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다시피 네크로노미콘을 만들었습니다.
책을 열어보면...
그 정체는
주사위와 트럼프카드가 포함된
네크로노미콘 다이스 박스 되겠습니다.
아래부턴 제작기입니다.
실은 유튜브에서 MTG 덱박스를 책 모양으로 만드는 영상을 보고나서부터
저도 이런 보관함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른게,
이 크툴루 신화 테마 트럼프 카드 세트입니다.
이름도 카드노미콘입니다.
그런데, 얘만 넣기엔 뭔가 없어보여서
이렇게 같이 넣을만한 주사위도 주문했습니다.
이제 카드랑 주사위들을 넣을 템플릿을 만들고,
템플릿대로 EVA폼을 잘라줬습니다.
특히 다면체 주사위들 놓는 곳 자를때, EVA폼 칼질이 거의 처음이라 좀 고생을 했네요.
정작 저 사진에 나온 애들은 안 쓰고 네 번째로 자른 놈으로 썼네요 ㅎ;
다 잘라내면 조립합니다.
아이보리색 1T EVA 폼에 네임펜으로 글씨처럼 막 그려주고, 오려낸 폼들 본드로 붙여줬 준 위에 덮어버렸습니다.
이렇게 기본 구성을 완성하고, 뒤이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표지를 작업했습니다.
네크로노미콘이 대충 사람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인터넷 검색해서 나온
진짜 사람 가죽으로 만든 책의 색상을 참고해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깜빡해서 자세한 과정을 사진으로 못 찍었는데,
가죽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설명하자면
1. 갈색 머메이드지를 준비해서 (원랜 크라프트지가 추천되지만 근처 알파문구에서 안 팔아서요)
2. 물과 글리세린을 1:1로 섞은 용액을 골고루 뿌려서 적셔주고
3. 조금 마르면 구겨준 후, 다시 펴줘서 말립니다.
4. 그리고 다 마르면 한번 더 적셔주고, 한 번 더 구겨주고, 이 과정을 종이가 너무 약해지지 않을 때까지 적당히 반복합니다.
이 과정으로 종이가 적당히 주름이 지고 유연해집니다.
이게 외국 유튜버들이 종이로 가짜가죽 만들때 쓰는 방식이더라고요. 수첩 표지 꾸밀 때 라던가요.
외국애들은 저기다 잉크패드로 문양이나 가죽 주름에 강조를 주는데
전 그게 없어서, 식용색소 섞은 용액이나 아크릴물감을 주름진 부분에 살살 칠해줬습니다.
동시에 사람 가죽 같은 누리끼리한 색감도 줬습니다.
마무리로 저 위에 바니쉬를 발라 광택을 주면 나름 가죽같아집니다.
종이도 튼튼해지고요.
가죽 만드는 중에 네크로노미콘 문양을 넣기 위해
사진 처럼 양각과 음각 틀을 만들어서 조금 젖어있을 때 짓눌러서 낙인 자국을 연출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문양이 선명하지를 못해서, 아크릴 물감으로 그 위에 문양을 덧칠해줬습니다.
개인적으로 네크로노미콘 쯤 되려면
낙인으로 지진 사람의 가죽을 벗겨서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양 색깔은 화상자국 색깔처럼 약간 분홍빛으로 칠했습니다.
사람 가죽에 낙인을 찍은게 아닙니다.
낙인을 찍은 사람의 가죽을 벗긴 설정입니다.
그래서 짙은 색이 아닌 분홍색으로 칠한 겁니다.
사실 진짜 낙인 찍은 자국이 있는 인피 색이 어떤지는 모르지만요.
참고로 위 사진에 나온 건, 실패한 겁니다.
저거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서 표지를 덮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느라, 머메이드지를 전지 사이즈를 샀는데 8절지 정도만 남았습니다.
처음 전지 샀을 땐 돈낭비했나 싶었는데, 큰일날 뻔했네요;;
암튼 가죽이 완성됐으니, 하드보드지로 만든 표지 골격을 감싸주었습니다.
또한 위에 완성했던 내용물도 하드보드지로 감싸주고, 거기다 책 페이지 모습을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주었습니다.
붓을 조금 일직선으로 못 그어서 페이지가 구겨진 것도 같네요.
아무튼 의도한 겁니다.
완성된 표지와 책 내용물을 합쳐주변 기본적인 책 구성이 완성됩니다.
사진은 못 찍었는데, 표지 안감은 갈색 1T EVA 폼을 붙여줬습니다.
책 표지도 주사위들이 부딛히니까 푹신해야 안전하죠.
이제 장식을 만들어줄 차례입니다.
자석이 들어있는 크툴루 모양 단추를 만들어 잠금장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표지 만들때 철판 얇은거 잘라서 미리 붙여뒀는데, 그것도 사진 안 찍었네요. 허참
아무튼 알루미늄 호일을 자석 주위로 구겨서 크툴루 문양 골격을 만들어줬습니다.
그 골격을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덮고,
키친타월 같은 티슈를 조그맣게 찢어서, 물을 섞은 물풀로 붙여주는 페이퍼마셰 작업을 해줬습니다.
옛날에 종이죽으로 가면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완성된 모습과, 아크릴 물감으로 녹슨 청동 색깔로 칠해준 모습입니다.
갠적으로 청동색 잘 칠해진거 같아요.
완성된 크툴루 단추를 종이가죽으로 만든 끈에 붙여주고, 끈을 책 뒷편에 붙여주었습니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만든 올드 원 리벳은 대충 성경같은 느낌으로 책 옆면에 붙였습니다.
이런식으로 네크로노미콘 다이스 박스를 완성했습니다.
주사위나 카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보드게임 세트같은 느낌도 드네요.
EVA폼 썰어서 이렇게 뭐 만들고 나니까 재밌더라고요.
특히 만드는 과정에서 RPG용 다면체 주사위 세트에 푹 빠져서,
TRPG 룰도 찾아보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그랬습니다.
이렇게 룰북도 질렀고
다이스 박스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이번 테마는 볼트텍 서바이벌 가이드입니다.
이 책을 열어보면...
다이스 트레이가 내장된,
볼트텍 느낌이 드는 주사위가 들어있는 다이스 박스가 드러납니다.
이 주사위가 금속제라 묵직하기 때문에, 아무데나 굴리면 상처날 거 같아서 다이스 트레이를 넣었습니다.
만들고 나니 나름 뿌듯하네요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TRPG를 하게 될 일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혼자 가지고 놀기에도 나쁘지 않고, 뭣보다 장식이 되더군요.
뭔가 만들고 나면 저는 뿌듯한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떨지 모르니 그게 항상 걱정아닌 걱정이네요
모두들 재밌게 보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엥, 오른쪽이네여! 호달달
(IP보기클릭)58.231.***.***
가죽 누구한테서 얻으셨나요 막뜯어낸 사람가죽 구하기 힘들었을텐데
(IP보기클릭)121.133.***.***
그 정도 함정수사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IP보기클릭)118.235.***.***
이런건 닥추!
(IP보기클릭)221.140.***.***
(휴 사람가죽인거 들킬뻔)
(IP보기클릭)222.237.***.***
쉿! 소리내서 읽으면 안되는 것이 있어!
(IP보기클릭)59.6.***.***
(IP보기클릭)58.231.***.***
가죽 누구한테서 얻으셨나요 막뜯어낸 사람가죽 구하기 힘들었을텐데
(IP보기클릭)121.133.***.***
그 정도 함정수사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 21.01.29 20:21 | |
(IP보기클릭)221.140.***.***
엘리-멘탈마스터 드리야드
(휴 사람가죽인거 들킬뻔) | 21.02.04 21:05 | |
(IP보기클릭)118.235.***.***
이런건 닥추!
(IP보기클릭)221.163.***.***
(IP보기클릭)222.237.***.***
쉿! 소리내서 읽으면 안되는 것이 있어!
(IP보기클릭)211.114.***.***
정확히는 마스터가 아니라 키퍼죠
(IP보기클릭)180.66.***.***
와 책모양 덱케이스 너무 멋지네요 카드겜 유저 겸 애독자인지라 왠지 동경하게 되는 기분!
(IP보기클릭)180.224.***.***
(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14.33.***.***
(IP보기클릭)60.119.***.***
오오오 넷의 심해에서 올라오신 분이시여.... 루리웹에 강림하소서..... | 21.02.05 11:25 | |
(IP보기클릭)124.59.***.***
이 영화가 떠올라버렸습니다...
(IP보기클릭)218.39.***.***
클라투 베라타 니으허허험.... (주문 실패) | 21.02.05 02:57 | |
(IP보기클릭)60.119.***.***
가죽책의 위엄. 문제는 저 2탄의 쌈마이 함이 너무 강렬함. | 21.02.05 11:26 | |
(IP보기클릭)220.77.***.***
(IP보기클릭)122.32.***.***
(IP보기클릭)180.65.***.***
? ? ? : 우효오오오옷!
(IP보기클릭)60.119.***.***
그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랜서 네이놈! 죽어버려라! ( -> 진짜 죽음) | 21.02.05 11:26 | |
(IP보기클릭)124.111.***.***
(IP보기클릭)59.6.***.***
(IP보기클릭)61.255.***.***