주선으로 시작된 초능력 테스트
"자, 모두 맞혔지요? 이러면 테스트 성공인가요?"
"...나는.... 사람이 이러한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네......"
That's Incredible! Vinyl Vision!
미국 ABC 방송사의 프로그램이었던 'That's Incredible'은 게스트들이 출연하여
저마다 지니고 있는 묘기들을 선보이던 1980년대의 인기 텔레비전 쇼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골프 퍼팅 묘기를 선보이던 꼬마아이는
이후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로 성장하기도 했다.)
1981년, 당시 필라델피아 인근의 애빙턴 병원에서 의사로 있던 한 남자가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이 있었는데 그는 그때까지의 게스트들이
선보이던 묘기들과는 사뭇 다른 묘기를 보여주며 단숨에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그 묘기란 음악 레코드를 단지 눈으로만 보고서는 해당 레코드가 어떤 음악을 담고 있는지를 맞추는
묘기였는데 놀랍게도 여기서 그는 레코드 20장에 담긴 음악들을 모두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남자의 이름은 아서 B. 린트겐이었다.
다음 해인 1982년, 세계 최고의 언론지이던 타임스지는 자신이 음악 레코드를 보는 것만으로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직접 증명해 보였던 린트겐에게 어떠한 남자를 만나도록 주선시켜주었다.
타임스지가 그에게 주선시킨 남자의 이름은 제임스 랜디,
바로 전 세계의 초능력자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초능력 사냥꾼이었다.
(랜디는 국내 방한 시 '도전! 백만달러 초능력을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기도 했었는데
당시 랜디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던 외국의 유명 초능력자들은 모두 프로그램 초청을 거부한 반면,
국내에서는 생소하던 랜디의 명성 덕분에 하루 1,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었다고 한다.
물론 이 방송에서 초능력자는 나오지 않았다.)
본래 제임스 랜디는 프로 마술사로 한때 물로 가득 찬 밀폐된 상자에서 1시간 44분 동안 생존해있었던 것과
거대한 얼음 속에서 무려 55분 동안을 있으면서 기네스에 기록을 남기기도 했던 그야말로 초일류 마술사였었다.
그러던 랜디는 아마추어 마술사보다도 못한 솜씨로 마술 입문단계의 트릭들을
이용해 자신을 초능력자 또는 심령술사로 포장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자들을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1964년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바로 자신의 앞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존재함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1,000달러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1964년에 자신의 앞에서 객관적인 초능력 증거를 입증하면 자신의 돈 1,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시작한 것이 1996년 맥아더 재단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교육 재단을 설립하면서부터 상금은 100만 달러로 늘어났고 지금까지 각국의 유명
초능력자 및 심령술사들을 비롯하여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는 수천수만의 자칭
초능력자 및 심령술사들이 랜디에게 도전해왔지만 지금껏 1단계 테스트조차도 통과한 사람이 없었다.
어설픈 마술 트릭을 가지고서 이 초일류 마술사를 속이기란 단연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유리 겔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초일류 초능력자들이 모두 랜디에게
망신을 당하면서 직업을 바꿔야만 했고(유리 겔라는 2007년에 이제 자신은
초능력자가 아닌 엔터테이너라는 충격고백을 하였다.)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심령술사인
실비아 브라운(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심령술사로 자신의 저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도 있으며 20분간의 전화상담에 700달러를 받는데다가 그마저 예약이 차있어
무려 2년간을 대기하여야 할 정도다.) 역시 CNN의 래리 킹 라이브 쇼에서 랜디에게
도전하겠다고 입방정을 떨다 곤혹을 치르기도 했었다.(방송이 나간 후 6년 6개월 동안
랜디에게 연락할 방법을 몰랐다고 발뺌했던 그녀는 현재 랜디가 무교라는 이유로
만남을 거절하고 있다. 아마 랜디가 죽으면 그 후에나 심령술로 연락할 셈인가 보다.)
이처럼 랜디의 초능력 사냥 실력은 세계 제일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방송사들의 PD들이 그에게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다.
잊지 말길, 당시는 협잡꾼들이 온 세상에 들끓던 시절이었다.
한편 방송을 통해 믿기지 않는 투시력을 보여주었던 린트겐은
랜디가 직접 구성한 엄격한 테스트에 흔쾌히 도전하겠다며 나섰다.
그리고 그렇게 격리된 방에서 실시된 초능력 테스트에서
랜디는 자신이 직접 고른 레코드들을 가지고 린트겐을 시험했다.
과연 린트겐은 이 무시무시한 초능력 사냥꾼의 테스트에서 자신의 투시력을 입증시켜 보일 수 있었을까?
대답은 '상상 그 이상으로'였다.
린트겐은 랜디가 직접 준비한 레코드를 단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어떤 음악이 담겨있는
레코드인지 맞힌 것은 물론 랜디가 그를 속이기 위해 준비했던 함정 역시 너무나 손쉽게 피해 갔다.
랜디가 똑같은 음악을 연주한 다른 오케스트라의 레코드를
보이자 린트겐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 것이다.
"오, 절 속이려고 했군요! 이건 바로 전 레코드와 같은 음악을 담고 있어요.
다만 전의 레코드와 다르게 이 레코드의 음악은 독일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것이군요."
이쯤 되자 세계를 대표하는 회의론자였던 랜디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린트겐은 그 어떠한 트릭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준비한 공정한 시험들을 모두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랜디는 린트겐이 투시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다행히 당시 상금이었던 1만 달러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었다.
린트겐이 보여주었던 능력은 사실 투시능력이나 어떠한 초자연적인 힘이
아니라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 혼자만 알고 있던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린트겐의 비법을 들은 랜디는 '나는 사람이 그와 같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상상할 수가 없다'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사실 당시 랜디의 실험에서는 클래식에 한정하여 레코드를 준비했으며 린트겐은
오직 이러한 레코드의 내용만을 맞힐수 있었는데 그가 지니고 있던 비정상적인 능력이란
바로 클래식 음악의 레코드가 저마다 가지고 있던 외형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린트겐의 말에 따르면 레코드에 파인 모든 홈은 녹음된 음악의
강약과 진동수에 따라 그 간격과 윤곽선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악절이 들어 있는 홈은 검은색이나 암회색을 띠고 음악이 좀 더 커지거나 복잡해지면
홈은 은색을 띠며 타악기가 치는 박자는 조그맣게 '들쭉날쭉한 톱니' 모양을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처럼 레코드의 물리적 형태를 보고서 각각의 악장이 연주되는 상대적인 시간이나 간격을 파악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 지식에 대입시켜 레코드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린트겐의 진짜 능력이었다.
(린트겐은 1970년 중반에 어느 파티에서 친구들이 당시 음악 마니아였던 자신에게
너 정도면 레코드의 홈을 읽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에 착안하여 이와 같은
능력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베토벤에서 현대에 이르는 오케스트라 음악들이
레코드에 남기는 물리적 특징들을 모두 파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린트겐은 어떻게 랜디가 시도했던 속임수를 한눈에 간파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당시 랜디가 보여주었던 레코드를 보던 중 바로 전에
보여주었던 레코드와 같은 음악을 담고 있으면서도 가장자리가 구부러져 있으며
홈과 홈 사이에 편평한 부분이 없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레코드의 가장자리가 구부러져 있는 것은 독일의 도이체 그라마폰 레코드 회사에만
있는 특징이며 홈과 홈 사이에 편평한 부분이 없는 것은 디지털로 녹음되었다는 것을
뜻하므로 '도이체 그라마폰에서 디지털 녹음을 할 때독일 오케스트라만을 녹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에게는 랜디의 속임수가 소용없던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린트겐은 초능력이나 심령 능력이 아닌 학습에 의한 지식을 이용해 랜디를
속일 수 있었던 것이며 일반적인 속임수가 아닌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던특이한 능력
(하지만 초자연현상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의 소유자를 랜디도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비록 린트겐이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를 속인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기록될 수 있었지만 그가 보여준 것은 어떠한 초자연적인 능력도
아니었으므로 1만 달러라는 상금 대신 짧은 순간의 명성을 얻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베토벤 교향곡은 1악장이 2악장에 비해 약간 긴 반면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는 대부분 각 악장이 같은 수의 마디를 갖도록 작곡했다.
베토벤은 새로운 방향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녹음의 강약에 변화가 생겼다.
게다가 만일 낭랑하고 느린 서두부라면 레코드의 그 부분에 파상 모양의 긴 흠이
생기며 타악기의 날카로운 음을 나타내는 뾰족뾰족한 스파이크 모양은 나지 않는다."
"내게는 음악 구조와 관련 문헌에 대한 지식이 있다.
그래서 이 구조를 내가 보는 것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소리가 큰악절은 약간 다르게 반영된다.
레코드회사들은 강음 악절에서는 홈을 얇게 늘여놓는데
그 부분은 깔쭉 깔쭉하고 톱니 같은 모양을 띤다.
나는 레코드회사마다 프레스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지휘자를 알아맞힐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사람들이 나에게 레코드의 내용을 맞혀보라며 내민 대부분은 베토벤의 '5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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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문헌: The Skeptic's Dictionary
Los Angeles Times
[이상한 옴니버스] 번외단편 - 제임스 랜디를 속인 유일한 초능력자 끝.
[출처] [이상한 옴니버스] 번외단편 - 제임스 랜디를 속인 유일한 초능력자|작성자 메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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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용이 빠졌네요. 랜디는 실제로 저 사람의 방법을 듣고도 초능력과 다를바 없어 상금을 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초능력이 아니라며 거절했습니다. 이 내용이 중요한게 유일하게 랜디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랜디가 인정한 능력자였다는 이야기니 말이죠. 거기다 이 내용을 빼니 어쩐지 랜디가 치졸하게 느껴지잖아요.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 하던 사람인데. 실제로 저걸 일반인이 어떻게 해요. 말 그대로 초인의 영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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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 게 바로 올바른 상식인 듯 합니다. 저였더라도 상금을 준다고 하면 그냥 받았을 여지가 있었을 겁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분명히 기존의 상식과 상금 사이에서 엄청난 갈등을 했겠죠. 저 사람 대단한 사람입니다. 적어도 세상의 상식은 지켰으니까요. 그 지킨 상식으로 명성을 얻고 그걸로 돈을 많이 벌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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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이사건이전에 랜디는 약간 거만한성격을가지고있었는데 이후로는 약간이나마 성격을 고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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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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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랜디가 끝까지 안믿은게 아니라 테스트 통과 후 정말 상금을 주려고 했는데 상금을 거절하면서 자신이 레코드를 읽은 방법을 알려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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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용이 빠졌네요. 랜디는 실제로 저 사람의 방법을 듣고도 초능력과 다를바 없어 상금을 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초능력이 아니라며 거절했습니다. 이 내용이 중요한게 유일하게 랜디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랜디가 인정한 능력자였다는 이야기니 말이죠. 거기다 이 내용을 빼니 어쩐지 랜디가 치졸하게 느껴지잖아요.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 하던 사람인데. 실제로 저걸 일반인이 어떻게 해요. 말 그대로 초인의 영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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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이사건이전에 랜디는 약간 거만한성격을가지고있었는데 이후로는 약간이나마 성격을 고쳤죠 | 15.08.27 2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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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 게 바로 올바른 상식인 듯 합니다. 저였더라도 상금을 준다고 하면 그냥 받았을 여지가 있었을 겁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분명히 기존의 상식과 상금 사이에서 엄청난 갈등을 했겠죠. 저 사람 대단한 사람입니다. 적어도 세상의 상식은 지켰으니까요. 그 지킨 상식으로 명성을 얻고 그걸로 돈을 많이 벌었길 바랍니다. | 15.08.27 2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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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맞네... | 15.08.28 0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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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랜디가 끝까지 안믿은게 아니라 테스트 통과 후 정말 상금을 주려고 했는데 상금을 거절하면서 자신이 레코드를 읽은 방법을 알려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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