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에 건더기만 있음 좋겠다.... 특히 고기랑 감자만... 같은 생각요.
예전에 만든 소 힘줄 카레라든가는 카레 소스에 모든 맛이 배게 만든 카레인데, 가끔은 정반대 컨셉도 땡깁니다.
이런거 어디가서 해달라고 하면 혼날 것 같지만, 저는 이제 어른이가 되어서 제 맘대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기에 직접 만들어볼까 싶었습니다.
요리법은 대학생+자취생에 걸맞는 내맘대로 맘가는대로 주워들어 변형한 즉석 요리법으로!
늘 하듯이 양파 캐러맬라이징을 해줍니다.
사진을 좀 일찍 찍었는데 저기서 한 10분 더 볶았어요.
이걸 안 해주면 카레 맛이 확 달라집니다.
대충 어떻게 해야 고기랑 감자만 있는 카레가 될까 싶었습니다.
소스도 걸쭉해져서 고기랑 감자에 딱 달라붙어 있는걸 원했거든요.
그렇다고 카레가루 더 넣어서 농도맞추면 짜고...
전분이나 루 넣어서 농도 조절해...도 될 것 같긴 한데 이번엔 안 했습니다.
후추 버섯 버터 간장 우스터소스 고춧가루를 넣고 볶아줍니다. 대충 버섯 숨이 팍 죽을 때까지.
고기랑 감자만 먹고 싶다고 그것만 넣고 카레 만들면....겁나게 맛없을게 뻔할 뻔자니까, 버섯 등을 추가해줍니다.
사실 토마토 페이스트도 넣고 싶었는데 어우 비싸...
그럼 어떻게 소스에 점도를 더할까 싶다가, 그냥 갈아버리기로 했습니다.
스톡만 더하고 체에 내리면 레스토랑 소스겠다 싶은 느낌. 잘은 모릅니다....
갈아버린거에 감자 투하.
큼직한 건더기! 많은 감자! 와!
어른이는 오늘도 즐겁습니다.
소 사태살입니다.
뭉치사태인지 아롱사태인지는 외국이라 정형방식이 다른데 지식도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소금간 해주고 구워줍니다.
집에서 연기나서 고기 굽기 싫은데 일단 굽습니다.
역시 연기나고 기름튀고 난리네요.
대충 한입크기로 잘라보니 제대로 겉만 익었음다. 속은 완전 날것.
팬 바닥에 붙은 찌꺼기도 물로 싹싹 긁어서 고기랑 같이 넣어줍니다.
이제와서 깨달은건데, 이거 카레맛 비프스튜 아닌가....?
아무튼 카레 넣어 녹여주고 한번 끓인 후, 120도 오븐에 4시간 박아둡니다.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변해 부드러워지길 기다립니다.
다 된 후엔 젤라틴이 물을 다시 먹어야 하므로 오븐에서 꺼내 하룻밤 재웁니다.
그리고 겨우 완성한 어른이 카레.
건더기에 달라붙은 소스. 큼직한 감자랑 고기.
이만하면 생각대로 나왔네요!
맛은 꽤 맛있습니다. 버섯에 다른 야채도 넣고 갈면 더 맛이 좋았을 것 같네요. 아니면 간 걸 한번 볶아주던가....
오븐에서 네 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원흉인 고기입니다.
결대로 죽죽 찢어지며 녹는게 고생한 보람은 있는 것 같네요.
오늘도 이렇게 어른이의 위시리스트 하나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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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싫어하는데 카레 당근은 좋아요 할라 했더니 압도적 고기군요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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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싫어하는데 카레 당근은 좋아요 할라 했더니 압도적 고기군요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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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저도 생당근 먹으면 헛구역질 하는데. 카레에 당근은 정말 맛있게 먹음요.ㅋㅋ | 20.04.12 1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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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2시간 돌리고 꺼내서 먹어봤는데... 1시간은 아직 질기고 2시간은 질김과 부드러움의 반이더라고요. 그리고 수분이 빠져서 겁나게 퍽퍽합니다... 4시간을 해주니 확실히 부드러워지고, 하루 묵혀서 수분이 되돌려야 안 퍽퍽해지더라고요. | 20.04.11 00: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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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잘게 갈아버려서 수분이 더 나올 걱정은 없습니다! | 20.04.11 1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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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참마도
양파를 써시고(채치거나 다지시면 필요시간이 줄어듭니다) 약불에서 계속 볶아주셔야 해요. 1시간~2시간 걸립니다. 설탕을 넣으면 캐러맬라이징 반응이 빨리 일어나지만 양파 자체는 캐러맬라이징이 덜 되어서 안 한거에 비해 맛이 조금 떨어집니다. | 20.04.12 1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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