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 케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사실 별 거 아닌데
1.덱 케이스가 좀 많이 필요함
2.내 최애를 어필하고 싶은데 최애 덱 케이스가 없음(…)
3.내구성이 높았으면 좋겠음. 플라스틱 캐릭터 덱 케이스는 내구도도 낮고 카드도 적게 들어가는데 가격은 높음
이 정도입니다.
솔직히 2번 이유가 아니라면 그냥 알리에서 가죽 덱 케이스 싸게 구하는 게 더 이로울 것 같네요.
== 재료 ==
포맥스 2T (600*900mm 기준 9800원)
네오디움 자석 2T 지름 1.5cm 4개 (개당 330원)
인쇄한 도안 (프린트카페 출력 기준 750원)
양면 테이프 (다이소 기준 대형&소형 각각 1000원)
고양이 스크래치 방지 시트 (300*900mm 1000원)
접착 펠트지 1T (300*450mm 1200원)
순간접착제 (다이소 기준 3000원)
이상으로, 포맥스를 제외하면 8,270원. 포맥스를 포함하면 18,070원입니다.
여러 개를 만든다면 단가가 좀더 줄어들 것 같네요.
그리고 문서재단기가 있으면 편합니다.
다이소에서 살 수 있습니다.
== 디자인 ==
숫자는 mm 기준입니다.
첫째 페이지는 A3, 둘째 페이지는 A4입니다.
[앞 내부-바닥] 과 [앞 외부-위-뒤 외부-바닥] 은 바닥 부분을 겹치게 한 뒤 붙여야 합니다.
한 줄로 인쇄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A3보다 길어지면 인쇄할 곳이 여의치 않더군요.
그림은 이미지의 규격보다 약간 크게 하는 게 좋습니다.
붙일 때 틀어지면 되게 거슬리더군요.
가로 버전입니다.
이건 반대로 첫째 페이지가 A4, 둘째 페이지가 A3입니다.
세로 버전과 마찬가지로 바닥을 겹쳐야 합니다.
== 제작 ==
문서재단기를 쓰면 정확하게, 수직으로 자를 수 있어 좋습니다.
앞 내부, 앞 외부에는 네오디움 자석을 넣을 구멍을 만들어줍시다.
자석은 네오디움이어야 합니다.
그냥 자석이면 자력이 종이의 장력을 못 이겨서 뚜껑이 안 붙습니다.
도안을 적당히 잘라줍니다. 전체를 자르지는 않고 대충 사각으로만 자릅니다.
전체는 나중에 자를 예정입니다.
뒷면을 설계도와 같이 제도해 줍니다. 제도해 줘야 틀어짐 없이 포맥스를 붙일 수 있습니다.
빛을 투과해 접기선의 꼭짓점(ㄱ, ㄴ) 부분을 기준으로 제도하면 제대로 제도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앞 내부-바닥] 과 [앞 외부-위-뒤 외부-바닥]의 바닥 부분을 양면테이프로 겹치고 고정합니다.
뒷면에 제도선을 그렸으니 정확히 맞출 수 있습니다.
도안 준비를 마쳤으면 이제 코팅지를 바를 차례입니다.
다이소에서 산 고양이용 스크래치 방지 시트를 준비합니다.
일반적인 무광 코팅지를 사용해도 됩니다만, 전 이 쪽을 선호합니다.
시트 자체가 두꺼워서 붙일 때 기포 일어날 일도 어지간하면 없고
무광 코팅지 한 마(900*900)는 3300원이고
이 시트(300*900)는 1000원입니다.
유광 코팅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엄청 싸보일 거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한 방에 붙이시는 게 좋습니다.
잘못 붙였다가 떼어낼 때 인쇄도 같이 뜯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시트지를 막 붙인 뒤면 접착이 덜 돼서 좀 허연 상태일텐데
스테인리스 자같이 매우 튼튼한 물건으로 대패질하듯이 마구 문대서 색깔을 뚜렷하게 해줍시다.
마구 문대면 시트지에 기스 나는 거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상기했듯 이 시트는 고양이 스크래치 방지용입니다.
즉 고양이 발톱 이하의 자극으로는 끄떡도 안 합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플라스틱 자로 문대면
자가 갈려나가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다 문대셨다면
뒷면에 양면테이프를 덕지덕지 발라줍니다.
접히는 부분까지 발라주셔야 합니다.
전 가로 세로 뒤죽박죽으로 발랐습니다만,
그냥 가로로 길-게 바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양면테이프의 뒷면은 아직 떼지 않습니다.
양면테이프까지 붙인 뒤에 앞면의 절취선대로 인쇄물을 잘라줍니다.
뒤에 붙은 양면테이프까지 전부 잘라줍니다.
그 뒤, 양면테이프의 뒷면을 떼고
뒷면에 그린 제도선에 맞춰 포맥스를 붙여주면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네오디움 자석 넣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자석의 극도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다 만들었는데 극이 같아서 뚜껑이 안 닫기면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습니다.(…)
전 한쪽 극에 마카로 표시를 해서 구분했습니다.
외부를 완성하셨으면
이제 안에 들어갈 [뒤 내부] [좌] [우] 파츠를 조립합니다.
[좌] [우]의 옆 모서리에 순접을 발라준 뒤
[뒤 내부]의 양끝에 붙여줍니다.
옆면이 아닌 뒷면에 붙여야 합니다.
가조립하면 대충 이렇습니다. 벌써부터 모양이 나오네요.
이제 펠트지로 안감을 만듭시다.
내부 파츠가 들어갈 바닥 뒤쪽 2mm 부분만 제외하고 안감을 붙여줍니다.
안감의 길이는 케이스의 길이를 재보고 어림잡으면 됩니다.
↑자르기 어려운 이런 부분은
큰 틀을 먼저 잘라낸 뒤
접착시트를 떼어내기 전에 저 부분에 펠트지 뒷면을 대고
저 굴곡을 따라 그려주면 됩니다.
따라 그린 부분을 잘라낸 뒤, 잘 맞는지 체크해 보고 잘 맞으면 그대로 붙이시면 됩니다.
안감을 붙이셨으면 내부 파츠의 아랫 부분을 순접을 발라서 붙여줍니다.
저는 순접을 모서리 맨 위에 한두방울 떨궈서 물방울이 모서리를 따라 주르륵 내려가게 하는 걸로 접착제를 바릅니다.
내부를 붙일 때는 양옆부터 붙이지 마시고
가운데를 아주 약하게 그어서 뒷면만 잘라내고
가운데부터 붙이시는 게 더 편리합니다.
카메라빨을 이상하게 받아서 시뻘건색처럼 보이지만 홍매색입니다;;
이렇게 안감까지 전부 붙여줬으니, 이제 양옆과 앞면을 순접으로 붙여줍시다.
마찬가지로 모서리 맨 위에 한두방울 떨궈서 물방울이 모서리를 따라 주르륵 내려가게 하는 걸로 발라줍니다.
== 완성 ==
완성했습니다.
크기는 얼티밋가드 100장들이 사이즈와 엇비슷합니다.
오롯이 순접의 접착력만으로 버티는 구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순접이 생각 이상으로 단단하게 접착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나 단단한지 떼어내려 하면 순접이 아니라 코팅지에 붙인 양면테이프 쪽이 떨어지더군요;
이 덱케이스의 단점이라면
사진을 보셨으면 알 수 있듯
사진빨을 정말 드럽게 못 받습니다…
주변에 광원이 있으면 빛 반사 때문에 덱 케이스가 시허옇게 보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사진을 보여주면 '제대로 만든 거 맞냐' 소리를 듣더군요;;;
광원이 없는 곳에서 찍으면 대충 이렇습니다.
아주 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선명하게 보입니다.
전 이 짓을 8번 정도 더 할 생각입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19.193.***.***
(IP보기클릭)117.111.***.***
가죽은 비싼데 인쇄퀄은 그닥 안 높고, 단가는 비싸고, 플라스틱은 내구성이 별로고... 내구성과 가격과 오타쿠 감성을 동시에 챙기려면 이 방법 밖에 없더라구요ㅠㅠ | 24.04.12 12:36 | |
(IP보기클릭)119.193.***.***
오타쿠 갬성... 그게 중요하죠 ㅠㅠ 잘 봤어용 | 24.04.12 12: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