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대낮부터 술안주 메뉴로 달려봅니다.
흔치 않은 음식이죠. 허파전골.
이 동네 근무하는 지인도 볼겸 한동안 못가본 사이 여러 변화가 있었다기에 간만에 찾아가 봅니다.
예전부터 동대문 근처 제기동과 용두동 사이에 오래된 골목 골목 사이 숨겨진 맛집이 많이 있었죠.
세월 앞에 장사없다고 많은 오래된 식당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동네 골목은 여전하네요. 정겹네.
드디어 도착한 허파전골 전문점
백아저씨 방송도 타시고 하더니 가게도 좀 더 깨끗하게 옮기셨더라구요.
겉으로 볼땐 컨테이너 건물 같은데 속에는 한옥 서까래 천장이 있네요.
아마 낡은 한옥에 겉을 새로 쳐서 올리신 듯.
백발의 할머님과 아드님 두분이서 하시는 곳입니다. 여전하시네요.
할머님이 정정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점심영업 시작하자마자 간거라 저희 테이블말곤 손님이 없네요.
하긴 여기 음식이 낮부터 찾아 먹을만한 음식은 아니긴하죠.
쏘주 한잔 기울이기 딱 좋은 음식. 허나 맛난 음식에 점심, 저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기본 차림 나옵니다, 특히 저 심플하게 만든 콩나물 냉국이 일품.
콩나물의 정수랄까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맛이 매운 전골과 궁합이 좋아요.
김치도 집 김치 같구요.
자자... 드디어 전골이 나왔네요. 소중한 소님의 허파가 잔뜩!
여기서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범한 전골인 듯 하지만 또 비범한 느낌이 있는 음식입니다.
사진의 메뉴는 小자입니다만 허파가 정말 자~~~~안뜩 들어가 있습니다.
남자 둘이서 먹는데 小라서 작을 것 같다고 中자 시키시면 과식을 엄청하셔야 할 겁니다.
전골을 먹어보면 허파, 양파, 수북한 대파, 마늘 그리고 양념장만 들어간 듯한 정직한 맛입니다.
특히 대파를 엄청 많이 넣어 파가 익었을때 나오는 그 달큰한 맛이 일품이에요.
대파만 추가주문이 가능할 정도로 파먹는 재미가 쏠쏠.
허파에서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는 잡내를 파와 마늘로 잡았습니다.
국물에 보시면 다진 마늘도 엄청 들어간게 보입니다.
전골답게 맑다는 느낌보다는 진한 맛이 특징이구요.
적당히 끓어 오를때 허파 한점과 대파를 건져 한입 먹어봅니다.
아- 진짜 이건... 안하려고 했는데... 쏘주는 낮부터 그렇고...
막걸리 한병 시킵니다. 안 시킬수가 없군요.
제정신이면 시킬 수 밖에 없는 맛.
신나게 먹다보면 공기밥을 시키느냐 떡+라면 사리를 시키느냐 하는 또 매우
중대차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오늘은 거국적으로 떡+라면으로.
맛이 없을리가 없죠. 특히 나중에 졸아들면 정말 떡볶이 같이 진득한 맛이
배어든 맛난 떡조림이 되는데 이게 또 예술. 글자 그대로 허파떡볶이네요.
양 많이 드시는 분들은 먹고 남은 양념에 밥까지 볶으신다던데 이날 많이 고민한 결과 오늘은 포기.
다시 한번 느끼지만 양도 진짜 푸짐하네요. (사실 양념 남은거 보면서 엄청 갈등.)
참 예전엔 허파니 염통이니 콩팥이니 곤자소니 등등 내장 및 부속부위로 만들어 파는
음식이 참 많았었는데 트렌드며 세대교체며 사라지는 추세라...
아직 이런 곳이 아직 남아있어 반갑습니다.
근데 여기도 할머니 계실때까지만 영업 하실거같아 (미리) 아쉬워요.
아드님이 꼭 이어 받으셔야 할텐데... T.T
혹시 여기 저녁때 가시는 분들은 너무 늦게 가시면 즐기실 수 없을수도 있습니다.
밤 9시까지만 하시는걸로 알고 있기도 하고 또 이 동네 뒷골목에 밤되면 술취한 취객들이
정말 많이들 계셔서 좀 그렇기도 하구요. 이날도 점심먹고 나오니 1시인데 술먹고 시비거는
분들이 한두분 보이십디다. 가시게 되면 적당히 리고 안전하게(?) 즐기시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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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파전골 내 허파의 경우 질기진 않지만 좀 더 씹는 맛이 있습니다. 설명대로 파, 마늘이 잔뜩 들어가 잡내는 없는대신 내장 특유의 맛은 양념장에 좀 묻힌감이 없지 않죠. | 19.08.27 23:45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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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동이형
내장류를 좋아하신다면 필히 드셔보실만한 전골입니다. 일단 이제는 허파로만 요리하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서요... | 19.08.27 2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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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볼땐 노트북으로든 모바일로든 문제없이 사진이 보이는데 수나비님 보시기엔 사진이 안보이세요? 왜 그러지? | 19.08.29 09: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